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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다수의 혁명은 상업적인 영역에서 시작된다. QR코드 역시 그랬다. QR코드는 ‘호기심 유발 exicing’과 ‘상호성 interective’이라는 장점을 살려, 주로 광고나 홍보에 사용되었다.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세요? 그렇다면 QR코드를 찍어보세요!’가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뒤, 궁금증을 유발해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다음 스토리를 볼 수 있도록 유도했던 기존의 QR 코드의 활용. 하지만 QR코드에 담겨진 이야기는 소비자가 궁금해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은 QR코드 속에 담긴 정보가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더군다나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능동적으로 찾아 광고를 보려하지 않는다. 광고를 보려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길거리에 널려있는 QR코드를 굳이 멈춰서서 찍어볼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QR코드를 사용한 국내의 가장 대표되는 우수사례는 홈플러스의 QR마켓일 것이다. QR마켓은 지하철 전광판에 마켓 진열대처럼 제품을 진열한 뒤, 아래에 QR코드를 배치하였다. 소비자들은 맘에 드는 상품에 해당하는 QR코드를 골라 찍을 수 있고, 실제로 그 상품은 소비자가 원하는 곳으로 직접 배달된다. 이 사례에 있어 QR사용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광고뿐만 아니라 실제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색다른 QR 마케팅이었다. 마켓을 거대하게 차리지 않아도 공간에 제약없이 물건을 판매할 수 있게 해준 QR코드, 생소한 장보기였기 때문에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콘텐츠가 매일 바뀌기 때문에 사과 하나를 찍더라도 여러 종류의 사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편리함이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이 프로모션의 핵심은 바로 ‘소비자가 필요한 정보’였다는 점이다. 이 프로모션은 설 귀경길 시즌에 시작해 더욱이 시기적절했으며 적합했다. QR마켓의 QR코드는 설선물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무거운 선물을 들고 먼 거리를 가는 사람들에게 찍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QR코드는 찍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아니면 찍는 과정조차 번거로운 일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QR코드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새로울까?
한국에서는 QR코드가 극단적으로 전락해버렸지만, 해외에서는 QR코드를 다방면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상업 홍보용 뿐만 아니라 교육용으로 QR코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답을 바로 볼 수 있게 해놓은 것이 아니라 QR코드를 찍어야 알 수 있게 함으로써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효과를 주었다. 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이해시키려면 답과 해석을 줄줄이 써놓은 글이 아니라 도형의 밑면과 높이를 보여주며 음성 설명으로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교사가 없는 공간에서도 이론에 대한 QR코드만을 가지고 충분히 반복적으로 돌려보며 이해할 수 있다.
QR코드의 가장 큰 장점은 휴대전화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노트북은 매일 들고 다니지 않지만, 휴대전화는 매일 들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든 꺼내서 볼 수 있다. 수업에서 얻게된 정보를 다시 한 번 보기 위해서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데스크탑에 앉거나 노트북을 켜서 찾아야 한다. 웹상에서 자료를 찾는 것은, QR코드로 스캔해 정보를 바로 받아볼 수 있는 것보다 번거로운 일이다. 하지만 QR코드를 자신이 필기한 노트에 붙여 놓기만하면, 노트북을 가지고 들어가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이 필기한 노트에 놓친 부분이나 추가적인 설명을 원할 경우에는 위와 같이 QR스터디를 스티커로 만들어 강의수업 별로 선택해 가져갈 수 있다. 말하자마자 휘발되는 교사의 설명을 고스란히 QR코드에 담아 반복해서 돌려볼 수 있게 해주어 토시하나 놓치지 않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QR코드를 찍는 것을 번거롭지 않게 하려면 그 안에 풍성한 정보를 담는 방법도 있지만, QR코드 찍는 것 자체를 좋아할만한 타겟에게 권하는 방법도 있다. 바로 어린아이들이다. 아이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자신이 카메라에 비춘 물체가 인식되어 그 안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면 그 누구보다도 좋아한다. 또한 학습이 자신과 정보가 서로 피드백하며 진행되는 것이 즐거우면, 학습 자체도 우호적으로 수용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 해내는 것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얻는다. 부모의 음성으로 직접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아하지만, 그것보다는 자신이 직접 QR코드를 찍고 핸드폰 속의 음성이 읽어주기 시작했을 때 더 큰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QR스터디 학습은, 그 안에 담긴 콘텐츠 뿐 아니라 찍는 과정 자체가 학습이 될 수 있다. QR코드를 여러개 늘어 놓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 실행했을 때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능력을 기를 수도 있다.
QR코드, 바코드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어 훨씬 더 유용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QR코드의 존재는 아직도 온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QR코드는 수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담고, 언제 어디서든 이동하면서 사용 할 수 있게되며, 인터렉티브라는 특성 자체가 학습이 될 수 있는 타겟을 위해 사용된다면 아직도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 할 것이다.
필자 : 정솔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