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장如來藏사상
대승불교의 사상은 중관사상과 유식사상으로 대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당시의 불교계에서 유력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의 불교 철학에서도 이 두 사상이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이후에 두 사상의 영향력을 가장 잘 담은 사상으로 여래장사상을 들 수가 있는데, 극단적으로는 여래장은 중관학과 유식학의 당연한 귀결이라고까지 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여래장이라는 것은 반야의 깨달음[空]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이며 아뢰야식 사상의 발전적 측면이라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소위 '비판불교'는 여래장의 이러한 전통적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아트만론과 유사하다는 측면만 부각하여 '여래장은 불교가 아니다.'라고 까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단정은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자신의 한계만을 드러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불교라는 것은 고정된 이론이 아니고, 중생들의 근기에 따라서 방편적으로 설해지는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설 방법이 바로 석존 당시부터 행해졌던 대기설법對機說法의 방편인 것이다.
1. 여래장의 의미
여래장의 원어는 Tath gata-garbha인데, tath gata는 여래, garbha는 태아·모태의 의미이다. 이 언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경은 가장 일찍 성립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래장경』이다. 여기서는 여래장이 중생에 대한 설명어로서 사용되는데, 즉 '중생은 여래의 태아이다'라는 정도의 의미였던 것 같다. 그것이 추상화되어 교의적 개념이 되었지만 중생을 가리키는 것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즉 중생이 그 안에 여래가 될 태아를 품어 여래의 소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후자처럼 이해하는 사람이 많다. 여래장은 중생과 붓다의 동일성 사상 위에서 발달한 것이기 때문에 대승의 일원적 사상, 또는 성불 문제를 둘러싼 교의 사상은 모두 이것에 관련되어 있다. 예컨대 미망과 깨달음이 둘이 아닌 것[迷悟不二]· 보리(菩提, bodhi)· 보리심(bodhi-citta)·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 prak ti-pari uddhi-citta) 등은 중생 마음의 본래 성품이 청정한 것이며, 번뇌는 우발적인 것으로 청정한 마음을 더럽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客塵煩惱]는 사상으로서, 원시경전 이래로 설해져 여래장 사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처럼 여래장 사상의 성립요소가 되었던 사상은 꽤 다채롭지만, 가장 기초적인 사고방식을 제공한 것은 중생에 있어서 붓다의 편재성遍在性을 설한『화엄경』<여래출현품>의 사상이었을 것이다. 중생에 있어서 성불 가능성을 확인하고 구제의 보편성을 수립한 것이 이 사상의 목적이었으므로 그것은 당연히 고려될 수 있는 사실이다. 여래장을 논급한 논서나 경전이 일반적으로 아미타불 신앙과 관계가 있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자성청정심· 객진번뇌의 교리는 이미『아함경』에 나타나며, 부파불교의 논서를 매개로 하여 대승경전에서도『반야경』을 비롯하여 널리 설해지고 있다. 또한 여래장과 같은 계통의 '如來性(tath gata-dh tu, 如來界)' 사상은 이미『유마경』에도 나타나며, 지겸(222∼253년경) 역의『유마힐경』을 비롯하여 나집역· 현장역에도 보이는데, 거기서 여래성은 지저분한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에 비유되어 "여래성은 바로 번뇌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설해지고 있다. 이 비유는 지참역(146-189)의『유일마니보경』에도 보이며, 거기서는 이 여래성이 번뇌 속에 있으되 더럽혀지지 않는 '보살법에 비유되어 있다. 이 보살법은 보살의 본성이란 뜻으로 불성과 다르지 않다. 이것은『법화경』의 보살법 등과 같은 계통의 사상이라고 볼 수 있다. 여래장 계통에서는 '일승(一乘, eka-y na)' 사상이 설해지는데, 이것은 '삼승三乘'의 중생에게도 성불의 성性이 있음을 설한 사상이다. 이 일승사상은 여래장사상으로 귀착한다. 삼승의 사람이 모두 성불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실유불성론實有佛性論에 의거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 실유불성설은 여래장 사상과 다른 것이 아니다.『법화경』이나『화엄경』의 일승사상도 이와 같은 사상의 흐름 속에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일승· 보살법· 여래성· 자성청정심 등의 사상의 흐름을 생각할 때, 여래장사상은 유구하고도 풍부한 전사(前史)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보성론』이 자설自說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하는 경전이 대단히 많다는 점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