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3클럽 회원으로 산행에 참가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실크로드에
덥석 꼬리를 잡았는데 벌써 D-day가 내일로 다가왔다.
잠시 생각해본다.
산길 100km가 옆집 개이름도 아니고.....
주위에서 3십몇시간에서 4십 몇시간 이야기가 오고가는데
용선고개에서 날머리까지는 아직 미답구간이고
나머지 구간도 구간산행할때 하고는 사정이 달라서...
시간은 생각않고 무조건 완주를 목표로 삼는다.
그런데 저번 마창진 종주때 잠이와서 미칠번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갑자기 우울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지금 저번주 낙동타고 하산후 알탕 한것이
화근이 되어 감기가 걸려있다.
하지만 감기와 산행은 크게 상관없을 것이라고 믿고싶다.
하루전 저녁 베낭을 꾸리며 비장한(?)각오로 시그날에 못쓰는 글씨를 써본다
결전의 금욜 저녁 집을 나서기 전에 딸래미가
아빠 파이팅!!을 외쳐준다.
살짝 긴장되고....
밀양시외터미널 근처 국밥집에서 창원지부회원 7명과 오드리님이
국밥 한그릇 하고있는데 비가 억수로 온다.
하지만 지나가는 비로 치부하면서 머리속에는 오로지 완주의 생각만 가득하고....
완주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빨강 티에, 빨강 잠바, 빨강모자, 빨강 빤스까지
나름대로 매치를 해보았다.
비가오는 와중에도 속속 짐승(?)들이 모여든다.
밤10시 25분 산행대장님의 "출발 하세요"라는 신호와 함께
우중산행이 시작된다.
페이스유지에 신경쓰면서 서둘지 않고 가보지만,
몸이 생각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보두산 근처에서 생리현상 해결하며 10여분 명상에 잠긴다.
중산 가는 도중에 흐르는 물처럼님을 만나 잠시 동행한다.
벌써 따라오신 배방장님과 문제의 중산에서 증명 한컷
어울리지 않게 어린이 우산을 들고 있는게 특이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꾀꼬리봉으로 무려 13명이 대형알바를 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문제의 중산늪지와 중산2봉 갈림길
방장님이 선두에서 야광띠지를 붙이며 진행한다.
용암봉까지 가는길은 낮에도 중산슾지로 내려가면 길이 별로였는데
비오는밤에 안개까지 끼어 있어 사방이 분간이 안된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편안하게 방장뒤를 따른다.
토요일 새벽 2시 2분 용암봉을 향해 열심히 가고 있는데
저장되지 않은 번호의 전화가 온다.
느낌이 이상해 받아보니 걷다가님이 꾀꼬리봉에서 알바중이란다.
대략난감...
일단은 중산 흰정상석까지 빽하시라는 말외에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
창원지부끼리 잠시 팀을 이루어본다.
구만산장 갈림길까지
태백산님과 바람소울님
오치령에서 밥도먹고 베낭을 다시 채운다.
밥먹는 사이에 방장님 그룹은 출발해 버린다.
지원해주신 울산지부 땡큐
옥녀봉 위의 준.희 이정표에는 높이가 535m정도로 표시되어 있는데
준.희님이 착각을 하신것 같다.
육화산 갈림길 조금 지나서부터 태백산님과 바람소울님을 버리고 혼자서 진행한다.
능사지굴이 있는 곳이라는데
확인할 시간이 없다.
방장님 조를 만날것을 기대하면서 혼자 진행하지만
결코 서두르지는 않는다.
산행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기에....
구만산 갈림길
방장님 팀은 여기서 쉬었는데 나는 그냥 간다.
드뎌 억산가는 인재갈림길에서 방장님조를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고수들은 쉬는것도 폼나게....
방장님조와 동행해보지만 저질 체력이라 그리 오래가지는 못한다.
억산은 27.5km지점에 불과하다.
중원의 무림고수들과 기념사진도 찍고
깨진바위 내려오면서
팔풍재도 지나고
운문산 가기전에 산마실님을 만나 동행한다
4월말에 눈도 내리고
운문산에 오랜만에 오르고....
가지산에도 눈이 조금
아랫재로
30분 약간 안걸린다.
아랫재에서 백운산갈림길 까지 올라왔는데 아주 힘들어하는 모습
어떤지 볼려고 자연상태 그대로 셀카로 찍음...ㅋㅋ
멀리 가야할 마루금을 보니 오늘 미친짓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든다.
가지산대피소에 가니 정상석사진보다 배고픔을 채우는것이 더 급했다.
라면과 오뎅 시켜놓고 있으니 셀파님이 동동주 시켜서 나누어 먹음
셀파님 라면 잘 먹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했던가
가지산대피소에서 정상사진 찍기전에 다시 헬기장근처로 내려가
산마실님과 50분간 낮잠
사진은 상태 많이 좋아졌을때입니다.
능동산 찍고...
두번째 베이스캠프 배네고개 도착후 산마실과함께
원래 산마실은 상당한 고수인데
오늘 대형알바를 하는바람에 덕분에 같이갑니다.
밥맛이 꿀맛입니다.
보급품 배낭에 챙겨넣고 양말 갈아신고 양치하고.....
술은 나도 없어서 못마시는데 지금은 별로 안땡기네요.
다가올 밤중의 사투를 생각해서겠죠.
대신에 박카스 콜라등 약물종류를 좀 챙깁니다.
지원해주신 울산지부 주민여러분 모두 부자 되십시오.
드디어 밤길로 접어들기 위해 배네봉으로 출발
계단 하나하나 착실하게 올라갑니다.
요즘 여기 자주 오게 되네요. 저번주도 낙동하면서 왔는데...
이번에 알았는데 알바에도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가지신 호연님과 같이 가게 됩니다.
노을이 비치는 간월재로 내려가는 주민들의 뒷모습
목가적인 느낌마저 듭니다.
간월재에 내려와 신불산을 바라보니 더 높아 보입니다.
산마실이 쉬면 더 힘들다며 격려를 해줍니다.
또 힘을 내어 갑니다.
신불산 오르며 천황산 뒤로 넘어가는 석양을 바라봅니다.
저 태양을 다시 볼때 나는 어디쯤에 있을까?
그때까지 잠과 싸울것을 생각하니 갑갑합니다.
일행 팀이 먼저 내려가서 혼자서 대충
신불재 데크 지나가면서 비박하는 사람들을 부러운듯이 바라봅니다.
고기 굽고 있는것 같았는데 먹어보라 이야기안함....
저분들과 우리는 산을 사랑하는 것은 같은데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나봅니다.
개고생하면서 올라온 염수봉
증명사진 찍는데 이제부터 웃는거 없습니다.
춥기도 춥고, 다리도 아프고...다시는 이런거 안하겠다는 생각을
요때는 합니다.
마지막 지원 내석고개
춥기도 춥고 잠은 오죠....
이런말씀 하면 울산지부님들께 너무 죄송한데요,
개인적으로 한그릇먹고 삐알산 치고 올라갈려니
츠암~서거푸던데요...ㅋㅋ
차안에 들어가서 모르는척 잠들어 버릴까하는 유혹이 살짝....
오늘따라 삐알산 이름값 합니다.
용선고개까지 나오니 아직 4시가 채 안되었군요.
춥고 잠도 오고...
포장도로 구간에서 중간에 산마실하고 또다른 한분이랑 세명이서
가드레일에 기대어 발뻗고 한 십분 눈 붙입니다.
캄캄한 밤에 발이 도로에 나와있어 차 지나가면 심각한 장애를 입을수도 있었지만
그때는 별로 신경안썼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안전산 가기전에
또 잠시 낙엽깔린 바닥에 등을 기대니 침대보다 잠이 잘옵니다.
눈을 뜨니 아침이 활~짝~
배태고개 77km정도 되는 지점이군요.
여기서 자신감이 확 살아납니다.
하지만 겨울남자님과 호연님이 아직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고
현실을 직시시켜 줍니다.
매봉 능선도 산세는 부드러운데 제법 길이가 되는군요.
금오산 생각보다 가볍게 접수합니다.
금오산에서 보이는 만어산 멀군요.
급 실망모드로 변신....
이제부터 중간 지원이 없으니까 보급품을 날머리까지
계산해가면서 소비해야 합니다.
삼랑진 안태호...조금가면 나오는 당고개를 통하여 감물리와 연결되는군요.
당고개
도착하니 남녀 적당한 비율로 구성된 널널산행팀 수십명이
금오산을 오르기위해 모여든다.
누워 쉬면서 오늘 재들 되게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만어산도 그럭저럭 올라갈만하고....
만어산에 오르니 산행 초반의 마루금들이 조망된다.
맨뒤로 한바퀴 뺑도는 개념으로...
안타까운 것은 산성산이 너무 멀리있어 까딱하다가 진짜로 돌겠다 ..ㅋㅋ
호연님이 먼저갈수도 있지만 중간팀 7명을 끝까지 리딩해주신다.
이놈의 왠수같은 산성산 왜 이제야 나타나는 거야 미~워
산성산에서 금욜밤에 출발했던 비학산을 바라보니 가슴이 뭉클한다.
아~ 드디어 실크로드가 나의 품으로 들어오는가!!
날머리 식당에 내려오니 3시 35분이다.
산행시작 41시간 10분만에 나의 실크로드는 끝이났다.
창원지부의 젊은피 바람소울님.
그리고 뜻하지 않은 불의의 알바로인하여 복잡한 심경의 변화를 거치며
조금 늦게 하산하신 헤이보스톤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왼쪽부터
모두 창원지부이고
바라산, 바람소울, 헤이보스톤, 산마실 입니다.
실크로드 산행에 참석하신 여러분 모두 고생하셨고,
지원해주신 울산지부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끝-
첫댓글 긴여정 힘든 실크길 무사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멀고 먼 길 알프스 길...끝까지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고통스런 산길을 재미나게 풀어 주셔서 아침부터 즐겁습니다
잠시나마 함께 할수 있어 좋았구요 저도 잠이 와서 아주 미치다가 종주 한것 같습니다.
긴긴밤 잠에 취해서 아침에 정신 차리니 금오산 정상이더군요
좋은기록으로 완주 하심을 축하드리며 창원분들 화이팅!~
실크길 완주를 축하 드립니다... 산마실님과 함게 하셨군요... 산마실님과 함게 알바도 같이 하고 왔는데... 가지산 올라갈때 뒤로 쳐지시더군요... 가족들에 응원 대단합니다... 우리집 같으며는 못가게 할덴데.... 그 나이에 미쳐느냐구...ㅋㅋㅋ 마창진 너무 힘들게 해서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건강 하시고 늘 즐산이어가시길.... 화성인 老 松
영알실크 완주를 축하드립니다..늘 즐겁고 행복한 산행 이어가십시요.
영알실크 무탈하게 완주하신것 축하드리고 고생하셨습니다.
무사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고생많으셨습니다.
포기에 유혹을 물리치고 완주하심을 거듭축하드립니다..
와우 출발전에 찍은사진 멋지군요... ^^ 완주 축하드립니다. ^^
머나먼 긴 여정을 마침내 끝내셨네요... 무사히 완주하신것 축하드리고요.. 따님께 큰 선물을 안겨주셨네요
컨디션이 않좋은데도 끝없는 투혼에 찬사를 보냅니다...
가족이 힘이네요 실크길 무사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무박 장거리 산행 페이스 조절하시며 즐겁게 하셨군요.완주 축하 드립니다.
끝까지 같이해서 즐거웠고.실크로드 완주를 축하하며...내년에는 한번더 잘해보자 알았제..^^& 파이팅 바라산....
무탈하게 실크를 품에안으셔셔 행복하시죠 완주 추카드리고요 자주자주 뵙도록해요 ^*^
장거리산행을 맛깔나게 기록해주셨군요.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바리산님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완주 축하합니다.
소설같은 산행기 정말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무사완주 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ㅎ 그 먼길을.. 수고하셨습니다. 완주하신 것 축하하고요..^^
힘든산행기를 재미있게 쓰셨군요... 실크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바라산님 내석고개 이후 부터 쭉 함께해서 반가웠습니다. 실크 완주 축하드립니다....
먼저 도착해서 후자에게 따듯한 배려도 해주시고 정말로 수고 많았습니다.완주 ^^*
축하합니데이..
완주 축하드립니다~~~ 수고 많으셧습니다...
고생은 하셨지만 하실만 하시죠? 축하드립니다. 완주의 기쁨 ! 몸은 비록 지치고 힘들지만 정신만은 날아가실 것만 같을 것입니다. 그걸 위해 도전하는 것이구요. 몸회복 잘하세요.
실크로도 100km 시그널을 두개 배낭뒤에 다시고 묵묵히 산행하시는 모습 참 인상적이였습니다...멋진 출전식도 하시고 완주로써 따님에겐 큰 선물이 되었겠네요...축하드립니다...그리고 걷다가님께 안부 전해주세요.
머나먼 실크길...집안에서 화이팅 하시는 모습이 좋습니다...축하드립니다.
바라산님 기나긴 여정 완주 축하합니다. 마지막 날머리 사진 보니 개고생 한거 같네 사진 감사합니다.
제일 힘든구간이 만어산에서 산성산까지의 길입니다. 봉우리가 12개를 지나야 산성산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정말 재미있는 산행기구나 .
목표필달의 결연한 각오가 팍 팍 느껴진다...마장진 끝나고 도끼를 갈아꾸나,"마부위침"의마음 으로 24일을 학수고대 했구나,,
축하 축하 진심으로 축하한다...대단하구나, 합천마라톤도 기록도 좋고,영남실크도 완주하고 정말 부럽구나...
내일 한잔 쏴라,,, 내일 보자 .....
차안에 들어가서 슬쩍 잠들어버리고 싶었다는 표현이 너무 절실하게 와 닿네요...수고하셨구요, 어려운 길 완주하심을 축하드립니다.
힘들게 마친 영알실크 완주 하심을 드립니다.
마니마니 추카혀.. 지피지기백전백승이네.. 한꼬푸혀~~
완주 축하드립니다
백운산 갈림길에서 자연상태 그대로 찍으신 셀카...^^ 수고로움이 팍팍 뭍어 나오는 모습입니다.. 고생하셨구요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바라산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말 멋지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