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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코스~5코스(일부)] 노구소길~서마니강변길(일부) - 18.4km / 약 5~6시간
지난 주 토요일, 3주차 치악산 둘레길을 진행했습니다.
점점 치악산 둘레에도 새순이 솟아나고, 색깔 담은 꽃들로 물들기 시작하더군요.
3주차에는 4코스 <노구소길> 전체와 5코스 <서마니강변길> 일부를 걸었습니다.
<노구소길>에서는 계속해서 <조선 태종 이방원>과 <운곡 원천석 선생>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거기에 등장인물이 한 명 더 추가될 뿐..!
태종이 스승을 만나러 가는 길에 내천에서 빨래를 하던 노구 할머니를 만났고, 그녀에게 스승이 향한 방향을 물어봤습니다.
태종이 쫓아올 걸 알았던 원천석 선생은 그 노파에게 반대길을 알려달라 부탁하였고, 노파는 원천석 선생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허나 나중에 길을 물어본 이가 왕이었음을 알게 되고, 왕을 속였다는 죄책감으로 노파가 빠져 죽은 내천이 <노구소>입니다.
옆으로는 그녀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사당이 지어지고, 마을 이름도 노구소 마을이 되었답니다!
태종 이방원과 원천석 선생의 사랑 싸움에 애꿎은 이만 희생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길입니다.
....
저희도 그저 남들의 부탁을 열심히 들어준 안타까운 노파를 기리며, 노구소길을 출발하였습니다.
>> 노구소 산길은 5.15까지 산불통제기간으로, 노구소 마을길로 진행합니다!
+참 이상하게도, 왜 평일 내내 맑다가 주말이면 비가 오는지.. 이번 주도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지난 주 걷기를 마무리했던 태종대 앞으로 이어진, 노구소길 시작점에서 출발합니다.
오는 내내 우중충했던 날씨에 걱정했지만, 출발지에 서니 화창한 하늘이 점점 들어나더군요~!
수로를 따라 이어진 짧은 숲길과 짧은 데크길을 지납니다.
노구소 마을은 횡성의 한 마을입니다. 4~5코스를 걷다보면 횡성 > 영월 > 원주 세 지역을 지나게 됩니다.
또, 노구소는 치악산에서 내려온 강림천이 주천강과 만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물을 건너기 위해 징검다리로 향합니다.
태종실록의 일부가 적혀있는 재미난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내천이 보기보다 넓고 맑아 여름에 놀러오기도 좋을 것 같더군요!
내천을 지나 마을길을 5분 정도 오르니 노파기리는 <노구사당>이 나타납니다.
노구소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위치에 지어져있습니다.
사당 옆으로는 노파와 원천석 선생, 뒤돌아 있는 태종의 모습이 한 데 모인 동상도 있습니다.
각 인물 앞에는 그들을 설명하는 글도 적혀있습니다.
동상 뒤로는 무슨 비석인가 했더니, 노구할미 이야기를 요약해둔 거더군요!
노구소 마을은 이 이야기를 참 아끼고 좋아하는 것 같네요.
저희도 그 마음을 이어, 본격적으로 노구소길을 걸어갑니다!
가는 길 옆으로 자라난 신비로운 모양의 나무를 발견합니다.
하늘의 정기를 온몸으로 떠받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고, 나는 다른 놈들과는 다르게 자란다라며 우쭐대는 거 같기도 하네요.
이래저래 재미난 마을입니다.
※ 3주차는 대표님의 후지산 둘레길 일정으로 인해 혼자 인솔하게 되어, 차량 이동 후 중간 지점에서 다시 만납니다.
노구사당에서 헤어진 후 6km 지점에서 합류하였습니다.
종료 지점인 송계교로 향하는 길에 재미난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안흥찐빵모락모락마을"
제가 살면서 마주한 마을 이름 중에 가장 직관적인 것 같네요...!
가는 길에 한참을 웃었답니다!
횡성, 원주, 영월을 거쳐 흐르는 주천강의 맑은 자태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저희가 진행할 방향으로는 구름이 걷히기 시작합니다.
마을 길 옆으로 미처 수확 못한 박들이 나무 위로 매달려 있네요.
태종대에서 말치 고개를 넘어온 팀과 다시 합류합니다.
노랗게 핀 개나리가 저희의 재회를 환영해주는 듯합니다.
봄내음을 가득 담은 복사꽃도 둘레길 정취를 더해주네요~
마을을 벗어나 저 멀리 보이는 골짜기 사이로 향합니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임에도 나무들이 조금 많아졌다고, 선선한 기운이 몸을 감쌉니다.
산으로 들어서니 티 없이 맑은 배향계곡이 길 옆으로 시원하게 흐릅니다.
춘천에서 날아온 은하수님의 노란 옥수수와 좋은생각님께서 서울에서 직접 공수해오신 수제요거트까지!
계곡 옆에 앉아 한갓진 오후를 잠시 즐겨봅니다.
배향계곡이 흐르는 이곳은 영월군 <무릉도원면>입니다.
왜 행정구역 이름을 무릉도원이라고 지었는지 알 것 같더군요~
짧았던, 짧은 만큼 더욱 달콤했던 휴식시간을 보내고 다시 길을 나섭니다.
봄 이파리가 돋아나는 나무들 사이로 잘 깔린 길을 따라갑니다.
무릉도원을 느적느적 걷고 있으니,
"물 온도 어떠세요?"라는 미용사의 말을 "무릉도원이세요?"라고 알아들었다는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네~ 여기 무릉도원 맞습니다!
물과 개나리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갑니다.
지장사 안내판을 지나갑니다.
산괴불주머니가 곳곳에 피어있네요.
자칫 삭막할 수 있는 낙엽길에 생기를 더해줍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끝나면서 낙엽 쌓인 산길이 이어집니다.
말치 중치 초치 세 고개 중 처음인 초치까지 계속해서 오르막이 나옵니다.
(저희는 말치부터 지나왔으니, 저희에게는 마지막 고개가 됩니다.)
30분 가량 고도를 올려봅니다.
4코스가 끝나는 지점이자 5코스로 이어지는 <초치>에 도착합니다!
4-5코스를 나눠 걸으면, 초치에서 황둔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두 번 걸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4코스에 5코스 초반 구간을 더해 겹치는 부분을 한 번에 걸었습니다!
초치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5코스 <서마니강변길>을 시작합니다.
굽이치는 강이 만들어낸 섬 모양의 <섬안 마을>에서 딴 코스 이름으로, <섬아니강>은 마을 부근을 흐르는 주천강을 지칭합니다.
<감악산>과 <매봉산> 자락의 산길과 강변길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코스입니다.
초치를 지나자, 거짓말 같이 풍경이 바뀝니다. 순백의 자작나무들이 양 옆을 밝혀줍니다~!
약 해발 700m의 <중골전망쉼터>에 도착합니다.
전망쉼터라는 이름 치고는 마땅한 풍광을 품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산 위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기는 너무 좋더군요.
자박자박 낙엽 길을 지나~
솔솔 골바람이 불어오는 숲길도 걸어봅니다.
짠! 마침내 골안골 정상으로 불리는 <서마니등산로 정상>에 도착합니다!
수시로 해를 가려주는 구름 덕에 땀이 날랑말랑, 쾌적하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제 천천히 마을로 내려갑니다.
골안골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에 마주한 길입니다.
최대한 자연의 흐름을 살려 이어지는 굽이길이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내려가는 길에도 계속해서 걷기 좋은 길이 이어집니다.
새순들 사이로 한 떨기 조팝나무가 저희가 갈 길을 알려줍니다.
점점 고도가 낮아지고 점점 더워지는 것 같더니, 어느새 트레킹의 종점인 <송계교> 앞 대교펜션에 도착합니다.
조금씩 밀려오는 봄내음을 맡으며 걸어본 3주차 치악산 둘레길이었습니다.
20km 가까이 걷는 내내 나타나준 다채로운 풍경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걸을 수 있었습니다~!
+ 먹는 것까지 운동, 마시는 것까지 산행이라고 하죠?
식사 후 황둔찐빵마을에서 맛본 달달한 찐빵 덕분에 3주차 트레킹을 달콤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명물을 맛보게 해주신 산이좋아님 감사합니다^^!)
>> 4주차에는 서마니강변과 매봉산자락에 예쁘게 조성된 황둔임도를 걷습니다. 함께 치악의 봄날을 걸어보아요~!
>> [국내여행]에서 해당 주차 글에 댓글로 참가 신청 가능합니다~!
첫댓글 호젓하고 예쁜 마을을 함께걷는듯 즐거운 마음으로 후기를 읽었습니다 . 팀장님 혼자 인솔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같이 또 걷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