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에디터라는 직업을 갖고 ‘패션은 모험이다’라는 모토로 나이 따위가 옷을 입는 데 어떤 장애가 되랴는 지론을 갖고 있던 나는 사실 요즘 몇 차례 곤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입던 미니스커트에 피시넷 스타킹을 신고 출근했던 날 저녁, 갑자기 시부모님을 만나게 되는 일이 벌어졌으며, 각 사의 간부들을 초청한 외부 행사에는 와일드한 밀리터리 룩을 하고 가게 되는 실례를 범하기도 했다. 따져 보니, ‘미니스커트와 피시넷 스타킹’은 금요일 밤 연인을 만나던 자리에서 더 빛났을 것이고, ‘밀리터리 룩’은 활동적인 업무가 더 많던 막내 기자 시절, 훨씬 제 기능을 발휘했을 것이다. 물론 TPO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 TPO 자체도 나이에 따라 변화해 간다는 사실을 나는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단순히 생물학적으로 몸이 늙어가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은 사회 내에서 새로운 지위를 획득하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는다. 직장에서는 부하 직원에서 상사가 되고, 가정에서는 딸에서 며느리, 그리고 어머니가 되어 간다. 그러자면 새로운 역할에 맞는 옷 입기도 절실해진다. 중요한 거래처와의 미팅을 늘 입던 스웨터나 티셔츠 한 장으로 버틸 수는 없는 일이며, 유명 DJ가 온다는 쿨한 클럽에 명품 백과 ‘심은하 정장’차림을 하고 갔다가는 민망하기 짝이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스타일리시하면서도 ‘적절한’ 옷차림을 위해서는 자신만의 룩을 정립해 나가야 하고, 불시에 벌어지는 포멀한 상황들에 대해 대처가 가능한 착장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바자>가 꼽아본 아홉 명의 패셔니스타들은 모두 ‘Age Dressing(나이에 걸맞게 입기)’에 대한 노하우가 ‘짱짱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콕’ 집어 주는 팁을 기억해놓는다면, 오히려 나이 따위는 잊을 수 있을 만큼 언제 어디서나 매력적인 패셔니스타가 되어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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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주(패션 모델) 스타일 아메리칸 시크 캐주얼! 쇼핑 10대 때는 자질구레하고 값싼 걸 2백 개 샀다면, 요즘에는 제대로 되고 비싼 걸 5개 사는 스타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나이가 먹으면 하고 싶다 롤렉스 시계. 이것 없으면 입을 게 없다 카고 팬츠. ‘깔’별로 다 있다. 가장 아끼는 옷도 헬무트 랭의 블랙 카고 팬츠다. 나의 유니폼 카고 팬츠 룩, 혹은 리바이스 501과 아디다스 스니커즈. 최고의 투자 기록 39만원짜리 페이퍼 데님 청바지. 청바지 가격치고는 엄청났다. 이럴 때 나는 이쁘다 꾸미지 않았을 때가 제일 이쁜 것 같다. 청바지에 간단한 티셔츠 한 장, 스니커즈만으로도 특별한 멋이 풍기게 하고 싶다. 그녀처럼 케이트 모스. 파티 룩 심플한 섹시함을 강조한다. 실루엣을 강조한 원피스. 꼴불견 20대 하이힐에다가 토트 백. 그리고 꽃무늬 일본풍. 패션 시크릿 속옷에 신경 쓴다. 캘빈 클라인 라이크라 브라와 엉덩이를 편안하게 감싸주는 막스 & 스펜서의 사각 팬티.
박소윤(스타일리스트) 20대라면 주위 시선 신경 쓰지 말고 ‘지금 안 입으면 언제 입으랴’는 생각으로 무엇이든 시도할 것. 스타일 시크. 옷 장 속 브랜드 폴 스미스와 이태원에서 산 옷들이 제일 많다. 아이콘 재키 케네디, 아네트 베닝. 쇼핑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산다. 주기적으로 쇼핑을 하는 편이다. 특히 맘에 드는 베이식한 아이템은 컬러별로 사거나 같은 것을 2개씩 사기도 한다. 베이식 스니커즈, 트레이닝 복, 터틀넥 스웨터. 백 크고 들기 편한 것이 제일. 펜디, 테스토니, 프라다, 루이 비통. 나의 향기 뿌아종. 좀 오래 되었지만. 뷰티 에센셜 맥의 립밤과 아이라이너. 최근의 쇼핑 선물로 받은 것이긴 하지만 Jane & Alice의 디자이너 김재현이 결혼 선물로 해준 인디언 핑크 드레스. 절대 안 입는다 멜빵 데님 바지. 40대에는 우아한 분위기의 여인이 되고 싶다. 스타일 팁 심플하고 타이트한 스커트 하나에 힐만 받쳐 입으면 어떤 여자도 섹시하고 시크해 보일 것이다.
최의숙(클로에 숍 매니저) 스타일 맡는 브랜드에 따라 스타일도 변한다. 요즘에는 클로에에 맞게 시크하면서 아방가르드한 캐주얼을 주로 입는다. 가까이 하기엔 좀 미니스커트. 원래도 스커트를 잘 안 입고 팬츠를 즐기는 편이어서 미니스커트는 좀 부담스럽다. 나이 들어서 오히려 할 수 있는 것 진주 목걸이 같은 리얼 주얼리. 고급스러운 액세서리는 여자를 한층 원숙하고 아름답게 완성시킨다. 진짜 멋쟁이는 20대가 아니라 30대다. 영리한 쇼핑 한 브랜드의 옷만을 고집하지 말자. 이 브랜드는 팬츠 커팅이 좋고, 저 브랜드는 테일러드 재킷을 잘 만드니까, 브랜드의 특성을 잘 알아두자. 나의 유니폼 셔츠. 몸의 결점도 커버해주면서 연출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화이트와 블랙, 종류별로 갖고 있다. 파티 룩 시크한 팬츠에 섹시한 톱. 액세서리는 리얼 주얼리보다는 가죽 끈이나 심플하면서 드라마틱한 것을 고른다. 파티에서 너무 드레스업하는 것보다는 약간 허점이 있는 듯한 룩이 멋지다. 넥스트 바이 파스텔 톤 면 바지. 올 봄 머스트 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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