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선분 회원이, '옛정시인회' 회원을 2013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일산 호수공원으로 초청 골든벨을 누른 날이다.
잔인한 달 사월을 갈무리하고, 계절의 여왕 생동하는 푸른 오월을 포만하며, 가슴을 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섰다.
앞산에 흐드러지게 피어, 연녹색 산비탈을 하얗게 꽃수를 놓았던 산 벚꽃이, 어느새 부는 바람 따라 꽃눈으로 길 바닥에 날린다.
동네 어구를 벗어나 1113-1 번 광역 버스 편으로 길동에 하차하여, 지하철 5호선 강동역에서 방화행 전동차를 탔다. 일반석은 빈 좌석이 없고, 경로석은 비어 있었지만, 나이 들었다는 외모를 마음으로 감추려고 자리에 앉기를 꺼렸는데, 스마트폰으로 지하철 운행 정보를 조회하여 보니, 강동역에서 목적지 장발산역 까지는 총 정거장수 31개역으로 소요시간 1시간 22분이다.
너무 먼 거리에다 하루 종일 서 있을 것을 감안하여, 경로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종로3가역에서 하차 3호선 대화방향으로 재 환승을 하였다.
지하철 전동차내 승객들의 모습도 세월 따라 변모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승객들은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는 모습이었으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요일간지의 무가지나, 서울메트로에서 제공하는 신문을 읽고 선반위에 올려 놓으면, 그 신문을 수거하여 생계를 유지 하는 독거노인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예 신문은 사라지고, 하나같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 이어폰을 귀에 꼽고,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체, 앉으나 서나 채팅, 음악, TV,영화, 카카오톡, 유튜브, 등 각자의 취향에 따라 한곳에 심취 되어있는 진풍경들이다.
고양시에 접어드니 지상철로 전환되어, 차창밖에는 전원이 펼쳐지며, 각양각색의 온갖 꽃들이 화사한 전형적인 봄 날씨다.
며칠간 봄비로 추적이던 하늘도 오늘은 화창한 의사 표시로,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축하하는 듯하다. 집을 나선지 약 두 시간 반 만에, 만남의 장소인 장발산역에 도착하여, 꽃보다 아름다운 마음으로 모인 ‘옛정시인회’ 회원과 밝은 인사를 나누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먼저 역에서 가까이 있는 전통 한정식당 ‘청목’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식당 입구에 장사진을 치고 있었지만, 우리 일행은 이미 예약을 하여 놓은 탓에, 불편 없
이 진수성찬의 즐거운 오찬을 함께할 수 있었다.
식사 후 호수공원에 위치한 꽃박람회장 2번 출입구를 통하여 입장하였다, 눈이 부신 날 화사하게 핀 온갖 꽃의 향연 속에 묻힌 자신이 꽃이 되어 꽃잎에 순화된 마음의 향내를 물씬 맡는다.
꽃의 왕국 네덜란드를 비롯하여, 세계 30개 나라에서 120업체가 참가하여 각 나라를 대표하는 화훼류 전시 및 이색 문화가 소개되었다.
실내외에 전시된 세계 꽃들이 아름다움을 한자리에 모아 희귀한 자태와 향내를 뿜어내어. 세계의 꽃향기가 고양시 호수공원에 흠뻑 배어있다. 호수공원 변두리 연두색 새 옷으로 갈아입는 나뭇가지도 꽃 향에 취해 꽃바람 춤을 춘다.
호수공원의 담수는 한강물로 순환한다는데 비교적 맑고 깨끗하며, 호수 한 가운데는 수경 분수대가 하얀 물줄기를 수직으로 높이 뿜어 올린다.
이런 날은 어린애처럼 마냥 신이 나서 발걸음도 경쾌하고 어깨도 파도 치는데, 아련히 떠오르는 것은 어린 시절 고향의 봄, 앞산 진달래꽃 따먹고, 앞개울에서 어항 속에 피라미 가두던 추억의 잔상이
늙는 세월에 살아나는 그리움이다.
지나간 기억 속에 떠오르는 오래 묵은 추억을 들추어 보며, 몇 년 후 새로운 그리움이 될 오늘의 정경을 하드디스크에 저장한다.
석양이 기우는 호수가의 잔디밭에 앉아 오늘의 자리를 마련한 김선분 회원께 고마움의 손을 흔들며, 오늘의 행사일정을 모두 끝냈다.
아쉬움을 느끼는 참새클럽 예닐곱 명은 유럽식 보리 방앗간에 들려 물방아를 돌렸다.
윤준섭 글
첫댓글 ㅋㅋ저도 신랑이 있엇으면 꽃박람회 갈텐뎅~~~
마냥 부럽네요...꽃구경하신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