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수) 오후 5시 30분에 부산시 사상구 주례동에 위치한 사상구종합사회복지관에서 기도소축복식이 있었습니다.
지난 번 경주기도소 축복식과 비교해보면, 같은 축복식인데 느낌은 사뭇 달랐습니다.
경주기도소가, '치유와 회복'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경주시 산내면 가라골길에 터를 잡고 건물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신앙공동체라면, 주례 성 미카엘 기도소는 한 이십년 산 부부가 뒤늦게 결혼식을 올리는 느낌이랄까...
제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는 사진을 보시면 아실겁니다.
잠깐 주위를 둘러봤는데도, 복지관은 이미 아들 손자 며느리까지 거느린 대가족이었던 것입니다!!
거기다가 바로 옆에 지어지는 아파트단지에서 복지관 주차장을 새로 지어주었습니다.
부산은 경사가 심한 곳이 많은데 여기도 주차장 1층은 아파트 부지이고 주차장은 그 옥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복지관과 아파트가 서로 '윈-윈'한 것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복지관을 이용하는 분들이 훨씬 편리해졌다고 합니다.
사상구복지관에는 현재 직원이 40명 근무한다고 합니다.
주요 사업으로 가족복지, 지역사회조직, 지역사회보호, 교육문화, 자활사업 등이 있고 다방면에 걸쳐서
오랫동안 지역사회에 봉사한 듯 싶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벗뜨...
우리는 한가지 질문을 하지않고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곳에서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한 그들은 누구에게 돌봄을 받았을까요?
오늘 기도소축복식은 바로 이 질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 그럼 축복식 장면으로 돌아가 볼까요.
제 오른쪽에 앉은 이는 덕포교회의 안균호 신부님입니다.
덕포교회는 여기에서 차로 5분거리에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날 주교님의 설교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에 옮겨보면,
'사회복지영역에 계신 분들은 세 가지가 잘 되어야 사람에 대한 서비스도 잘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영혼이 잘 되고, 우리 건강이 잘 되고, 우리가 하는 일이 잘 되어야 합니다.
절대자 하느님에 대한 예배를 풍요롭게 드리는 분들이 사람에 대한 서비스를 잘 할 것이고
사람에 대한 서비스를 잘 하는 분들이 하느님을 잘 섬길 것입니다.
성공회 마인드는 하느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사람을 섬기고
사람을 섬기는 마음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것입니다.
복지관 관장의 역할에는 채플린의 역할, 영적지도자의 역할도 있습니다.
업무로만 관계가 이어지지 말고 영적 교제가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살짝 감동적이지 않습니까..
제가 복지관 직원이라면 마음에 울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맨 뒤에서 예배를 봤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면서 제 마음에 '왜 이제서야...'하는 낮은 읖조림이 계속되었습니다.
우리 주위의 복지관을 들여다보면, 사회복지사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엄청난 업무량을 감당하고 있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 주위의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봉사해 왔는데 이들은 누구에게서 그동안 보살핌을 받았을까요?
오히려 교회의 이름으로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요.
늦었지만 복지관 안에 기도소가 생겨서, 지치고 위로받고 싶을때, 조용히 하느님을 만나고 싶을때 머물수 있는 은총의 공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마감성가를 부르는데...
이 씩씩한 성가가 또 가슴을 울컥하게 합니다.
'내 이웃의 아픔있는 그 곁으로
내 이웃이 굶주리는 그 곳으로
내 이웃의 외로움을 내 것으로
나 사랑의 사람되어 살아가리라.'
이쯤해서 이분을 거론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박장수 익나시오 관장신부님,
상주사투리 팍팍 쓰는 경상도 사나이지만 의외로 시를 좋아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분입니다.
저는 언젠가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같이 먹다가 이분이 그 자리에서 시를 몇 편 술술 외우는 것을 보고 반했던 적이 있습니다.
햄버거 먹다가... 눈에 하트 뿅뿅
(제가 의외로 이런면에 약합니다. -.-)
그때 제가 마음속으로 별명을 지어드렸습니다.
'로맨틱 가이'라고.
경상도 남자들은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의외로 여립니다.
그것은 제가 경상도 여자이기 때문에 잘 들여다 봅니다.
아무쪼록 신부님과 직원들이, 서로 아름다운 화음으로 직장공동체 뿐만 아니라 신앙공동체도 만들어가시길 기원합니다.
준비하시고...
찰칵~~
이어지는 뒤풀이시간
그런데 갑자기 어느 직원이 돌발 질문을 합니다.
'주교님, 우리중에 이름 아는 사람있어요?'
컥~~ 주교님한테 왜 그런 질문을...
과연 주교님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갔을까요?
궁금하시죠?
궁금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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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원!
사진제공: 노현문, 박젬마
첫댓글 ㅋㅋ...토욜!
저도 일하러 나왔어요...사회복지사들이 소진되지 않도록, 지혜와 힘을 얻을 수 있는 기도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젬마 수녀님 소식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세심하게 살피시고 써주셨네요
언제 그런 말들을 했었나 기억안나는데
다 기록하셨네 무서버라~~ 그렇지만 힘도 나요
수녀님, 글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좋은 소식 잘 보고 갑니다.
>>>>> 지역주민들을 위해서 봉사해 왔는데 이들은 누구에게서 그동안 보살핌을 받았을까요?
수고하시는 복지사님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그렇군요
이젠 그쪽으로의 시선도 꼭 필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