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스승 도곡陶谷 鄭琦鎬정기호 선생님 영전에
오동춘 문학박사 짚신문학회 회장
도곡 정기호 스승님 1931년 음력 3월 1일
경기 동두천 안흥 농가 장남으로 태어나셨다
서울 성동고교 거쳐 명문 서울문리대 국문과
이희승 이숭녕 제자로 한문을 깊이 기리셨다
6.25 전란후 대학 졸업하고
동대문 강문고교<현 용문고교> 교사로 부임
우리 고3 담임 맡으시며
포항공대 2대 총장 지낸 장수영 박사
연세 한양대 교수 역임한 시인 오동춘 박사
두 학생을 특별히 사랑해 주신 고마움
근 70년된 오늘도 가슴 훈훈하다
휘문 성남고교 교사 서울공대 상대 문리대 강사 거쳐
일본 천리대 조선어학과 교수로 경력을 쌓으신 후
국한혼용 주장 대표 남광우 교수 도움으로
1974년 인천 인하대 부교수로 부임하시어
인문대학장 교육대학원장 등 보직도 맡으셨다
고전문학 전공으로 향가 고려가요 연구에
깊고 밝은 연구업적 논문 저서를 많이 남기시고
1991년도 회갑논문집에 쟁쟁한 학자들
국문학 논문이 푸짐한 가운데 제자
오동춘 논문 “자모사의 서지적 연구”도 실렸다
1997년도 6월 7일 인천 올림포스 호텔에서
정년퇴임 논문 증정식에 나와 장수영 제자 함께 축하드렸다
동두천집에 조상이 남긴 서적을 관리하시며
조용히 지내시는 도곡 어진 고교 은사님
장수영 친구와 댁으로 가끔 찾아뵈었고
강문고교 5회 동문회 모임에 몇번 모셨다
1956년도 강문고교 학도호국단 학예부장 오동춘
총무부장 장수영이 주관해 엮어가는 교지 강문康文5호
편집 지도 잘해 주신 그 시절의 도곡 정기호 선생님
교육자 국문학자로 93세 한평생 깨끗하게 살아가시고
목련 피는 봄 3월 20일 하늘나라 가셨다
오늘 같은 100세 장수시대 좀더 사시길 바랬는데
잔인한 세월 화살에 그만 이승을 하직 하셨다
해마다 내가 연하장 드리는데 꼭 회답 하시는 도곡 스승님
올해 토끼해 1월 2일자 연하장에 일찍 보내 드린
제자 연하장에 감사하며 천쪽 가까운 나의 스무번째 시집
<함께 웃고 우는 은헤와 감사> 두툼한 시집 칭찬하시고
제자에게 경의敬意까지 표현하신 도곡 선생님
내년에는 선생님이 먼저 연하장 보낸다 말씀하시고
아,이렇게 새패란 봄이 성큼성큼 오는데
우리 존경하는 도곡 정기호 선생님께서는
훨훨 하늘로 날아 올라 가시니 우리 가슴
서럽기 그지없고 눈물 강물 이룹니다
어느날 주신 엽서에 고관절 다쳐 고생하셨다 하셨는데
제자 송골松骨도 1월 14일 집에서 고관절 다쳐
강서구 소재 부민병원에 한달 입원하고 지금
요양 중에 도곡 선생님 생각 생생하게 합니다
부잣집 궁궐같은 그 열악한 교육환경의 강문고교 교실에서
국어교육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제 제자들도 나이가 많아져 하늘나라 많이 갔습니다
고교 은사로 마지막 한분 도곡 선생님이신데
선생님마저 떠나신 이 봄날이 서러움에 잠깁니다
도곡 선생님 대학벗 이어령 이기문 교수도 먼저
저 세상으로 가셨습니다 부활절 앞두고 별세하신 도곡 선생님
제자들과 부활 소망 속에 다시 뵙기를 기도합니다
근심 걱정없는 하늘나라에서 부디 편히 쉬소서
2023.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