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가(山家)에 봄이 오니 자연히 일이 하다 앞내에 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고 내일은 구름 걷거든 약을 캐러 가리라.
○ 시조(時調)는 우리 민족의 다정다감한 정(情)을 담은 고유의 시문학(詩文學)
시조(時調)가 한시(漢詩)에서 전성(轉成; 옮겨서 이루어짐)되었다는 외래전래설(外來傳來說)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신라의 향가(鄕歌)에서 연원(淵源) 되었다는 것이 정설(定說)이다.
고전 시조집에는 백제의 성충(成忠), 고구려의 을파소(乙巴素) 작품이라면서 몇 수 수록되어 있으나 시조가 제 형태를 갖추어 여러 사람들에게 보편화 되기는 고려 중기로 보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해지는 고시조(古時調)는 4,000여 수가 된다고 한다.
조선조 영조 때부터 「時調」라고 통용되기 전에는 新調(신조), 新聲(신성), 新曲(신곡), 新?(신번), 時調(시조), 短歌(단가), 時節短歌(시절단가), 永言(영언), 歌謠(가요), 樂章(악장), 歌曲(가곡), 詩調(시조)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려졌다고 하며 최근까지도 명칭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같다.
시조의 구성은 삼장육구론(三章六句論)이 보편화된 주장이다. 초장(初章), 중장(中章), 종장(終章)이 각각 2개의 구(句)로 된 것을 말한다. 初一 샙별지쟈 종더리 떳다 初二 호뮈메고 사립나니 中一 긴 숩풀 챤 이슬에 中二 뵈 잠방이 더 ?거다 終一 이희야 시절(시절)이 됴홀세면 終二 옷이?다 관계(관계)하랴
또 시조도 한시(한시)와 마찬가지로 기(起), 승(承). 전(轉), 결(結)의 순으로 전개되는데 삼장육구(三章六句)의 구성을 대입하면 起(기) - 初章(초장) 一句(일구)와 二句(이구): 샙별지쟈 종더리 떳다 호뮈메고 사립나니 承(승) - 中章(중장) 一句(일구)와 二句(이구): 긴 숩풀 챤 이슬에 뵈 잠방이 더 ?거다 轉(전) - 終章(종장) 一句(일구): 이희야 시절(시절)이 됴홀세면 結(결) - 終章(종장) 二句(이구): 옷이?다 관계(관계)하랴
시조는 자수(字數)에 따라 단시조(短時調), 중시조(中時調), 장시조(長時調)로 나누지만, 중시조(中時調)는 한 구(句)만 기준율(基準律)을 벗어나는 경우인데 단시조(短時調) 역시 다소의 융통성이 있기 때문에 중시조(中時調)를 단시조(短時調)에 포함하여 시조는 보통 단시조(短時調)와 장시조(長時調)로 이대별(二大別) 하는 것이 보통이다.
단시조(短時調)의 기준율(基準律)은 아래와 같이 44자(字)로 이루어진다. 初章(초장) 中章(중장) 終章(종장) 一句 二句 一句 二구 一句 二句 7자 7자 7자 7자 9자 7자 (3,4)(3,4) (3,4)(3,4) (3,6) (4,3)
그러나 초장(初章)괴 중장(中章)의 각 구(句)의 (3,4)는 (4,3) 또는 (4,4)로도 변화되고, 종장(終章)의 일구(一句) (3,6)은 (3,5)로도 되기 때문에 전체 자수(字數)는 42자 내지 46자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갖는다.
장시조(長時調)는 육구(六句) 가운데 2개 구(句) 이상이 10자 이상으로 또 종장일 경우는 12자 이상으로 기준율을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중장(中章)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으나 간혹 초장(初章)과 종장(終章)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 종장(終章) 1구(一句)의 첫 절(節)은 단시조(短時調)와 마찬가지로 항상 3자로 되는 것이 특징이다.
장시조(長時調)의 예를 들어보면 (初一) 님으란 淮陽金城(회양금성) 오리남기 되고(초과) (初二) 나는 三四月(삼사월) ? 너출이 되여(초과) (中一) 그 남기 감기되 이리로 챤챤 저리로 츤츤 외오풀녀 올회감겨 밋부어 끗가지 챤챤 구뷔나게 감겨(초과) (中二) 晝夜長常(주야장상)에 뒤 트러져 얼켜젓과저(초과) (終一) 冬(동)셧달 바람비 눈 셔리를 아무만 마즌들(초과) (終二) 풀닐줄이 이시랴(기준)
고시조(古時調)의 내용을 보면 애국사상(愛國思想)과 사물(事物)에 대한 애정(愛情)을 표현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즉 애국사상은 성은(聖恩) 등 임금에 대한 충성(忠誠)과 단충(丹忠), 충절(忠節), 절개(節槪), 기개(氣槪), 치국(治國), 우국(憂國), 화평(和平) 등 국가에 대하여 갖는 마음의 자세를 표현한 것들이다.
애정표현(愛情表現)은 자연(自然)을 사랑하는 마음, 님(낭군, 연인, 임금)에 대한 사랑, 비운에 처한 사람에 대한 인간애(人間愛), 부모에 대한 친애(親愛: 孝誠), 전원생활(田園生活)을 만족하는 생활애(生活愛), 선현(先賢)을 흠모하는 마음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을 접하여 느끼는 정(情)을 담고 있어 시조는 고려조 이후 운리민족의 역사와 함께 하면서 ‘민족(民族)의 정(情)’을 담은 고유 형태의 시문학(詩文學)으로 자리잡아왔다.
○ 延李는 시조(時調)의 수재(秀才) 우리 延李가 삼한갑족(三韓甲族)이니 하여 양반 또는 명문(名門)으로 타인들에게 회자(膾炙: 널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림) 되어 왔기 때문에 자칫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세고, 인정이 매마르고, 사대주의적(事大主義的)이고, 한학(漢學)만을 숭상(崇尙)한다는 등 부정적(否定的)인 시각(視覺)으로 비추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연이시조를 접하다 보면 이러한 것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우리 延李도 우리 민족의 다정다감(多情多感)한 정(情)을 똑같이 가슴에 품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 연리의 고시조 작가 청련공(靑蓮公 諱 後白), 월사공(月沙公 諱 廷龜), 백주공(白洲公 諱 明漢), 삼주공(三洲公 諱 鼎輔) 네 분은 모두 당대 한문학의 대가요 대제학을 지낸 분들이다. 월사공, 백주공, 삼주공은 행직(行職)으로 양관 대제학을 지냈고, 청련공은 운이 없어 대제학의 기회를 놓지고, 제학을 지낸 후 증직(贈職)으로 양관 대제학이 하사된 분이다. 또 백주공은 홍문관 대제학을 지냈고, 월사공과는 부자(父子) 간이다. 삼주공도 홍문관, 예문관 양관 대제학을 지냈다. 조선조는 한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고유의 시문학인 시조(時調)를 폄훼(貶毁)하던 시대인 점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고전 시조집 청구영언과 해동가요에 수록된 연리시조
구 분
총수록 시조수
청련(後白)
월사(廷龜)
백주(明漢)
삼주(鼎輔)
계
청구영언
995
13
1
20
65
99
해동가요
568
1
1
-
82
84
계
1,563
14
2
20
147
183
중복
-
1
1
-
12
14
중복 제외
-
13
1
20
135
169
* 청구영언, 해동가요 외에 가곡원류(歌曲源流)에도 여러 수가 수록되어 있다.
延李時調 감상
(보기) 청: 청구영언, 해: 해동가요, 가: 가곡원류, (해): 해설
순 서 청련공(靑蓮公 휘 後白, 중종15년 1520-선조11년 1578) 시조 월사공(月沙公 휘 廷龜, 명조19년 1564-인조13년 1635) 시조 백주공(白洲公 휘 明漢, 선조28년 1595-인조23년 1645) 시조 삼주공(三洲公 휘 鼎輔, 숙종19년 1693-영조42년 1677) 시조
소상팔경(瀟湘八景)의 청련공(靑蓮公 휘 後白) 시조
●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읊은 시조(8수) 중국의 명승지로 손꼽히는 곳 중에 하나가 장강(長江: 양자강) 하류 동정호가 있는 호남성에 양자강의 지류인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이 만나는 이른바 소상강(瀟湘江) 지역이다. 소상강은 경치도 아름답지만 소상반죽(瀟湘班竹)으로도 유명하다. 옛날 중국의 요순시절, 성군 순(舜)임금이 남쪽 창오지방(蒼梧地方)을 순시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요(堯)임금의 딸로서 순임금의 두 왕비가 된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이 곳 소상강까지 와서 슬피 울었다. 이 때 두 왕비가 흘린 눈물이 강가에 무성한 대나무에 떨어져 얼룩무늬 가 생겨났는데 이를 사람들이 소산반죽이라 부르고, ‘슬픈 일’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중국 소상강 일대의 아름다운 경관 중에서 사람들이 여덟 개를 뽑아 소상팔경(瀟湘八景)이라 불러왔다. (1) 평사낙안(平沙落雁) 넓고 넓은 모래펄에 기러기가 내려 앉는 풍경 (2) 소상야우(瀟湘夜雨) 소수와 상강에 밤비 내리는 풍경 (3) 원포귀범(遠浦歸帆) 동정호 고기잡이 배가 먼 포구로 돌아오는 풍경 (4) 동정추월(洞庭秋月) 바다같이 망망한 동정호에 가을달이 떠 있는 풍경 (5) 산시청람(山市靑嵐) 첩첩산중 맑은 날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 풍경 (6) 어촌석조(漁村夕照) 동정호 어촌에 저녁 해가 떨어지는 풍경 (7) 연사만종(煙寺晩鐘) 연기 자욱한 산사에 저녁 종소리 울려오는 풍경 (8) 강천모설(江天暮雪) 소상강에 저녁 눈 내리는 풍경 등이다.
***소상8경의 순서가 틀려서 아래와 같이 수정함!!!
제 1. 산시청람(山市靑嵐)은 산마을과 그를 둘러싼 산의 짙푸른 기운. 제 2. 연사만종(煙寺晩鐘)은 안개 낀 산속 절에서 들리는 저녁 종소리. 제 3. 소상야우(瀟湘夜雨)는 소상강에 내리는 거센 밤비. 제 4. 원포귀범(遠浦歸帆)은 저 멀리 포구로 돌아가는 배. 제 5. 평사낙안(平沙落雁)은 강변 모래사장에 내려앉는 기러기. 제 6. 동정추월(洞庭秋月)은 동정 호반에 뜬 가을 달. 제 7. 어촌낙조(漁村落照)는 한가한 어촌 마을에 내리는 저녁 놀. 제 8. 강천모설(江天暮雪)은 겨울 강위로 내리는 저녁 눈.
창오산(蒼梧山) 성제혼(聖帝魂)아 구름 조차 소상(瀟湘)에 나려 야반(夜半)에 흘러들어 죽간우(竹間雨) 되온 뜻은 이비(二妃)의 천년 누흔(淚痕)을 씻어 볼까 함이라 (청172, 890, 해54, 청련집) (해) 창오산에서 돌아가신 순임금의 혼이 구름 따라 소상강에 내려와서 한 밤중에 비를 내려 소상반죽 대나무에 떨어지는 의미는 아황(娥皇), 여영(女英) 두 왕비의 천년 묵은 눈물 자국을 씻으려 하는가
평사(平沙)에 낙안(落雁)하니 강촌(江村)에 일모(日暮)이로다. 어선(漁船)은 이귀(已歸)하고 백구(白鷗)는 다 잠든밤에 어듸서 수성장적(數聲長笛)이 잠든 나를 깨우는고 (청441, 청련집) (해) 평평한 모래펄에 기러기 앉으니 강촌에 저녁이로구나 고기잡이배는 이미 돌아오고 흰 갈매기들도 다 잠든 밤에 어디서 부는지 여러 소리(곡조)의 긴 피리소리가 나의 잠을 깨우는구나.
동정호(洞庭湖) 밝은 달이 초회왕(楚懷王)의 넋이 되어 칠백리(七百里) 평호수(平湖水)에 다 비치어 보이는 뜻은 아마도 굴삼려(屈三閭) 어복충혼(魚腹忠魂)을 굽어볼까 함이라. (청련집) (해) 동정호에 뜬 밝은 달이 초나라 회왕의 넋이 되어 동정호 칠백리의 평평한 호수 위를 구석구석 다 비치고 있는 뜻은 아마 굴원이 멱라수에 빠져 고기 뱃속에 들어간 그 충성심을 굽어보려는 것이겠지
소상강(瀟湘江) 세우중(細雨中)에 누엿삿갓 저 노옹(老翁)아 빈 배 홀로 저어 향(向)하나니 어디메뇨 이백(李白)이 기경비상천(騎鯨飛上天)하니 풍월(風月) 실러 가노라 (청련집) (해) 소상강에 가랑비 내리는데 삿갓을 비스듬히 쓴 저 늙은이야 빈 배 혼자 저어서 어디를 가느냐 이태백이 고래 타고 하늘로 날아 가버렸으니 대신 풍월 실러 간다오
아미산(峨嵋山) 월반륜추(月半輪秋)와 적벽강산(赤壁江山) 무한경(無限景)을 소동파(蘇東坡) 이적선(李謫仙)이 못다 놀고 남은 뜻은 후세(後世)에 나 같은 호걸(豪傑)이 다시 놀게 함이라 (청365, 청련집) (해) 아마산에 뜬 수레바퀴 반쪽같은 가을달과 적벽강의 무한한 경치를 소동파와 이태백이 다 닳아 없어지도록 놀지 않고 남겨 둔 뜻은 뒷날 나같은 놀기 좋아하는 호걸들이 다시 놀 수 있게 한 것일 것이다.
* 아미산(峨嵋山)월반륜추(月半輪秋): 이백(李白)의 '峨眉山月歌(아미산월가)'의 첫구절. - 이백의 峨眉山月歌(아미산월가)- 峨眉山月半輪秋(아미산월반륜추) 아미산의 조각달이 가을하늘에 떠 있고,(眉=嵋) 影入平羌江水流(영입평강강수류) 그 그림자가 평강강에 비치어 강물과 함께 흐르네 夜發淸溪向三峽(야발청계향삼협) 밤에 청계를 떠나 삼협으로 향하노니 思君不見下 水兪 州(사군불견하유주) 그대를 그리면서도 못보고 유주로 내려가네
* 적벽강산(赤壁江山) 무한경(無限景): 소동파(蘇東坡)의 '前/後 赤壁賦(전/후적벽부)'에 나오는 구절. 적벽강의 한 없는 좋은 경치
순(舜)이 남순수(南巡狩)하사 창오야(蒼梧野)에 붕(崩)하시니 남풍시(南風詩) 오현금(五絃琴)을 누구 손에 전(傳)하신가 지금(至今)에 문차성(聞此聲)하니 전차수(傳此手)인가 하노라 (청련집) (해) 순임금이 남쪽지방을 순시하다가 창오의 들에서 돌아가시니 그 좋아하시던 남풍시와 오현금을 누구에게 전하셨는가 지금 이 거문고 소리 들으니 아마 이 손에 전했는가 싶구나
악양루(岳陽樓) 상상층(上上層)에 올라 동정호(洞庭湖) 굽어보니 칠백리(七百里) 평호수(平湖水)에 군산(君山)이 반이나 잠겼어라 어듸서 일엽어선(一葉漁船)이 임거래(任去來) 하는고 (청련집) (해) 악양루 맨 윗 층에 올라 동정호를 내려다 보니 칠백리에 걸친 평평한 호수에 군산이 반이나 잠겼구니 어디서 한조각 작은 고기잡이 배들이 오가는 구나
황학루(黃鶴樓) 적소리 못듣고 고소대(姑蘇臺) 올라가니 한산사(寒山寺) 찬바람에 취(醉)한 술이 다 깨겠다 아이야 주가하처(酒家何處)오 전의고주(典衣高酒)하리라. (청련집) (해) 황학루에서 피리소리 못듣고 고소대에 올라가니 한산사 찬 바람에 취한 술이 다 깨겠구나 아이야 술집이 어디냐 옷을 잡혀서라도 흡벅 취해 보리라.
● 기타 심경을 읊은 것 雪月(설월)은 前朝色(전조색)이오 寒鐘(한종)은 故國聲(고국성)을 南樓(남루)에 호올노 셔서 ?님군 생각할차 殘廓(잔곽)에 暮烟生(모연생)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청366) (해)눈 위에 비친 달빛은 전대 임금(명종)의 맑고 깨끗한 색갈이요 쓸쓸히 들리는 종소리는 임금을 잃고 슬픔에 잠긴 고국의 소리인데 남루에 홀로 서서 들으면서 옛 임금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남아있는 성곽에 저녁 연기 이니 더욱 더 슬퍼지는구나.
秋霜(추상)에 놀난 기러기 셤거온 소? 마라 갓득에 님 여희고 허물며 客裏(객리)로다 밤中(중)만 네 울음소?에 잠못드러 하노라(청444) (해)가을 서리에 놀란 기러기야 싱거운 울음소리를 내지마라 가뜩이나 님(임금: 명종)을 잃고 더구나 객중이다 밤중쯤 우는 네 울은소리 때문에 잠 못들어 하노라
* 위 두 시조는 청련공이 명종22년(1567) 명나라 목종 즉위후 원접 종사관으로 중국에 갔다가 명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 지은 것이다.
古人無復洛城東(고인무복낙성동)이오 今人還對落花風(금인환대낙화풍)을 年年歲歲花相似(년년세세화상사)이어늘 歲歲年年人不同(세세년년인불동)이라 人不同(인불동) 花相似(화상사) 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청443) (해)옛 사람은 가고 다시 오지 않고, 지금 사람은 또다시 꽃을 지우는 바람을 대하게 되는데 해마다 피는 꽃은 비슷한데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구나 사람은 같지 않고 꽃만 같으니 그를 슬퍼 하노라.
玉梅(옥매) 한 가지를 路傍(노방)에 버렸거든 내라서 거두어 盆(분)위에 올렸더니 매화 已成臘(이성랍) 하니 주인 몰라 하노라(청련집) (해)옥매화 한가지가 길가에 버려져 있어 내가 거두어 화분에 심어 키웠더니 이 매화 다 자라고 나니 주인도 모르고 외면하는구나
* 청련공이 백련(白蓮) 문익주(文益州)에게 보낸 시조이다.
난정고심(亂政苦心)의 월사공(月沙公 휘 廷龜) 시조
● 광해군의 난정(난정)을 걱정한 시조(1수) 님을 믿을 것가 못 미들슨 님이시라 미더온 時節(시절)도 못 미들줄 아라스라 믿기야 어려오랴마는 이니밋고 어이리(청 144, 해 119) (해) 님(임금: 광해)을 믿겠는가 못 믿을 것이 님이로다 믿어 온 시절도 (사실은)못 믿을 것으로 알고 있었도다 믿기는 어렵지 마는 그렇다고 또 아니 믿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 광해조의 난정 속에서 자신의 처신하기 어려운 처지와 광해군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읊은 것이다.
반청애국충정(反淸愛國忠情)의 백주공(白洲公 휘 鼎輔) 시조
● 청나라에 불모시절 시조(5수) 綠水靑山(녹수청산) 깁흔 곳듸 靑藜緩步(청려완보) 드러가니 千峯(천봉)은 白雲(백운)이오 萬壑(만학)에 烟霧(연무)ㅣ로다(流水로다) 이곳이(이 땅에) 景槪(경개)됴흐니 녜와 놀녀 하노라(청 184) (해) 맑은 물 푸른 산 깊은 곳에 청려장 지팡이 흩어 짚고 느릿느릿 들어가니 산봉우리마다 흰 구름 걸려있고 골짜기마다 안개 끼었네(맑은 물 흐르네) 이곳(이 땅) 내 조국이 경치 좋으니 늘 여기 와서 놀았으면 좋겠네
西山(서산)에 日暮(일모)하니 天地(천지)에 가이 업다 梨花(이화)에 月白(월백)하니 님 생각이 새로왜라 杜鵑(두견)아 너는 눌을 그려 밤새도록 우나니(청 921) (해) 서산에 해가 지니 하늘과 땅이 끝없이 넓고 넓구나 (임금이 계신 곳까지 도저히 갈 수 없을 만큼 넓어 보인다) 배꽃이 달빛을 받아 더욱 희니 님(임금) 생각이 새롭게 나는구나 두견새 너는 구구를 그리며 그렇게 밤새도록 우느냐
꿈에 단이는 길이 자취곳 날쟉시면 님의 집 窓(창) 밧기 石路(석로) 라도 달흘노다 꿈길이 자최 업스매 그를 슬허 하노라(청 188) (해) 꿈에 다니는 길도 오간 발자국이 난다면 님(임금)의 집(대궐)로 가는 길이 돌길이더라도 다 닳았을 것이다 그러나 꿈길은 발자국이 나지 않아 밤마다 찾아 가지만 흔적이 없으니 그것을 슬퍼 하노라
울며 잡은 소매 떨치고 가지 마쇼 草原長堤(초원장제)에 해 다 져 져물엇다 客窓(객창)에 殘燈(잔등)도도고 안자(새와)보면 알니라(청 187,가 196) (해) 헤어지기 싫어 울며 붙잡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지 마오 까마득한 긴 뚝길 멀리 해가 다 졌는데 객주집 등잔 밝히고 앉아 밤을 지새어 보면 그 이별한 심정을 알리라
楚江(초강) 漁夫(어부)들아 고기 낙가 삼지 마라 屈三閭(굴삼려) 忠魂(충혼)이 漁腹裏(어복리)에 드럿나니 아모리 鼎호(정호)에 살문들 닉을 줄이 이시랴(청 185) (해) 초나라 양자강에서 고기 잡는 어부들아 고기 낚아 삶지 마라 그 강물에 몸을 던져 죽은 삼려대부 굴원의 충성스런 넋이 고기 뱃속에 들어가 있을 것이니 아무리 솥가마에 넣고 삶더라도 익지(변하지) 않을 것이다
* 초강어부= 청태종, 굴삼려 충혼=불모로 잡혀간 사람들
● 시절과 인생과 사랑을 노래한 것(18수) 半(반) 남아 늙거시니 다시 졈든 못하여도 이 後(후) l나 늙지 말고 每樣(매양) 이만 허엿고져 白髮(백발)아 네 짐쟉하여 더듸 늙게 하여라(청 183) (해) 인생의 반이 지나도록 늙었으니 다시 젊어지지는 못하더라도 이 후로는 더 늙지 말고 늘 이정도로 있고 싶구나 백발이여! 네가 알아서 천천히 늙게 해 주려무나
샙별지쟈 종다리 떳다 호뮈 메고 사립나니 긴 숩풀 챤 이슬에 뵈잠방이 다 ?거다 아희야 時節(시절)이 됴흘세면 옷시 ?다 關係(관계)하랴(청 186) (해) 샛별(금성)이 서산에 지지 마자 종달새가 떠서 지저귀는 구나 호미 둘러 메고 사립문을 나서니 긴 수풀에 내린 찬 이슬 때문에 베 잠뱅이 다 젖겠다 아이야 시절만 좋다면야 옷이 젖는다고 걱정하겠느냐 * 암울했던 광해군 시절은 은연중에 나타내고 있는 듯
寂無人(적무인) 掩重門(엄중문)한듸 滿庭花落(만정화락) 月明時(월명시)라 獨倚紗窓(독의사창)하여 長歎息(장탄식)하든 차의 遠邨(원촌)에 一鷄鳴(일계명)하니 애긋는듯 하여라(청 904) (해) 중문을 닫고 적적 한데 뜰에 가득히 꽃은 지고 달은 밝은 때라 홀로 외로이 사창에 기대어 긴 탄식을 하는데 먼데 마을에서 한 마리 닭이 우니 마치 창자를 끊는 것 같구나
이리하여 날 속이고 져리하여 날 속이니 원슈이 님을 이졈즉도 하다마는 前前(전전)에 言約언약()이 重(중)하니 못이즐가 하노라(청 905) (해) 이리 핑계 나를 속이고 지리 핑계 나를 속이니 원수 같은 님을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마는 예전에 언약한 것이 중하니 그래서 잊을 수가 없노라
해지면 長歎息(장탄식)하고 蜀魄聲(촉백성)이 斷腸懷(단장회)라 一時(일시)나 잇자하니 구즌비는 무삼닐고 千里(천리)에 님 離別(이별)하고 잠못드러 하노라(청 906) (해) 해가 지면 장탄식만 하고 두견새 울음소리에 애끓는 마음인데 잠시나마 잊자 했더니 궂은 비는 무슨 일인고 천리나 멀리 님을 이별하고 잠 못 들어 하노라
一刻(일각)이 三秋(삼추) ㅣ라 하니 열흘이면 몇 三秋(삼추) 오 졔 마음 즐겁거니 남의 시름 생각하랴 갓득에 다 셕은 肝腸(간장)이 봄눈 스듯 하여라(청907) (해) 일각이 삼년과 같다 하니 열흘이면 몇 삼년이 되는 것이오 자기 마음 즐거우니 남의 걱정 생각하겠는가 가뜩이나 다 썩은 간장이 봄눈 녹듯 다 녹아 없어지는구나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細雨(세우)되여 님 자는 窓(창)밧게 불면셔 뿌리고져 날 잇고 깁피든 잠을 깨여볼가 하노라(청 908) (해)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가랑비가 되어 님이 자는 창 밖에 (바람은)불고, (가랑비는) 뿌리게 하고 싶다 나를 잊고 깊이 든 (님의)잠을 깨웠으면 좋겠네
이리 혜고 저리 혜나 속절업슨 ?만 난다 업꾸즌 이몸이 살고져 사란느냐 至今(지금)에 아니 죽은 뜨든 님 뵈오려 함이라(청 910) (해)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생각하니 별 도리 없이 헤아림 만 나는구나 궂은 업보로 태어난 이 몸이 살고 싶어 살았겠느냐 지금까지 죽지 않은 것은 님을 뵙기 위함이니라
食不甘寢不安(식불감침불안)하니 이 어인 모진 病(병)고 相思一念(상사일념)에 님 그린 타시로다 져 님아 널로 든 病(병)이니 네 고칠까 하노라(청 911) (해) 먹어도 달지않고 잠을 자도 편안하지 않으니 이 어찌 된 모진 병인가 님 그리는 오직 한마음으로 님을 그린 탓이로다 저 님아 너로 인해 생긴 병이니 너 마는 고칠 수 있을 것이로다
내 가슴 杜沖腹板(두충복판)되고 님의 가슴 花榴(화류) 등 되여 因緣(인연)진 부레풀노 시우지게 붓쳐시니 아무리 셕달 장맨들 떠러질줄 이시랴(청 922) (해) 내 가슴은 두충나무 배가 되고 님의 가슴은 자단나무 등이 되어 인연이라는 부레풀로 단단하게 붙였으니 아무리 석달 장마인들 떨어질 것이냐
西塞山前白鷺飛(서색산전백로비)하고 桃花流水魚厥魚肥(도화유수궐어비)라 靑蒻笠綠蓑衣(청약립녹사의)로 斜風細雨不須歸(사풍세우불수귀)로다 그 곳데 張至華(장지화) ㅣ 업스니 놀리 ?어 하노리(청 923) (해) 서새산 앞에 백로가 날고, 복사꽃 떠 흐르는 물에 쏘가리가 살쪘구나 푸른 삿갓 푸른 도롱이 입고 바람에 가랑비 비껴 뿌리는데 돌아가 무엇하리 그 곳에 장지화가 없으니 같이 놀 사람이 적어 걱정이구나
不老草(불로초)로 비즌 술을 萬年盃(만년배)에 가득 부어 잡부신 盞(잔)마다 비너니 南山壽(남산수)를 이 盞(잔) 곳 잡부시면 萬壽無疆(만수무강) 하오리라(청 924) (해) 불로초로 빚은 술을 만년배에 가득히 부어 잡으신 잔마다 비옵니다 남산 만큼이나 오래 살기를 이 잔 잡아 드시면 만수무강 할 것입니다
山(산)밋테 사자하니 杜鵑(두견)이도 붓그럽다 내 집을 구버보며 솟적다 우는괴야 두어라 安貧樂道(안빈락도) ㅣ니 恨(한)할 줄이 이시랴(청 925) (해) 산밑에 가난하게 살고 있으려니 두견새 보기도 부끄럽구나 내 집을 내려다 보며 솥이 적다(가난하다) 하는구나 그렇지만 가난 속에 마음 편히 즐겁게 사는 것을 내 분수라 생각하니 한이 되겠는가
言約(언약)이 느져가니 碧桃花(벽도화) ㅣ 다 지거다 아츰에 우던 기치 有信(유신)타 하랴마는 그러나 鏡中蛾眉(경중아미)를 다스려 볼가 하노라(청928) (해) 약속이 자꾸 늦어지니 복사꽃이 다 지겠다 아침에 울던 까치를 (님이 온다고)꼭 믿을 수야 있을까 마는 그래도 거울 버거 눈썹(미모)를 다듬어 보아야겠구나
天下匕首劍(천하비수검)을 한듸 모하 비를 매여 南蠻北狄(남만북적)을 다 쓰러바린 후(후)에는 그 비로 호뮈를 맹그러 江上田(강상전)을 매오리라(가 297) (해) 세상의 모든 비수들을 한데 모아 빗자루를 매어 남쪽 오랑케, 북쪽 오랑케 다 쓸어버린 다음에 그 빗자루로 호미를 만들어 강가 언덕 밭을 메고 싶구나
前山(전산) 昨夜雨(작야우)에 봄빗치 새로애라 豆花田(두화전) 관숄불에 밤호뮈 빗치로다 兒子喜(아희)야 뒷내 桶(통)바리에 고기 건져 오너라(가 298) (해) 앞산이 어제 밤비에 봄빛이 새롭구나 콩밭 관솔불이 호미에 비치는구나(밤에 불 켜놓고 밭 매는 풍경) 얘야! 뒤 냇물 통발에 잡힌 고기를 건져 오너라
天地(천지) 몃번재며 英雄(영웅)은 누구누구 萬古興亡(만고흥망)이 睡胡子(수호자)의 꿈이어늘 어듸서 妄靈(망령)엣 것들은 노지말라 하나니(가 299) (해) 천지가 몇 번 째 바뀌었으며 영웅은 누구누구더냐 만고에 흥하고 망하는 것이 수호자의 꿈과 같은 것이거늘 어째서 망령된 자들은 놀지 말라 하는가
* 남구만(南九萬) 작이라 전해지는 동창곡(東窓曲)이 사실은 백주공의 작품이란 주장이 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치는 아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오상고절(傲霜孤節)의 삼주공(三洲公 휘 鼎輔) 시조
● 자연과 전원풍경을 노래한 것
菊花(국화)ㅣ야 너는 어이 三月春風(삼월춘풍) 다 지내고 落木寒天(낙목한천)에 네 홀로 ?였나니 아마도 傲霜孤節(오상고절)은 너 뿐인가 하노라.(청 217, 해 370, 가 119) (해)국화 너는 왜 삼월 봄바람 부는 좋은 계절 다 보내고 나뭇잎 지고 하늘이 찬 이 가을에 너 홀로 피어 있느냐? 아마도 모진 서리(세상 풍파)에도 굽히지 않고 외롭게 절개를 지키는 것은 너 뿐이구나.
山家(산가)에 봄이 온이 自然(자연)이 일이 하다 압내해 살도 매며 울밋틔 욋씨도 뼈코 來日(내일)은 굴롬 것거든 藥(약)을 캐라 갈이라(해 341) (해)시골집에 봄이 오니 자연히 일이 많아지는구나 앞 내물에 어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뿌리고 내일은 구름 걷히거든 약초를 캐러 가야겠구
춘창(春窓)에 늦게 일어나 완보(緩步)하여 나가 보니 동구(洞口) 유수(流水)에 낙화(落花)가 가득 떠 있구나 저 곳이 선원(仙源)임을 남 알세라 떠나가지 말아라.(2008.3.31.조선일보 이덕일 舍廊)
雲淡風輕(운담풍경) 近午天(근오천)에 小車(소차)에 술을 싯고 訪花隨柳(방화수유) 하여 前川(전천)을 지나가니 어듸셔 모르는 벗님네 學少年(학소년)을 한다오(청 369) 사람이 알리 업쓴이 혼자 논들 엇덜이(해365) (해)구름 맑고 바람 가벼운 정오쯤에 작은 수레에 술을 싣고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앞 내물을 지나가니 어떤 모르는 벗님네가 철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구나(청구) (이 멋을)알아줄 사람이 없으니 혼자 논들 어떠리(해동)
가마괴 져 가마괴 네 어드로 좃차온다 昭陽殿(소양전) 날 ?츨 네 혼자서 띄엿신이 사람은 너만 못한 줄을 홀노 슬허 하노라(해동 364) (해)까마귀 저 까마귀 네 어디로 좇아 오는거냐 소양전 날빛을 네 혼자 띄고 있으니 사람이 너만 못 한 것을 나 홀로 슬퍼 하노라
가을밤 밝은 달에 반만 ?온 蓮(연)곳인 듯 東風細雨(동풍세우)에 조오는 海棠花(해당화)인 듯 아마도 絶代花容(절대화용)은 너 뿐인가 하노라(해동 321) (해)가을밤 밝은 달에 반 쯤 핀 연꽃인 듯 봄바람 가랑비에 졸고 있는 해당화인 듯 아마도 절세의 꽃같은 얼굴은 너 뿐인가 하노라
가을 타작(打作) 다한 ㅣ후에 洞內(동내) 모아 講信(강신) 할 제 金風憲(김풍헌)의 메터지에 朴勸農(박권농)의 되롱이 춤이로다 座上(좌상)에 李尊位(이존위)는 拍掌大笑(박장대소) 하더라(해동 355) (해)가을 타작 다 해 놓고 동네 사람들 모아 강신할 때 김풍헌의 메더지에 박권농의 되롱이 춤이로다 좌상의 이존위는 박장대소 하더라
佳人(가인)이 落梅曲(낙매곡)을 月下(월하)에 빗기부니 樑塵(양진)이 날리는 듯 남은 梅花(매화) 다 지거다 내게도 千金駿馬(천금준마) 이시니 밧고와 볼가 하노라(해동 361) (해)고운 여인이 낙매곡 노래를 달빛 아래 비껴 부니 먼지가 날리는 듯 아직 남은 매화가 다 지겠구나 나에게도 썩 좋은 말이 있으니 바꾸어 볼까 하노라.
閣氏(각씨)네 곳을 보소 ?는 이우는이 玉(옥)갓튼 얼골인들 靑春(청춘)이 매얏실까 늙은 後(후) 門前(문전)이 冷落(냉락)함연 뉘웃츨까 하노라(해동 320) (해)각시네들 꽃을 보시오 피자마자 곧 시들으니 그대얼굴이 옥 같이 곱다한들 청춘을 붙잡아 매어 놨을까 늙은 후 문전이 쓸쓸해지면 그때 가서야 뉘우칠 것이다
江山(강산)도 됴흘시고 鳳凰臺(봉황대)가 떠왔난가 三山(삼산)은 半落靑天(반락청천) 外(외)오 二水(이수)는 中分白鷺洲(중분백로주)로다 李白(이백)이 이제와 이셔도 이 景(경) 밧게 못쓰리라(청 845) (해)산도 좋구나 봉황대를 떠서 옮겨 놓은 것 같구나 세 개의 산이 반쯤 떨어져 푸른 하늘 밖으로 높이 솟았고, 두 물이 중간에서 갈라져 백로가 노는 삼각주를 이루었구나 이태백이 지금 있어도 이 경치 밖에 더 이상 표현하지 못하리라.
강호(江湖)에 노는 고기 즐긴다 부러마라 어부(漁父) 도라간 後(후) 엿나니 白鷺(백로)로다 종일(終日)을 뜨락 잠기락 한가(閒暇)한 때 업세라(해동 315) (해)강과 호수에 노는 고기가 즐긴다고 부러워 마라 어부들 돌아 간 후 엿보는 이 백로로구나 종일을 뜨락 잠기락 하면서 한가한 때가 없구나
검은 거슨 가마괴요 흰 거슨 해오라비 ? 거슨 梅實(매실)이오 짠 거슨 소금이라 物性(물성)이 다 各各(각각) 달은이 物各付物(물각부물)하리라(해 334) (해)검은 것은 까마귀이고 흰 것은 해오리(백로과)라 신 것은 매실이고 짠 것은 소금이라 물성이 다 각각 다르니 물건 생긴대로 맡겨 두리라
곳?면 달생각하고 달 발그면 술 생각하고 곳?자 달 밝쟈 술 어듸면 ?생각 하네 언제면 곳 아래 벗 다리고 翫月長醉(완월장취)하리오(해 369) (해)꽃피면 달생각 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 하네 언제쯤 꽃 아래 벗 데리고 달과 장난하며 오래 취해 볼 것인가
狂風(광풍)에 떨린 梨花(이화) 가며오며 날리다가 가지예 못오르고 걸리거다 거? 줄에 저 거? 落花(낙화)인줄 모르고 나? 잡듯 하도다(해313) (해)광풍에 떨어진 배 꽃이 가며 오며 날리다가 가지에는 못오르고 거미줄레 걸렸것다 저 거마 낙화인줄도 모르고 나비 잡듯 하는구
洛陽(낙양) 三月時(삼월시)에 곳곳마다 花柳(화류)로다 滿城春光(만성춘광)이 太平(태평)을 그렷는듸 어즈버 唐虞(당우) 世界(세계)를 다시 본 듯 하여라(청498) (해)낙양의 춘삼월에 곳곳이 꽃과 버들이로다 성안에 가득찬 봄 빛이 태평세월을 나타내고 있는데 아 - 요순시절을 다시 보는 듯 하구나
내 집이 깁고 깁허 뉘라서 차즐쏜가 四壁(사벽)이 肅然(숙연)하야 一張琴(일장금) 뿐이로다 잇따감 淸風明月(청풍명월)만 올악 갈악 하더라(해354) (해)나의 집이 깊고 깊은 산중이라 누가 있어 찾아 올 것인가 사방이 쓸쓸하고 거문고 하나 뿐이로다 이따금 청풍명월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東風(동풍) 어젯비에 杏花(행화)ㅣ 다 ?거다 滿園紅綠(만원홍록)이 錦繡(금수)ㅣ가 일?셰라 두어라 山家富貴(산가부귀)는 살람 알까 하노라(해314) (해)봄바람 불고 어제 내린 비애 살구꽃이 다 피었구나 뜰에 가득한 꽃과 잎이 수놓은 비단을 이루었도다 두어라 이 산골 집의 풍족함을 사람들이 알까 두렵구나
杜鵑(두견)아 우지마라 이제야 내 왓노라 梨花(이화)도 ?여잇고 새달도 돗아잇다 江山(강산)에 白鷗(백구) 이신니 盟誓(맹서)ㅣ 프리 할이라(해373) (해)두견새야 울지마라 이제야 내가 왔노라 배꽃도 피어있고 새 달도 떠 있다 강산에 백구 있으니 맹세코 (너의 한을) 풀어 주겠다
千山(천산)에 눈이 온이 乾坤(건곤)이 一色(일색)이로다 白玉京(백옥경) 琉璃界(유리계)인들 니예서 더 할쏜가 千樹萬樹(천수만수)梨花發(이화발)한이 陽春(양춘) 본듯 하열아(해348) (해)온 산에 눈이 오니 하늘과 땅이 한가지 색(흰색)이로구나 옥경의 유리계인들 이에서 더 하겠는가 나무마다 배꽃이(흰꽃)이 피니 따스한 봄을 보는 듯 하구나
뭇노라 부나?야 네 뜻을 내 몰래라 한나? 죽은 후(후)에 또 한나? 달아온이 암을이 프새옛 즘생인들 너 죽을쭐 모르는다(해368) (해)뭇노라 불나비야 너의 뜻을 나는 모르겠구나 나비 한 마리 죽은 후에 또 한 마리가 딸아오니 아무리 하찮은 짐승이지만 죽을 줄도 모르느냐
봄은 엇더하야 草木(초목)이 다 ?이고 가을은 엇더하여 草衰兮木落(초쇠혜목락)인고 松竹(송죽)은 四時長靑(사시장청)한이 글을 블어 하노라(해331) (해)봄은 어찌하여 초목이 다 즐기고 가을은 어찌하여 풀은 죽고 나뭇잎이 떨어지는가 송죽은 사시사철 푸르니 그것을 부러워 하노라
암아도 모를 일은 造化翁(조화옹)의 일이로다 바다 밧끈 한을이요 한을 우흔 무엇신고 누구셔 天上(천상)도 人間(인간) 갓다한이 글어한가(해330) (해)아마도 모를 일은 조물주의 일이구나 바다 밖은 하늘이요 하늘 위는 무엇일까 누군가가 천상도 인간세상 같다고 하니 그러한가 싶구나
淵明(연명)이 歸去來辭(귀거래사) 짓고 水변尋 陽(심양)으로 돌아 갈쩨 雲無心(운무심)이 出峀(출수)연을 鳥倦飛而知還(조권비이지환)이로다 암아도 五柳淸風(오류청풍)을 못 밋츨까 하노라(해374) (해)도연명이 귀거래사를 짓고 심양으로 돌아 갈 때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에 일고 새는 싫증나면 돌아 올 줄 아는구나 (이런 것들도)버드나무 가지에 이는 맑은 바람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梧桐(오동) 성?비예 秋風(추풍)이 乍起(사기)한이 갓득에 실름한듸 蟲변悉 蟲변率 聲(실솔성)은 무스일고 江湖(강호)에 소식이 엇던지 기럭이 알가 하노라(해342) (해)오동나무 잎에 이따금씩 떨어지는 비에 가을 바람이 잠간 부니 가뜩이나 걱정이 많은데 귀뚜라미소리는 또 무슨일인가 강호의 소식이 어떠한지 기러기는 알 것 같구나
臨高臺臨高臺(임고대임고대)하야 長安(장안)을 구버보니 雲裏帝城雙鳳闕(운리제성쌍봉궐)이오 雨中春水萬人家(우중춘수만인가)로다 아마도 繁華勝地(번화승지)은 이 뿐인가 하노라(청530, 해367) (해)높은 누각에 오르고 또 올라 장안(서안)을 내려다 보니 구름 속 황성에는 쌍궁궐이 보이고 빗 속 집집은 파릇파릇한 나무로구나 아마도 번화한 절경은 여기 뿐인가 하노라
昨日(작일)에 一花開(일화개)하고 今日(금일)에 一花開(일화개)라 今日(금일)에 花正好(화정호)연을 昨日(작일)에 花已老(화이노)ㅣ라 花已老人亦老(화이노인역노)한이 안이 놀고 어이리(해366) (해)어제 꽃 한송이 피고 오늘도 꽃 한송이 피어 오늘 핀 꽃이 한창인데 어제 핀 꽃은 이미 시드는구나 꽃도 시들고 사람도 늙으니 아니 놀고 어찌 하겠는가
縣순百結衣(현순백결의)로 쇼친 구을 안해 窓外風雪(창외풍설)을 몰으고 누엇씬이 두어라 五更待漏靴滿霜(오경대루화만상)을 나는 안이 불웨라(해350) (해)너덜너덜 떨어진 옷을 입고 소 기르느라 불 땐 따뜻한 구둘 방에 바깥 세상의 번거로운 일들을 모르고 누었으니 두어라 고충 많은 벼슬살이 나는 아니 부럽더라
宦海(환해)에 놀난 물껼 林泉(임천)에 밋츨쏜가 갑 업신 江山(강산)에 말 업시 누엇신이 白鷗(백구)도 내 뜻을 안은지 오락가락 하드라(해323) (해)조정에 일고 있는 파동이 이 벽촌까지 미치겠는가 값 없는 강산에 말 없이 누었으니(조용히 지내니) 갈매기도 내 뜻을 아는지 오락가락 하는구나
珠簾(주렴)을 半(반)만 것고 碧海(벽해)을 바라보니 十里波光(십리파광)이 共長天一色(공장천일색)이로다 믈우해 兩兩(양양) 白鳥(백조)는 오락가락 하더라(청534) (해)주렴을 반쯤 걷고 푸른 바다를 발라보니 십리가 뻗힌 물결에 번쩍이는 빛이 넓은 하늘과 한 가지 색이라 물위에 쌍쌍이 나는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더라.
人生(인생)이 行樂(행락)이라 富貴(부귀)가 能幾時(능기시)오 雍門琴(옹문금) 한 曲調(곡조)에 將進酒(장진주)를 섯기단이 座上(좌상)에 孟嘗君(맹상군) 잇돗뜸연 눈물 질까 하노라(청362) (해)인생이 즐기는 것 부귀가 얼마나 되오(별 것 아니다) 옹문금 거문고 한 곡조에 장진주 가락을 섞어 타니 윗자리에 맹상군이 있었더라면 (너무 기뻐서 )눈물 질 것 같구나
太白(태백)이 죽은 後(후)에 江山(강산)이 寂寞(적막)하에 一片明月(일편명월)만 碧空(벽공)에 걸렷셰라 져 달아 太白(태백)이 업슨이 날과 놀미 엇던이(해326) (해)이태백이 죽고나니 강산이 적적하구나 한 조각 밝은 달만 푸른 창공에 걸렸구나 저 달아 이태백이 없으니 나와 노는 것이 어떠냐
논밧 가라 기음 매고 뷔잠방이 다임 쳐 신들 메고 낫 가라 허리에 차고 도? 벼러 두러메거 茂林山中(무림산중) 드러가서 삭따리 마른 셥흘 뷔거니 버히거니 지게에 질머 집팡이 밧쳐노코 새옴을 차자가셔 點心(점심) 도슭 부시이고 곰방대 톡톡 떠러 닙담배 퓌여물고 콧노래 조오다가 석양이 재너머 갈졔 어깨랄 추이즈며 긴소래 져른소래하며 어이 갈고 하더라(청728) (해)논밭 갈아 김매고 베잠뱅이에 대님 매고 신틀매 메고 낫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 벼루어 둘러메고 나무 욱어진 산 속에 들어가서 삭정이 마른 섶을 베거니 자르거니하여 지게에 질머져 지팡이 받혀 놓고 샘을 찾아가서 점심 도시락을 씻고 곰방대를 톡톡 떨어 잎담배 피워 물고 콧노래 부로다가 졸다가 석양이 재 넘어 갈 때 어개를 추키며 긴 소리 짧은 소리 하며 어이 갈까 하더라
● 연민의 정을 노래한 것 남은 다 자는 밤에 내 어이 홀노 안자 輾轉不寐(전전불매)하고 님 둔 님을 생각(생각)난고 그 님도 님 둔 님이니 生覺(생각)할 줄이 이시랴( ) (해)남이 다 자는 밤에 내 어이 홀로 앉아 뒤측이며 잠 못자고 님 둔 님을 생각하는가 그 님도 님 둔 님이니 나를 생각하겠는가
늙까야 맛난 님을 덧업시 여희건져 消息(소식)이 긋첫씬들 꿈에나 안이 뵐야 님이야 날 생각할야만은 나는 못니즐까 하노라(해332) (해)늙어서야 만난 님을 덧없이 이별하였구나 소식은 끊어졌지만 꿈에나마 아니 보이랴 님이야 날 생각하랴 마는 나는 님을 못잊겠네
님글여 어든 病(병)을 藥(약)으로 곳칠쏜가 한숨이야 눈물이야 寤寐(오매)에 맷?셰라 一身(일신)이 죽지못한 前(전)은 못니즐까 하노라(해352) (해)님을 그리어 얻은 병을 약으로 고칠 수 있을 건가 한숨과 눈물이 자나깨나 맺혔구나 이 한 몸이 죽기 전에는 못 잊을 것이로다
살람이 늙은 後(후)에 또 언제 졈어 보꼬 빠진 이 다시 남녀 셴 멀이 검을쏜가 世上(세상)에 不老草(불노초) 업쓴이 그를 슬허 하노라(해375) (해)사람이 한 번 늙은 후에 또 언제 젊어롤 수 있겠는가 빠진 이빨 다시 솟아 나며 쉰 머리가 다시 검겠는가 세상에 불로초가 없으니 그것을 슬퍼 하노라
새벽 셔리 지샌 달의 외기러기 우러옌다 반가온 님의 쇼식 幸(행)여 온가 너겨더니 다만지 滄望(창망)한 구름 밧긔 뷘 쇼?만 들니더라(청531) (해)새벽 서리 내리고 밤을 꼬박 샌 달빛 아래 외기러기 울며 간다 반가운 님의 소식이 행여 왔는가 여겼더니 다만 넓고 아득한 구름밖에 서 빈 소리만 들리더리
瀟湘江(소상강) 달밝은 밤의 돌아오는 져 길억아 湘靈(상령)의 鼓瑟聲(고슬성)이 엇매나 슬프관듸 至今(지금)에 淸怨(청원)을 못익의여 져대도록 운은다(해345) (해)소상강 달밝은 밤에 돌아오는 저 기러기야 소상강 혼령이 큰 거문고 타는 소리가 얼마나 슬프길레 지금까지 순결한 원망을 못이겨 저토록 우느냐
어화 네여이고 반갑꼬도 놀라왜라 雲雨陽臺(운우양대)에 巫山仙女(무산선녀) 다시 본 듯 암아도 相思一念(상사일념)이 病(병)이 될까 하노라(해322) (해)아 - 너로구나 반갑고도 놀랍구나 양대에서 초왕과 정을 통하고 놀았다는 무산선녀를 다시 본 듯 하구나 아마도 님 그리는 오직 한 마음이 병이 될까 두렵구나
어화 造物(조물)이여 골오도 안이 할샤 졉이 雙雙(쌍쌍) 나? 雙雙(쌍쌍) 翡翠鴛鴦(비취원앙)아 다 雙雙(쌍쌍)이로되 엇덧타 예엿분 내몸은 獨宿孤房(독숙고방) 하는이(해360) (해)아 - 조물주여 고르지도(공평하지도) 아니하구나 제비도 쌍쌍이고 나비도 쌍쌍이고 비취색 원앙새도 모두 다 쌍쌍인데 어찌하여 가련한 나는 혼자 외롭게 지내야 하는가
草野(초야)에 뭇친 어른 消息(소식)이 엇더한고 飯山菜(여반산채)를 먹은아 못 먹은아 世上(세상)에 憂患(우환) 뉘 몰은이 글을 부러 하노라(해344) (해)초야에 묻혀 사는 어른의 소식이 어떠한가 현미밥과 산나물을 먹던지 못먹던지 간에 세상의 근심걱정을 전혀 모르니 그것을 부러워 하노라
앗츰 陽地(양지)뼛체 등을 쬐고 안잣신이 우리님 계신듸도 이 볏치 쬐돗던가 암아도 玉樓高處(옥루고처)에 消息(소식)몰라 하노라(청347) (해)아침 양지 볕에 등을 쪼이고 앉았으니 우리 님(임금) 계신 곳에도 이 볕이 쪼이는가 아무래도 대궐 소식 몰라 궁금하구나
平生(평생) 願(원)하기를 이 몸이 羽化(우화)하여 靑天(청천)에 소사올라 져 구름을 헷치고져 이후는 光明日月(광명일월)을 갈리기게 말리라(청329) (해)평생에 원하기를 내 몸에 날개가 돋아나서 푸른하늘 높이 날아 올라 저 구름을 헤치고 싶네 이후로는 밝은 해와 달(임금)을 가리지 않게 하리라
月落鳥啼(월낙조제) 霜滿天(상만천)하니 江楓魚火(강풍어화) 對愁眠(대수면)이라 姑蘇城外(고소성외) 寒山寺(한산사)의 夜半鐘聲(야반종성) 到客船(도객선)이라 밤?만 款乃一聲(관내일성)의 山水綠(산수록)이로다.(청536) (해)달이지고 새가 지저귀고 서리가 하늘에 가득하니 강언덕의 단풍과 고깃배의 불을 보면서 수심에 잠이 든다 고소성 밖의 한산사에서 한밤중에 종소리가 이 객선까지 들리는 구나 밤중쯤 노젖는 소리에 산과 물이 푸르도다
님으란 淮陽金城(회양금성) 오리남기 되고 나난 三四月(삼사월) ?너출이 되어 그 남게 감기되 이리로 챤챤 져리로 츤츤 외오 풀녀 올회 감겨 밋부터 끗가지 챤챤 구뷔나게 휘휘 감겨 晝夜長常(주야장상) 뒤트러져 감겨 얽켜?과져 冬(동)셧달 바람비 눈셔리랄 아무만 마즌들 풀닐줄이 이시랴(청구800) (해)임은 회양 금성의 오리나무가 되고 나는 삼사월의 칡넝쿨이 되어 그 나무에 감가되 이리로 칭칭 저리로 칭칭 왼쪽으로 풀려서 오른쪽으로 감겨 밑동부터 가지 끝까지 칭칭 구비지게 휘휘 감겨서 밤이나 낮이나 오래도록 변함없이 뒤 틀어져 감겨 얽혀져 있고 싶네 동지 섣달 비바람과 눈 서리를 아무리 맞더라도 풀릴 리가 있겠는가
꿈에 님을 보러 벼개 우희 지혓씬이 半壁殘燈(반벽잔등)에 鴦衾(앙금)도 참도찰샤 밤 中(중)만 외길억의 소?예 잠못일워 하노라(해359) (해)꿈에 님을 보려고 벼개 위에 의지하고 있으니 한쪽 벽 꺼져가는 등불에 원앙 이불이 참으로 차구나 밤중쯤 외기러기 소리에 잠 못 이루어 하노라
꿈으로 差使(차사)삼아 먼데 님 오게하면 비록 千里(천리)라도 瞬息(순식)에 오련마는 그 님도 님 둔 님이니 올똥말똥 하여라 (해)꿈으로 차사를 삼아 먼데 계신 님을 오게 한다면 비록 천리 먼 길이라도 순식간에 올 것이지마는 그 님도 다른 님을 둔 님이니 올지 안올지 모르겠다
셤겹고 놀나올슨 秋天(추천)에 기러기로다 너나라 나올제 님이 分明(분명) 아라마난 消息(소식)을 못미쳐맨지 우러 ?만 하더라(청499) (해)약하고 놀라운 것은 가을 하늘의 기러기로다 네가 너희 나라를 떠나올 때 님이 분명히 알건마는 소식을 전하지 못하였으니 울며 갈 수 밖에 없겠구나
건너셔는 숀을 치고 집의셔는 들나하네 문닷고 드자하랴 숀치는데 가자하랴 이 몸이 두 몸 되어 여긔 져긔 하리라(청535) (해)건너편에서는 오라고 손짓하고 집에서는 가지말고 들어오라 하네 문닫고 들어 앉을 것인가 손짓하는 데를 갈 것인가 이 몸이 둘이 되어 여기 저기 다 갔으면 좋으련만
人間悲莫悲(인간비막비)는 萬古消魂離別(만고소혼이별)이라 芳草(방초)는 艸밑처 艸밑妻(처처)하고 柳色(유색)이 푸를 적에 河橋送別(하교송별)하야 뉘 아니 黑音 然(암연)하리 하믈며 기러기 슬피 울고 落葉(낙엽)이 蕭蕭(소소)할제 離歌一曲(이가일곡)에 아니울니 업더라(청711, 해380) (해)인간사에 가장 큰 슬픔은 예부터 넋 빠지는 이별이라 방초 무성하고 버들 푸러를 때 이별하여 누가 아니 슬퍼 하리 하물며 기러기 슬피 울고 낙엽이 쓸쓸하게 떨어질 때 이별가 한곡조에 아니 울 사람 없더라
都(도)련任(님) 날 보려할제 百番(백번) 남아 달내기를 高臺廣室(고대광실) 奴婢田畓(노비전답) 世間汁物(세간즙물)을 쥬마 판쳐 盟誓(맹서)ㅣ 하며 大丈夫(대장부)ㅣ 혈마 헷말 하랴 이리저리 조찻더니 至今(지금)에 三年(삼년)이 다 盡(진)토록 百無一實(백무일실)하고 밤마다 불너내야 단잠만 깨이오니 自今爲始(자금위시)하야 가기난 커니와 눈거러 달희고 닙을 빗죽 하리라(청846) (해)도련님이 나와 정을 통하려 할 때 백번도 더 달래기를 고대광실 좋은 집에 노비, 전답, 세간을 주마 하고 단단히 맹세를 해서 대장부가 설마 헛말하랴 생각하고 이것 저것 하자는데로 따랐더니 지금까지 삼년이 다 되도록 백에 한가지도 진실한 것이 없고 밤마다 불러내어 단잠만 깨우는구나 지금부터는 가기는커녕 눈을 흘기고 입을 삣쭉 하리라
뎐 업슨 두리놋 錚盤(쟁반)에 물무든 荀(순)을 가득이 담아 이고 黃鶴樓(황학루) 高蘇臺(고소대)와 岳陽樓(악양루) 登王閣(등왕각)으로 발 벗고 샹큼 오르기난 나남즉 남대되 그난 아모죠로나 하려니와 할니나 님이 오살나 하면 그난 그리 못하리라(청825) (해)갓 없는 둥근 놋쟁반에 물 묻은 대순을 가득 담아 머리에 이고 황학루, 고소대, 악양루, 등왕각으로 발 벗고 성큼 오르기는 남들이 하는대로 아무렇게나 하면 되겠지만 하루나 님이 오실라 한다면 그것은 그리(아무렇게나) 못하겠다
窓(창)밖이 엇득엇득커늘 님만너겨 나가보니 님은 아니오고 우스름 달빗쳬 열구금아 날 속겨다 맛초아 밤일세만졍 행여 낫지런들 남우일번 하여라(청652) (해)창밖이 어른어른 하기에 님이 왔는줄로만 생각하고 나가보니 님은 아니오고 으스름 달빛에 흘러가는 구름이 나를 속였구나 마침 밤이었기에 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더라면 남들 웃길뻔 하였구나.
碧紗窓(벽사창)이 어른어른커늘 님만너겨 펄쩍 뛰어 뚝 나셔보니 님은 아니오고 明月(명월)이 滿庭(만정)한듸 碧梧桐(벽오동) 져즌 닙희 鳳凰(봉황)이 와서 긴 목을 휘여다가 깃 다듬난 그림자ㅣ로다 맛쵸아 밤일셰만졍 행여 낫지런들 남우일번 하여라(청823) (해)벽사창이 어른어른 하여 님이 온 것으로 생각하여 펄쩍 뛰어 나가 (마당에) 우뚝 나서 보니 님은 아니오고 명월이 뜰에 가득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와서 긴 목을 휘어 깃털을 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침 밤이기에 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다면 남들 웃길뻔 하였구나.
뎌 건너 흰옷 니븐 사람 쟌?고도 얄뮈웨라 자근 돌따리 건너 큰 돌따리 너머 뱝뛰여 가며 가로 뛰여 가난고나 내 思郞(사랑)이나 삼고라지고 眞實(진실)노 내 思郞(사랑) 못되거던 벗의 任(님) 될가 하노라(청713) (해)저 건너 흰 옷 입은 사람 정말로 얄밉게 생겼구나 작은 돌다리는 건너고 큰 돌다리는 넘어 바삐 뒤어가며 가로 뛰어 가는구나 내사랑 삼고 싶구나 정말로 내사랑이 못되거든 벗의 님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닷난 말도 誤往(오왕)하면 셔고 섯난 소도 이라타하면 가고 深山(심산)에 범도 警說(경설) 곳 하면 도셔나니 閣氏(각시) 네 뉘 의? 딸이 완대 警說不聽(경설불청)하나니(청802) (해)달리는 말도 ? ! 하면 서고 섰는 소도 ?肩 ! 하면 가고 깊은 산의 범도 타이르면 곧 돌아서는데 각시 너는 어느 어미의 딸이길레 깨우쳐도 듣지 않는가
項羽(항우)ㅣ 쟉한 天下壯士(천하장사)ㅣ랴마난 虞姬(우희) 離別(이별)에 한슘 셧거 눈물지고 唐明王(당명왕)이 쟉한 濟世英主(제세영주)ㅣ랴마난 楊貴姬(양귀희) 離別(이별)에 우럿난니 허믈며 여남은 少丈夫(소장부)ㅣ 야 닐러 무삼하리오(청820) (해)항우가 훌륭한 천하장사지만 우미인과 이별할 때 한숨 섞어 눈물 흘렸고 당현종이 제세의 훌륭한 영주지만 양귀비와 이별할 때 울었으니 하물며 다른 졸장부야 말 해 무엇 하겠는가
살뜬 怨讐(원수) 이 離別(이별) 두 字(자) 어이하면 永永(영영) 아조 업시 할고 가삼에 무읜 불 니러나량이면 얽동혀 던져 살암즉도 하고 눈으로 소슨 물 바다히 되면 풍덩 드리쳐 띄우련 나난 아무리 사르고 띄온들 한숨 어이 하리오(청822) (해)살기 띈 원수 이별 두 글자를 어떻게 하면 영영 아주 없애버릴까 가슴에 쌓인 불이 일어날 것 같으면 얽고 동여매어 (불 속에) 던져 태워버렸으면 좋겠고 눈에서 솟은 물(눈물)이 바다가 되면 풍덩 던져 띄워 보내기라도 하련마는 아무리 태우고 띄운다고 한들 한숨은 어이 하겠는가
別眼(별안)에 春心(춘심)한졔 幽懷(유회)를 둘 듸 업셔 臨風주창(임풍추창)하야 四隅(사우)를 둘너보니 百花(백화)ㅣ 爛漫(난만)한듸 柳上黃鶯(유상황앵)은 雙雙(쌍쌍)이 빗기 나라 下上其音(하상기음)할졔 엇진지 내 귀에난 有情(유정)하야 들니난고 엇더타 최귀인생(최귀인생)은 조 새 만도 못한고(청730) (해)이별한 몸 봄이 깊은 때에 그윽한 회포를 풀 곳이 없어 봄바람을 대하니 서운하고 슬퍼 사방을 둘러보니 온 갖 꽃이 어지러이 피고 버드나무에 꾀꼬리는 쌍쌍이 빗겨 날아 아래 위에서 소리를 낼 때 어쩐지 내 귀에는 정답데 들리는 구나 어찌하여 가장 귀하다는 인생이 저 새 만도 못한가
생매 같은 져 閣氏(각시) 남의 肝腸(간장) 그만 긋소 몃가지나 하여쥬료 緋緞(비단)당옷 大緞(대단)치마 구름갓튼 北道(북도)다? 玉(옥)빈혀 節(절)빈혀 銀粧刀(은장도) 金粧刀(금장도) 江南(강남)셔 나온 珊瑚柯枝(산호가지) 쟈개 天桃(천도) 金(금)가락지 石雄(석웅) 黃珍珠(황진주) 당긔 繡草鞋(수초혜)랄 하여 쥼세 저 閣氏(각시) 一萬兩(일만양)이 꿈자리라 곳갓치 웃난드시 千金(천금)싼 言約(언약)을 暫間(잠간) 許約(허약)하시소(청817) (해)야생 매 같은 저 각시야 남의 간장 그만 끊어시오 몇가지나 해 주랴 비단예복, 비단치마, 구름 같은 북도의, 덧머리(달비), 옥비녀, 마디비녀, 은장도, 금장도, 강남서 나온 산호가지 자개, 천도를 새긴 금가락지, 돌곰, 누른 색 진주 ,당감잇줄의 수놓은 미투리를 하여 주겠네 저 각시 일만양이 꿈인지라 꽃같이 웃으면서 천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선 듯 허락하라 하는구나
나난 님 혜기를 嚴冬雪寒(엄동설한)에 孟嘗君(맹상군)의 狐白?(호백구) 밋듯 님은 날 너기기랄 三角山(삼각산) 中興寺(중흥사)에 니빠진 늙은 듕놈의 살 셩? 어레잇시로다 짝사랑의 즐김하난 뜻 하날이 알으샤 돌녀 사랑하게 하소서(청819) (해)나는 님을 생각하기를 마치 엄동설한에 맹상군이 보배로 여꼈다는 호백구처럼 믿는데 님은 나를 여기기를 삼각산 중흥사의 이 빠진 늙은 중놈의 빗살 성긴 얼레빗 같이 생각하는구나 짝사랑을 하면서도 즐거워 하는 것은 하늘이 내 마음을 알아서 (님의) 마음을 돌려 나를 사랑하게 하소서
웃난 양은 니빠디도 죠코 할긔난 양은 눈찌도 곱다 안거라 셔거라 거녀라 닷거라 백화교태(백화교태)랄 다 하여라 보쟈 어허 내 사랑 삼고지고 眞實(진실)노 너 삼겨 내오실제 날만 괴이려 함이라(청818) (해)웃는 모양은 이빨도 좋고 흘기는 모양은 눈초리도 곱다 안아보라 서보라 거닐어보라 뛰어보라 온갖 교태를 다 부려 보거라 보자구나 어허 내사랑 삼고싶구나 정말로 네가 태어날 때 나 만을 사랑하려고 태어났나 보다
平壤女妓(평양여기)년들의 多紅大緞(다홍대단)치마 義州(의주)ㅣ 女妓(여기)년들의 月花紗紬(월화사주)치마 南緣(남연) 寧海(영해) 盈德(영덕) 酒奴閣氏(주노각시) 生葛(생갈)무명 감찰 中衣(중의)에 行子(행자)치마 멜끈에 졔격이로다 우리도 이렁성 즐기다가 同色(동색)될까 하노라(청820) (해)평양 기생들의 다홍치마, 의주 기생들의 달과 꽃을 그린 비단치마 남연 영해 영덕 술집 각시들의 생칡 다갈색 중의에 행주치마 두르고 끈으로 동여 맨 것이 제격이로구나 우리도 이렇게 즐기다가 같은 무리 될까 두렵구나
● 포부와 인생무상을 노래한 것 乾坤(건곤)이 有意(유의)하야 男兒(남아)을 내엿더니 歲月(세월)이 무정하야 이 몸이 늙엇셰라 功名(공명)이 在天(재천)하니 슬허 무슴 하리오(해동319) (해)하늘과 땅이 뜻한 바 있어 남아(나)를 태어나게 하였는데 세월이 무정하여 이 몸이 늙었구나 공명이 하늘에 달렸으니 슬퍼하면 무엇하겠는가
歸去來(귀거래) 歸去來(귀거래) 한들 물러간 이 긔 눈구며 功名(공명)이 浮雲(부운)인 줄 사람마다 알것만은 世上(세상)에 꿈 갠 이 업쓴이 그를 슬허 하노라(해324) (해)고향으로 돌아간다 돌아간다 하지만 물러간 사람 그 누누며 공명이 뜬구름인줄 사람마다 다 알건마는 세상에 꿈 깬 사람 없으니 그것을 슬퍼 하노라
落日(낙일)은 西山(서산)에 져서 東海(동해)로 다시나고 秋風(추풍)에 이운 풀은 봄이면 프르거늘 엇더타 最貴(최귀)한 人生(인생)은 歸不歸(귀불귀) 하나니(청356) (해)지는 해는 서산으로 져서 동해로 다시 나오고 가을 바람에 시든 풀은 봄이면 다시 푸르거늘 어찌하여 가장 귀하다는 인생은 가면 돌아오지 않는가
男兒(남아)의 快(쾌)한 일은 긔 뭐시 第一(제일)인고 挾泰山以超北海(협태산이초북해)와 乘長風萬里波浪(승장풍만리파랑)과 酒一斗詩百篇(주일두시백편)이라 世上(세상)에 草芥功名(초개공명)은 不足道(부족도)인가 하노라(해351) (해)남아의 장쾌한 일 중에 그 무엇이 제일인가 태산을 끼고 북해를 뛰어 넘고 세찬 바람 타고 만리의 물결 해치며 술 한말에 시 백편을 짓는 것이리라 세상에 지푸라기 같은 하찮은 공명이 이에 이르지 못하는 길인가 하노라
내게 칼이 이셔 壁上(벽상)에 걸렸시나 때때로 우는 소래 무슴일 不平(불평)한지 斗牛(두우)에 龍光(용광)이 비쳐시니 사람 알까 하노라(해357) (해)나에게 칼이 있어서 벽에다 걸어 놓았더니 때때로 우는 소리가 무슨 불평이 있는 것 같아 두성별과 우성별에 임금의 은혜가 비쳤으니 행여 사람들이 알까 두렵구나
누고서 廣厦千萬間(광하천만간)을 一時(일시)에 지어 내여 天下寒士(천하한사)를 다 덥쟈 하돗던고 뜻 두고 일우지 못한이 네오 내오 달을야(해339) (해)누구라서 넓고 큰 집을 일시에 지어서 세상의 가난한 선비를 모두 보호하자 했던가 뜻이 있으면서도 이루지 못하니 너나 나나 다르랴
님이 가오시며 사매잡고 離別(이별)할제 窓(창) 밧긔 櫻桃(앵도)곳지 ?지 아녀 오마터니 至今(지금)에 곳지고 닙나도록 消息(소식) 몰나 하노라 (해)님이 가면서 소매 붙잡고 이별할 때 창밖의 앵도꽃이 피기 전에 오마 하더니 지금은 꽃이 지고 잎이 나도록 소식을 몰으겠다
大丈夫(대장부)ㅣ 功成身退(공성신퇴)하야 林泉(임천)에 집을 짓고 萬卷書(만권서) 싸아두고 죵하나 밧갈니고 보라매 길드리고 千金駿駒(청금준구)압해매고 金樽(금준)에 술을 두고 絶代佳人(절대가인) 겻태두고 碧梧桐(벽오동) 거문고에 南風詩(남풍시) 노래하며 太平烟月(태평연월)에 醉(취)하여 누어시니 아마도 平生(평생) 하올일은 이뿐인가 하노라(청646) (해)대장부가 공을 이루고 물러나 산골에 집을 짓고 만권의 책을 쌓아두고, 종으로 하여금 농사짓게 하고, 보라매 길드려서 매사냥하고, 값비싼 말망아지 앞 마당에 매어놓고, 벽오동 거문고로 남풍시 노래 하며, 태평세월에 취하여 누었으니 아마도 평생에 한 번 해 볼만한 일은 이 뿐인가 싶구나
萬頃蒼波水(만경창파수)로도 다못시슬 千古愁(천고수)를 一壺酒(일호주) 가지고 오날이야 시서괴야 太白(태백)이 이러함으로 長醉不醒(장취불성)하닷다 (해)바닷물로도 다 못 씻을 오래 된 근심을 한 병의 술을 가지고 오늘에야 씻었구나 이태백이 그래서 늘 술에 취하여 깨지 않았구나
白圭(백규)의 잇는 험을 갈라내면 업쓸연이 살람의 말 험을은 갈사서 업슬쏜가 南容(남용)이 일러함으로 三復白圭(삼복백규) 하도다(해358) (해)구슬에 있는 험집을 갈라 내면 없어지겠지만 사람의 말 실수는 갈라낸다고 없어지겠는가 남용이 이러해서(그래서) 말조심 하였도다
宵鏡(소경)이 야밤中(중)에 두눈 먼 말을 타고 大川(대천)을 건너다가 빠지거다 져 宵鏡(소경)아 아이에 건너지 마던들 빠질줄이 이실야(해333) (해)장님이 한밤중에 두 눈이 먼 말을 타고 큰 개울을 건너다가 (개울에) 빠졌구나 저 장님아 아예 건너지 말았던들 물에 빠지겠느냐
銀漢(은한)이 놉하지고 기럭이 운일 쩍의 할웃밤 서릿김에 두 귀 밋치 다 셰거다 鏡裡(경리)에 白髮衰容(백발쇠용)을 한자 슬허 하노라(해343) (해)은하수가 높아지고 기러기가 울며갈 때 하룻밤 서리 기운에 두 귀 밑이 다 ?었구나 거울 속 ?머리 여윈 얼굴을 혼자 슬퍼 하노라
잇노라 즐여말고 못 엇노라 슬허마소 엇은이 憂患(우환)인줄 못 엇은이 제 알쏜가 世上(세상)에 엇을이 하 紛紛(분분)한이 그를 우어하노라(해363) (해)있다고 즐거워하지 말고 못 얻었다고(가난하다고) 슬퍼하지 마시오 얻은 이(부자) 근심이 많은 줄을 못 얻은 이 제 어찌 알겠는가 세상에 얻고자 하는 자가 많아 어수선하고 시끄러우니 그게 우습구나
淸風北窓下(청풍북창하)에 잠깨야 누엇신이 羲皇氏(희황씨)쩍 살람인가 葛川氏(갈천씨)쩍 百姓(백성)인가 암아도 太古人物(태고인물)은 낫분인가 하노라(해337) (해)맑은 바람 부는 북창 아래서 잠에서 깨어 누어 있으니 복희씨 때 사람인지 갈천씨 때 백성인지 잘 모르겠구나 아마도 태고의 사람처럼 태평한 사람은 나 뿐인가 싶구나
泰山(태산)이 平地(평지)토록 父子有親(부자유친)君臣有義(군신유의) 北岳(북악)이 崩盡(붕진)토록 夫婦有別(부부유별)長幼有序(장유유서) 四海(사해)가 變(변)하여 桑田(상전)토록 朋友有信(붕우유신)하리라(청532) (해)태산이 깎여 평지가 될 때까지 부자유친 군신유의하고 북악산이 무너져서 없어질 때까지 부부유별 장유유서하고 사해가 변하여 뽕밭이 될 때까지 붕우유신하리라
가마귀 검다하고 빽로(백로)야 웃지마라 것치 거문들 속조차 거물소냐 것 희고 속 거무니난 너 뿐인가 하노라(청497) (해)까마귀 검다고 백로야 비웃지 마라 겉이 검다고 속(마음)까지 검겠느냐 겉은 희고 속이 검은 이는 너 뿐인가 싶다
壽夭長短(수요장단) 뉘 아더랴 죽은 後(후)ㅣ면 거즛거시 天皇氏(천황씨)一萬八千歲(일만팔천세)도 죽은 後(후)ㅣ면 거즛거시 아마도 먹고노난거시 긔 올흔가 하노라(청구753) (해)장수와 단명을 누가 알겠는가 죽은 후면 더 헛된 것이로다 천황씨가 일만팔천세를 살았다지만 죽고나면 역시 헛된 것이로다 아마도 먹고 노는 것 그것이 옳은가 싶구나
日月星辰(일월성진)도 天皇氏(천황씨)? 日月星辰(일월성진) 山河土地(산하토지)도 地皇氏(지황씨)? 山河土地(산하토지) 日月星辰(일월성진) 山河土地(산하토지) 다 天皇氏(천황씨) 地皇氏(지황씨)?과 한가지로되 시람이 어인 緣故(연고)로 人皇氏(인황씨)? 사람이 업난고 (청구826) (해)해와 달과 별은 천황씨 때 해와 달과 별이고 산과 강과 땅은 지황씨 때 산과 강과 땅인데 해, 달, 별, 산, 강, 땅 모두 천황씨, 지황씨 때와 마찬가지인데 사람은 어떤 연고로 인황씨 때 사람은 없는가
山(산) 밋태 집을 지어드고 ? 것 업셔 草(초)새로 녜어시니 밤中(중)만 하야셔 비오난 쇼래는 우루룩 쥬루룩 몸에 옷시업셔 草衣(초의)를 입어시니 살이 다 드러나셔 울긋불긋 불긋 울긋 다만지 칩든 아니하되 任(임)이 볼가 하노라(청719) (해)산 밑에 집을 지어 들고 일 것이 없어 풀 이엉으로 이었으니 밤중쯤 해서 비오는 소리는 우루룩 주루룩 몸에 옷이 없어 풀로 엮어 입으니 살이 다 들어나 서 울긋불긋 불긋울긋하구나 다만 춥지는 않지만 님이 볼까 두렵구나
大海(대해)에 關魚躍(관어약)이오 長空(장공)에 任鳥飛(임조비)라 丈夫(장부)ㅣ 되어나서 智(지)개을 모을 것가 허믈며 博施濟衆(박시제중)이니 病(병)되오미 이시랴(청533) (해)큰 바다에 고기 뛰놀고 넓은 하늘에 새가 나는데 대장부로 태여나서 고상한 지조를 모를 것인가 하물며 중생을 구하는 일이니 병(탈)이 되겠는가
東山(동산) 昨日雨(작일우)에 老謝(노사)와 바둑 두고 草堂(초당) 今夜月(금야월)이 謫仙(적선)을 만나 酒一斗(주일두) 詩百篇(시백편)이로다 來日(내일) 陌上靑樓(맥상청루)에 杜陵豪(두릉호) 邯鄲娼(한단창)과 큰 못거지 하리라(청827) (해)어제 비오는 동산에서 사안(중국 동진사람)과 바둑을 두었고 오늘 저녁 달밝은 초당에서 이태백을 만나 술 한말에 시 백편을 지었다 내일은 저자거리에서 두보와 함께 명창 불러 큰 잔치 열리라
世上(세상) 富貴人(부귀인)들아 貧寒士(빈한사)를 웃지마리 石崇(석숭)은 陋居萬財(누거만재)로되 匹夫(필부)로 죽고 顔子(안자)는 一瓢陋巷(일표누항)으로도 聖賢(성현)이 이르럿나니 平生(평생)에 내 道(도)를 닥가 두어시면 남의 富貴(부귀) 부럴소냐(청804) (해)세상 부자들아 가난한 선비 보고 비웃지 마라 석숭은 많은 재산을 가졌지만 필부로 죽었으나 안자는 한 바가지의 곡식 밖에 없이 가난하게 살았지만 성현에 이르러 숭앙을 받고 있느니라 평생에 자기의 도를 닦아 두었으면 남의 부귀가 부러울소냐
天地開闢後(천지개벽후)에 萬物(만물)이 삼겨난이 山川草木(산천초목) 夷狄禽獸(이적금수) 昆蟲魚鱉之屬(곤충어별지속)이 오로 다 결로 삼겻계라 살람도 富貴功名(부귀공명) 悲歡哀樂(비환애락) 榮辱得失(영욕득실)을 付之(부지) 졀로 하리라(해382) (해)천지가 처음 생겨난 후에 만물이 생겼으니 산천초목과 짐승과 곤충과 물고기, 자라 등속이 모두 다 저절로 생겼다 사람도 부귀공명, 비애환락, 영달치욕의 득실이 절로 부여되리라
池塘(지당)에 月白(월백)하고 荷香(하향)이 襲衣(습의)할제 金樽(금준)에 술이 잇고 絶代佳人(절대가인) 弄琴(농금)커날 逸興(일흥)을 못나긔여 淸歌一曲(청가일곡) 읊퍼내니 松竹(송죽)은 휘드르며 庭鶴(정학)이 우?이니 閑中(한중)에 興味(흥미)하야 늘글 뉘를 모르노라 이 中(중)에 悅親戚樂朋友(열친척낙붕우)로 以終天年(이종천년)하리라 (청723) (해)연못에 달빛이 비치고 연꽃 향기가 옷에 스며들 때 술독에 술이 있고 절대 미인이 거문고 뜯으니 흥겨움을 못 이겨 청가일곡을 읊으니 송죽이 흔들거리고 학이 우쭐거리니 한가한 가운데 흥에 겨워 살면 늙을 사람이 없구나 이 가운데 친척과 좋게 지내고 벗과 즐겁게 지내면서 타고난 수명 다하리라
萬里長城(만리장성) 엔담 안에 阿房宮(아방궁)을 놉피 짓고 沃野千里(옥야천리) 고래논에 數千宮女(수천궁녀) 압페 두고 玉璽(옥새)를 드더질졔 劉亭長(유정장) 項都尉(항도위) 層(층)이 우러러나 보왓시랴 아마도 耳目之所好(이목지소호)와 心志之所樂(심지지소락)은 이 뿐인가 하노라(청648) (해)만리장성 같이 두른 담 안에 아방궁 같은 집을 높이 지어 놓고 넓은 들판 고래논에다 수천 궁녀 앞에 두고 옥새를 집어 던질 때 유방과 항우 따위를 우러러나 보았겠는가 아마도 듣고 보는 기꺼움과 마음과 뜻의 즐거움은 이것(공상) 뿐인가 싶다
景星出慶雲興(경성출경운흥) 할제 陶唐氏(도당씨)쩍 百姓(백성)이 되야 康衢烟月(강구연월)에 含哺鼓腹(함포고복)하여 葛川氏(갈천씨) 노?예 軒轅氏(헌원씨)쩍 춤을 춘이 암아도 三代(삼대) 以後(이후)는 일언 太古淳風(태고순풍)을 못 어더볼까 하노라(해385) (해)상서로운 별이 나타나고 구름이 일 때 요임금 시절의 백성이 되어 번화거리 태평세월에 배불리 먹고 배 두드리며 갈천씨 때 노래에 황제 때의 춤을 추니 아마도 하, 은, 주 삼대 이후는 이런 태고적 순박한 풍속을 볼 수 없네
博浪沙中(박랑사중) 쓰고 남은 鐵椎(철추)를 엇고 江東子弟(강동자제) 八千人(팔천인)과 曹操(조조)의 十萬大兵(십만대병)으로 當年(당년)에 閻羅國(염라국)을 破(파) 하던들 丈夫(장부)의 屬節(속절)업슨 길흘 아니 行(행)할꺼슬 오날에 날죠차 가자하니 그을 슬허 하노라(청721) (해)장량이 창해역사시켜 박랑사에서 진시황을 칠 때 쓰고 남은 철퇴를 얻고 항우가 거느리던 강동의 팔천 군사와 조조의 십만대병으로 당장에 염라국을 파하였던들 대장부가 꼼짝못하는 길(죽음)을 아니 갈 것인데 지금 와서 나까지 가자 하니 그를 슬퍼 하노라
● 인물을 평가한 노래 南陽(남양)에 누은 션뷔 밧갈기만 일삼더니 草堂春日(초당춘일)에 무슨 꿈을 꾸어관데 문밧긔 귀 큰 王孫(왕손)은 三顧草廬(삼고초려) 하거니(청496) (해)남양 땅에 조용히 숨어사는 선비(제갈량) 밭갈기만 일삼더니 초당의 봄날에 무슨 꿈을 꾸었길레 문 밖의 귀 큰 왕손(유비)을 삼고초려하게 하는가
누구셔 范亞父(범아부)를 知慧(지혜)잇다 닐으든고 沛上(패상)에 天子氣(천자기)를 分明(분명)이 알아건을 鴻門宴(홍문연) 高開時(고개시)예 風雲(풍운)이 擁護(옹호)하야 白日(백일)이 震 湯밑皿(진탕)할쩌 天意(천의)를 바히 몰라 玉 王夫(옥부)을 세 番(번) 들고 項莊(항장)의 拔劍起舞(발금기무) 긔 더욱 可笑(가소)로다 암은만 玉斗(옥두)를 깻치고 疽發背(저발배) 하도록 뉘웃친들 어이리(해384) (해)누가 범증을 지혜롭다 할것인가 패공(유방)의 천자기상을 분명히 알았건만 홍문연을 열 때 풍운이 옹호하여 밝은 해가 몹시 흔들려 울 때 하늘의 뜻을 전혀 모르고 옥부를 세 번 들고 항장(항우)으로 하여금 칼춤을 추게 하였으니 그 더욱 가소로운 일이로다 아무리 술잔을 깨고 등창이 나도록 뉘우쳐 본들 어찌하리
唐虞時節(당우시절) 진안 後(후)에 禹湯文武(우탕문무) 니여션이 그 中(중)에 全備(전비)할쏜 周公(주공)의 禮樂文物(예악문물)과 孔夫子(공부자)의 春秋(춘추) 筆法(필법)이로다 암아도 이 두 聖人(성인)은 못밋츨까 하노라(해378) (해)요순시절 지난 후에 우왕, 탕왕, 문왕, 무왕으로 이었으니 그 중에 완전하게 구비한 것은 주공의 예악문물과 공자의 춘추를 쓴 (비판적)필법이로다 아마도 이 두 성인에게는 나는 도저히 못미치겠도다
슬프다 蜀漢時節(촉한시절) 黃泉(황천)을 寃(원)하온이 武侯孔明(무후공명)을 十年(십년)만 빌렷듬연 암을리 열 曹操(조조)잇신들 제 뉘라서 어이리(해372) (해)슬프구나 촉한시절에 저승이 원망스럽다 제갈공명을 십년만 더 빌렸더라면(살았더라면) 아무리 열 조조(조조 열명)가 있다 하더라도 제가 누구라고 어찌 하겠는가
易水(역수)졈은 날에 찬발암은 무스일고 擊筑悲歌(격축비가)에 壯士(장사)ㅣ 一去不復還(일거불복환)이라 至今(지금)히 俠窟遺恨(협굴유한)이 가실 쭐이 잇시랴(해318) (해)역수 저문날에 찬 바람은 무슨 일인가 격축의 슬픈노래(이별가)에 장사(형가)는 한 번 가고 돌아오지 않는구나 지금도 협객(형가)의 생전에 남은 한이 끝 날 줄이 있겠는가
長空(장공)에 걸린 달아 萬古人物(만고인물) 네 일이라 英雄(영웅)은 긔 누구며 豪傑(호걸)은 누구누구 암아도 第一人物(제일인물)은 張子房(장자방)인가 하노라(해316) (해)창공에 뜬 달아 만고의 인물들을 너는 알리라 영웅은 그 누구이며 호걸은 누구누구이더냐 아마도 제일의 인물은 장자방인가 싶구나
張良(장량)의 六도三略(육도삼략) 긔 뉘게 배홧떤고 金椎一聲(금추일성)에 四海(사해)가 蜂起(봉기)한이 祖龍(조룡)의 놀란 魂魄(혼백)이 半生半死(반생반사)하거다(해327) (해)장량이 육도삼략 병법을 그 누구에게서 배웠던가 쇠몽둥이 한번 휘두르는 소리에 온 세상이 벌떼처럼 일어나니 진시황의 놀란 혼백이 반쯤 살고 반쯤은 죽었겠구나
莊周(장주)는 蝴蝶(호접)이 되고 蝴蝶(호접)은 莊周(장주)ㅣ 된이 蝴蝶(호접)이 莊周(장주)ㅣ런지 莊周(장주)ㅣ안여 蝴蝶(호접)이런지 卽今(즉금)에 漆園?(칠원수)ㅣ 업쓴이 물을 꼿이 엇의요 (해328) (해)장자(莊子)가 나비가 되고 나비가 장자가 되니 나비가 장자인지 아니 장자가 나바인지 지금 장자가 없으니 물어 볼 곳이 어디뇨
漢高祖(한고조)의 文武之功(문무지공)을 이제와 議論(의논)하니 蕭何(소하)의 不絶糧道(불절양도)와 長良(장량)의 雲籌?幄(운주유악) 韓信(한신)의 戰必勝(전필승)은 三傑(삼걸)이라 하려니와 陳平(진평)의 六出奇計(육출기계)아니러면 白登(백등)에 운거슬 뉘라서 푸러내며 項羽(항우)의 范亞父(범아부)를 긔 무어스로 離間(이간)하리 아마도 금도창업(金刀創業)은 사걸(四桀)인가 하노라(청635,해387) (해)한고조의 문무 신하의 공이 큰 사람을 이제 와 다시 논해 보니 소하가 군량이 끊어지지 않게 하고 장량이 쓸모있는 작전계획을 세우고 한신이 싸우면 반드시 이기니 삼걸이라 하겠지만 진평의 여섯가지 기계가 아니었다면 백등산에서의 어려움을 누가 풀며 항우와 범증을 그 무엇으로 이간하겠는가 아마도 한나라 창업은 사걸인가 싶구나
아마도 豪放(호방)할슨 靑蓮居士(청련거사) 李謫仙(이적선)이로다 玉皇香案前(옥황향안전)에 黃庭經(황정경)一字(일자) 誤讀(오독) 한 罪(죄)로 謫下人間(적하인간)하여 藏名酒肆(장명주사)하고 采石(채석)에 弄月(농월)하다가 긴고래 타고 飛上天(비상천)하니 至今(지금)에 江南風月(강남풍월)이 閑多年(한다년)인가 하노라 (청650) (해)아마 호방하기로는 청련거사 이태백이로다 옥황상제 앞에서 황정경 한 글자를 잘못 읽은 죄로 인간세상에 귀양와서 이름은 감추고 술 좋아하고 채석강에서 달을 희롱하다가 긴 고래 타고 하늘로 날아 오르니 요즈음은 강남의 풍월에 대해 들은지가 오래 되었도다
千古(천고)의 義氣男兒(의기남아) 壽亭侯(수정후) 關雲長(관운장) 山河星辰之氣(산하성진지기)요 忠肝義膽(충간의담)이 與日月爭光(여일월쟁광)이로다 至今(지금)히 麥城(맥성)에 깃친 恨(한)은 못내 슬허하노라(청377) (해)예로부터 의기남아로는 수정후 관운장이로다 덕 높고 기상 밝으며 충성스럽고 의로운 마음이 해와 달같이 빛나도다 지금도 맥성에 맺힌 한은 못내 슬퍼 하노라
漢昭烈(한소열)의 諸葛孔明(제갈공명) 녜 업슨 君臣際遇(군신제우) 風雲(풍운)이 暗合(암합)하여 곡이 물 만난 듯 周文王(주문왕)의 磻溪老 (반계노수)인들 이예서 더할손가 암아도 如此千一之會(여차천일지회)는 못내 불어 하노라(청379) (해)유비와 제갈량은 전에 없는 군신지간의 뜻이 잘 맞는 사이 현명한 군주가 현신을 맘마니 고기가 물을 만나듯 주문왕이 강태공을 만난 것인들 이보다 더 할손가 천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이 만남을 못내 부러워 하노라
黃天(황천)이 不弔(부조)하니 武鄕侯(무향후)인들 어이하리 ?웃덧 사돗뜸연 漢室興復(한실흥복) 할는거슬 至今(지금)히 出師表(출사표) ?을제면 눈물계워 하노라(청376) (해)하늘이 좋게 보지 아니하니 제갈량인들 어이 하겠는가 잠깐만 더 살았더라면 한나라를 다시 일으킬 수 있었을 것인데 지금와서 출사표 읽어보면 눈물겹구나
鷄鳴山(계명산) 玉簫(옥소)부러 八千弟子(팔천제자) 흣튼 後(후)에 三萬戶(삼만호) 辭讓(사양)하고 赤松子(적송자)를 좃차노니 아마도 見機名哲(견기명철)은 子房(자방)인가 하노라(청500) (해)계명산의 결전에서 옥퉁소 불어 초병의 마음을 동요시켜 팔천군사를 흩어지게 하여 승리 한 후에 삼만호 봉토도 사양하고 신선 적송자를 따라 가니 아마도 세상을 밝게 볼 줄 안ㄴ 이는 장자방인가 하노라
古今(고금) 人物(인물) 혜여보니 明哲保身(명철보신) 그 뉘런고 張良(장량)은 謝病僻穀(사병벽곡)하야 赤松子(적송자)를 조차 놀고 范?(범려)는 五胡烟月(오호연월)에 楚王(초왕)의 亡國愁(망국수)를 扁舟(편주)에 싯고 오니 아마도 이 둘의 高下(고하)를 나난 몰나 하노라(청718) (해)고금의 인물 중 총명하고 사리에 밝아서 자기 몸을 잘 보존한 사람이 누구인가 세어보니 장량은 병을 핑계로 벼슬과 곡식(봉토)을 사양하고 적송자를 따라 놀고 범려는 오대호의 달빛 아래 초나라 망친 시름을 조각배에 싯고 오니 아마도 이 두 사람의 높고 낮음을 나는 모르겠구나
漢(한)날아 第一功(제일공)은 汾水(분수)에 一陣秋風(일진추풍) 輪臺詔(윤대조) 안이런들 天下(천하)를 亡(망)할랏다 千古(천고)에 豪傑英主(호걸영주)는 漢武帝(한무제)인가 하노라(청317) (해)한나라에서 제일공로자는 분하언덕에 후토사 지어 보정(寶鼎)을 얻고 윤대지방에 내린 조칙이 아니었던들 천하는 망했을 것이다 천고에 호걸영주는 한무제인가 싶구나
司馬遷(사마천)의 名萬古文章(명만고문장) 王逸少(왕일소) 掃千人筆法(소천인필법) 劉伶(유령)의 嗜酒(기주) 杜牧(두목)之(지) 好色(호색)은 百年從事(백년종사)하여 一身兼備(일신겸비) 하려니와 아마도 雙全(쌍전)키 어려올손 大舜(대순) 曾子(증자) 孝(효)와 龍鳳(용봉)比干(비간) 忠(충)인가 하노라(청649) (해)사마천의 만고에 유명한 문장과 왕일소의 천 명을 쓸어버릴 만한 필법과 유령의 술 조하하는 것 두목의 호색과 같은 것들은 백년 종사하여 한 몸에 겸비할 수 있지만 아마도 한꺼번에 갖추기 어려운 것은 순임금과 증자의 효도, 관용봉과 비간의 충성인가 하노라
三代後(삼대후) 漢唐宋(한당송)에 忠臣義士(충신의사) 혜어보니 夷齊(이제)의 孤竹淸風(고죽청풍)과 龍逢費干忠(용봉비간충)은 니르도 말녀니와 魯連(노련)의 蹈海高風(도해고풍)과 朱雲(주운)의 折檻直氣(절함직기)와 晉居士(진거사)의 紫桑日月(자상일월)에 不放飛花過石頭(불방비화과석두)와 南齊雲(남제운)의 不義不爲屈(불의불위굴)과 岳武穆(악무목)의 背貞忠(단배정충)은 千 秋竹帛上(천추죽백상)에 뉘 아니 敬仰(경앙)할고 마난 아마도 我東三百年(아동삼백년)에 顯忠崇節(현충숭절)하야 堂堂(당당)한 三學士(삼학사)의 萬古大義(만고대의)난 짝업슬가 하노라 (해)하, 은, 주 삼대와 한, 당, 송에 충신과 의사를 세어보니 백의숙제의 맑은 기풍과 하나라 관용봉과 은나라 비간의 충성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제나라 노련이 공을 세우고도 벼슬을 사양하고 바다에 숨어 산 높은 기풍, 한나라 때 충언을 듣지 않는 왕에게 난간을 잡고 끝까지 버티어 용서를 받았다는 주운의 곧은 기풍, 진나라 때 자상에 돌아와 해와 달과 꽃과 돌을 벗하며 산 도잠(도연명), 당나라 때 불의에 굴하지 않은 남제운, 송나라 때 악비의 충성은 천년의 역사에 누가 공경하고 숭앙하지 아니할까 마는 아마도 우리나라 삼백년 동안에 충절로는 당당한 삼학사의 만고에 의로움은 비길 것이 없구나
● 기타 물 우횟 沙工(사공) 물 알엣 沙工(사공) 놈들이 三四月(삼사월) 田稅大同(전세대동) 실라 갈쩨 一千石(일천석) 싯는 大重船(대중선)을 작위다혀 꿈여내야 三色(삼색) 果實(과실) 머리 가즌 것 갓초와 필이 巫鼓(무고)를 둥둥침여 五江城隍之神(오강성황지신)과 南海龍王之神(남해용왕지신)께 손 곳초와 告祀(고사)할제 全羅道(전라도)ㅣ라 慶尙道(경상도)ㅣ라 蔚山(울산)바다 羅州(나주)바다 七山(칠산)바다 휘도라 安興(안흥)목이라 孫乭(손돌)목 江華(강화)목 감돌아 들제 平盤(평반)에 물 담듯이 萬里滄波(만리창파)에 가는 듯 돌아오게 고스레 고스레 事望(사망)일게 하오소서 어어라 어어라 저어어라 배 띄여라 至菊蔥(지국총) 南無阿彌陀佛(나무아미타불)(해393) (해)강 상류의 사공과 하류의 사공들이 삼사월에 대동미 실러 갈 때 일천석 싣는 대중선을 자귀로 다듬어 만들어 내어 삼색 과일을 좋은 것만 골라 갖추어 놓고 피리불고 북을 둥둥치며 다섯강성황신과 남해용왕신에게 합장하여 고사 지낼 때 전라도라, 경상도라, 울산바다, 나주바다, 칠산바다 휘돌아서 안흥목, 손돌목, 강화목 감돌아 들 때 쟁반에 물을 담은 듯이 바다가 조용하여 먼 뱃길을 가는 것처럼 빨리 돌아오게 고스레, 고스레 또 이익도 많이 남게 하소서 어어라 어어라 저어어라 배띄워라 지국총 나무아미타불
各道各船(각도각선)이 다 올라올졔 商賈沙工(상가사공)이 다 올나왓네 助江(조강) 석골 막창(幕娼)드리 배마다 차즐제 새내놈의먼정이와 龍山(용산) 三浦(삼포) 당도라며 平安道(평안도) 獨大船(독대선)에 康津(강진) 海南(해남) 竹船(죽선)들과 靈山(영산) 三嘉(삼가) 地土船(지토선)과 메욱 실은 濟州(제주)배와 소곰 실은 瓮津(옹진) 배드리 스르를 올나들 갈졔 어듸셔 各津(각진)놈의 나로배야 쬐야나 볼 줄이 이스랴(청727) (해)각 도에서 각종 배가 다 올라 올 때 장사하는 사공이 다 올라 왔네 조강 석골의 창녀들이 배마다 찾을 때 사내놈의 먼정이배와 용산 마포의 당도리배며 평안도 대독선에 강진 해남의 대나무 실은 배들과 영산 삼가의 토속선과 미역 실은 제주배와 소금 실은 옹진배들이 슬슬 올라들 갈 때 어디서 각 나룻배야 끼어나 볼 수 이ㅆ겠는가
일신(一身)이 사쟈한이 물 껏 계워 못견?쐬 皮(피)ㅅ겨 갓튼 갈랑니 보리알 갓튼 수통니 줄인니 갓깬니 잔벼록 굴근벼록 강벼록 倭(왜)벼록 긔는 놈 뛰는 놈 琵琶(비파) 갓튼 빈대삭기 使令(사령)갓튼 등애아비 갈따귀 삼의약이 셰박회 눌은 박회 바금이 거절이 불이 뽀죽한 목의 달리 기다한 목의 야윈 목의 살진 목의 글임에 뾰록이 晝夜(주야)오 뷘때업시 물건이 쏘건이 빨건이 뜻건이 甚(심)한 唐(당)빌리예서 얼여왜라 그 中(중)에 참아 못 견될손 六月(유월) 伏(복)더위예 쉬파린가 하노라(해394) (해)한 몸이 살아가려 하니 무는 것 겨워 못 견디겠구니 피 껍질 같은 가랑이, 보리알 같은 수통이, 굼주린 이, 갓 깨어난 이, 잔 벼룩, 굵은 벼룩, 강벼룩, 왜벼룩, 기는 놈, 뛰는 놈에 비파 같은 빈대새끼, 사령 같은 등애아비, 깔따귀, 버머재비, 흰 바퀴, 노란 바퀴, 바그미, 고자리, 입이 뾰족한 모기, 다리가 기다란 모기, 그리마, 뾰룩이 밤낮 쉴 새 없이 물고 쏘고 빨고 뜯으니 심한 가려움 때문에 어렵구나 그 중에서도 참아 못 견딜 것은 유월 복더위에 쉬파리인가 싶구나
산가(山家)에 봄이 오니 자연히 일이 하다 앞내에 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고 내일은 구름 걷거든 약을 캐러 가리라.
○ 시조(時調)는 우리 민족의 다정다감한 정(情)을 담은 고유의 시문학(詩文學)
시조(時調)가 한시(漢詩)에서 전성(轉成; 옮겨서 이루어짐)되었다는 외래전래설(外來傳來說)도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신라의 향가(鄕歌)에서 연원(淵源) 되었다는 것이 정설(定說)이다.
고전 시조집에는 백제의 성충(成忠), 고구려의 을파소(乙巴素) 작품이라면서 몇 수 수록되어 있으나 시조가 제 형태를 갖추어 여러 사람들에게 보편화 되기는 고려 중기로 보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해지는 고시조(古時調)는 4,000여 수가 된다고 한다.
조선조 영조 때부터 「時調」라고 통용되기 전에는 新調(신조), 新聲(신성), 新曲(신곡), 新?(신번), 時調(시조), 短歌(단가), 時節短歌(시절단가), 永言(영언), 歌謠(가요), 樂章(악장), 歌曲(가곡), 詩調(시조) 등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려졌다고 하며 최근까지도 명칭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같다.
시조의 구성은 삼장육구론(三章六句論)이 보편화된 주장이다. 초장(初章), 중장(中章), 종장(終章)이 각각 2개의 구(句)로 된 것을 말한다. 初一 샙별지쟈 종더리 떳다 初二 호뮈메고 사립나니 中一 긴 숩풀 챤 이슬에 中二 뵈 잠방이 더 ?거다 終一 이희야 시절(시절)이 됴홀세면 終二 옷이?다 관계(관계)하랴
또 시조도 한시(한시)와 마찬가지로 기(起), 승(承). 전(轉), 결(結)의 순으로 전개되는데 삼장육구(三章六句)의 구성을 대입하면 起(기) - 初章(초장) 一句(일구)와 二句(이구): 샙별지쟈 종더리 떳다 호뮈메고 사립나니 承(승) - 中章(중장) 一句(일구)와 二句(이구): 긴 숩풀 챤 이슬에 뵈 잠방이 더 ?거다 轉(전) - 終章(종장) 一句(일구): 이희야 시절(시절)이 됴홀세면 結(결) - 終章(종장) 二句(이구): 옷이?다 관계(관계)하랴
시조는 자수(字數)에 따라 단시조(短時調), 중시조(中時調), 장시조(長時調)로 나누지만, 중시조(中時調)는 한 구(句)만 기준율(基準律)을 벗어나는 경우인데 단시조(短時調) 역시 다소의 융통성이 있기 때문에 중시조(中時調)를 단시조(短時調)에 포함하여 시조는 보통 단시조(短時調)와 장시조(長時調)로 이대별(二大別) 하는 것이 보통이다.
단시조(短時調)의 기준율(基準律)은 아래와 같이 44자(字)로 이루어진다. 初章(초장) 中章(중장) 終章(종장) 一句 二句 一句 二구 一句 二句 7자 7자 7자 7자 9자 7자 (3,4)(3,4) (3,4)(3,4) (3,6) (4,3)
그러나 초장(初章)괴 중장(中章)의 각 구(句)의 (3,4)는 (4,3) 또는 (4,4)로도 변화되고, 종장(終章)의 일구(一句) (3,6)은 (3,5)로도 되기 때문에 전체 자수(字數)는 42자 내지 46자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융통성을 갖는다.
장시조(長時調)는 육구(六句) 가운데 2개 구(句) 이상이 10자 이상으로 또 종장일 경우는 12자 이상으로 기준율을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통상 중장(中章)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으나 간혹 초장(初章)과 종장(終章)이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또 종장(終章) 1구(一句)의 첫 절(節)은 단시조(短時調)와 마찬가지로 항상 3자로 되는 것이 특징이다.
장시조(長時調)의 예를 들어보면 (初一) 님으란 淮陽金城(회양금성) 오리남기 되고(초과) (初二) 나는 三四月(삼사월) ? 너출이 되여(초과) (中一) 그 남기 감기되 이리로 챤챤 저리로 츤츤 외오풀녀 올회감겨 밋부어 끗가지 챤챤 구뷔나게 감겨(초과) (中二) 晝夜長常(주야장상)에 뒤 트러져 얼켜젓과저(초과) (終一) 冬(동)셧달 바람비 눈 셔리를 아무만 마즌들(초과) (終二) 풀닐줄이 이시랴(기준)
고시조(古時調)의 내용을 보면 애국사상(愛國思想)과 사물(事物)에 대한 애정(愛情)을 표현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즉 애국사상은 성은(聖恩) 등 임금에 대한 충성(忠誠)과 단충(丹忠), 충절(忠節), 절개(節槪), 기개(氣槪), 치국(治國), 우국(憂國), 화평(和平) 등 국가에 대하여 갖는 마음의 자세를 표현한 것들이다.
애정표현(愛情表現)은 자연(自然)을 사랑하는 마음, 님(낭군, 연인, 임금)에 대한 사랑, 비운에 처한 사람에 대한 인간애(人間愛), 부모에 대한 친애(親愛: 孝誠), 전원생활(田園生活)을 만족하는 생활애(生活愛), 선현(先賢)을 흠모하는 마음 등 인간이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희(喜), 노(怒), 애(哀), 락(樂)을 접하여 느끼는 정(情)을 담고 있어 시조는 고려조 이후 운리민족의 역사와 함께 하면서 ‘민족(民族)의 정(情)’을 담은 고유 형태의 시문학(詩文學)으로 자리잡아왔다.
○ 延李는 시조(時調)의 수재(秀才) 우리 延李가 삼한갑족(三韓甲族)이니 하여 양반 또는 명문(名門)으로 타인들에게 회자(膾炙: 널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림) 되어 왔기 때문에 자칫 융통성이 없고, 고집이 세고, 인정이 매마르고, 사대주의적(事大主義的)이고, 한학(漢學)만을 숭상(崇尙)한다는 등 부정적(否定的)인 시각(視覺)으로 비추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연이시조를 접하다 보면 이러한 것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다. 우리 延李도 우리 민족의 다정다감(多情多感)한 정(情)을 똑같이 가슴에 품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 연리의 고시조 작가 청련공(靑蓮公 諱 後白), 월사공(月沙公 諱 廷龜), 백주공(白洲公 諱 明漢), 삼주공(三洲公 諱 鼎輔) 네 분은 모두 당대 한문학의 대가요 대제학을 지낸 분들이다. 월사공, 백주공, 삼주공은 행직(行職)으로 양관 대제학을 지냈고, 청련공은 운이 없어 대제학의 기회를 놓지고, 제학을 지낸 후 증직(贈職)으로 양관 대제학이 하사된 분이다. 또 백주공은 홍문관 대제학을 지냈고, 월사공과는 부자(父子) 간이다. 삼주공도 홍문관, 예문관 양관 대제학을 지냈다. 조선조는 한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고유의 시문학인 시조(時調)를 폄훼(貶毁)하던 시대인 점을 감안하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고전 시조집 청구영언과 해동가요에 수록된 연리시조
구 분
총수록 시조수
청련(後白)
월사(廷龜)
백주(明漢)
삼주(鼎輔)
계
청구영언
995
13
1
20
65
99
해동가요
568
1
1
-
82
84
계
1,563
14
2
20
147
183
중복
-
1
1
-
12
14
중복 제외
-
13
1
20
135
169
* 청구영언, 해동가요 외에 가곡원류(歌曲源流)에도 여러 수가 수록되어 있다.
延李時調 감상
(보기) 청: 청구영언, 해: 해동가요, 가: 가곡원류, (해): 해설
순 서 청련공(靑蓮公 휘 後白, 중종15년 1520-선조11년 1578) 시조 월사공(月沙公 휘 廷龜, 명조19년 1564-인조13년 1635) 시조 백주공(白洲公 휘 明漢, 선조28년 1595-인조23년 1645) 시조 삼주공(三洲公 휘 鼎輔, 숙종19년 1693-영조42년 1677) 시조
소상팔경(瀟湘八景)의 청련공(靑蓮公 휘 後白) 시조
●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읊은 시조(8수) 중국의 명승지로 손꼽히는 곳 중에 하나가 장강(長江: 양자강) 하류 동정호가 있는 호남성에 양자강의 지류인 소수(瀟水)와 상강(湘江)이 만나는 이른바 소상강(瀟湘江) 지역이다. 소상강은 경치도 아름답지만 소상반죽(瀟湘班竹)으로도 유명하다. 옛날 중국의 요순시절, 성군 순(舜)임금이 남쪽 창오지방(蒼梧地方)을 순시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요(堯)임금의 딸로서 순임금의 두 왕비가 된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이 이 곳 소상강까지 와서 슬피 울었다. 이 때 두 왕비가 흘린 눈물이 강가에 무성한 대나무에 떨어져 얼룩무늬 가 생겨났는데 이를 사람들이 소산반죽이라 부르고, ‘슬픈 일’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다.
중국 소상강 일대의 아름다운 경관 중에서 사람들이 여덟 개를 뽑아 소상팔경(瀟湘八景)이라 불러왔다. (1) 평사낙안(平沙落雁) 넓고 넓은 모래펄에 기러기가 내려 앉는 풍경 (2) 소상야우(瀟湘夜雨) 소수와 상강에 밤비 내리는 풍경 (3) 원포귀범(遠浦歸帆) 동정호 고기잡이 배가 먼 포구로 돌아오는 풍경 (4) 동정추월(洞庭秋月) 바다같이 망망한 동정호에 가을달이 떠 있는 풍경 (5) 산시청람(山市靑嵐) 첩첩산중 맑은 날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 풍경 (6) 어촌석조(漁村夕照) 동정호 어촌에 저녁 해가 떨어지는 풍경 (7) 연사만종(煙寺晩鐘) 연기 자욱한 산사에 저녁 종소리 울려오는 풍경 (8) 강천모설(江天暮雪) 소상강에 저녁 눈 내리는 풍경 등이다.
***소상8경의 순서가 틀려서 아래와 같이 수정함!!!
제 1. 산시청람(山市靑嵐)은 산마을과 그를 둘러싼 산의 짙푸른 기운. 제 2. 연사만종(煙寺晩鐘)은 안개 낀 산속 절에서 들리는 저녁 종소리. 제 3. 소상야우(瀟湘夜雨)는 소상강에 내리는 거센 밤비. 제 4. 원포귀범(遠浦歸帆)은 저 멀리 포구로 돌아가는 배. 제 5. 평사낙안(平沙落雁)은 강변 모래사장에 내려앉는 기러기. 제 6. 동정추월(洞庭秋月)은 동정 호반에 뜬 가을 달. 제 7. 어촌낙조(漁村落照)는 한가한 어촌 마을에 내리는 저녁 놀. 제 8. 강천모설(江天暮雪)은 겨울 강위로 내리는 저녁 눈.
창오산(蒼梧山) 성제혼(聖帝魂)아 구름 조차 소상(瀟湘)에 나려 야반(夜半)에 흘러들어 죽간우(竹間雨) 되온 뜻은 이비(二妃)의 천년 누흔(淚痕)을 씻어 볼까 함이라 (청172, 890, 해54, 청련집) (해) 창오산에서 돌아가신 순임금의 혼이 구름 따라 소상강에 내려와서 한 밤중에 비를 내려 소상반죽 대나무에 떨어지는 의미는 아황(娥皇), 여영(女英) 두 왕비의 천년 묵은 눈물 자국을 씻으려 하는가
평사(平沙)에 낙안(落雁)하니 강촌(江村)에 일모(日暮)이로다. 어선(漁船)은 이귀(已歸)하고 백구(白鷗)는 다 잠든밤에 어듸서 수성장적(數聲長笛)이 잠든 나를 깨우는고 (청441, 청련집) (해) 평평한 모래펄에 기러기 앉으니 강촌에 저녁이로구나 고기잡이배는 이미 돌아오고 흰 갈매기들도 다 잠든 밤에 어디서 부는지 여러 소리(곡조)의 긴 피리소리가 나의 잠을 깨우는구나.
동정호(洞庭湖) 밝은 달이 초회왕(楚懷王)의 넋이 되어 칠백리(七百里) 평호수(平湖水)에 다 비치어 보이는 뜻은 아마도 굴삼려(屈三閭) 어복충혼(魚腹忠魂)을 굽어볼까 함이라. (청련집) (해) 동정호에 뜬 밝은 달이 초나라 회왕의 넋이 되어 동정호 칠백리의 평평한 호수 위를 구석구석 다 비치고 있는 뜻은 아마 굴원이 멱라수에 빠져 고기 뱃속에 들어간 그 충성심을 굽어보려는 것이겠지
소상강(瀟湘江) 세우중(細雨中)에 누엿삿갓 저 노옹(老翁)아 빈 배 홀로 저어 향(向)하나니 어디메뇨 이백(李白)이 기경비상천(騎鯨飛上天)하니 풍월(風月) 실러 가노라 (청련집) (해) 소상강에 가랑비 내리는데 삿갓을 비스듬히 쓴 저 늙은이야 빈 배 혼자 저어서 어디를 가느냐 이태백이 고래 타고 하늘로 날아 가버렸으니 대신 풍월 실러 간다오
아미산(峨嵋山) 월반륜추(月半輪秋)와 적벽강산(赤壁江山) 무한경(無限景)을 소동파(蘇東坡) 이적선(李謫仙)이 못다 놀고 남은 뜻은 후세(後世)에 나 같은 호걸(豪傑)이 다시 놀게 함이라 (청365, 청련집) (해) 아마산에 뜬 수레바퀴 반쪽같은 가을달과 적벽강의 무한한 경치를 소동파와 이태백이 다 닳아 없어지도록 놀지 않고 남겨 둔 뜻은 뒷날 나같은 놀기 좋아하는 호걸들이 다시 놀 수 있게 한 것일 것이다.
* 아미산(峨嵋山)월반륜추(月半輪秋): 이백(李白)의 '峨眉山月歌(아미산월가)'의 첫구절. - 이백의 峨眉山月歌(아미산월가)- 峨眉山月半輪秋(아미산월반륜추) 아미산의 조각달이 가을하늘에 떠 있고,(眉=嵋) 影入平羌江水流(영입평강강수류) 그 그림자가 평강강에 비치어 강물과 함께 흐르네 夜發淸溪向三峽(야발청계향삼협) 밤에 청계를 떠나 삼협으로 향하노니 思君不見下 水兪 州(사군불견하유주) 그대를 그리면서도 못보고 유주로 내려가네
* 적벽강산(赤壁江山) 무한경(無限景): 소동파(蘇東坡)의 '前/後 赤壁賦(전/후적벽부)'에 나오는 구절. 적벽강의 한 없는 좋은 경치
순(舜)이 남순수(南巡狩)하사 창오야(蒼梧野)에 붕(崩)하시니 남풍시(南風詩) 오현금(五絃琴)을 누구 손에 전(傳)하신가 지금(至今)에 문차성(聞此聲)하니 전차수(傳此手)인가 하노라 (청련집) (해) 순임금이 남쪽지방을 순시하다가 창오의 들에서 돌아가시니 그 좋아하시던 남풍시와 오현금을 누구에게 전하셨는가 지금 이 거문고 소리 들으니 아마 이 손에 전했는가 싶구나
악양루(岳陽樓) 상상층(上上層)에 올라 동정호(洞庭湖) 굽어보니 칠백리(七百里) 평호수(平湖水)에 군산(君山)이 반이나 잠겼어라 어듸서 일엽어선(一葉漁船)이 임거래(任去來) 하는고 (청련집) (해) 악양루 맨 윗 층에 올라 동정호를 내려다 보니 칠백리에 걸친 평평한 호수에 군산이 반이나 잠겼구니 어디서 한조각 작은 고기잡이 배들이 오가는 구나
황학루(黃鶴樓) 적소리 못듣고 고소대(姑蘇臺) 올라가니 한산사(寒山寺) 찬바람에 취(醉)한 술이 다 깨겠다 아이야 주가하처(酒家何處)오 전의고주(典衣高酒)하리라. (청련집) (해) 황학루에서 피리소리 못듣고 고소대에 올라가니 한산사 찬 바람에 취한 술이 다 깨겠구나 아이야 술집이 어디냐 옷을 잡혀서라도 흡벅 취해 보리라.
● 기타 심경을 읊은 것 雪月(설월)은 前朝色(전조색)이오 寒鐘(한종)은 故國聲(고국성)을 南樓(남루)에 호올노 셔서 ?님군 생각할차 殘廓(잔곽)에 暮烟生(모연생)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청366) (해)눈 위에 비친 달빛은 전대 임금(명종)의 맑고 깨끗한 색갈이요 쓸쓸히 들리는 종소리는 임금을 잃고 슬픔에 잠긴 고국의 소리인데 남루에 홀로 서서 들으면서 옛 임금 생각을 하고 있으니 남아있는 성곽에 저녁 연기 이니 더욱 더 슬퍼지는구나.
秋霜(추상)에 놀난 기러기 셤거온 소? 마라 갓득에 님 여희고 허물며 客裏(객리)로다 밤中(중)만 네 울음소?에 잠못드러 하노라(청444) (해)가을 서리에 놀란 기러기야 싱거운 울음소리를 내지마라 가뜩이나 님(임금: 명종)을 잃고 더구나 객중이다 밤중쯤 우는 네 울은소리 때문에 잠 못들어 하노라
* 위 두 시조는 청련공이 명종22년(1567) 명나라 목종 즉위후 원접 종사관으로 중국에 갔다가 명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 지은 것이다.
古人無復洛城東(고인무복낙성동)이오 今人還對落花風(금인환대낙화풍)을 年年歲歲花相似(년년세세화상사)이어늘 歲歲年年人不同(세세년년인불동)이라 人不同(인불동) 花相似(화상사) 하니 그를 슬허 하노라(청443) (해)옛 사람은 가고 다시 오지 않고, 지금 사람은 또다시 꽃을 지우는 바람을 대하게 되는데 해마다 피는 꽃은 비슷한데 해마다 사람은 같지 않구나 사람은 같지 않고 꽃만 같으니 그를 슬퍼 하노라.
玉梅(옥매) 한 가지를 路傍(노방)에 버렸거든 내라서 거두어 盆(분)위에 올렸더니 매화 已成臘(이성랍) 하니 주인 몰라 하노라(청련집) (해)옥매화 한가지가 길가에 버려져 있어 내가 거두어 화분에 심어 키웠더니 이 매화 다 자라고 나니 주인도 모르고 외면하는구나
* 청련공이 백련(白蓮) 문익주(文益州)에게 보낸 시조이다.
난정고심(亂政苦心)의 월사공(月沙公 휘 廷龜) 시조
● 광해군의 난정(난정)을 걱정한 시조(1수) 님을 믿을 것가 못 미들슨 님이시라 미더온 時節(시절)도 못 미들줄 아라스라 믿기야 어려오랴마는 이니밋고 어이리(청 144, 해 119) (해) 님(임금: 광해)을 믿겠는가 못 믿을 것이 님이로다 믿어 온 시절도 (사실은)못 믿을 것으로 알고 있었도다 믿기는 어렵지 마는 그렇다고 또 아니 믿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 광해조의 난정 속에서 자신의 처신하기 어려운 처지와 광해군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읊은 것이다.
반청애국충정(反淸愛國忠情)의 백주공(白洲公 휘 鼎輔) 시조
● 청나라에 불모시절 시조(5수) 綠水靑山(녹수청산) 깁흔 곳듸 靑藜緩步(청려완보) 드러가니 千峯(천봉)은 白雲(백운)이오 萬壑(만학)에 烟霧(연무)ㅣ로다(流水로다) 이곳이(이 땅에) 景槪(경개)됴흐니 녜와 놀녀 하노라(청 184) (해) 맑은 물 푸른 산 깊은 곳에 청려장 지팡이 흩어 짚고 느릿느릿 들어가니 산봉우리마다 흰 구름 걸려있고 골짜기마다 안개 끼었네(맑은 물 흐르네) 이곳(이 땅) 내 조국이 경치 좋으니 늘 여기 와서 놀았으면 좋겠네
西山(서산)에 日暮(일모)하니 天地(천지)에 가이 업다 梨花(이화)에 月白(월백)하니 님 생각이 새로왜라 杜鵑(두견)아 너는 눌을 그려 밤새도록 우나니(청 921) (해) 서산에 해가 지니 하늘과 땅이 끝없이 넓고 넓구나 (임금이 계신 곳까지 도저히 갈 수 없을 만큼 넓어 보인다) 배꽃이 달빛을 받아 더욱 희니 님(임금) 생각이 새롭게 나는구나 두견새 너는 구구를 그리며 그렇게 밤새도록 우느냐
꿈에 단이는 길이 자취곳 날쟉시면 님의 집 窓(창) 밧기 石路(석로) 라도 달흘노다 꿈길이 자최 업스매 그를 슬허 하노라(청 188) (해) 꿈에 다니는 길도 오간 발자국이 난다면 님(임금)의 집(대궐)로 가는 길이 돌길이더라도 다 닳았을 것이다 그러나 꿈길은 발자국이 나지 않아 밤마다 찾아 가지만 흔적이 없으니 그것을 슬퍼 하노라
울며 잡은 소매 떨치고 가지 마쇼 草原長堤(초원장제)에 해 다 져 져물엇다 客窓(객창)에 殘燈(잔등)도도고 안자(새와)보면 알니라(청 187,가 196) (해) 헤어지기 싫어 울며 붙잡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지 마오 까마득한 긴 뚝길 멀리 해가 다 졌는데 객주집 등잔 밝히고 앉아 밤을 지새어 보면 그 이별한 심정을 알리라
楚江(초강) 漁夫(어부)들아 고기 낙가 삼지 마라 屈三閭(굴삼려) 忠魂(충혼)이 漁腹裏(어복리)에 드럿나니 아모리 鼎호(정호)에 살문들 닉을 줄이 이시랴(청 185) (해) 초나라 양자강에서 고기 잡는 어부들아 고기 낚아 삶지 마라 그 강물에 몸을 던져 죽은 삼려대부 굴원의 충성스런 넋이 고기 뱃속에 들어가 있을 것이니 아무리 솥가마에 넣고 삶더라도 익지(변하지) 않을 것이다
* 초강어부= 청태종, 굴삼려 충혼=불모로 잡혀간 사람들
● 시절과 인생과 사랑을 노래한 것(18수) 半(반) 남아 늙거시니 다시 졈든 못하여도 이 後(후) l나 늙지 말고 每樣(매양) 이만 허엿고져 白髮(백발)아 네 짐쟉하여 더듸 늙게 하여라(청 183) (해) 인생의 반이 지나도록 늙었으니 다시 젊어지지는 못하더라도 이 후로는 더 늙지 말고 늘 이정도로 있고 싶구나 백발이여! 네가 알아서 천천히 늙게 해 주려무나
샙별지쟈 종다리 떳다 호뮈 메고 사립나니 긴 숩풀 챤 이슬에 뵈잠방이 다 ?거다 아희야 時節(시절)이 됴흘세면 옷시 ?다 關係(관계)하랴(청 186) (해) 샛별(금성)이 서산에 지지 마자 종달새가 떠서 지저귀는 구나 호미 둘러 메고 사립문을 나서니 긴 수풀에 내린 찬 이슬 때문에 베 잠뱅이 다 젖겠다 아이야 시절만 좋다면야 옷이 젖는다고 걱정하겠느냐 * 암울했던 광해군 시절은 은연중에 나타내고 있는 듯
寂無人(적무인) 掩重門(엄중문)한듸 滿庭花落(만정화락) 月明時(월명시)라 獨倚紗窓(독의사창)하여 長歎息(장탄식)하든 차의 遠邨(원촌)에 一鷄鳴(일계명)하니 애긋는듯 하여라(청 904) (해) 중문을 닫고 적적 한데 뜰에 가득히 꽃은 지고 달은 밝은 때라 홀로 외로이 사창에 기대어 긴 탄식을 하는데 먼데 마을에서 한 마리 닭이 우니 마치 창자를 끊는 것 같구나
이리하여 날 속이고 져리하여 날 속이니 원슈이 님을 이졈즉도 하다마는 前前(전전)에 言約언약()이 重(중)하니 못이즐가 하노라(청 905) (해) 이리 핑계 나를 속이고 지리 핑계 나를 속이니 원수 같은 님을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마는 예전에 언약한 것이 중하니 그래서 잊을 수가 없노라
해지면 長歎息(장탄식)하고 蜀魄聲(촉백성)이 斷腸懷(단장회)라 一時(일시)나 잇자하니 구즌비는 무삼닐고 千里(천리)에 님 離別(이별)하고 잠못드러 하노라(청 906) (해) 해가 지면 장탄식만 하고 두견새 울음소리에 애끓는 마음인데 잠시나마 잊자 했더니 궂은 비는 무슨 일인고 천리나 멀리 님을 이별하고 잠 못 들어 하노라
一刻(일각)이 三秋(삼추) ㅣ라 하니 열흘이면 몇 三秋(삼추) 오 졔 마음 즐겁거니 남의 시름 생각하랴 갓득에 다 셕은 肝腸(간장)이 봄눈 스듯 하여라(청907) (해) 일각이 삼년과 같다 하니 열흘이면 몇 삼년이 되는 것이오 자기 마음 즐거우니 남의 걱정 생각하겠는가 가뜩이나 다 썩은 간장이 봄눈 녹듯 다 녹아 없어지는구나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細雨(세우)되여 님 자는 窓(창)밧게 불면셔 뿌리고져 날 잇고 깁피든 잠을 깨여볼가 하노라(청 908) (해) 한숨은 바람이 되고 눈물은 가랑비가 되어 님이 자는 창 밖에 (바람은)불고, (가랑비는) 뿌리게 하고 싶다 나를 잊고 깊이 든 (님의)잠을 깨웠으면 좋겠네
이리 혜고 저리 혜나 속절업슨 ?만 난다 업꾸즌 이몸이 살고져 사란느냐 至今(지금)에 아니 죽은 뜨든 님 뵈오려 함이라(청 910) (해)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생각하니 별 도리 없이 헤아림 만 나는구나 궂은 업보로 태어난 이 몸이 살고 싶어 살았겠느냐 지금까지 죽지 않은 것은 님을 뵙기 위함이니라
食不甘寢不安(식불감침불안)하니 이 어인 모진 病(병)고 相思一念(상사일념)에 님 그린 타시로다 져 님아 널로 든 病(병)이니 네 고칠까 하노라(청 911) (해) 먹어도 달지않고 잠을 자도 편안하지 않으니 이 어찌 된 모진 병인가 님 그리는 오직 한마음으로 님을 그린 탓이로다 저 님아 너로 인해 생긴 병이니 너 마는 고칠 수 있을 것이로다
내 가슴 杜沖腹板(두충복판)되고 님의 가슴 花榴(화류) 등 되여 因緣(인연)진 부레풀노 시우지게 붓쳐시니 아무리 셕달 장맨들 떠러질줄 이시랴(청 922) (해) 내 가슴은 두충나무 배가 되고 님의 가슴은 자단나무 등이 되어 인연이라는 부레풀로 단단하게 붙였으니 아무리 석달 장마인들 떨어질 것이냐
西塞山前白鷺飛(서색산전백로비)하고 桃花流水魚厥魚肥(도화유수궐어비)라 靑蒻笠綠蓑衣(청약립녹사의)로 斜風細雨不須歸(사풍세우불수귀)로다 그 곳데 張至華(장지화) ㅣ 업스니 놀리 ?어 하노리(청 923) (해) 서새산 앞에 백로가 날고, 복사꽃 떠 흐르는 물에 쏘가리가 살쪘구나 푸른 삿갓 푸른 도롱이 입고 바람에 가랑비 비껴 뿌리는데 돌아가 무엇하리 그 곳에 장지화가 없으니 같이 놀 사람이 적어 걱정이구나
不老草(불로초)로 비즌 술을 萬年盃(만년배)에 가득 부어 잡부신 盞(잔)마다 비너니 南山壽(남산수)를 이 盞(잔) 곳 잡부시면 萬壽無疆(만수무강) 하오리라(청 924) (해) 불로초로 빚은 술을 만년배에 가득히 부어 잡으신 잔마다 비옵니다 남산 만큼이나 오래 살기를 이 잔 잡아 드시면 만수무강 할 것입니다
山(산)밋테 사자하니 杜鵑(두견)이도 붓그럽다 내 집을 구버보며 솟적다 우는괴야 두어라 安貧樂道(안빈락도) ㅣ니 恨(한)할 줄이 이시랴(청 925) (해) 산밑에 가난하게 살고 있으려니 두견새 보기도 부끄럽구나 내 집을 내려다 보며 솥이 적다(가난하다) 하는구나 그렇지만 가난 속에 마음 편히 즐겁게 사는 것을 내 분수라 생각하니 한이 되겠는가
言約(언약)이 느져가니 碧桃花(벽도화) ㅣ 다 지거다 아츰에 우던 기치 有信(유신)타 하랴마는 그러나 鏡中蛾眉(경중아미)를 다스려 볼가 하노라(청928) (해) 약속이 자꾸 늦어지니 복사꽃이 다 지겠다 아침에 울던 까치를 (님이 온다고)꼭 믿을 수야 있을까 마는 그래도 거울 버거 눈썹(미모)를 다듬어 보아야겠구나
天下匕首劍(천하비수검)을 한듸 모하 비를 매여 南蠻北狄(남만북적)을 다 쓰러바린 후(후)에는 그 비로 호뮈를 맹그러 江上田(강상전)을 매오리라(가 297) (해) 세상의 모든 비수들을 한데 모아 빗자루를 매어 남쪽 오랑케, 북쪽 오랑케 다 쓸어버린 다음에 그 빗자루로 호미를 만들어 강가 언덕 밭을 메고 싶구나
前山(전산) 昨夜雨(작야우)에 봄빗치 새로애라 豆花田(두화전) 관숄불에 밤호뮈 빗치로다 兒子喜(아희)야 뒷내 桶(통)바리에 고기 건져 오너라(가 298) (해) 앞산이 어제 밤비에 봄빛이 새롭구나 콩밭 관솔불이 호미에 비치는구나(밤에 불 켜놓고 밭 매는 풍경) 얘야! 뒤 냇물 통발에 잡힌 고기를 건져 오너라
天地(천지) 몃번재며 英雄(영웅)은 누구누구 萬古興亡(만고흥망)이 睡胡子(수호자)의 꿈이어늘 어듸서 妄靈(망령)엣 것들은 노지말라 하나니(가 299) (해) 천지가 몇 번 째 바뀌었으며 영웅은 누구누구더냐 만고에 흥하고 망하는 것이 수호자의 꿈과 같은 것이거늘 어째서 망령된 자들은 놀지 말라 하는가
* 남구만(南九萬) 작이라 전해지는 동창곡(東窓曲)이 사실은 백주공의 작품이란 주장이 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치는 아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느냐
오상고절(傲霜孤節)의 삼주공(三洲公 휘 鼎輔) 시조
● 자연과 전원풍경을 노래한 것
菊花(국화)ㅣ야 너는 어이 三月春風(삼월춘풍) 다 지내고 落木寒天(낙목한천)에 네 홀로 ?였나니 아마도 傲霜孤節(오상고절)은 너 뿐인가 하노라.(청 217, 해 370, 가 119) (해)국화 너는 왜 삼월 봄바람 부는 좋은 계절 다 보내고 나뭇잎 지고 하늘이 찬 이 가을에 너 홀로 피어 있느냐? 아마도 모진 서리(세상 풍파)에도 굽히지 않고 외롭게 절개를 지키는 것은 너 뿐이구나.
山家(산가)에 봄이 온이 自然(자연)이 일이 하다 압내해 살도 매며 울밋틔 욋씨도 뼈코 來日(내일)은 굴롬 것거든 藥(약)을 캐라 갈이라(해 341) (해)시골집에 봄이 오니 자연히 일이 많아지는구나 앞 내물에 어살도 매고 울밑에 외씨도 뿌리고 내일은 구름 걷히거든 약초를 캐러 가야겠구
춘창(春窓)에 늦게 일어나 완보(緩步)하여 나가 보니 동구(洞口) 유수(流水)에 낙화(落花)가 가득 떠 있구나 저 곳이 선원(仙源)임을 남 알세라 떠나가지 말아라.(2008.3.31.조선일보 이덕일 舍廊)
雲淡風輕(운담풍경) 近午天(근오천)에 小車(소차)에 술을 싯고 訪花隨柳(방화수유) 하여 前川(전천)을 지나가니 어듸셔 모르는 벗님네 學少年(학소년)을 한다오(청 369) 사람이 알리 업쓴이 혼자 논들 엇덜이(해365) (해)구름 맑고 바람 가벼운 정오쯤에 작은 수레에 술을 싣고 꽃을 찾고 버들을 따라 앞 내물을 지나가니 어떤 모르는 벗님네가 철없는 사람 취급을 하는구나(청구) (이 멋을)알아줄 사람이 없으니 혼자 논들 어떠리(해동)
가마괴 져 가마괴 네 어드로 좃차온다 昭陽殿(소양전) 날 ?츨 네 혼자서 띄엿신이 사람은 너만 못한 줄을 홀노 슬허 하노라(해동 364) (해)까마귀 저 까마귀 네 어디로 좇아 오는거냐 소양전 날빛을 네 혼자 띄고 있으니 사람이 너만 못 한 것을 나 홀로 슬퍼 하노라
가을밤 밝은 달에 반만 ?온 蓮(연)곳인 듯 東風細雨(동풍세우)에 조오는 海棠花(해당화)인 듯 아마도 絶代花容(절대화용)은 너 뿐인가 하노라(해동 321) (해)가을밤 밝은 달에 반 쯤 핀 연꽃인 듯 봄바람 가랑비에 졸고 있는 해당화인 듯 아마도 절세의 꽃같은 얼굴은 너 뿐인가 하노라
가을 타작(打作) 다한 ㅣ후에 洞內(동내) 모아 講信(강신) 할 제 金風憲(김풍헌)의 메터지에 朴勸農(박권농)의 되롱이 춤이로다 座上(좌상)에 李尊位(이존위)는 拍掌大笑(박장대소) 하더라(해동 355) (해)가을 타작 다 해 놓고 동네 사람들 모아 강신할 때 김풍헌의 메더지에 박권농의 되롱이 춤이로다 좌상의 이존위는 박장대소 하더라
佳人(가인)이 落梅曲(낙매곡)을 月下(월하)에 빗기부니 樑塵(양진)이 날리는 듯 남은 梅花(매화) 다 지거다 내게도 千金駿馬(천금준마) 이시니 밧고와 볼가 하노라(해동 361) (해)고운 여인이 낙매곡 노래를 달빛 아래 비껴 부니 먼지가 날리는 듯 아직 남은 매화가 다 지겠구나 나에게도 썩 좋은 말이 있으니 바꾸어 볼까 하노라.
閣氏(각씨)네 곳을 보소 ?는 이우는이 玉(옥)갓튼 얼골인들 靑春(청춘)이 매얏실까 늙은 後(후) 門前(문전)이 冷落(냉락)함연 뉘웃츨까 하노라(해동 320) (해)각시네들 꽃을 보시오 피자마자 곧 시들으니 그대얼굴이 옥 같이 곱다한들 청춘을 붙잡아 매어 놨을까 늙은 후 문전이 쓸쓸해지면 그때 가서야 뉘우칠 것이다
江山(강산)도 됴흘시고 鳳凰臺(봉황대)가 떠왔난가 三山(삼산)은 半落靑天(반락청천) 外(외)오 二水(이수)는 中分白鷺洲(중분백로주)로다 李白(이백)이 이제와 이셔도 이 景(경) 밧게 못쓰리라(청 845) (해)산도 좋구나 봉황대를 떠서 옮겨 놓은 것 같구나 세 개의 산이 반쯤 떨어져 푸른 하늘 밖으로 높이 솟았고, 두 물이 중간에서 갈라져 백로가 노는 삼각주를 이루었구나 이태백이 지금 있어도 이 경치 밖에 더 이상 표현하지 못하리라.
강호(江湖)에 노는 고기 즐긴다 부러마라 어부(漁父) 도라간 後(후) 엿나니 白鷺(백로)로다 종일(終日)을 뜨락 잠기락 한가(閒暇)한 때 업세라(해동 315) (해)강과 호수에 노는 고기가 즐긴다고 부러워 마라 어부들 돌아 간 후 엿보는 이 백로로구나 종일을 뜨락 잠기락 하면서 한가한 때가 없구나
검은 거슨 가마괴요 흰 거슨 해오라비 ? 거슨 梅實(매실)이오 짠 거슨 소금이라 物性(물성)이 다 各各(각각) 달은이 物各付物(물각부물)하리라(해 334) (해)검은 것은 까마귀이고 흰 것은 해오리(백로과)라 신 것은 매실이고 짠 것은 소금이라 물성이 다 각각 다르니 물건 생긴대로 맡겨 두리라
곳?면 달생각하고 달 발그면 술 생각하고 곳?자 달 밝쟈 술 어듸면 ?생각 하네 언제면 곳 아래 벗 다리고 翫月長醉(완월장취)하리오(해 369) (해)꽃피면 달생각 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 하네 언제쯤 꽃 아래 벗 데리고 달과 장난하며 오래 취해 볼 것인가
狂風(광풍)에 떨린 梨花(이화) 가며오며 날리다가 가지예 못오르고 걸리거다 거? 줄에 저 거? 落花(낙화)인줄 모르고 나? 잡듯 하도다(해313) (해)광풍에 떨어진 배 꽃이 가며 오며 날리다가 가지에는 못오르고 거미줄레 걸렸것다 저 거마 낙화인줄도 모르고 나비 잡듯 하는구
洛陽(낙양) 三月時(삼월시)에 곳곳마다 花柳(화류)로다 滿城春光(만성춘광)이 太平(태평)을 그렷는듸 어즈버 唐虞(당우) 世界(세계)를 다시 본 듯 하여라(청498) (해)낙양의 춘삼월에 곳곳이 꽃과 버들이로다 성안에 가득찬 봄 빛이 태평세월을 나타내고 있는데 아 - 요순시절을 다시 보는 듯 하구나
내 집이 깁고 깁허 뉘라서 차즐쏜가 四壁(사벽)이 肅然(숙연)하야 一張琴(일장금) 뿐이로다 잇따감 淸風明月(청풍명월)만 올악 갈악 하더라(해354) (해)나의 집이 깊고 깊은 산중이라 누가 있어 찾아 올 것인가 사방이 쓸쓸하고 거문고 하나 뿐이로다 이따금 청풍명월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東風(동풍) 어젯비에 杏花(행화)ㅣ 다 ?거다 滿園紅綠(만원홍록)이 錦繡(금수)ㅣ가 일?셰라 두어라 山家富貴(산가부귀)는 살람 알까 하노라(해314) (해)봄바람 불고 어제 내린 비애 살구꽃이 다 피었구나 뜰에 가득한 꽃과 잎이 수놓은 비단을 이루었도다 두어라 이 산골 집의 풍족함을 사람들이 알까 두렵구나
杜鵑(두견)아 우지마라 이제야 내 왓노라 梨花(이화)도 ?여잇고 새달도 돗아잇다 江山(강산)에 白鷗(백구) 이신니 盟誓(맹서)ㅣ 프리 할이라(해373) (해)두견새야 울지마라 이제야 내가 왔노라 배꽃도 피어있고 새 달도 떠 있다 강산에 백구 있으니 맹세코 (너의 한을) 풀어 주겠다
千山(천산)에 눈이 온이 乾坤(건곤)이 一色(일색)이로다 白玉京(백옥경) 琉璃界(유리계)인들 니예서 더 할쏜가 千樹萬樹(천수만수)梨花發(이화발)한이 陽春(양춘) 본듯 하열아(해348) (해)온 산에 눈이 오니 하늘과 땅이 한가지 색(흰색)이로구나 옥경의 유리계인들 이에서 더 하겠는가 나무마다 배꽃이(흰꽃)이 피니 따스한 봄을 보는 듯 하구나
뭇노라 부나?야 네 뜻을 내 몰래라 한나? 죽은 후(후)에 또 한나? 달아온이 암을이 프새옛 즘생인들 너 죽을쭐 모르는다(해368) (해)뭇노라 불나비야 너의 뜻을 나는 모르겠구나 나비 한 마리 죽은 후에 또 한 마리가 딸아오니 아무리 하찮은 짐승이지만 죽을 줄도 모르느냐
봄은 엇더하야 草木(초목)이 다 ?이고 가을은 엇더하여 草衰兮木落(초쇠혜목락)인고 松竹(송죽)은 四時長靑(사시장청)한이 글을 블어 하노라(해331) (해)봄은 어찌하여 초목이 다 즐기고 가을은 어찌하여 풀은 죽고 나뭇잎이 떨어지는가 송죽은 사시사철 푸르니 그것을 부러워 하노라
암아도 모를 일은 造化翁(조화옹)의 일이로다 바다 밧끈 한을이요 한을 우흔 무엇신고 누구셔 天上(천상)도 人間(인간) 갓다한이 글어한가(해330) (해)아마도 모를 일은 조물주의 일이구나 바다 밖은 하늘이요 하늘 위는 무엇일까 누군가가 천상도 인간세상 같다고 하니 그러한가 싶구나
淵明(연명)이 歸去來辭(귀거래사) 짓고 水변尋 陽(심양)으로 돌아 갈쩨 雲無心(운무심)이 出峀(출수)연을 鳥倦飛而知還(조권비이지환)이로다 암아도 五柳淸風(오류청풍)을 못 밋츨까 하노라(해374) (해)도연명이 귀거래사를 짓고 심양으로 돌아 갈 때 구름은 무심히 산봉우리에 일고 새는 싫증나면 돌아 올 줄 아는구나 (이런 것들도)버드나무 가지에 이는 맑은 바람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梧桐(오동) 성?비예 秋風(추풍)이 乍起(사기)한이 갓득에 실름한듸 蟲변悉 蟲변率 聲(실솔성)은 무스일고 江湖(강호)에 소식이 엇던지 기럭이 알가 하노라(해342) (해)오동나무 잎에 이따금씩 떨어지는 비에 가을 바람이 잠간 부니 가뜩이나 걱정이 많은데 귀뚜라미소리는 또 무슨일인가 강호의 소식이 어떠한지 기러기는 알 것 같구나
臨高臺臨高臺(임고대임고대)하야 長安(장안)을 구버보니 雲裏帝城雙鳳闕(운리제성쌍봉궐)이오 雨中春水萬人家(우중춘수만인가)로다 아마도 繁華勝地(번화승지)은 이 뿐인가 하노라(청530, 해367) (해)높은 누각에 오르고 또 올라 장안(서안)을 내려다 보니 구름 속 황성에는 쌍궁궐이 보이고 빗 속 집집은 파릇파릇한 나무로구나 아마도 번화한 절경은 여기 뿐인가 하노라
昨日(작일)에 一花開(일화개)하고 今日(금일)에 一花開(일화개)라 今日(금일)에 花正好(화정호)연을 昨日(작일)에 花已老(화이노)ㅣ라 花已老人亦老(화이노인역노)한이 안이 놀고 어이리(해366) (해)어제 꽃 한송이 피고 오늘도 꽃 한송이 피어 오늘 핀 꽃이 한창인데 어제 핀 꽃은 이미 시드는구나 꽃도 시들고 사람도 늙으니 아니 놀고 어찌 하겠는가
縣순百結衣(현순백결의)로 쇼친 구을 안해 窓外風雪(창외풍설)을 몰으고 누엇씬이 두어라 五更待漏靴滿霜(오경대루화만상)을 나는 안이 불웨라(해350) (해)너덜너덜 떨어진 옷을 입고 소 기르느라 불 땐 따뜻한 구둘 방에 바깥 세상의 번거로운 일들을 모르고 누었으니 두어라 고충 많은 벼슬살이 나는 아니 부럽더라
宦海(환해)에 놀난 물껼 林泉(임천)에 밋츨쏜가 갑 업신 江山(강산)에 말 업시 누엇신이 白鷗(백구)도 내 뜻을 안은지 오락가락 하드라(해323) (해)조정에 일고 있는 파동이 이 벽촌까지 미치겠는가 값 없는 강산에 말 없이 누었으니(조용히 지내니) 갈매기도 내 뜻을 아는지 오락가락 하는구나
珠簾(주렴)을 半(반)만 것고 碧海(벽해)을 바라보니 十里波光(십리파광)이 共長天一色(공장천일색)이로다 믈우해 兩兩(양양) 白鳥(백조)는 오락가락 하더라(청534) (해)주렴을 반쯤 걷고 푸른 바다를 발라보니 십리가 뻗힌 물결에 번쩍이는 빛이 넓은 하늘과 한 가지 색이라 물위에 쌍쌍이 나는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더라.
人生(인생)이 行樂(행락)이라 富貴(부귀)가 能幾時(능기시)오 雍門琴(옹문금) 한 曲調(곡조)에 將進酒(장진주)를 섯기단이 座上(좌상)에 孟嘗君(맹상군) 잇돗뜸연 눈물 질까 하노라(청362) (해)인생이 즐기는 것 부귀가 얼마나 되오(별 것 아니다) 옹문금 거문고 한 곡조에 장진주 가락을 섞어 타니 윗자리에 맹상군이 있었더라면 (너무 기뻐서 )눈물 질 것 같구나
太白(태백)이 죽은 後(후)에 江山(강산)이 寂寞(적막)하에 一片明月(일편명월)만 碧空(벽공)에 걸렷셰라 져 달아 太白(태백)이 업슨이 날과 놀미 엇던이(해326) (해)이태백이 죽고나니 강산이 적적하구나 한 조각 밝은 달만 푸른 창공에 걸렸구나 저 달아 이태백이 없으니 나와 노는 것이 어떠냐
논밧 가라 기음 매고 뷔잠방이 다임 쳐 신들 메고 낫 가라 허리에 차고 도? 벼러 두러메거 茂林山中(무림산중) 드러가서 삭따리 마른 셥흘 뷔거니 버히거니 지게에 질머 집팡이 밧쳐노코 새옴을 차자가셔 點心(점심) 도슭 부시이고 곰방대 톡톡 떠러 닙담배 퓌여물고 콧노래 조오다가 석양이 재너머 갈졔 어깨랄 추이즈며 긴소래 져른소래하며 어이 갈고 하더라(청728) (해)논밭 갈아 김매고 베잠뱅이에 대님 매고 신틀매 메고 낫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 벼루어 둘러메고 나무 욱어진 산 속에 들어가서 삭정이 마른 섶을 베거니 자르거니하여 지게에 질머져 지팡이 받혀 놓고 샘을 찾아가서 점심 도시락을 씻고 곰방대를 톡톡 떨어 잎담배 피워 물고 콧노래 부로다가 졸다가 석양이 재 넘어 갈 때 어개를 추키며 긴 소리 짧은 소리 하며 어이 갈까 하더라
● 연민의 정을 노래한 것 남은 다 자는 밤에 내 어이 홀노 안자 輾轉不寐(전전불매)하고 님 둔 님을 생각(생각)난고 그 님도 님 둔 님이니 生覺(생각)할 줄이 이시랴( ) (해)남이 다 자는 밤에 내 어이 홀로 앉아 뒤측이며 잠 못자고 님 둔 님을 생각하는가 그 님도 님 둔 님이니 나를 생각하겠는가
늙까야 맛난 님을 덧업시 여희건져 消息(소식)이 긋첫씬들 꿈에나 안이 뵐야 님이야 날 생각할야만은 나는 못니즐까 하노라(해332) (해)늙어서야 만난 님을 덧없이 이별하였구나 소식은 끊어졌지만 꿈에나마 아니 보이랴 님이야 날 생각하랴 마는 나는 님을 못잊겠네
님글여 어든 病(병)을 藥(약)으로 곳칠쏜가 한숨이야 눈물이야 寤寐(오매)에 맷?셰라 一身(일신)이 죽지못한 前(전)은 못니즐까 하노라(해352) (해)님을 그리어 얻은 병을 약으로 고칠 수 있을 건가 한숨과 눈물이 자나깨나 맺혔구나 이 한 몸이 죽기 전에는 못 잊을 것이로다
살람이 늙은 後(후)에 또 언제 졈어 보꼬 빠진 이 다시 남녀 셴 멀이 검을쏜가 世上(세상)에 不老草(불노초) 업쓴이 그를 슬허 하노라(해375) (해)사람이 한 번 늙은 후에 또 언제 젊어롤 수 있겠는가 빠진 이빨 다시 솟아 나며 쉰 머리가 다시 검겠는가 세상에 불로초가 없으니 그것을 슬퍼 하노라
새벽 셔리 지샌 달의 외기러기 우러옌다 반가온 님의 쇼식 幸(행)여 온가 너겨더니 다만지 滄望(창망)한 구름 밧긔 뷘 쇼?만 들니더라(청531) (해)새벽 서리 내리고 밤을 꼬박 샌 달빛 아래 외기러기 울며 간다 반가운 님의 소식이 행여 왔는가 여겼더니 다만 넓고 아득한 구름밖에 서 빈 소리만 들리더리
瀟湘江(소상강) 달밝은 밤의 돌아오는 져 길억아 湘靈(상령)의 鼓瑟聲(고슬성)이 엇매나 슬프관듸 至今(지금)에 淸怨(청원)을 못익의여 져대도록 운은다(해345) (해)소상강 달밝은 밤에 돌아오는 저 기러기야 소상강 혼령이 큰 거문고 타는 소리가 얼마나 슬프길레 지금까지 순결한 원망을 못이겨 저토록 우느냐
어화 네여이고 반갑꼬도 놀라왜라 雲雨陽臺(운우양대)에 巫山仙女(무산선녀) 다시 본 듯 암아도 相思一念(상사일념)이 病(병)이 될까 하노라(해322) (해)아 - 너로구나 반갑고도 놀랍구나 양대에서 초왕과 정을 통하고 놀았다는 무산선녀를 다시 본 듯 하구나 아마도 님 그리는 오직 한 마음이 병이 될까 두렵구나
어화 造物(조물)이여 골오도 안이 할샤 졉이 雙雙(쌍쌍) 나? 雙雙(쌍쌍) 翡翠鴛鴦(비취원앙)아 다 雙雙(쌍쌍)이로되 엇덧타 예엿분 내몸은 獨宿孤房(독숙고방) 하는이(해360) (해)아 - 조물주여 고르지도(공평하지도) 아니하구나 제비도 쌍쌍이고 나비도 쌍쌍이고 비취색 원앙새도 모두 다 쌍쌍인데 어찌하여 가련한 나는 혼자 외롭게 지내야 하는가
草野(초야)에 뭇친 어른 消息(소식)이 엇더한고 飯山菜(여반산채)를 먹은아 못 먹은아 世上(세상)에 憂患(우환) 뉘 몰은이 글을 부러 하노라(해344) (해)초야에 묻혀 사는 어른의 소식이 어떠한가 현미밥과 산나물을 먹던지 못먹던지 간에 세상의 근심걱정을 전혀 모르니 그것을 부러워 하노라
앗츰 陽地(양지)뼛체 등을 쬐고 안잣신이 우리님 계신듸도 이 볏치 쬐돗던가 암아도 玉樓高處(옥루고처)에 消息(소식)몰라 하노라(청347) (해)아침 양지 볕에 등을 쪼이고 앉았으니 우리 님(임금) 계신 곳에도 이 볕이 쪼이는가 아무래도 대궐 소식 몰라 궁금하구나
平生(평생) 願(원)하기를 이 몸이 羽化(우화)하여 靑天(청천)에 소사올라 져 구름을 헷치고져 이후는 光明日月(광명일월)을 갈리기게 말리라(청329) (해)평생에 원하기를 내 몸에 날개가 돋아나서 푸른하늘 높이 날아 올라 저 구름을 헤치고 싶네 이후로는 밝은 해와 달(임금)을 가리지 않게 하리라
月落鳥啼(월낙조제) 霜滿天(상만천)하니 江楓魚火(강풍어화) 對愁眠(대수면)이라 姑蘇城外(고소성외) 寒山寺(한산사)의 夜半鐘聲(야반종성) 到客船(도객선)이라 밤?만 款乃一聲(관내일성)의 山水綠(산수록)이로다.(청536) (해)달이지고 새가 지저귀고 서리가 하늘에 가득하니 강언덕의 단풍과 고깃배의 불을 보면서 수심에 잠이 든다 고소성 밖의 한산사에서 한밤중에 종소리가 이 객선까지 들리는 구나 밤중쯤 노젖는 소리에 산과 물이 푸르도다
님으란 淮陽金城(회양금성) 오리남기 되고 나난 三四月(삼사월) ?너출이 되어 그 남게 감기되 이리로 챤챤 져리로 츤츤 외오 풀녀 올회 감겨 밋부터 끗가지 챤챤 구뷔나게 휘휘 감겨 晝夜長常(주야장상) 뒤트러져 감겨 얽켜?과져 冬(동)셧달 바람비 눈셔리랄 아무만 마즌들 풀닐줄이 이시랴(청구800) (해)임은 회양 금성의 오리나무가 되고 나는 삼사월의 칡넝쿨이 되어 그 나무에 감가되 이리로 칭칭 저리로 칭칭 왼쪽으로 풀려서 오른쪽으로 감겨 밑동부터 가지 끝까지 칭칭 구비지게 휘휘 감겨서 밤이나 낮이나 오래도록 변함없이 뒤 틀어져 감겨 얽혀져 있고 싶네 동지 섣달 비바람과 눈 서리를 아무리 맞더라도 풀릴 리가 있겠는가
꿈에 님을 보러 벼개 우희 지혓씬이 半壁殘燈(반벽잔등)에 鴦衾(앙금)도 참도찰샤 밤 中(중)만 외길억의 소?예 잠못일워 하노라(해359) (해)꿈에 님을 보려고 벼개 위에 의지하고 있으니 한쪽 벽 꺼져가는 등불에 원앙 이불이 참으로 차구나 밤중쯤 외기러기 소리에 잠 못 이루어 하노라
꿈으로 差使(차사)삼아 먼데 님 오게하면 비록 千里(천리)라도 瞬息(순식)에 오련마는 그 님도 님 둔 님이니 올똥말똥 하여라 (해)꿈으로 차사를 삼아 먼데 계신 님을 오게 한다면 비록 천리 먼 길이라도 순식간에 올 것이지마는 그 님도 다른 님을 둔 님이니 올지 안올지 모르겠다
셤겹고 놀나올슨 秋天(추천)에 기러기로다 너나라 나올제 님이 分明(분명) 아라마난 消息(소식)을 못미쳐맨지 우러 ?만 하더라(청499) (해)약하고 놀라운 것은 가을 하늘의 기러기로다 네가 너희 나라를 떠나올 때 님이 분명히 알건마는 소식을 전하지 못하였으니 울며 갈 수 밖에 없겠구나
건너셔는 숀을 치고 집의셔는 들나하네 문닷고 드자하랴 숀치는데 가자하랴 이 몸이 두 몸 되어 여긔 져긔 하리라(청535) (해)건너편에서는 오라고 손짓하고 집에서는 가지말고 들어오라 하네 문닫고 들어 앉을 것인가 손짓하는 데를 갈 것인가 이 몸이 둘이 되어 여기 저기 다 갔으면 좋으련만
人間悲莫悲(인간비막비)는 萬古消魂離別(만고소혼이별)이라 芳草(방초)는 艸밑처 艸밑妻(처처)하고 柳色(유색)이 푸를 적에 河橋送別(하교송별)하야 뉘 아니 黑音 然(암연)하리 하믈며 기러기 슬피 울고 落葉(낙엽)이 蕭蕭(소소)할제 離歌一曲(이가일곡)에 아니울니 업더라(청711, 해380) (해)인간사에 가장 큰 슬픔은 예부터 넋 빠지는 이별이라 방초 무성하고 버들 푸러를 때 이별하여 누가 아니 슬퍼 하리 하물며 기러기 슬피 울고 낙엽이 쓸쓸하게 떨어질 때 이별가 한곡조에 아니 울 사람 없더라
都(도)련任(님) 날 보려할제 百番(백번) 남아 달내기를 高臺廣室(고대광실) 奴婢田畓(노비전답) 世間汁物(세간즙물)을 쥬마 판쳐 盟誓(맹서)ㅣ 하며 大丈夫(대장부)ㅣ 혈마 헷말 하랴 이리저리 조찻더니 至今(지금)에 三年(삼년)이 다 盡(진)토록 百無一實(백무일실)하고 밤마다 불너내야 단잠만 깨이오니 自今爲始(자금위시)하야 가기난 커니와 눈거러 달희고 닙을 빗죽 하리라(청846) (해)도련님이 나와 정을 통하려 할 때 백번도 더 달래기를 고대광실 좋은 집에 노비, 전답, 세간을 주마 하고 단단히 맹세를 해서 대장부가 설마 헛말하랴 생각하고 이것 저것 하자는데로 따랐더니 지금까지 삼년이 다 되도록 백에 한가지도 진실한 것이 없고 밤마다 불러내어 단잠만 깨우는구나 지금부터는 가기는커녕 눈을 흘기고 입을 삣쭉 하리라
뎐 업슨 두리놋 錚盤(쟁반)에 물무든 荀(순)을 가득이 담아 이고 黃鶴樓(황학루) 高蘇臺(고소대)와 岳陽樓(악양루) 登王閣(등왕각)으로 발 벗고 샹큼 오르기난 나남즉 남대되 그난 아모죠로나 하려니와 할니나 님이 오살나 하면 그난 그리 못하리라(청825) (해)갓 없는 둥근 놋쟁반에 물 묻은 대순을 가득 담아 머리에 이고 황학루, 고소대, 악양루, 등왕각으로 발 벗고 성큼 오르기는 남들이 하는대로 아무렇게나 하면 되겠지만 하루나 님이 오실라 한다면 그것은 그리(아무렇게나) 못하겠다
窓(창)밖이 엇득엇득커늘 님만너겨 나가보니 님은 아니오고 우스름 달빗쳬 열구금아 날 속겨다 맛초아 밤일세만졍 행여 낫지런들 남우일번 하여라(청652) (해)창밖이 어른어른 하기에 님이 왔는줄로만 생각하고 나가보니 님은 아니오고 으스름 달빛에 흘러가는 구름이 나를 속였구나 마침 밤이었기에 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더라면 남들 웃길뻔 하였구나.
碧紗窓(벽사창)이 어른어른커늘 님만너겨 펄쩍 뛰어 뚝 나셔보니 님은 아니오고 明月(명월)이 滿庭(만정)한듸 碧梧桐(벽오동) 져즌 닙희 鳳凰(봉황)이 와서 긴 목을 휘여다가 깃 다듬난 그림자ㅣ로다 맛쵸아 밤일셰만졍 행여 낫지런들 남우일번 하여라(청823) (해)벽사창이 어른어른 하여 님이 온 것으로 생각하여 펄쩍 뛰어 나가 (마당에) 우뚝 나서 보니 님은 아니오고 명월이 뜰에 가득한데 벽오동 젖은 잎에 봉황이 와서 긴 목을 휘어 깃털을 다듬는 그림자로다 마침 밤이기에 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다면 남들 웃길뻔 하였구나.
뎌 건너 흰옷 니븐 사람 쟌?고도 얄뮈웨라 자근 돌따리 건너 큰 돌따리 너머 뱝뛰여 가며 가로 뛰여 가난고나 내 思郞(사랑)이나 삼고라지고 眞實(진실)노 내 思郞(사랑) 못되거던 벗의 任(님) 될가 하노라(청713) (해)저 건너 흰 옷 입은 사람 정말로 얄밉게 생겼구나 작은 돌다리는 건너고 큰 돌다리는 넘어 바삐 뒤어가며 가로 뛰어 가는구나 내사랑 삼고 싶구나 정말로 내사랑이 못되거든 벗의 님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
닷난 말도 誤往(오왕)하면 셔고 섯난 소도 이라타하면 가고 深山(심산)에 범도 警說(경설) 곳 하면 도셔나니 閣氏(각시) 네 뉘 의? 딸이 완대 警說不聽(경설불청)하나니(청802) (해)달리는 말도 ? ! 하면 서고 섰는 소도 ?肩 ! 하면 가고 깊은 산의 범도 타이르면 곧 돌아서는데 각시 너는 어느 어미의 딸이길레 깨우쳐도 듣지 않는가
項羽(항우)ㅣ 쟉한 天下壯士(천하장사)ㅣ랴마난 虞姬(우희) 離別(이별)에 한슘 셧거 눈물지고 唐明王(당명왕)이 쟉한 濟世英主(제세영주)ㅣ랴마난 楊貴姬(양귀희) 離別(이별)에 우럿난니 허믈며 여남은 少丈夫(소장부)ㅣ 야 닐러 무삼하리오(청820) (해)항우가 훌륭한 천하장사지만 우미인과 이별할 때 한숨 섞어 눈물 흘렸고 당현종이 제세의 훌륭한 영주지만 양귀비와 이별할 때 울었으니 하물며 다른 졸장부야 말 해 무엇 하겠는가
살뜬 怨讐(원수) 이 離別(이별) 두 字(자) 어이하면 永永(영영) 아조 업시 할고 가삼에 무읜 불 니러나량이면 얽동혀 던져 살암즉도 하고 눈으로 소슨 물 바다히 되면 풍덩 드리쳐 띄우련 나난 아무리 사르고 띄온들 한숨 어이 하리오(청822) (해)살기 띈 원수 이별 두 글자를 어떻게 하면 영영 아주 없애버릴까 가슴에 쌓인 불이 일어날 것 같으면 얽고 동여매어 (불 속에) 던져 태워버렸으면 좋겠고 눈에서 솟은 물(눈물)이 바다가 되면 풍덩 던져 띄워 보내기라도 하련마는 아무리 태우고 띄운다고 한들 한숨은 어이 하겠는가
別眼(별안)에 春心(춘심)한졔 幽懷(유회)를 둘 듸 업셔 臨風주창(임풍추창)하야 四隅(사우)를 둘너보니 百花(백화)ㅣ 爛漫(난만)한듸 柳上黃鶯(유상황앵)은 雙雙(쌍쌍)이 빗기 나라 下上其音(하상기음)할졔 엇진지 내 귀에난 有情(유정)하야 들니난고 엇더타 최귀인생(최귀인생)은 조 새 만도 못한고(청730) (해)이별한 몸 봄이 깊은 때에 그윽한 회포를 풀 곳이 없어 봄바람을 대하니 서운하고 슬퍼 사방을 둘러보니 온 갖 꽃이 어지러이 피고 버드나무에 꾀꼬리는 쌍쌍이 빗겨 날아 아래 위에서 소리를 낼 때 어쩐지 내 귀에는 정답데 들리는 구나 어찌하여 가장 귀하다는 인생이 저 새 만도 못한가
생매 같은 져 閣氏(각시) 남의 肝腸(간장) 그만 긋소 몃가지나 하여쥬료 緋緞(비단)당옷 大緞(대단)치마 구름갓튼 北道(북도)다? 玉(옥)빈혀 節(절)빈혀 銀粧刀(은장도) 金粧刀(금장도) 江南(강남)셔 나온 珊瑚柯枝(산호가지) 쟈개 天桃(천도) 金(금)가락지 石雄(석웅) 黃珍珠(황진주) 당긔 繡草鞋(수초혜)랄 하여 쥼세 저 閣氏(각시) 一萬兩(일만양)이 꿈자리라 곳갓치 웃난드시 千金(천금)싼 言約(언약)을 暫間(잠간) 許約(허약)하시소(청817) (해)야생 매 같은 저 각시야 남의 간장 그만 끊어시오 몇가지나 해 주랴 비단예복, 비단치마, 구름 같은 북도의, 덧머리(달비), 옥비녀, 마디비녀, 은장도, 금장도, 강남서 나온 산호가지 자개, 천도를 새긴 금가락지, 돌곰, 누른 색 진주 ,당감잇줄의 수놓은 미투리를 하여 주겠네 저 각시 일만양이 꿈인지라 꽃같이 웃으면서 천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선 듯 허락하라 하는구나
나난 님 혜기를 嚴冬雪寒(엄동설한)에 孟嘗君(맹상군)의 狐白?(호백구) 밋듯 님은 날 너기기랄 三角山(삼각산) 中興寺(중흥사)에 니빠진 늙은 듕놈의 살 셩? 어레잇시로다 짝사랑의 즐김하난 뜻 하날이 알으샤 돌녀 사랑하게 하소서(청819) (해)나는 님을 생각하기를 마치 엄동설한에 맹상군이 보배로 여꼈다는 호백구처럼 믿는데 님은 나를 여기기를 삼각산 중흥사의 이 빠진 늙은 중놈의 빗살 성긴 얼레빗 같이 생각하는구나 짝사랑을 하면서도 즐거워 하는 것은 하늘이 내 마음을 알아서 (님의) 마음을 돌려 나를 사랑하게 하소서
웃난 양은 니빠디도 죠코 할긔난 양은 눈찌도 곱다 안거라 셔거라 거녀라 닷거라 백화교태(백화교태)랄 다 하여라 보쟈 어허 내 사랑 삼고지고 眞實(진실)노 너 삼겨 내오실제 날만 괴이려 함이라(청818) (해)웃는 모양은 이빨도 좋고 흘기는 모양은 눈초리도 곱다 안아보라 서보라 거닐어보라 뛰어보라 온갖 교태를 다 부려 보거라 보자구나 어허 내사랑 삼고싶구나 정말로 네가 태어날 때 나 만을 사랑하려고 태어났나 보다
平壤女妓(평양여기)년들의 多紅大緞(다홍대단)치마 義州(의주)ㅣ 女妓(여기)년들의 月花紗紬(월화사주)치마 南緣(남연) 寧海(영해) 盈德(영덕) 酒奴閣氏(주노각시) 生葛(생갈)무명 감찰 中衣(중의)에 行子(행자)치마 멜끈에 졔격이로다 우리도 이렁성 즐기다가 同色(동색)될까 하노라(청820) (해)평양 기생들의 다홍치마, 의주 기생들의 달과 꽃을 그린 비단치마 남연 영해 영덕 술집 각시들의 생칡 다갈색 중의에 행주치마 두르고 끈으로 동여 맨 것이 제격이로구나 우리도 이렇게 즐기다가 같은 무리 될까 두렵구나
● 포부와 인생무상을 노래한 것 乾坤(건곤)이 有意(유의)하야 男兒(남아)을 내엿더니 歲月(세월)이 무정하야 이 몸이 늙엇셰라 功名(공명)이 在天(재천)하니 슬허 무슴 하리오(해동319) (해)하늘과 땅이 뜻한 바 있어 남아(나)를 태어나게 하였는데 세월이 무정하여 이 몸이 늙었구나 공명이 하늘에 달렸으니 슬퍼하면 무엇하겠는가
歸去來(귀거래) 歸去來(귀거래) 한들 물러간 이 긔 눈구며 功名(공명)이 浮雲(부운)인 줄 사람마다 알것만은 世上(세상)에 꿈 갠 이 업쓴이 그를 슬허 하노라(해324) (해)고향으로 돌아간다 돌아간다 하지만 물러간 사람 그 누누며 공명이 뜬구름인줄 사람마다 다 알건마는 세상에 꿈 깬 사람 없으니 그것을 슬퍼 하노라
落日(낙일)은 西山(서산)에 져서 東海(동해)로 다시나고 秋風(추풍)에 이운 풀은 봄이면 프르거늘 엇더타 最貴(최귀)한 人生(인생)은 歸不歸(귀불귀) 하나니(청356) (해)지는 해는 서산으로 져서 동해로 다시 나오고 가을 바람에 시든 풀은 봄이면 다시 푸르거늘 어찌하여 가장 귀하다는 인생은 가면 돌아오지 않는가
男兒(남아)의 快(쾌)한 일은 긔 뭐시 第一(제일)인고 挾泰山以超北海(협태산이초북해)와 乘長風萬里波浪(승장풍만리파랑)과 酒一斗詩百篇(주일두시백편)이라 世上(세상)에 草芥功名(초개공명)은 不足道(부족도)인가 하노라(해351) (해)남아의 장쾌한 일 중에 그 무엇이 제일인가 태산을 끼고 북해를 뛰어 넘고 세찬 바람 타고 만리의 물결 해치며 술 한말에 시 백편을 짓는 것이리라 세상에 지푸라기 같은 하찮은 공명이 이에 이르지 못하는 길인가 하노라
내게 칼이 이셔 壁上(벽상)에 걸렸시나 때때로 우는 소래 무슴일 不平(불평)한지 斗牛(두우)에 龍光(용광)이 비쳐시니 사람 알까 하노라(해357) (해)나에게 칼이 있어서 벽에다 걸어 놓았더니 때때로 우는 소리가 무슨 불평이 있는 것 같아 두성별과 우성별에 임금의 은혜가 비쳤으니 행여 사람들이 알까 두렵구나
누고서 廣厦千萬間(광하천만간)을 一時(일시)에 지어 내여 天下寒士(천하한사)를 다 덥쟈 하돗던고 뜻 두고 일우지 못한이 네오 내오 달을야(해339) (해)누구라서 넓고 큰 집을 일시에 지어서 세상의 가난한 선비를 모두 보호하자 했던가 뜻이 있으면서도 이루지 못하니 너나 나나 다르랴
님이 가오시며 사매잡고 離別(이별)할제 窓(창) 밧긔 櫻桃(앵도)곳지 ?지 아녀 오마터니 至今(지금)에 곳지고 닙나도록 消息(소식) 몰나 하노라 (해)님이 가면서 소매 붙잡고 이별할 때 창밖의 앵도꽃이 피기 전에 오마 하더니 지금은 꽃이 지고 잎이 나도록 소식을 몰으겠다
大丈夫(대장부)ㅣ 功成身退(공성신퇴)하야 林泉(임천)에 집을 짓고 萬卷書(만권서) 싸아두고 죵하나 밧갈니고 보라매 길드리고 千金駿駒(청금준구)압해매고 金樽(금준)에 술을 두고 絶代佳人(절대가인) 겻태두고 碧梧桐(벽오동) 거문고에 南風詩(남풍시) 노래하며 太平烟月(태평연월)에 醉(취)하여 누어시니 아마도 平生(평생) 하올일은 이뿐인가 하노라(청646) (해)대장부가 공을 이루고 물러나 산골에 집을 짓고 만권의 책을 쌓아두고, 종으로 하여금 농사짓게 하고, 보라매 길드려서 매사냥하고, 값비싼 말망아지 앞 마당에 매어놓고, 벽오동 거문고로 남풍시 노래 하며, 태평세월에 취하여 누었으니 아마도 평생에 한 번 해 볼만한 일은 이 뿐인가 싶구나
萬頃蒼波水(만경창파수)로도 다못시슬 千古愁(천고수)를 一壺酒(일호주) 가지고 오날이야 시서괴야 太白(태백)이 이러함으로 長醉不醒(장취불성)하닷다 (해)바닷물로도 다 못 씻을 오래 된 근심을 한 병의 술을 가지고 오늘에야 씻었구나 이태백이 그래서 늘 술에 취하여 깨지 않았구나
白圭(백규)의 잇는 험을 갈라내면 업쓸연이 살람의 말 험을은 갈사서 업슬쏜가 南容(남용)이 일러함으로 三復白圭(삼복백규) 하도다(해358) (해)구슬에 있는 험집을 갈라 내면 없어지겠지만 사람의 말 실수는 갈라낸다고 없어지겠는가 남용이 이러해서(그래서) 말조심 하였도다
宵鏡(소경)이 야밤中(중)에 두눈 먼 말을 타고 大川(대천)을 건너다가 빠지거다 져 宵鏡(소경)아 아이에 건너지 마던들 빠질줄이 이실야(해333) (해)장님이 한밤중에 두 눈이 먼 말을 타고 큰 개울을 건너다가 (개울에) 빠졌구나 저 장님아 아예 건너지 말았던들 물에 빠지겠느냐
銀漢(은한)이 놉하지고 기럭이 운일 쩍의 할웃밤 서릿김에 두 귀 밋치 다 셰거다 鏡裡(경리)에 白髮衰容(백발쇠용)을 한자 슬허 하노라(해343) (해)은하수가 높아지고 기러기가 울며갈 때 하룻밤 서리 기운에 두 귀 밑이 다 ?었구나 거울 속 ?머리 여윈 얼굴을 혼자 슬퍼 하노라
잇노라 즐여말고 못 엇노라 슬허마소 엇은이 憂患(우환)인줄 못 엇은이 제 알쏜가 世上(세상)에 엇을이 하 紛紛(분분)한이 그를 우어하노라(해363) (해)있다고 즐거워하지 말고 못 얻었다고(가난하다고) 슬퍼하지 마시오 얻은 이(부자) 근심이 많은 줄을 못 얻은 이 제 어찌 알겠는가 세상에 얻고자 하는 자가 많아 어수선하고 시끄러우니 그게 우습구나
淸風北窓下(청풍북창하)에 잠깨야 누엇신이 羲皇氏(희황씨)쩍 살람인가 葛川氏(갈천씨)쩍 百姓(백성)인가 암아도 太古人物(태고인물)은 낫분인가 하노라(해337) (해)맑은 바람 부는 북창 아래서 잠에서 깨어 누어 있으니 복희씨 때 사람인지 갈천씨 때 백성인지 잘 모르겠구나 아마도 태고의 사람처럼 태평한 사람은 나 뿐인가 싶구나
泰山(태산)이 平地(평지)토록 父子有親(부자유친)君臣有義(군신유의) 北岳(북악)이 崩盡(붕진)토록 夫婦有別(부부유별)長幼有序(장유유서) 四海(사해)가 變(변)하여 桑田(상전)토록 朋友有信(붕우유신)하리라(청532) (해)태산이 깎여 평지가 될 때까지 부자유친 군신유의하고 북악산이 무너져서 없어질 때까지 부부유별 장유유서하고 사해가 변하여 뽕밭이 될 때까지 붕우유신하리라
가마귀 검다하고 빽로(백로)야 웃지마라 것치 거문들 속조차 거물소냐 것 희고 속 거무니난 너 뿐인가 하노라(청497) (해)까마귀 검다고 백로야 비웃지 마라 겉이 검다고 속(마음)까지 검겠느냐 겉은 희고 속이 검은 이는 너 뿐인가 싶다
壽夭長短(수요장단) 뉘 아더랴 죽은 後(후)ㅣ면 거즛거시 天皇氏(천황씨)一萬八千歲(일만팔천세)도 죽은 後(후)ㅣ면 거즛거시 아마도 먹고노난거시 긔 올흔가 하노라(청구753) (해)장수와 단명을 누가 알겠는가 죽은 후면 더 헛된 것이로다 천황씨가 일만팔천세를 살았다지만 죽고나면 역시 헛된 것이로다 아마도 먹고 노는 것 그것이 옳은가 싶구나
日月星辰(일월성진)도 天皇氏(천황씨)? 日月星辰(일월성진) 山河土地(산하토지)도 地皇氏(지황씨)? 山河土地(산하토지) 日月星辰(일월성진) 山河土地(산하토지) 다 天皇氏(천황씨) 地皇氏(지황씨)?과 한가지로되 시람이 어인 緣故(연고)로 人皇氏(인황씨)? 사람이 업난고 (청구826) (해)해와 달과 별은 천황씨 때 해와 달과 별이고 산과 강과 땅은 지황씨 때 산과 강과 땅인데 해, 달, 별, 산, 강, 땅 모두 천황씨, 지황씨 때와 마찬가지인데 사람은 어떤 연고로 인황씨 때 사람은 없는가
山(산) 밋태 집을 지어드고 ? 것 업셔 草(초)새로 녜어시니 밤中(중)만 하야셔 비오난 쇼래는 우루룩 쥬루룩 몸에 옷시업셔 草衣(초의)를 입어시니 살이 다 드러나셔 울긋불긋 불긋 울긋 다만지 칩든 아니하되 任(임)이 볼가 하노라(청719) (해)산 밑에 집을 지어 들고 일 것이 없어 풀 이엉으로 이었으니 밤중쯤 해서 비오는 소리는 우루룩 주루룩 몸에 옷이 없어 풀로 엮어 입으니 살이 다 들어나 서 울긋불긋 불긋울긋하구나 다만 춥지는 않지만 님이 볼까 두렵구나
大海(대해)에 關魚躍(관어약)이오 長空(장공)에 任鳥飛(임조비)라 丈夫(장부)ㅣ 되어나서 智(지)개을 모을 것가 허믈며 博施濟衆(박시제중)이니 病(병)되오미 이시랴(청533) (해)큰 바다에 고기 뛰놀고 넓은 하늘에 새가 나는데 대장부로 태여나서 고상한 지조를 모를 것인가 하물며 중생을 구하는 일이니 병(탈)이 되겠는가
東山(동산) 昨日雨(작일우)에 老謝(노사)와 바둑 두고 草堂(초당) 今夜月(금야월)이 謫仙(적선)을 만나 酒一斗(주일두) 詩百篇(시백편)이로다 來日(내일) 陌上靑樓(맥상청루)에 杜陵豪(두릉호) 邯鄲娼(한단창)과 큰 못거지 하리라(청827) (해)어제 비오는 동산에서 사안(중국 동진사람)과 바둑을 두었고 오늘 저녁 달밝은 초당에서 이태백을 만나 술 한말에 시 백편을 지었다 내일은 저자거리에서 두보와 함께 명창 불러 큰 잔치 열리라
世上(세상) 富貴人(부귀인)들아 貧寒士(빈한사)를 웃지마리 石崇(석숭)은 陋居萬財(누거만재)로되 匹夫(필부)로 죽고 顔子(안자)는 一瓢陋巷(일표누항)으로도 聖賢(성현)이 이르럿나니 平生(평생)에 내 道(도)를 닥가 두어시면 남의 富貴(부귀) 부럴소냐(청804) (해)세상 부자들아 가난한 선비 보고 비웃지 마라 석숭은 많은 재산을 가졌지만 필부로 죽었으나 안자는 한 바가지의 곡식 밖에 없이 가난하게 살았지만 성현에 이르러 숭앙을 받고 있느니라 평생에 자기의 도를 닦아 두었으면 남의 부귀가 부러울소냐
天地開闢後(천지개벽후)에 萬物(만물)이 삼겨난이 山川草木(산천초목) 夷狄禽獸(이적금수) 昆蟲魚鱉之屬(곤충어별지속)이 오로 다 결로 삼겻계라 살람도 富貴功名(부귀공명) 悲歡哀樂(비환애락) 榮辱得失(영욕득실)을 付之(부지) 졀로 하리라(해382) (해)천지가 처음 생겨난 후에 만물이 생겼으니 산천초목과 짐승과 곤충과 물고기, 자라 등속이 모두 다 저절로 생겼다 사람도 부귀공명, 비애환락, 영달치욕의 득실이 절로 부여되리라
池塘(지당)에 月白(월백)하고 荷香(하향)이 襲衣(습의)할제 金樽(금준)에 술이 잇고 絶代佳人(절대가인) 弄琴(농금)커날 逸興(일흥)을 못나긔여 淸歌一曲(청가일곡) 읊퍼내니 松竹(송죽)은 휘드르며 庭鶴(정학)이 우?이니 閑中(한중)에 興味(흥미)하야 늘글 뉘를 모르노라 이 中(중)에 悅親戚樂朋友(열친척낙붕우)로 以終天年(이종천년)하리라 (청723) (해)연못에 달빛이 비치고 연꽃 향기가 옷에 스며들 때 술독에 술이 있고 절대 미인이 거문고 뜯으니 흥겨움을 못 이겨 청가일곡을 읊으니 송죽이 흔들거리고 학이 우쭐거리니 한가한 가운데 흥에 겨워 살면 늙을 사람이 없구나 이 가운데 친척과 좋게 지내고 벗과 즐겁게 지내면서 타고난 수명 다하리라
萬里長城(만리장성) 엔담 안에 阿房宮(아방궁)을 놉피 짓고 沃野千里(옥야천리) 고래논에 數千宮女(수천궁녀) 압페 두고 玉璽(옥새)를 드더질졔 劉亭長(유정장) 項都尉(항도위) 層(층)이 우러러나 보왓시랴 아마도 耳目之所好(이목지소호)와 心志之所樂(심지지소락)은 이 뿐인가 하노라(청648) (해)만리장성 같이 두른 담 안에 아방궁 같은 집을 높이 지어 놓고 넓은 들판 고래논에다 수천 궁녀 앞에 두고 옥새를 집어 던질 때 유방과 항우 따위를 우러러나 보았겠는가 아마도 듣고 보는 기꺼움과 마음과 뜻의 즐거움은 이것(공상) 뿐인가 싶다
景星出慶雲興(경성출경운흥) 할제 陶唐氏(도당씨)쩍 百姓(백성)이 되야 康衢烟月(강구연월)에 含哺鼓腹(함포고복)하여 葛川氏(갈천씨) 노?예 軒轅氏(헌원씨)쩍 춤을 춘이 암아도 三代(삼대) 以後(이후)는 일언 太古淳風(태고순풍)을 못 어더볼까 하노라(해385) (해)상서로운 별이 나타나고 구름이 일 때 요임금 시절의 백성이 되어 번화거리 태평세월에 배불리 먹고 배 두드리며 갈천씨 때 노래에 황제 때의 춤을 추니 아마도 하, 은, 주 삼대 이후는 이런 태고적 순박한 풍속을 볼 수 없네
博浪沙中(박랑사중) 쓰고 남은 鐵椎(철추)를 엇고 江東子弟(강동자제) 八千人(팔천인)과 曹操(조조)의 十萬大兵(십만대병)으로 當年(당년)에 閻羅國(염라국)을 破(파) 하던들 丈夫(장부)의 屬節(속절)업슨 길흘 아니 行(행)할꺼슬 오날에 날죠차 가자하니 그을 슬허 하노라(청721) (해)장량이 창해역사시켜 박랑사에서 진시황을 칠 때 쓰고 남은 철퇴를 얻고 항우가 거느리던 강동의 팔천 군사와 조조의 십만대병으로 당장에 염라국을 파하였던들 대장부가 꼼짝못하는 길(죽음)을 아니 갈 것인데 지금 와서 나까지 가자 하니 그를 슬퍼 하노라
● 인물을 평가한 노래 南陽(남양)에 누은 션뷔 밧갈기만 일삼더니 草堂春日(초당춘일)에 무슨 꿈을 꾸어관데 문밧긔 귀 큰 王孫(왕손)은 三顧草廬(삼고초려) 하거니(청496) (해)남양 땅에 조용히 숨어사는 선비(제갈량) 밭갈기만 일삼더니 초당의 봄날에 무슨 꿈을 꾸었길레 문 밖의 귀 큰 왕손(유비)을 삼고초려하게 하는가
누구셔 范亞父(범아부)를 知慧(지혜)잇다 닐으든고 沛上(패상)에 天子氣(천자기)를 分明(분명)이 알아건을 鴻門宴(홍문연) 高開時(고개시)예 風雲(풍운)이 擁護(옹호)하야 白日(백일)이 震 湯밑皿(진탕)할쩌 天意(천의)를 바히 몰라 玉 王夫(옥부)을 세 番(번) 들고 項莊(항장)의 拔劍起舞(발금기무) 긔 더욱 可笑(가소)로다 암은만 玉斗(옥두)를 깻치고 疽發背(저발배) 하도록 뉘웃친들 어이리(해384) (해)누가 범증을 지혜롭다 할것인가 패공(유방)의 천자기상을 분명히 알았건만 홍문연을 열 때 풍운이 옹호하여 밝은 해가 몹시 흔들려 울 때 하늘의 뜻을 전혀 모르고 옥부를 세 번 들고 항장(항우)으로 하여금 칼춤을 추게 하였으니 그 더욱 가소로운 일이로다 아무리 술잔을 깨고 등창이 나도록 뉘우쳐 본들 어찌하리
唐虞時節(당우시절) 진안 後(후)에 禹湯文武(우탕문무) 니여션이 그 中(중)에 全備(전비)할쏜 周公(주공)의 禮樂文物(예악문물)과 孔夫子(공부자)의 春秋(춘추) 筆法(필법)이로다 암아도 이 두 聖人(성인)은 못밋츨까 하노라(해378) (해)요순시절 지난 후에 우왕, 탕왕, 문왕, 무왕으로 이었으니 그 중에 완전하게 구비한 것은 주공의 예악문물과 공자의 춘추를 쓴 (비판적)필법이로다 아마도 이 두 성인에게는 나는 도저히 못미치겠도다
슬프다 蜀漢時節(촉한시절) 黃泉(황천)을 寃(원)하온이 武侯孔明(무후공명)을 十年(십년)만 빌렷듬연 암을리 열 曹操(조조)잇신들 제 뉘라서 어이리(해372) (해)슬프구나 촉한시절에 저승이 원망스럽다 제갈공명을 십년만 더 빌렸더라면(살았더라면) 아무리 열 조조(조조 열명)가 있다 하더라도 제가 누구라고 어찌 하겠는가
易水(역수)졈은 날에 찬발암은 무스일고 擊筑悲歌(격축비가)에 壯士(장사)ㅣ 一去不復還(일거불복환)이라 至今(지금)히 俠窟遺恨(협굴유한)이 가실 쭐이 잇시랴(해318) (해)역수 저문날에 찬 바람은 무슨 일인가 격축의 슬픈노래(이별가)에 장사(형가)는 한 번 가고 돌아오지 않는구나 지금도 협객(형가)의 생전에 남은 한이 끝 날 줄이 있겠는가
長空(장공)에 걸린 달아 萬古人物(만고인물) 네 일이라 英雄(영웅)은 긔 누구며 豪傑(호걸)은 누구누구 암아도 第一人物(제일인물)은 張子房(장자방)인가 하노라(해316) (해)창공에 뜬 달아 만고의 인물들을 너는 알리라 영웅은 그 누구이며 호걸은 누구누구이더냐 아마도 제일의 인물은 장자방인가 싶구나
張良(장량)의 六도三略(육도삼략) 긔 뉘게 배홧떤고 金椎一聲(금추일성)에 四海(사해)가 蜂起(봉기)한이 祖龍(조룡)의 놀란 魂魄(혼백)이 半生半死(반생반사)하거다(해327) (해)장량이 육도삼략 병법을 그 누구에게서 배웠던가 쇠몽둥이 한번 휘두르는 소리에 온 세상이 벌떼처럼 일어나니 진시황의 놀란 혼백이 반쯤 살고 반쯤은 죽었겠구나
莊周(장주)는 蝴蝶(호접)이 되고 蝴蝶(호접)은 莊周(장주)ㅣ 된이 蝴蝶(호접)이 莊周(장주)ㅣ런지 莊周(장주)ㅣ안여 蝴蝶(호접)이런지 卽今(즉금)에 漆園?(칠원수)ㅣ 업쓴이 물을 꼿이 엇의요 (해328) (해)장자(莊子)가 나비가 되고 나비가 장자가 되니 나비가 장자인지 아니 장자가 나바인지 지금 장자가 없으니 물어 볼 곳이 어디뇨
漢高祖(한고조)의 文武之功(문무지공)을 이제와 議論(의논)하니 蕭何(소하)의 不絶糧道(불절양도)와 長良(장량)의 雲籌?幄(운주유악) 韓信(한신)의 戰必勝(전필승)은 三傑(삼걸)이라 하려니와 陳平(진평)의 六出奇計(육출기계)아니러면 白登(백등)에 운거슬 뉘라서 푸러내며 項羽(항우)의 范亞父(범아부)를 긔 무어스로 離間(이간)하리 아마도 금도창업(金刀創業)은 사걸(四桀)인가 하노라(청635,해387) (해)한고조의 문무 신하의 공이 큰 사람을 이제 와 다시 논해 보니 소하가 군량이 끊어지지 않게 하고 장량이 쓸모있는 작전계획을 세우고 한신이 싸우면 반드시 이기니 삼걸이라 하겠지만 진평의 여섯가지 기계가 아니었다면 백등산에서의 어려움을 누가 풀며 항우와 범증을 그 무엇으로 이간하겠는가 아마도 한나라 창업은 사걸인가 싶구나
아마도 豪放(호방)할슨 靑蓮居士(청련거사) 李謫仙(이적선)이로다 玉皇香案前(옥황향안전)에 黃庭經(황정경)一字(일자) 誤讀(오독) 한 罪(죄)로 謫下人間(적하인간)하여 藏名酒肆(장명주사)하고 采石(채석)에 弄月(농월)하다가 긴고래 타고 飛上天(비상천)하니 至今(지금)에 江南風月(강남풍월)이 閑多年(한다년)인가 하노라 (청650) (해)아마 호방하기로는 청련거사 이태백이로다 옥황상제 앞에서 황정경 한 글자를 잘못 읽은 죄로 인간세상에 귀양와서 이름은 감추고 술 좋아하고 채석강에서 달을 희롱하다가 긴 고래 타고 하늘로 날아 오르니 요즈음은 강남의 풍월에 대해 들은지가 오래 되었도다
千古(천고)의 義氣男兒(의기남아) 壽亭侯(수정후) 關雲長(관운장) 山河星辰之氣(산하성진지기)요 忠肝義膽(충간의담)이 與日月爭光(여일월쟁광)이로다 至今(지금)히 麥城(맥성)에 깃친 恨(한)은 못내 슬허하노라(청377) (해)예로부터 의기남아로는 수정후 관운장이로다 덕 높고 기상 밝으며 충성스럽고 의로운 마음이 해와 달같이 빛나도다 지금도 맥성에 맺힌 한은 못내 슬퍼 하노라
漢昭烈(한소열)의 諸葛孔明(제갈공명) 녜 업슨 君臣際遇(군신제우) 風雲(풍운)이 暗合(암합)하여 곡이 물 만난 듯 周文王(주문왕)의 磻溪老 (반계노수)인들 이예서 더할손가 암아도 如此千一之會(여차천일지회)는 못내 불어 하노라(청379) (해)유비와 제갈량은 전에 없는 군신지간의 뜻이 잘 맞는 사이 현명한 군주가 현신을 맘마니 고기가 물을 만나듯 주문왕이 강태공을 만난 것인들 이보다 더 할손가 천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이 만남을 못내 부러워 하노라
黃天(황천)이 不弔(부조)하니 武鄕侯(무향후)인들 어이하리 ?웃덧 사돗뜸연 漢室興復(한실흥복) 할는거슬 至今(지금)히 出師表(출사표) ?을제면 눈물계워 하노라(청376) (해)하늘이 좋게 보지 아니하니 제갈량인들 어이 하겠는가 잠깐만 더 살았더라면 한나라를 다시 일으킬 수 있었을 것인데 지금와서 출사표 읽어보면 눈물겹구나
鷄鳴山(계명산) 玉簫(옥소)부러 八千弟子(팔천제자) 흣튼 後(후)에 三萬戶(삼만호) 辭讓(사양)하고 赤松子(적송자)를 좃차노니 아마도 見機名哲(견기명철)은 子房(자방)인가 하노라(청500) (해)계명산의 결전에서 옥퉁소 불어 초병의 마음을 동요시켜 팔천군사를 흩어지게 하여 승리 한 후에 삼만호 봉토도 사양하고 신선 적송자를 따라 가니 아마도 세상을 밝게 볼 줄 안ㄴ 이는 장자방인가 하노라
古今(고금) 人物(인물) 혜여보니 明哲保身(명철보신) 그 뉘런고 張良(장량)은 謝病僻穀(사병벽곡)하야 赤松子(적송자)를 조차 놀고 范?(범려)는 五胡烟月(오호연월)에 楚王(초왕)의 亡國愁(망국수)를 扁舟(편주)에 싯고 오니 아마도 이 둘의 高下(고하)를 나난 몰나 하노라(청718) (해)고금의 인물 중 총명하고 사리에 밝아서 자기 몸을 잘 보존한 사람이 누구인가 세어보니 장량은 병을 핑계로 벼슬과 곡식(봉토)을 사양하고 적송자를 따라 놀고 범려는 오대호의 달빛 아래 초나라 망친 시름을 조각배에 싯고 오니 아마도 이 두 사람의 높고 낮음을 나는 모르겠구나
漢(한)날아 第一功(제일공)은 汾水(분수)에 一陣秋風(일진추풍) 輪臺詔(윤대조) 안이런들 天下(천하)를 亡(망)할랏다 千古(천고)에 豪傑英主(호걸영주)는 漢武帝(한무제)인가 하노라(청317) (해)한나라에서 제일공로자는 분하언덕에 후토사 지어 보정(寶鼎)을 얻고 윤대지방에 내린 조칙이 아니었던들 천하는 망했을 것이다 천고에 호걸영주는 한무제인가 싶구나
司馬遷(사마천)의 名萬古文章(명만고문장) 王逸少(왕일소) 掃千人筆法(소천인필법) 劉伶(유령)의 嗜酒(기주) 杜牧(두목)之(지) 好色(호색)은 百年從事(백년종사)하여 一身兼備(일신겸비) 하려니와 아마도 雙全(쌍전)키 어려올손 大舜(대순) 曾子(증자) 孝(효)와 龍鳳(용봉)比干(비간) 忠(충)인가 하노라(청649) (해)사마천의 만고에 유명한 문장과 왕일소의 천 명을 쓸어버릴 만한 필법과 유령의 술 조하하는 것 두목의 호색과 같은 것들은 백년 종사하여 한 몸에 겸비할 수 있지만 아마도 한꺼번에 갖추기 어려운 것은 순임금과 증자의 효도, 관용봉과 비간의 충성인가 하노라
三代後(삼대후) 漢唐宋(한당송)에 忠臣義士(충신의사) 혜어보니 夷齊(이제)의 孤竹淸風(고죽청풍)과 龍逢費干忠(용봉비간충)은 니르도 말녀니와 魯連(노련)의 蹈海高風(도해고풍)과 朱雲(주운)의 折檻直氣(절함직기)와 晉居士(진거사)의 紫桑日月(자상일월)에 不放飛花過石頭(불방비화과석두)와 南齊雲(남제운)의 不義不爲屈(불의불위굴)과 岳武穆(악무목)의 背貞忠(단배정충)은 千 秋竹帛上(천추죽백상)에 뉘 아니 敬仰(경앙)할고 마난 아마도 我東三百年(아동삼백년)에 顯忠崇節(현충숭절)하야 堂堂(당당)한 三學士(삼학사)의 萬古大義(만고대의)난 짝업슬가 하노라 (해)하, 은, 주 삼대와 한, 당, 송에 충신과 의사를 세어보니 백의숙제의 맑은 기풍과 하나라 관용봉과 은나라 비간의 충성은 말 할 것도 없거니와 제나라 노련이 공을 세우고도 벼슬을 사양하고 바다에 숨어 산 높은 기풍, 한나라 때 충언을 듣지 않는 왕에게 난간을 잡고 끝까지 버티어 용서를 받았다는 주운의 곧은 기풍, 진나라 때 자상에 돌아와 해와 달과 꽃과 돌을 벗하며 산 도잠(도연명), 당나라 때 불의에 굴하지 않은 남제운, 송나라 때 악비의 충성은 천년의 역사에 누가 공경하고 숭앙하지 아니할까 마는 아마도 우리나라 삼백년 동안에 충절로는 당당한 삼학사의 만고에 의로움은 비길 것이 없구나
● 기타 물 우횟 沙工(사공) 물 알엣 沙工(사공) 놈들이 三四月(삼사월) 田稅大同(전세대동) 실라 갈쩨 一千石(일천석) 싯는 大重船(대중선)을 작위다혀 꿈여내야 三色(삼색) 果實(과실) 머리 가즌 것 갓초와 필이 巫鼓(무고)를 둥둥침여 五江城隍之神(오강성황지신)과 南海龍王之神(남해용왕지신)께 손 곳초와 告祀(고사)할제 全羅道(전라도)ㅣ라 慶尙道(경상도)ㅣ라 蔚山(울산)바다 羅州(나주)바다 七山(칠산)바다 휘도라 安興(안흥)목이라 孫乭(손돌)목 江華(강화)목 감돌아 들제 平盤(평반)에 물 담듯이 萬里滄波(만리창파)에 가는 듯 돌아오게 고스레 고스레 事望(사망)일게 하오소서 어어라 어어라 저어어라 배 띄여라 至菊蔥(지국총) 南無阿彌陀佛(나무아미타불)(해393) (해)강 상류의 사공과 하류의 사공들이 삼사월에 대동미 실러 갈 때 일천석 싣는 대중선을 자귀로 다듬어 만들어 내어 삼색 과일을 좋은 것만 골라 갖추어 놓고 피리불고 북을 둥둥치며 다섯강성황신과 남해용왕신에게 합장하여 고사 지낼 때 전라도라, 경상도라, 울산바다, 나주바다, 칠산바다 휘돌아서 안흥목, 손돌목, 강화목 감돌아 들 때 쟁반에 물을 담은 듯이 바다가 조용하여 먼 뱃길을 가는 것처럼 빨리 돌아오게 고스레, 고스레 또 이익도 많이 남게 하소서 어어라 어어라 저어어라 배띄워라 지국총 나무아미타불
各道各船(각도각선)이 다 올라올졔 商賈沙工(상가사공)이 다 올나왓네 助江(조강) 석골 막창(幕娼)드리 배마다 차즐제 새내놈의먼정이와 龍山(용산) 三浦(삼포) 당도라며 平安道(평안도) 獨大船(독대선)에 康津(강진) 海南(해남) 竹船(죽선)들과 靈山(영산) 三嘉(삼가) 地土船(지토선)과 메욱 실은 濟州(제주)배와 소곰 실은 瓮津(옹진) 배드리 스르를 올나들 갈졔 어듸셔 各津(각진)놈의 나로배야 쬐야나 볼 줄이 이스랴(청727) (해)각 도에서 각종 배가 다 올라 올 때 장사하는 사공이 다 올라 왔네 조강 석골의 창녀들이 배마다 찾을 때 사내놈의 먼정이배와 용산 마포의 당도리배며 평안도 대독선에 강진 해남의 대나무 실은 배들과 영산 삼가의 토속선과 미역 실은 제주배와 소금 실은 옹진배들이 슬슬 올라들 갈 때 어디서 각 나룻배야 끼어나 볼 수 이ㅆ겠는가
일신(一身)이 사쟈한이 물 껏 계워 못견?쐬 皮(피)ㅅ겨 갓튼 갈랑니 보리알 갓튼 수통니 줄인니 갓깬니 잔벼록 굴근벼록 강벼록 倭(왜)벼록 긔는 놈 뛰는 놈 琵琶(비파) 갓튼 빈대삭기 使令(사령)갓튼 등애아비 갈따귀 삼의약이 셰박회 눌은 박회 바금이 거절이 불이 뽀죽한 목의 달리 기다한 목의 야윈 목의 살진 목의 글임에 뾰록이 晝夜(주야)오 뷘때업시 물건이 쏘건이 빨건이 뜻건이 甚(심)한 唐(당)빌리예서 얼여왜라 그 中(중)에 참아 못 견될손 六月(유월) 伏(복)더위예 쉬파린가 하노라(해394) (해)한 몸이 살아가려 하니 무는 것 겨워 못 견디겠구니 피 껍질 같은 가랑이, 보리알 같은 수통이, 굼주린 이, 갓 깨어난 이, 잔 벼룩, 굵은 벼룩, 강벼룩, 왜벼룩, 기는 놈, 뛰는 놈에 비파 같은 빈대새끼, 사령 같은 등애아비, 깔따귀, 버머재비, 흰 바퀴, 노란 바퀴, 바그미, 고자리, 입이 뾰족한 모기, 다리가 기다란 모기, 그리마, 뾰룩이 밤낮 쉴 새 없이 물고 쏘고 빨고 뜯으니 심한 가려움 때문에 어렵구나 그 중에서도 참아 못 견딜 것은 유월 복더위에 쉬파리인가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