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공부 중이신 분들 아마 합격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가 합격수기 쓰는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막상 합격하고 나면 합격 수기라는 걸 쓸 정도로 내가 실력이 있나, 열심히 했나 그런 생각이 들어 상당히 조심스러워집니다.
지금도 최종합격을 하고도 합격수기를 써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하다 내가 합격생들의 합격 수기를 읽으며 공부하는데 방향을 잡았고 또 힘들 때 합격수기가 많은 힘이 되었던 걸생각하며 큰 맘(?)먹고 쓰기로 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절대적인 방법이 아님을 읽으면서 판단하시길 바라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게 쓰겠습니다.
1. 들어가며
서울 중위권 대학 토목환경공학과 졸업
대학원에서 구조공학 전공
설계 회사 7개월 근무
설계회사에 있었던 7개월이 저를 공무원 수험 준비의 길로 인도하였습니다. 비교적 큰 설계회사였고 아직 신입이라 일이 많이 힘들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래가 보이지 않아서 그때 당시는 아예 토목을 그만 둘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두었고 약 3개월의 방황 끝에 공무원 수험생이 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2. 수험생활
(1) 2005년
정확하게 2004년 12월부터 공무원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첫 해에는 친구들도 안 만나고 전화 통화도 안하고 주일에도 혼자 공부하고 하루에 15시간씩 공부하는 등 정말 독하게 공부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참 무식하게 바보같이 공부한 거 같은데 그래도 이때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 밑거름이 되어 최종합격에 이를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공부 말고는 체력 유지 및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주 3회 수영을 다녔습니다.
(2) 2006년
첫 해의 실패를 정보 부족으로 판단하고 올해에는 노량진에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집에서 노량진까지 버스로 왕복 3시간 가량 걸렸는데 그래도 버스타고 오가는 시간에 책도 보고 세상 구경도 한다는 생각에 그냥 실강을 들었습니다.
2005년 11, 12월 [한국사총론] 학원 다님 (월,화)
2005년 12월 [스마트 물리학] 학원 다님 (토,일)
2006년 1, 2월 [똑똑한 국어] 학원 다님 (월,화)
2006년 3, 4월 토질역학, 수리학 학원 다님 (토)
2006년 5, 6월 [통합한국사] 학원 다님 (금,토)
2006년 6월 국어 문제풀이 학원 다님 (토,일)
2006년 8, 9월 국어 서울시 문풀 동강 들음
2006년 9월 응용역학, 수리학, 토질역학 문제풀이 학원 다님
학원을 거의 안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적고 보니 다닐 건 다 다녔네요 ^^; 개인적으로 학원을 약간 불신하는 성격이었는데 좋은 강사를 만나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번에 깨닫기도 했습니다.
초기에는 집근처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시험 석 달 전부터 사설 독서실을 이용했고 올해에는 새벽에 요가를 다녔습니다. 주 3회 다녔는데 재미로는 수영이 더 재밌지만 수험생활을 하는 데에는 요가가 더 좋은 거 같습니다.
3. 과목별 공부 방법
(1) 국어 - 70 (78)
공무원 공부를 시작한 첫 해(2005년)에는 혼자 재정국어로만 공부했습니다. 국어의 방대한 양에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가장 큰 부담을 가진 과목으로서 2005년에는 서울시, 국가직 모두 국어 성적이 영어보다 낮았습니다. 심지어 서울시 국어에서는 과락까지 --;;
2006년 올 해에는 국어를 먼저 잡아야겠다는 생각에 1월, 2월 노량진에서 이재현 선생님의 똑똑한 국어 기본 강의를 들었고 6월에 문제 풀이반 실강 듣고 7,8월 서울시 문풀 동강을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재현 선생님 강의를 듣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8월 국가직 시험에서도 국어 점수가 가장 높았고 올해 서울시에서도 작년 점수의 2배로 뛰었으니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국어 공부는 하루에 2시간 30분 정도 했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과목이었기 때문에 아침에 독서실 가자마자 국어부터 공부했는데 한자를 30분 정도 공부하고(수업 시간에 한자 자료 주신 것 공부하고 한자 특강에 있는 수필 같은 거 읽으면서 쓰는 연습) 나머지 2시간동안 전날 공부한 것 복습하고 또 학원 진도대로 공부했습니다.
(2) 영어 - 95 (103)
공대생 치고는 영어를 좋아하고 보통의 공대생보다는 약간 잘하는 편입니다. 대학원 들어가기 전에 토플과 GRE 약간 공부해 둔 것이 있어서 영어는 크게 부담 갖지 않고 또 욕심도 부리지 않고 보통만 받자는 생각이었습니다. 문법은 따로 공부하지 않았고 단어는「이성철 보카 킬러 22000」를 하루에 30분 정도씩 계속 반복하면서 봤습니다. 다른 단어집은 너무 양도 많고 단어 따로 예문 따로인데 비해 이 책은 예문이 바로 문제라 문제도 풀고 독해공부도 되고 단어도 외우고 여러 모로 좋은 거 같습니다. 그리고 독해 공부는 「SRS 독해비법」으로 하루에 5개 정도 푸는 정도, 약 1시간 내외로만 공부했습니다. 한꺼번에 5개 정도 풀고 답 맞춰보고 사전 찾아가면서 정확하게 해석하고 넘어가는 걸 기본으로 하고 다음 날 전날에 푼 독해의 단어 정도만 다시 훑어보았습니다.
영어 성적은 늘 보통 정도로만 나왔는데 이번 서울시 시험에서는 좀 미쳤나봅니다 --;; 성적 확인하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원래 시험 종료 20분 전에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들 다 마킹하고 영어는 직접 풀면서 마킹하기 때문에 모르는 것들은 바로바로 찍었는데 그 찍은 것들이 한 개 빼고 다 맞았나봅니다 ^^
(3) 한국사 - 60 (68)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원래 역사를 좋아해서 공무원 준비하면서도 가장 재밌게 공부했는데 성적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 아무래도 작고 사소한 것까지 공부해야하는데 저같은 경우는 숲까지만 보고 나무들을 하나하나 보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2005년 11,12월에「한국사 총론」실강 들은 뒤 혼자 공부하다 다시 2006년 5,6월에「통합한국사」실강 듣고 마무리 했습니다. 하루에 3시간 정도 공부하기로 계획했는데 사실은 밤 시간이라 피곤하면 일찍 집에 가버려서 하루에 한 2시간 정도 공부한 거 같습니다.
(4) 물리 - 60 (68)
역시 뭐라 할 말이 없는 과목. 올해 물리가 많이 어려웠고 사실 개인적으로도 물리가 가장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2005년 12월에 강남에서 신용찬 선생님 수업을 한 달 듣고 스마트 물리책만 봤는데 많이 부족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 합격 못하는 줄 알고 2007년에는 강남에서 신용찬 선생님 물리 2달 과정 수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행히 합격했습니다. ^^ 공부는 하루에 2시간 정도씩 월~금 거의 매일 공부했었습니다.
(5) 응용역학 - 80 (88)
학부 때부터 역학을 좋아했고 대학원에서 구조공학을 전공해서 역학에는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공무원 시험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거 같습니다. 오히려 자신 있다고 혼자 공부하다보니 더 빨리 쉽게 푸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만의 방식을 끝까지 고집하다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한 거 같습니다. 책은 e-tech 「응용역학 개론」으로 하루에 1시간 30분 정도씩 매일 공부했고 서울시 시험 전에 장성국 선생님의 문풀 한 달 들은 것이 적지않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6) 수리수문학 - 60 (68)
학부 때 수리학 정말 싫어했고 수문학 수업은 듣지도 않았는데 공무원 준비하면서는 많은 흥미를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그렇다고 성적이 잘 나온 건 아니었지만 ^^ 올해 3,4월에 안진수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작년에는 전공 성적이 좋게 나왔었기 때문에 또 올해는 학원 수업도 들었겠다 믿고 공부를 좀 덜 했더니 바로 성적이 안 좋게 나왔습니다. 학원 다닐 때는 학원 진도에 맞춰서 복습 열심히 했고 그 이후에는 월,수,금 2~3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7) 토질역학 - 55 (63)
전공 중에서 가장 성적이 안 나오는 과목이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토질 역시 작년에 혼자 공부하다 올해 3,4월에 안진수 선생님의 수업을 들었고 시중에 나와 있는 공무원 서적에 있는 내용은 다 숙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안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거 같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7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겐 전공 서적도 볼 것을 조심스럽게 권유합니다. 토질 역시 수리수문학과 마찬가지로 학원 다닐 때는 학원 진도에 맞춰서 복습 열심히 했고 그 이후에는 화,목,토 2~3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4. 면접 준비
서울시 공무원 면접 대비 스터디 했었습니다. 1차 필기 합격하고 면접 스터디 한다고 남들에게 얘기하면 면접을 뭘 준비하냐 다 붙는 거지라고 얘기하는데 요새는 면접도 많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서울시도 성적순으로 뽑고 면접은 거의 형식적인 것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높은 점수를 받고도 떨어지는 걸 보니 면접 준비도 잘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암튼 저는 합격자 발표나자마자부터 시작해서 면접 보는 날까지 함께 면접 준비하면서 재밌었고 좀 힘들기도 하였지만 (워낙 열심히 하는 분들이라 따라가느라 좀 힘들었음 ㅋㅋ) 함께 가다보니 한 달이라는 길고도 긴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또한 면접 당일에 기다리면서 스터디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긴장감을 풀 수 있어서 면접 자체도 좀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5. 마지막으로
저는 그동안 주변에서 독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었습니다. (원래 여자가 남자보다 독하다는 소리도 있지만^^) 뭐든 하나 목표를 삼으면 다른 건 안 보고 그것만 바라보고 결국에는 이루고 마는 성격이고 또한 많이 꼼꼼하고 무척 계획적이라 공부할 때도 보통 2~3달 정도의 계획을 미리미리 세워두고 공부했고 거의 지켰습니다. 계획 세운 거 못 지키면 못 참는 성격이라 --;; 이런 성격 때문에 혼자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런 성격이었기에 최종합격에 이를 수 있었던 거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갖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꼭 합격할 것이라고 믿었고 '만약 떨어지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불안하고 두려워한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간혹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꼭 합격한다고 자꾸 세뇌를 하였고 또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께 기도드림으로써 마음의 평안을 얻곤 했습니다. 불안감이나 두려움 이런 감정에 휘말리다보면 공부도 제대로 못할 뿐 아니라 시험 당일에도 제 실력 발휘를 못하니 평소에 마인드 콘트롤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습니다. 종교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인 듯 ^^;
암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 또는 지금 한창 공부 중이신 분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꼭 합격하시길 바라며 부족한 합격 수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첫댓글 언니~수고 너무 많이 했어요^^역쉬~울스터디...자랑스러워요 호호
울스터디 모두 수고 많이 했쥐 *^^* 대단회 파이팅!!! ㅋㅋ
잘 읽었어 쭌~ 같은 배를 탔는데 먼저 뽀트로 옮겨타다니 ㅡㅜ.. (실은 내가 물로 텀벙 뛰어내린거가 맞쥐~ㅋㅋ) 내년엔 요가부터 시작해야할까봐 교회도 다니궁 아놔~
요가도 좋고~ 교회도 좋고~ ㅋㅋ
영어점수가 환상이네요..축하합니다.좋은 공무원 되세요.
굿...10년을앞서가시는군요...정말 멋있네요/..//
서프라이즈 ....감탄사밖에 안나오네효.....^^
서프라이즈 ....감탄사밖에 안나오네효.....^^
와 잘읽었어요 무지 꼼꼼하신 성격 같아요~^^ 저기.. 질문하나 할께요.. 안진수 샘 수업 괜찮은가요?
쪽지 보냈습니다 *^^*
언니 나 지금 이거 봤다..ㅋㅋ 언니만 유일하게 합격수기쓴거같어여...그죠??ㅋㅋㅋ 언니완전멋져요..영어완전잘해..ㅋㅋ 언니가 내 상사였으면 좋겠어요...*^^* 26일날 봐용...*^^* 나 영어과외시켜줘요..ㅋㅋㅋㅋ
지금 우리 면접 스터디 한 곳에서 무료 영어과외하고 있는데 와라~ 대신 고딩이랑 같이 해야한다 ㅋㅋㅋ
합격 축하드립니다^^근데 안진수 선생님 문재풀이 들을까 생각중인데 수업이 어떤가요? 궁금합니다.
쪽지 보냈습니다 *^^*
와 정말 영어점수가 .... 대단하세요... 존경이 가네요..더구나 여자분이라니... 축하들요.
누님 싸이 새해인사 못드려 죄송해요ㅠㅠ 싸이 재시작이 넘 어렵군요 ㅋ 전 수기 못쓰겠어요 ㅋ
깔끔하게 잘 정리해서 쓰실 것 같은데요~ 한번 써보세요 ~ 암튼 키득키득님 합격하실만 한 것 같습니다 ~ 이런 분들과 붙었다니 정말 감사해야 할 듯 싶네요
저두 쪽지주세요.ㅡㅡ
키득키득 님 동생입니다. 누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방에 들어왔다가 우연찮게 글을 보았습니다. 비밀이지만 이번 합격의 비결은... 주변인의 구박입니다.ㅋㅋ 제가 백수라고 무지 구박을 했다는...ㅋㅋㅋ 열심히들 하세요~
대단회 여기 다모였네...^^
쪽지 보냈는데 확인좀..
삭제된 댓글 입니다.
쪽지 보냈습니다 *^^*
요즘 너무해이해져서 님의 수기 다시보고 마음 다짐니다~~^^고마워요
서울시.. 발령은 나셨나요? 요즘 분위기 좀 그런데 어려울때 오셨네요.. 축하드립니다.. 공직생활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