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생뿐 아니라 부모 중에도 불안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울하고 초조한 증상이 떠나지 않으며, 밤마다 현재의 일뿐 아니라 과거의 문제까지 떠올리며 악몽을 꾼다면? 개그맨 정형돈이 앓는 불안 장애일 수 있다.
취재 박헤나 리포터 mynana1@naeil.com 도움말 배활립 교수(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김보라 교수(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Reader’s Letter
초6, 중3 아들을 둔 주부입니다. 어느 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잠시 쉬려는데, 누군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 것 같고 가스가 폭발할 것 같은 불안 증상을 느꼈어요. 가슴이 뛰어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고, 집 밖으로 나가기도 두렵더라고요. ‘소심한 성격이라 그런가’ 넘어가기 일쑤였는데, 개그맨 정형돈씨가 불안 장애로 연예 활동을 접었다니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김경미(47·서울 강북구 미아동)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리고 빨리 뛰며, 어지러움을 느끼면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겁을 먹고 또 안절부절못하며, 미칠 것 같은 두려움을 종종 느낀다면 불안 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활립 교수는 “불안 장애는 ‘불안’ 증상을 나타내는 여러 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라 설명한다. 공황장애와 범불안 장애, 분리 불안 장애, 사회불안 장애, 사회 공포증이나 광장공포증 같은 특정 공포증이 모두 불안 장애에 속한다.
불안 장애는 인구의 약 15% 이상이 평생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신경정신과 질병 중 하나다. 하지만 치료받지 않으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신경쇠약이나 우울증, 알코올의존증 등 합병증이 생긴다.
수능 시험 같은 중요한 일이나 중대한 발표를 앞두고 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특별한 이유없이 두려움이 엄습해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나아가 온몸이 떨리고 발작 증세를 보인다면 불안 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불안 장애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
배 교수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와 면담이 필요하다. 불안 장애 검사용 체크리스트로 환자의 불안 수준이나 추가적인 검사의 필요성을 점검할 수 있다” 고 전한다.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보라 교수는 “청소년 불안 장애 환자 비율은 1~4%로 걱정이나 불안감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등교를 거부하기도 하며,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악몽을 꾸거나 두통, 복통 등 신체적 증상을 반복적으로 호소한다” 고. 아울러 “약물과 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인다.
불안 장애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은 뭘까?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사가 기본이며 술이나 커피 등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가 운동이나 산책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어야 불안 장애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미즈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