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중 5일은 늘 개미 챗바퀴다. 긴 삶처럼 별 의미 없는 나날들,.. 그나마 일주일에 한번 내 자신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걸 절감하는 날 산으로의 일탈(?) 이다.
문경 가은에 있는 속리산 국립공원군에 속한 930미터의 대야산으로 추억 여행이다. 십 수년전의 기억은 알듯 모를듯 가마득한데 희미한 기억속의 그날 들은 계곡이 멋졌고 함께한 일행하나가 절벽에서 추락할 뻔 했다는것.식사중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깔고 앉았던 밥상을 우의처럼 덮어 쓴일 그리고 속리산쪽 괴산방향에서 올라 계곡으로 내려온 희미한 기억들. .
대야산 가는길은 태풍이 예고 되어 있는 날 치고는 좋다. 문경ic에서 내려 무궁화 가로수길을 따라 총 1시간50 여분만에 용추계곡 주차장에 도착한다.무료. 백두대간길이어서 인지 물좋은 계곡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른 시간임에도 주차장에 상당히 차가 많다.
주차장에서 살짝 고개를 넘으면 휴양림쪽에서 오는 길과 마주치는 삼거리에 대야 산장이 있다. 거기 부터 계곡이 시작 된다. 계곡은 넓은바위와 얕은 수심 좌우에 우거진 그늘과 늘 흐르는 수량으로 옥 같은 계곡 이랄까.. 계곡따라 월영대까지 가서 시계반대 방향으로 대야산을 올랐다가 밀재를 거쳐 다시 월명대로 내려오는 산행이다
이쪽은 비가 더러 왔는지 수량이 제법 있는 데다 이른 이침인데도 물놀이 하는사람들이 있다. 계곡 옆 완만한 길따라 약 20 여분을 오르면 용추계곡의 최대 하이라이트 용추다. 용 두마리가 하늘로 오르면서 용트림을 한곳이라는데.. 바위들의 모습이 퍽이나 신기해 전설이 진짜 같기도한데 자주 사망사고가 나서 안전요원이 통제중.
용추계곡 훨씬 아래에 무당소라고 있는데 그쪽은 무당이 굿을 하다 빠져 죽어서 무당소 라고 하는데 용추계곡은 귀신들이 있을것 같다는 생각.....
계곡길은 평탄한게 소나무와 잡목이 무성해 거의 정상 근접할때까지 조망은 없다. 하산 할때도 거의 계곡길이다. 잠시 정상부근과 밀재 오기전 능선까지 조망과 함께 바위와 암릉들이 다수 있을뿐 거의 계곡산행이다.
1시간여 만에 산행 갈림길 월영대에 도착한다. 수백평은 되어 보이는 듯한 바위위로 물이 살짝흐르는데 밤에 달빛이 계곡의 물과 바위에 아름답게 비춰 월영대 라는데 풍광은 좋은듯 하나 달이 뜰때 보질 않아 실감은 할수가 없다.
그런데 부산이나 광주 대구 부근 도심지쪽 산이 아닌 골짜기 부근의 산 치고는 등산객이 이외로 많다. 대전.화성.서울 등 전국각지에서 많이들 왔다. 밀재로 하산 하는중 서울에서 단체로 온 산방팀을 만났는데 오후 2시가 다 되어 가는데 다소 늦은 시간에 오르는게 이상해 물어 봤더니 차가 밀려 3시간 걸렸다나....갸우뚱? 그전 만난 남녀 한쌍은 수원에서 1시간10 분 걸렸다는데~~
한때 참 많은 산방이 있었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것도 한시절 유행처럼 저물어 가는듯..
월영대 지나도 약간의 오르막일뿐 평탄하다. 단 정상 400 여 미터를 남겨 놓고는 상당히 가파른 나무계단의 연속이다. 나무계단이 없으면 오르지도 못할것 같은데 어쩜 이리도 많을까. 도락산에 많다고 생각 했는데 여기도 거기 못지 않을듯 .. 아마도 예전 기억에는 없었는 듯 한데 그땐 어떻게 내려 갔을까?
사람에 치면서 정상부에 오니 비로소 풍광을 보여준다. 이제까지의 답답함과 힘듬을 풀어 주려는듯 탁 트였는데 태풍 때문인지 지난 백운산 산행때 처럼 운무가 장난을 친다. 보여주기 싫은듯 살짝 보였다 감췄다 약올린다. 시원한 바람도 제법 불지만 옛 추억에 젖을 여유가 없다.
정상은 몇평 안되는 바위위에 자그만 정상석이 있는데 인증삿을 하려는 사람들로 장터같다. 그나마 살짝 운무가 걷힐때는 지리.속리산등이 까마득하게 조망이 되고 뒤로 거대한 암릉덩이 희양산도 구름속에 신선처럼 보인다.
정상바로옆 천하가 내려다 보이는 천상에서 식사를 한다. 참으로 사람 많다. 다시 한번 더 느낀다. 지나 생각 이지만 이산의 풍광이나 모양새 치고 이렇게 등산객이 많은게 조금은 의아? 너무 멋진 산들도 많은데 유명세가 없어 인지 몰라도 산행내내 한두사람 밖에 없는 곳도 많았는데 이곳만은 예외다.
정상지나서 밀재 가기전까지 암릉구간이다. 대문바위 등 요상한 바위와 암릉지대가 눈을 간지르고 바위 구경에 지겨움이 없다. 거기다 큰 내리막도 아니어서 몸도 마음도 편안하다.
밀재부터는 큰 경사 없이 숲이 우거지고 물이 흐르는 계곡따라 산책하듯 내려 오는데 비가 오락가락한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비로소 호젓함을 즐긴다.
갈림길 월영대를 지나니 오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중이다. 비 덕분인지 계곡이 깊은지 여튼 물은 많다. (30 여분 물놀이를 하다) 계곡 입구쪽으로 내려 올수록 아예 유원지다. 이곳저곳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온것 같고 다른 계곡과 달리 여기는 이 맑은 물을 상수윈으로 사용하지 않는건지 통제는 없다.
용추밑쪽으론 산보다는 사람 구경을 하면서 내려 오다보면 아쉬운듯 아닌듯 어느덧 출발지다. 식사. 족욕 시간외 거의 5시간반 정도의 산행이었다. 그중 계곡산행이 4시간 이상.
계곡과 물의 산. 백두대간의 산. 추억 어린 산. 근래 처음으로 비를 맞은산. 등산객이 많은산. 기대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한산으로 새삼 추억을 추억한 날이 되었으며 여름에 계곡의 시원함을 즐기기에 는 아주 좋은 대야산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