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밤이 그래서 더욱더 선명하고 아름다운 밤 인거 같네요...
어느방 음악인지는 모르겠지만 CJ 그러한 맨트에 나도 모르게 창밖을 바라본다.
이시간이면 현란한 건물들의 조명 사이에
한 사람의 조연으로 자리를 잡고 있을 시간인데
오늘은 가게문을 열지 않았다.
언젠가 하루는 좀 쉬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쩝.. 어제 마신 술의 여파로 인해 그 날이 오늘이 될줄이야
많이도 마셨다.
청소를 일찍 마치고 비짜루를 든체로 바로옆 꽃가게로 간다.
" 사장님 몇시에 문닫으세요? "
" 슬슬 닫아야지. "
" 오늘 술한잔 하시죠 답답하고 뭐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문닫으려구요. "
" 무슨일 있어? 그래 그럼 한잔 하자구~ "
때론 친형 같은 옆집 가게 아저씨..
정확한 나이는 모르겠는데 45정도로 보여진다.
철산동에 맛은 그렇게 맛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등갈비집이 한곳 있다.
세련된 고기집의 인테리어가 아닌 조금은 외진곳에 있어서
아는사람들만 알고 .. 혹 이리저리 구석구석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발견하는곳..
그곳 단골은 아니지만 사장님이 나를 알아보는 집이라
그리로 발길을 옮긴다.
햐... 빵만 굽다가 이시간에 이렇게 외부로 나와본지가 언젠지
여느 도심의 네온사인과 비교해도 광명시에 중심가인건 확실하다.
" 햐... 사장님 뭔 사람들이 이렇게 많데요? "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 나의 눈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매운등갈비를 3인분을 시키고 소주도 한병 시켰다.
오랜만에 왔다고 계란말이를 서비스로 주시는 아저씨..
여전히 손님이 붐빈다.
이 도심에 포장마차 비닐문으로 되어 있는집은 아마 여기가 유일한거 같다.
삼삼오오 원통탁자에 모여서 세상을 논하는 사람들..
오늘 소개팅을 받는건지 남자는 뻘쭘하게 등갈비를 뒤집고
여자는 남자의 뭔가의 이야기를 듣기를 원하는 테이블
그 옆자리에서는 어르신 세분이서 전기공사 이야기를 하는거 보니
아마 일용직으로 일하시는 거 같고
뭐가 불만인지 한 친구에게 큰소리로 자기 의사에 대한 표현을 하는 사람...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안주가 익기전에 벌써 소주 한병을 비웠다.
서로 옆가게에서 장사하는지라 그냥 얼굴보면 인사하고
필요한 물품있으면 빌려주고 그러한 일상 대화만 나누다가
술자리를 하는것은 2년만에 처음이다.
그렇지 않아도 꽃집사장님 ..
나 퇴근시간 마치고 한잔 하자고 여러번 말을 하려고 했다고 하신다.
세상 사는이야기..
그리고 요즘 경기에 대한 각자의 생각..
집안얘기 등등 나누는 동안 가을밤은 소리없이 더욱더 어둠을 뿌린다.
몰랐는데 꽃집사장님도 참 우여곡절이 많은 양반이다.
사업실패로 아직 억이상의 빚을 지고 있는 상태이고
새벽3시에 일어나서 양재동가서 꽃을 가져온다고 한다.
그래서 늘 얼굴보면 피곤해 보였나?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자리를 떠서
한잔 더 하자는거 그냥 선약있다고 헤어졌다.
무작정 핸드폰을 열고 메모리 되어있는 전화번호를 본다.
오랜만에 이친구에게 연락해서 한잔할까?... 아니다
이친구 결혼해서 이시간에 부르면 좀 그러겠다.
연락해서 나오라고 하면 만날사람은 있는데
이상하게 통화버튼이 눌러지지가 않는다.
우리카페에 유일하게 전화번호를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에게 전화해서 한잔하자고 할까.. 했는데
그마저 생각뿐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만다.
지나다 보니 맥주빠 같은곳이 보인다.
무작정 들어갔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가 아까와는 사뭇 다르다.
빠텐 구석에 앉아서 싸구려 양주한병을 시켜놓구
꼴짝꼴짝 마신다.
오늘은 맘편하게 마셔야겠다고 일찍 문도 닫았는데
직업병인지 다이어리를 꺼내서 월요일 재료주문 할꺼를 적어보고
새로 본사에서 홍보차 내려온 피자공문을 읽어본다.
에이.. 이게 아닌데..
빠텐이 말을건다.
나를 본적이 있는거 같다고 한다.
뭐 나를 봐야 피자사러 왔서 봤던지 아니면 그냥 맨트인건지는 모르겠다.
나도 그냥 저도 본거 같네요.. 라고 답변을 하고
하나씩 나에대해 물어보기 시작한다.
무슨일 하세요 부터...
환심을 유도하려는 이야기를 한다.
별로 이사람 하고는 이야기 하고 싶지않은데.. 쩝
반병 마셨나? 입에서 텁텁하다는 느낌이 온다.
키핑을 시키고 나왔다.
젠장..
날씨가 쌀쌀해지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때 마침 문자가 한통 온다.
친구다...
" 고생한다. 한번 시간되면 연락해라 소주한잔하게.. "
바로 전화했다.
응암동 사는 친구인데
한번 장가갔다가 돌싱이 된 친구다.
사람은 좋은녀석인데 주변사람들 꼬임에 빠져서 경마에 손댄것이
재수씨가 참을수 없어서 이혼을 하자해서 이혼당한친구..
그래도 나 힘들때 같이 위로해주고 그런친구라서 난 이친구가 좋다.
" 일찍 문닫았다 소주한잔 할텨? 니가 올래 내가 갈까? "
나는 성격상 중간에서 만나자는것을 싫어한다.
" 얌마 기다려라 내가 간다 40분 걸리겠다.. " 친구가 온덴다.
그 사이에 가깝게 보이는 PC방 가서 기다렸다.
그리고 친구가 왔다고 전화가 왔다.
서로 얼굴을 본지가 6개월 정도 된거 같다.
녀석... 얼굴 많이 삭았네 ㅎㅎ 내가 먼저 말을 건낸다.
얌마 니도 만만치 않어. ㅎㅎㅎ
역시 친구가 좋다.
친구랑 마시는데 땅바닥에서 마시면 어떠랴...
" 어디갈래? 너 밥은먹었냐? "
미친넘... 빚도 있는넘이 자존심은 구기기 싫은지 먼저 말을건넨다.
" 니가 가자는대로 가자 아무대나 "
룸으로 가려는 그넘을 간신히 말렸다.
" 얌마 오바 하지말고 다른데가자 "
월급을 탓는지 경마장가서 돈을 땃는지 지갑이 두둑해 보인다.
그냥 대포집으로 향했다.
뭐 이런저런 이야기... 내 구석진 모습까지
저늠만 만나면 나도 모르게 구구절절 나온다.
그리고 노래방 갔다가 맥주한잔 더하고 헤어진거 까지는 기억이 난다..
눈뜨니 집..
요즘은 피곤해서 그런지 핸드폰 알람으로는 일어나질 못한다.
그래서 길거리 뽑기에서 중국산 자명종시계를 하나 뽑았는데
거기에 의존을 한다.
떼르르릉~ !!! 나를 깨운다.
갈등..
에이.. 오늘은 쉰다.
어머님 눈치보여서 살금살금 나와서 해장국집 가서 해장국 하나 시켜놓구
물만 계속 들이킨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한다.
전에는 참 갈곳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하루 작정하고 움직인곳이 가게 근처라니... ㅎㅎ
혼자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움직임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많이 걷지를 못했다.
이리저리 동네 한바퀴 옆동네 한바퀴 걷는다.
헛... 피자집이 하나 보인다.
그 앞을 왔다갔다 내부도 보고 한조각에 천원 이라고 하길래
하나 사서 먹어보고
그러다가 PC방에 들어와서는 또 이렇게 아무생각없는 글질을 한다.
하루가 진짜 빠르다...
서서히 찬바람이 불면
느끼지 못하는 어느 순간.. 눈도 내리겠지 라는 생각을 해본다.
...
첫댓글 요즘..마나슬루..자네의 진솔한 일상의모습을 읽고..느껴보는것..나에겐..또..하나의 즐거움인것 같다..우리곁에..이렇게 하루하루에 충실하며.. 진실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이 있다는것을 느껴보는 재미가 아주..쏠쏠 한것 같으네.....최고의 친구는 자신에 대한 사랑을 잊고 있을때 자신을 사랑해주는 친구..라는데..마나슬루 자네가 그런..존재가 아닌가 싶다..ㅎㅎ 자네의..또..다른 삶의 이야기..기대해 보겠네..^^!
오~~~ 아주 재미있는 글이군.
ㅎ~```마나야````
마니야~~~~~~~~~날 좋은날 문자 넣을터니...전번을 공개해주장..전번공개를 너므 극비에 붙히는거 아냥? 나더나더 너에게 쐬주 한잔 하자라고 문자 넣고 잡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