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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아온 것 같은 달콤한 토요일 저녁 7시. [웰컴 투 오아시스]라는 연극을 보기로 했다. 출근길에 본 플랑카드에 나온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핸드폰에 꼭 적어 놓았다. 작년에 서울에 가서 본 소극장 공연을 보고 '아 이런 세상이 있었다니.'하는 충격과 감동을 받으며, 광주에도 이런 공연이 있으며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찾았다!! 이야기는 재고품이 쌓여있는 오아시스 마트 창고에서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모두 들뜬마음으로 퇴근을 하는 중 재고품을 슬쩍하는 나영을 발견한 호영은 나영을 설득하기 위해 이야기를 하는 중 헤어진 애인을 보기 위해 탈영한 군인이 등장한다. 세 명이서 투닥거리는 중에 경비아저씨는 창고문을 잠그고 퇴근해버린다. 그런데 그 창고안에는 이 세명뿐만이 아니라 가족없이 마트창고에서 지내는 할머니도 있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이 네명은 잠궈진 창고 안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게 된다. 연극 속의 인물들은 묘하게 조금씩 나와도 닮아있었다. 상황은 다를지라도 가끔씩 느끼는 외로움, 슬픔, 생각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같나보다.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살아가는 호영은 야구선수를 꿈꾸며 당당히 그 꿈을 향해가지만, 가족, 사회, 삶의 무게에 어깨가 탈골되어 꿈의 방향을 잃어버린채 산다. 고교야구시절 9회말에서도 '플레이뽀올~'을 외치며 당당하던 호영은, 어느 새 재고품을 하나도 팔지못해 주눅들어 사는 한 가장이 되어있다. 세상에 혼자라고 생각하는 나영은 사실은 자신이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사랑받고 있었다. 삽질을 하는 중 삽을 든채 탈영을 한 환규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 꿈이다. 다른 사람은 그냥 '공무원'이 뭐냐며 그 꿈을 시시하게 여기지만, 공무원을 통해 이루고 싶은 다른 꿈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이브날 아들이 먹여주는 만두를 입에 대 보지도 못한 채, "나 좋은라고 나가는 거니? 다 너를 위해 나가는 거야. 갔다와서 먹을께. 기다려."라는 말을 남긴 채 삶의 무게를 지고 나가는 할머니는, 가스폭발로 아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배고프로 춥고 어두운 것보다, 외로움이 더 무섭다는 할머니의 말을 들으니,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나 울컥.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상은 참 이상하게도 정말 우리에게 소중한것보다 꼭 필요하지않은 것이 더 값이 매겨져서, 마치 비싼 것이 소중한것인마냥 여겨진다. 다이아몬드는 꼭 없어도 되는 것이지만, 비싼 값이 매겨져 있어 모두가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잠시라도 없어지면 죽게되는 공기, 물은 소중함을 잊고 산다. 사실 다이아몬드, 금과 같은 것은 꼭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존재하고, 물,공기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많이 존재하는 것인데 희귀하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합리적이라는 이름으로 비논리적인 이론이 적용되어 버린것이다. 이 연극을 보면서 소중한 시간은 과거도아니고, 미래도 아니고,지금 살아가고 있는 현재라는 것, 소중한 사람도 내옆에 있는 사람 이라는 것, 눈에 보이지 않지만 나의 꿈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 간절히 꿈꾸던 꿈 하지만 요즘은...그 꿈을 잊고 사는 것같다. 연극을 보면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3년전에는 간절히 바라며 준비하던 일이였고, 매일 잠들기 전에 꿈꾸던 일이였음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아름다운 노래와, 웃음과 감동 속에 담긴 소중한 오아시스를 찾은기분이다. 광주 우체국보험회관 기분좋은 극장에서 7월10일까지 공연한다고 하니 모두들 가셔서, 자신의 가슴 속 저~어 깊이 있던 오아시스 찾으시길. 극장아 너만 기분 좋은게 아니라, 나도 기분 좋다아~~ 내일부터 다시 플레이뽀올~~
멀티맨이 낸 퀴즈 정답은 9역할 오차+_3(사실 극에 몰입해 보느라 중간에 세다 잊어버렸어요ㅋ) |
호영역은 가장으로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게 그대로 녹아있는듯한 연기가 너무 감명깊었어요. 눈물을 흘리실 때는 같이 눈물이 흐를 것 같더라구요
나영역할을 하시던 분도 목소리도 얼굴도 너무 예쁘시고 연기를 너무 사랑스럽게 하시더라구요, 공연에 집중이 되어 가끔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의 들때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구요.
할머니역할을 하시던 배우분도 어쩜 그리 할머니 역할을 맛깔나게 하시는지, 한마디한마디 행동 하나하나하나에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그런데 공연 끝나고 나와서 팜플렛을 보는데 너무 예쁜 여자분이 사진 속에 있어서 깜짝 놀랐다는ㅋ
퐝규 역할을 하시던 배우분은 처음 등장부터 깜짝 놀라게 하시더니, 공연 내내 함께 웃고 울게 되더라구요. 멀티걸을 맡으신 여자붙도 웃는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시더라구요. 여러 역할을 하시는데 어떻게 그렇게 다른 배역을 완벽히 소화해 내시는지. 특히 부산 사투리 쓰며 응원단장 역할을 할 때 너무 귀여우셨어요.
멀티맨을 하셨던 분은 처음 공연 관람전에 말씀 하실 때부터 너무 재치있게 말씀하셔서 공연 시작 전부터 배를 잡고 웃었네요. 퐝규와 함께 춤을 추던 모습은 너무 인상깊어서 강렬하게 남아있어요. 마지막에 포토타임 때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으로 간직이 될 거예요^^
배우분들, 스태프 분들 덕분에 너무 좋은 공연 보고 행복해진 주말이였습니다~^^
첫댓글 관람평 너무 감사드립니다. 토마토님의 관람평만 봐도 연극을 봐야할 것 같은 느낌!!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