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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북상초등37회 원문보기 글쓴이: 임영만
THE COMPASS OF ZEN (선의 나침반)
【 BUDDHISM 】
불교의 구성 佛敎構成
1.불교의 목적 佛敎目的
**상구보리 上求菩提-보리의 지혜를 구하고 닦는다
First attain enlightenment.
**하화중생 下化衆生-중생을 교화하여 제도 한다
Them instruct all beings
2.불교의 분류 佛敎分類
**대승불교 大乘佛敎 Mahayama Buddhism
대승 大乘을 주지 主旨로 하는 불교 종파를 통틀어 이르는 말,(주로 북부 인도, 중국, 한국, 일본등의 북방불교를 이루고 있는 삼륜종, 법상종, 화엄종, 천태종, 진언종, 율종, 선종등이 이에 포함)
* 대승 大乘 ; 이타주의 利他主義에 의하여 널리 인간 전체의 구제를 주장하는 적극적인 불법.
(乘은 피안 彼岸으로 타고 가는 수레라는 뜻으로 곧 교리 나 진리를 뜻함. 기원전 1-2세기경 북부 인도에서 일어난
진보적 불교 세력이 스스로의 교리, 교설을 이르던 말. 종래의 출가자 위주의 교의를 반대하고 재가의 대중을 두루
교화할 교리를 주장 하였슴)
**소승불교 小乘佛敎 Hinayama Buddhism
후기 불교 2대 유파의 하나, 자기의 인격을 완성함으로써 해탈을 얻고자 하는것이 그 신앙적 특징임 (개혁파가 스스로를
대승大乘 이라 일겉고 다른 전통적 불교를 소승 小乘 이라 한데서 비롯됨)
**선불교 禪佛敎 Zen Buddhism
3.불교의 구성
**불보 佛寶-신앙적.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 기쁨을 얻음 깊은 명상. 아름다움. 믿음
The Precious One which the Buddha.
스스로 진리를 깨닫고 또 남을 깨닫게 하는 부처를 보배롭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
**법보 法寶-철학적. 지적. 무지로부터 벗어나 나를 깨달음 지혜. 진리. 이해
The Precious One which the Dharma.
불경을 보배와 같이 귀중하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
**승보 僧寶-윤리적. 악을 지향하고 선을 실천함. 계율. 선함. 실천
The Precious One which the Sangha.
불법을 실천 수행하는 승려를 보배롭다는 뜻으로 이르는 말.
불보 법보 승보가 합하여 신성함을 이우고 해탈을 이룸.
【 소승불교 Hinayana Buddhism 】
4.소승불교 Hinayana Buddhism
**무상관 無常觀 Insight into Impermanence 영원하다는 것은 없다는 통찰,
①인생팔고 人生八苦 The Eight Suffering.
생, 로, 병, 사 生老病死 : 태어나 늙고 병들어 죽는 고통9사람이 한평생 겪는 네가지 고통) = 인생4고
애별이고 愛別離苦 :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
원증회고 怨憎會苦 :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하는 고통
구부득고 求不得苦 :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
오음성고 五陰盛苦 : 오온, 다섯가지의 불균형
**부정관 不淨觀 Insight into Impurity. 깨끗하다는 것은 없다는 통찰
①인생오욕 人生五欲 The five Human Desire
재물욕, 색욕, 명예욕, 식욕, 수면욕
**무아관 無我觀 Insight into Nonself. “나”없다는 통찰
①만상 萬相 The characteristics of all external phenomena.
성주괴공 成, 住, 壞, 空 삼라 만상은 생겨나 머물고 변하다 사라진다.
성 成 Arising, 주 住 Stability, 괴 壞 Decline, 공 空 Dissolution,
②심상 心相 Aspects of the mind
생주이멸 生. 住. 異. 滅. 사람의 마음도 생겨나 머물고 변하다 사라진다.
생 生 Arising, 주 住 Stability, 이 離 Differentiation, 멸 滅 Extinction
③윤회 輪回 Samsara
인 因 Cause,
과 果 Effect,
윤회 輪回 Samsara
원인 原因 Prinary cause, 연기 緣起 Dependent origination, 결과 結果 Result,
선인선과 善因善果 A good cause leads to good result, 좋은 원인은 좋은 결과를 낳는다.
악인악과 惡因惡果 A bad cause leads to a bad result. 나쁜 원인은 나쁜 결과를 낳는다.
5.연기 緣起 Dependent Origination
*종연생 從緣生. To arise form conditions. 이것이 생하므로 저것이 생하고
*종연멸 從緣滅 To be extinct form conditions.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
*아유피유 我有彼有 If I exist, that exists. 내가 존재하면 저것이 존재 한다.
*아멸피멸 我滅彼滅 If I cease to exist, that ceases to exist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저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6.십이연기관 The Twelve links in the Chain of Dependent Origination
과거에 지은 업에 따라 현세의 과보를 받으며, 현세의 업에 따라 미래의 고苦를 받는다는
삼세三世의 연緣을 열둘로 구분한 것.
①무명 無名(막연한). ②행 行(습관에 의한 업). ③식 識(의식). ④명색 名色(이름과 모양).
⑤육입 六入(여섯가지 감각기관). ⑥촉 觸(접촉). ⑦수 受(감정). ⑧애 愛(욕망).
⑨취 取(집착). ⑩유 有(존재). ⑪생 生(태어남). ⑫노병사 老病死(늙고 병들어 죽음)
7.사성제 The four noble truth
*고 苦 Suffering 일체개고 一切皆苦 일체 모두가 고통이다
*집 集 Origination 십이연기의 순환
*멸 滅 Stopping 십이연기의 순환을 끊음
*도 道 Stopping 팔정도 (8가지 바른수행 방법)
8.팔정도 八正道 The eight fold path
정견 正見(바르게봄)Right view, 정사유 正思惟(바른생각)Right thought
정어 正語(바른말)Right speech , 정업 正業(바른행위)Right action
정명 正命(바른삶)Right livelihood , 정정진 正精進(바른노력)Right effort
정념 正念(깨어있는상태)Right mindfulness, 정정 正定(바른수행)Right meditation
9.삼법인법 The Three seals of Existence
**제행무상인 諸行無常印 우주만물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
All compounded things are impermanent
**제법무아인 諸法無我印
모든 법은 인연 따라 생기고 사라지므로 나라고 할 만한 실체가 없다.
All Dharamas are without self-nature
**열반적정인 涅槃寂靜印 생사를 윤회하는 고통을 벗어난 피안의 세계
Nirvana is perfect stillness
10.삼학 Three kinds of practice
*계(계율)Sila-Precepts, 정(선정)Samadhi-meditation. 혜(지혜)Prajna-wisdom.
【 대승불교 Mahayana Buddhism 】
11.대승불교 Mahayana Buddhism
*법체유공관 法体有空觀 실체와 비실체에 대한 통찰
*무상개공관 無常皆空觀 모든 법의 이름과 모양역시 공하다. 그러므로 공하다고 통찰한다.
*유공중도관 有空中道觀 존재와 공함, 중도에 대한통찰
*제법실상관 諸法實相觀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통찰
*사사무애관 事事無碍觀 모든 일어나는 현상들이 서로 걸림 없이 전개됨을 관하는 것
*즉사이진관 卽事而眞觀 보고 듣는 그자체가 그대로 완벽한 진리라고 보는 통찰(洞察)
12.유식론과 육도윤회 인과설(업과 윤회) The View of Mind-Only and Karma
①육근 六根 Six Roots - 眼(눈), 耳(귀), 鼻(코), 舌(혀), 身(몸), 意(마음)
②육식 六識 Six Consciousnesses - 眼識안식. 耳識이식. 鼻識비식. 舌識설식. 身識신식, 意識의식.
③육진 六塵 Six Dusts - 色(모양), 聲(소리), 香(냄세), 味(맛), 觸(감각), 法(마음의 대상)
①+②+③ = 18계(十八界) Eighteen Realms
* 현보 現報 Results received in this life 현생에 받는 업
* 순보 順報 Results received in the next life 내생에 받는 업
* 순후보 順後報 Results received in the life after next 내내생에 받는 업
13.업 業 KARMA
*현보-현생에 받는 업 *순보-내생에 받는 업 *순후보-내 내생에 받는 업
*말라식 末那識 Thinking mind - 분별심 *아뢰야식 阿賴那識 Alaya - 의식의 저장고
*사생 四生 Four births 태어남의 네가지 유형
= 태생 胎生 Womb. 난생 卵生 Egg. 습생 濕生 Moisture. 화생 化生 Transformation
*육도Six ways of samsara 육도 윤회 = 천당 天堂 Heaven. 아수라 阿修羅 Asura.
인간 人間 Human route. 축생 畜生 Animals. 아귀 餓鬼 Demons. 지옥 地獄 Hell
*보살업 菩薩業 Bodhisattva karma = 대자대비 大慈大悲 Complete compassion
*선업 善業 Good karma = 행복 幸福 Happiness - 원인 原因 Primary Cause
*악업 惡業 Bad karma = 고통 苦痛 Suffering - 연기 緣起 Dependent Origination
*적업 積業 Accumulated karma = 소질 素質 Predispositions - 결과 結果 Result
*동업 同業 Same karma = 동행 同行 Same action
*만상 종연생 종연멸 萬相 從緣生 從緣滅
모든 것은 업을 통해 나타나고 업을 통해 사라진다
Everything appears through karma and disappears through karma
*심생즉법생 법생즉상생 心生卽法生 法生卽相生
마음이 나오면 법이 나오고 법이 나오면 상이 나오고 상이 나오면 고통이 나온다
Mind appears them dharma appears, Dharma appears them form appears form appears them suffering appears
*심멸즉법멸 법멸즉상멸 상멸즉고멸 心滅卽法滅 法滅卽相滅 相滅卽苦滅
마음이 사라지면 법이사라지고 법이사라지면 상이사라지고 상이사라지면 고통이 사라진다
Mind disappears them dharma disappears, Dharma disappears them form disappears them suffering disappears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우리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
All things are created by the mind alone
14. 육바라밀행 - The six paramitas
보시布施 Generosity. 지계持戒 Precepts(Conduct). 인욕忍辱 Perseverance(Patience).
정진精進 Effort(Energy). 선정禪定 Samadhi(Meditation). 지혜智慧 Wisdom
* 이 여섯가지 덕을 잘 실천하면 인간은 누구나 마음의 고통을 없애고 열반에 이를수 있다.
옛사람들은 바라밀을 도피안 到彼岸이라 번역 했다. 피안에 이른다는 말이다.
* 피안 彼岸 :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열반의 세계에 도달하는 일, 또는 그 경지.
【 선 불교Zen Buddhism 】
15.참선불교 Zen Buddhism
*입차문내 막존지해 入此門內 莫存知解
선수행의 문에 들어서려면 지금까지
To pass through this gate, do not attach to
알고 있거나 이해하고 있는 어떤 생각도 붙잡지 말아라.
Any thinking that arises in the mind.
*불립문자 교외별전 不立文字 敎外別傳
문자를 세우지 않고 그 경전의 가르침 밖에서 진리 마음만을 따로이 전한다.
Not depending on words, a special transmission outside the sutra
*직지인심 견성성불 直指人心 見成成佛
사람의 마음을 직접 가리키고 본래 자신의 본성을 깨달아 부처가 된다
Pointing directly to mind, see your true nature, become Buddha
*불설일체법 위도일체심 佛說一切法 爲道一切法
부처님의 중생들의 마음을 구하기 위해 법을 가르쳤다.
The Buddha taught all the Dharmas in order to save all minds.
*약무일체심 하용일체법 若無一切心 何用一切法
일체의 마음이 없다면 법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When you do not keep all these minds, what use is there for the Dharmas?
16.선의분류 The classifications of Meditation
* 외도선 外道禪. Outer path Meditation
예수교의 명상수행,이슬람 수피수행, 뉴에이지 수행, 요가 수행등이 있고, 건강을 위한 단전 호흡 수행도 있다.
유교, 도교, 힌두교도 나름대로 수행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얻고 싶은 어떤 대상에 혹은 마음의
어떤 상태에 집착해 있으므로 모두 외도선이라 한다.
* 범부선 凡夫禪. Common people's meditation
일상 활동에 집중하기 위한 명상수행으로, 요즘 아주 유행하는 것이다, 집중명상이라 불리기도 한다,
수행을 하면 머리가 좋아지고 글씨를 잘 쓰게 되고 건강이 좋아지고 인간관계는 물론 사업도 잘 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 나의, 나를(I, my, me)” 이라는 이기적인 마음만을 키운다.
이런상태의 수행을 범부선이라 한다.
* 소승선 小乘禪. Hinayama Meditation
소승선은 소승불교의 수행이다. 무상, 무아를 관하고 부정관을 얻어 열반에 달하는 선이다,
최근 아주 인기를 끌고 있으며 비파사나 명상이라고 부른다.
* 대승선 大乘禪 Mahayana Meditation
대승불교의 가르침에 기반을 둔 수행이다.
“과거, 현재, 미래 삼세 모든 부처님과 만물의 실체, 실상을 남김없이 알고자 한다면 모든 것이 마음으로 만들어 진다는
법계의 본질을 관하라,(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戒性 一切唯心造) 라는 ”화엄경“의 가르침으로 표현된다.
17.최상승선 最上乘禪 Utmost vehicle Zen
이 세상 모든 것이 오로지 마음이 만드는 것이라면 무엇이 마음을 만드는가 ?
직접적으로 마음의 본질을 깨닫는 것을 최상승선이라 한다.
*의리선 義理禪 Theoretical Zen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
모양이 공이며 공이 모양이다.
Form is emptiness, Emptiness is form
*여래선 如來禪 No form, no emptiness. -무색 무공 無色無空
모양도 없고 공함도 없다.
No form, no emptiness
*조사선 祖師禪 Patriarchal Zen -색즉시색 공즉시공 色卽是色 空卽是空
모양은 모양이고 공함은 공함이다.
Form is form, Emptiness is emptiness
18.불립문자 Nonattachment to Language 不立文字
* 간경문 看經門. The path of scriptural study
경전을 읽으면서 마음을 깨달아가는 것
* 염불문 念佛門. The path of reciting the name of the Buddha
염불을 통해 마음을 깨달아 가는 것
* 진언문 眞言門. The path of the mantras
진언을 외워 마음을 깨달아 가는 것
* 참선문 參禪門. The path of zen practice
참선을 통해 마음을 깨달아 가는 것
19.교외별전 The special transmission
*삼처전심 三處傳心 세곳에서 마음을 전함
Three occasions of transmission form mind to mind
*다자탑전분반좌 多子塔前分半座 다자탑 앞에서 마하가섭과 방석을 나눠 같이 앉다
Sharing the cushion with Mahakashyapa in front of the pagoda of many children
*영산회상거염화 靈山會上擧拈花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보이다
Holding up the flower on vulture peak
*니연하반곽시쌍부 泥蓮何畔(沙羅雙樹)槨示雙趺 관 밖으로 부처님 발이 나오다
Buddha's feet appear through the coffin
20.직지인심 直指人心 Pointing Directly to mind
*동산선사 洞山禪師 Master Dong sahn 의 삼베서근 麻三斤 Three pounds of flax
*운문선사 雲門禪師 Master Un Mun 의 마른똥막대기 乾屎闕 Dry shit on a stick
*조주선사 趙州禪師 Master Jo ju 의 뜰앞의 잣나무 庭前栢樹子 The cypress tree in the garden
21.견성성불 See Your True Nature, Become Buddha
* 柳綠花紅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The willow is green, the flowers are red
* 烏黑鷺白 까마귀는 검고 백로는 희다
The crows are black, the cranes are white
* 還見麽 還問麽 보이는가? 들리는가?
Do you see? Do you hear?
22,고칙공안 Kong-an and All Cases 古則公案
千七百公案 1천7백공안(념송 拈頌) = 조계종 曹溪宗
One thousand seven hundred Kong-an
碧巖錄 벽암록 百則 1백칙 = 임제종 臨濟宗
The Pi-ren Lu one hundred cases
從容錄 종용록 百則 1백칙 = 조동종 曹洞宗
The tsung-jung Lu one hundred cases
無門關 무문관 四十八則 48칙 = 제반 諸般
The Wu-men-kuan forty-eight cases
* 공안 公案 : ①석가모니의 언어와 행동을 아울러 이르는 말.
②선종 禪宗에서 ‘도를 깨치게 하기위하여 내는 과제’ 를 이르는 말.
③한국불교에서는 1천7백가지를 모아놓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선문염송禪文捻頌 이라고 한다,
현재 조계종에서는 이것을 선의 지침서로 쓰고 있다. 벽암록에서는 1백칙을 들고 있는데, 현제 임제종에 쓰고 잇다.
종용록에서도 1백칙을 쓰고 있는데, 이것은 조동종에서 쓰고 있다. 그리고 무문관에서는 48칙을 쓰고 있는데,
이는 여러 선종에서 함께 응용한다.
23,좌선 坐禪 Sitting in Zen Meditation
조신 調身, To control body (조 調 : 고를조, 고르다(적당하게 조절하다) 꼭 맞다.)
조식 調息, Breathing
조심 調心, Mind
좌선 坐禪, Sitting in meditation
행선 行禪, Waking Zen
와선 臥禪 Lying-down Zen
* 단전 丹田 : 일반적으로 하단전 下丹田을 이르는 말이다, 도가 道家에서 이르는 삼단전 三丹田 의 하나 배꼽아래
약 3Cm되는 자리. 심신의 정기 精氣가 모이는 곳이라 함.
상단전 上丹田 : 뇌 腦를 일컫는 말
중단전 中丹田 : 심장 心腸을 일으키는 말.
* 가부좌 跏趺坐(결가부좌) : 먼저 오른발의 발바닥을 위로하여 왼편 넓적다리위에 얹고, 왼 발을 오른편 넓적다리위에
얹는 앉음새.
* 좌선방법 ; 가능하면 다리는 꼬고 등과 머리는 일직선에 놓는다.
눈은 반쯤만 뜨고 45도 시선으로 바닥을 바라본다.
손은 단전 앞에 놓고 부처님 자세로 오른손을 왼손 밑바닥에 깔고 양 엄지 손 가락을 맞닿아 둥글게 만든다.
그리고 배꼽아래 단전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 쉬었다, 내 쉬었다 한다.
길게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쉬고, 들이쉬고 내 쉰다.
호흡을 통제할수 있으면 마음을 통제할 수있다. 천천히 숨을 내쉬고 들이쉼 에 따라 생각도 천천히 밑으로,
밑으로 가라 앉는다.
에너지가 천천히 빼꼽아래 단전에 모이기 시작하면 생각도 덜 복잡해 진다.
24.대오 大悟 The Great Enlightenment
*천지지천천지전 天地地天天地輪 - 하늘이 땅이요 땅이 하늘이요. 하늘과 땅이 함께 구른다
Sky is earth, earth is sky, sky and earth revolve
*수산산수수산공 水山山水水山空 - 물이 산이고 산이 물이며 .물과 산이 다공하다
Water is mountain, mountain is water, water and mountain are empty
*천천지지하증륜 天天地地何曾輪-하늘은 하늘. 땅은 땅, 언제 일찍이 구른바가 있었던가?
Sky is sky, earth is earth, when did you they ever revolve?
*산산수수각완년 山山水水各琬然 -산은 산 ,물은 물, 각기 완연하여있는 그대로가 진리이다.
Mountain is Mountain, water is water, each is already complete
25.참구법 參究法 Method of Meditation
*조동선 曹洞禪 Perceive silence -지관타좌 타성일편 只管打坐 打成一片
조용히 참선하며 앉아있어 모든 생각을 끊어야 하나가 된다
Sitting in silent meditation, hit all become one (Shikantaza)
*임제선 臨濟禪 Perceive Kong-an-성성적적 惺惺寂寂
말을 들여다 보는 것
Illumination, calming (looking into words)
*조계선 曹溪禪 Perceive don't know -但知不知 是卽見成
“오직 모를 뿐“. 단지 그 뿐이다.
If you understand "don't know" just this is enlightenment
26.선의 삼요소 禪 三要素 The Three Essential Elements of Zen
*대신심 大信心(큰믿음) Great faith
*대분심 大奮心(큰분발심) Great courage (奮 떨칠분, 떨치다, 위세, 용맹)
*대의심 大疑心(큰의심) Great question
27.선 정진 禪 精進 Effort in Zen
*행주좌와어묵동정 行住坐臥語黙動靜
걸을 때, 서있을 때, 앉아있을 때, 누워있을 때, 이야기할 때. 움직일 때. 침묵할 때
When walking, standing, sitting, lying down, speaking, being silent, moving, being still
*일체시 일체처 一切時一切處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나
At all times, in all places
*무간단 시심마 無間斷是甚麽
걸림 없는 이것은 무엇인가?
Without interruption, what is this?
(*시심마 是甚麽 : 인생의 모든 생활 현상에 관한 근본적인 의문을 이르는 말 선종에서는 불법을 연구하는 공안을 이름,
*시심 是甚 ; 무엇, 어느, 어떤 )
*일념즉시 무량겁 一念卽時無量劫 한순간의 무량겁이다
One moment is the same as numberless Kalpas.
28.인생선 人生禪
*공수래공수거시인생 空手來空手去是人生 -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인생이다
Coming empty-handed, going empty-handed, that is human
*생종하처래 사향하처거 生從何處來 死向何處去 - 날 때 어느 곳으로부터 와서 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When your born, where do you come from? When you die where do you go?
*생야일편부운기 生也一片浮雲起 - 삶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Life is like a floating cloud that appears
*사야일편부운멸 死也一片浮雲滅 - 죽음은 한조각 구름이 쓰러지는 것과 같다.
Death is like a floating cloud that disappears
*부운자체본무실 浮雲自體本無實 - 구름자체는 본래 실체가 없듯이
The floating cloud itself originally does not exist
*생사거래역여연 生死去來亦如然 - 삶과 죽음, 오고 감, 이 모든 것이 마찬가지이다
Life and death, coming and going, are also like that
*독유일물상독로 獨有一物常獨露- 하지만 언제나 홀로 깨끗한 단 하나가 있으니
But there is one thing that always remains clear
*잠연불수어생사 湛然不隨於生死 - 그것은 맑고 순수하며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
It is pure and clear, not depending on life and death
*잠연저일물마 湛然這一物麽 - 자, 그러면 맑고 순수한 그 하나는 무엇인가?
Then what is the one pure and clear thing?
29.반야심경 般若心經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5온이 공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모든 중생을 괴로움과 번뇌에서 구한다
*색불이공 공불이색 色不異空 空不異色
모양은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은 모양과 다르지 않다.
*색즉시색 공즉시색 色卽是色 空卽是色
모양이 공하고, 공이 모양이다
*불생불멸 不生不滅
나타나는 것도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불구부증 不垢不淨
더러움도 깨끗함도
*부증불감 不增不減
늘어나는 것도 줄어드는 것도 없다
*제법공상 諸法空相
모든 법은 공하다
*무지무득 無智無得
깨달은 것이 없으므로 깨달을 바도 없다
*열반 정등정각 涅槃正等正覺, 아뇩다라 삼먁삼보리 阿耨多羅三藐三菩堤
정등정각, 아뇩다라 삼먁삼보리
** 般若心經 (반야심경) The Maha Prajna Paramita Heart Sutra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위대한 지혜로 깨달음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가르침
觀自在菩薩 관자재보살 관자재보살이行深般若波羅蜜多時 행심반야바라밀다시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照見五蘊皆空 조견오온개공 다섯 가지 쌓임이 모두 공한 것을 비추어 보고
度一切苦厄 도일체고액 온갖 괴로움과 재앙을 건지느니라.
舍利子 사리자 사리불이여
色不異空 색불이공 물질이 공과 다르지 않고
空不異色 공불이색 공이 물질과 다르지 않으며
色卽是空 색즉시공 물질이 곧 공이요
空卽是色 공즉시색 공이 곧 물질이니
受想行識 수상행식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과 의식도
亦復如是 역부여시 또한 그러하니라.
舍利子 사리자 사리불이여
是諸法空相 시제법공상 이 모든 법의 공한 모양은
不生不滅 불생불멸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不垢不淨 불구부정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不增不減 부증불감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느니라.
是故空中無色 시고공중무색 그러므로 공 가운데에는 물질도 없고
無受想行識 무수상행식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과 의식도 없으며
無眼耳鼻舌身意 무안이비설신의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없으며
無色聲香味觸法 무색성향미촉법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감촉과 법도 없으며,
無眼界 무안계 눈의 경계도 없고
乃至無意識界 내지무의식계 이에 또한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으며
無無明 무무명 무명도 없고
亦無無明盡 역무무명진 또한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乃至無老死 내지무노사 이에 또한 늙고 죽음도 없고
亦無老死盡 역무노사진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無苦集滅道 무고집멸도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無智亦無得 무지역무득 아는것도 또 얻는 것이 없는
以無所得故 이무소득고 까닭에 소득이 없다
菩提薩陀 보리살타 보살은
依般若波羅蜜多故 의반야바라밀다고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心無罣碍 심무가애 마음에 걸림이 없고
無罣碍故 무가애고 걸림이 없으므로
無有恐怖 무유공포 두려움이 없어서
遠離顚倒夢想 원리전도몽상 뒤바뀐 헛된 생각을 아주 떠나
究竟涅槃 구경열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며
三世諸佛 삼세제불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依般若波羅蜜多故 의반야바라밀다고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아뇩다라 삼먁 삼보리를 얻느니라.
故知般若波羅蜜多 고지반야바라밀다 그러므로 알아라. 반야바라밀다는
是大神呪 시대신주 가장 신비한 주문이며
是大明呪 시대명주 가장 밝은 주문이며
是無上呪 시무상주 가장 높은 주문이며
是無等等呪 시무등등주 아무 것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能除一切苦 능제일체고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眞實不虛 진실불허 진실하며 허망하지 않느리라
故說般若波羅蜜多呪 고설반야바라밀다주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을
卽說呪曰 즉설주왈 말하노니 주문은 곧 이러하니라.
揭諦揭諦 波羅揭諦 아제아제 바라아제
가자 가자 피안으로 가자 우리 함께 피안으로 가자.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피안에 도달 하였네 아! 깨달음이여 영원 하여라.....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 사구게에 대한 부처님 말씀 ***
* 금강경 金剛經 The Diamond Sutra
金剛經 依法出生分 第八
금강경 의법출생분 제8
須菩提 於意云何. 若人 滿三千大千世界七寶 以用布施 是人 所得福德 寧爲多不.
수보리 어의운하. 약인 만삼천대천세계칠보 이용보시 시인 소득복덕 영위다부
須菩提言 甚多 世尊. 何以故 是福德 卽非福德性 是故 如來說福德多.
수보리언 심다 세존. 하이고 시복덕 즉비복덕성 시고 여래설복덕다
若復有人 於此經中 受持乃至 四句偈等 爲他人說 其福勝彼
약부유인 어차경중수지 내지 사구게등 위타인설 기복승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 하느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모두 보시한다면 그 사람이 지은 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했다. 매우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그 복덕이 곧 마음의 복덕성이 아니기 때문에 여래께서 복덕이 많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경 가운데 다만 사구게 만이라도 받아 지니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준다면 그 복덕은 저 칠보로 보시한 복덕보다 훨씬 클 것이다.
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제5장)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있는바 모든 현상은 다 이것이 허망하니 만약 모든 현상이 진실상이 아닌 줄로 보면 곧 여래를 보느 리라.)
如理實見分 第五
여리실견분 제5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身相 見如來不 不也 世尊 不可以身相 得見如來 何以故 如來所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신상 견여래부 불야 세존 불가이신상 득견여래 하이고 여래소
說身相 卽非身相 佛 告須菩提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 非相 卽見如來
설신상 즉비신상 불 고수보리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 비상 즉견여래
2.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제10장)
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應無所住 以生其心
(마땅히 형상에 머물지 말고 마음을 낼 것이며, 마땅히 성향미촉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 것이며, 응당 머문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
莊嚴淨土分 第十
장엄정토분 제10
佛告須菩提 於意云何 如來 昔在燃燈佛所 於法 有所得不 不也 世尊 如來在燃燈佛所
불고수보리 어의운하 여래 석재연등불소 어법 유소득부 불야 세존 여래재연등불소
於法 實無所得 須菩提 於意云何 菩薩 莊嚴佛土不 不也 世尊 何以故 莊嚴佛土者 卽
어법 실무소득 수보리 어의운하 보살 장엄불토부 불야 세존 하이고 장엄불토자 즉
非莊嚴 是名莊嚴 是故 須菩提 諸菩薩摩訶薩 應如是生淸淨心 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
비장엄 시명장엄 시고 수보리 제보살마하살 응여시생청정심 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
香味觸法生心 應無所住 而生其心 須菩提 譬如有人 身如須彌山王 於意云何 是身 爲
향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 수보리 비여유인 신여수미산왕 어의운하 시신 위
大不 須菩提言 甚大 世尊 何以故 佛說非身 是名大身
대부 수보리언 심대 세존 하이고 불설비신 시명대신
3.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제26장)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려거나 음성으로 나를 찾으려 하면 이 사람은 사도를 행 함이라 여래는 보지 못하리라.)
法身非相分 第二十六
법신비상분 제26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三十二相 觀如來不 須菩提言 如是如是 以三十二相 觀如來 佛
수보리 어의운하 가이삼십이상 관여래부 수보리언 여시여시 이삼십이상 관여래 불
言 須菩提 若以三十二相 觀如來者 轉輪聖王 卽是如來 須菩提 白佛言 世尊 如我解佛
언 수보리 약이삼십이상 관여래자 전륜성왕 즉시여래 수보리 백불언 세존 여아해불
所說義 不應以三十二相 觀如來 爾時 世尊 而說偈言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
소설의 불능이삼십이상 관여래 이시 세존 이설게언 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
邪道 不能見如來
사도 불능견여래
4.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제32장)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 현상계의 모든 생멸법은 꿈과 같고, 환과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어다.)
應化非眞分 第三十二
응화비진분 제32
須菩提 若有人 以滿無量阿僧祗世界七寶 持用布施 若有 善男子 善女人 發菩薩心者
수보리 약유인 이만무량아승지세계칠보 지용보시 약유 선남자 선여인 발보살심자
持於此經 乃至 四句偈等 受持讀誦 爲人演說 其福 勝彼 云何爲人演說 不取於相 如
지어차경 내지 사구게등 수지독송 위인연설 기복 승피 운하위인연설 불취어상 여
如不動 何以故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佛說 是經已 長老須
여부동 하이고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은작여시관 불설 시경이 장로수
菩提 及諸比丘比丘尼 優婆塞 優婆夷 一切世間 天人阿修羅 聞佛所說 皆大歡喜 信受
보리 급제비구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일체세간 천인아수라 문불소설 개대환희 신수
奉行
봉행
5. 대열반경 The Mahaparinirvana Sutra 사구게 - 제행무상
諸行無常 (제행무상) - 모든 현상은 한시도 정함 없이 변하는 것
是生滅法 (시생멸법) - 곧 생하고 멸하는 생멸의 법이니
生滅滅已 (생멸멸이) -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이 없어질 때.
寂滅爲樂 (적멸위락) - 곧 고요한 열반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6. 법화경 The Lotus Sutra 사구게 - 방편품
諸法從本來 (제법종본래) - 모든 법은 본래부터 오면서
常自寂滅相 (상자적멸상) - 항상 스스로 적멸하였으니
佛子行道已 (불자행도이) - 불자가 이런 도를 수행하면
來世得作佛 (래세득작불) - 다음 생에 반드시 성불하리라
7. 화엄경 The Hua-yen(Avatamsaka)Sutra 사구게 1 - 제20. 야마공중게찬품. 각림보살 게송
若人欲了知 (약인욕요지) - 만일 어떤 사람이
三世一切佛 (삼세일체불) - 삼세 모든 부처님을 알고자 한다면
應觀法界性 (응관법계성) - 마땅히 법계의 성품을 관조하라
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 모든 것이 오직 마음이 만들어 냄이로다.
8. 화엄경 사구게 2 - 보현보살 게송 입법게품
刹塵心念可數知 (찰진심념가수지) - 세계 티끌 수 같은 마음 헤아릴 수 있고
大海中水可飮盡 (대해중수가음진) - 큰 바다 물을 마셔 없앨 수 있고
虛空可量風可繫 (허공가량풍가계) - 허공을 측량하고 바람까지 맬 수 있으나
無能盡設佛功德 (무능진설불공덕) - 부처님의 공덕은 말로 다 할 수 없도다
** 의상조사 법성계(義湘祖師法性偈)
法性圓融無二相 諸法不動本來寂 (법성원융무이상 제법부동본래적)
법의 성품은 원융하여 두모습이 본래없고
모든법은 고요하여 움직이지 아니하니 진여의 세계로다.
無名無相絶一切 證知所知非餘境 (무명무상절일체 증지소지비여경)
이름도 붙일수 없고 형상도 없어 온갖 것 끊겼으니
깨닭음의 지혜로만 알뿐 다른 경계 아니로다.
眞性甚深極微妙 不守自性隨緣成 (진성심심극미묘 불수자성수연성)
참된 성품은 참으로 깊고도 오묘하니
자기 성품을 지키거나 집착하지 않고 인연따라 이루어지네.
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일중일체다중일 일즉일체다즉일)
하나속에 일체있고 여럿속에 하나 있어
하나가 곧 일체요 여럿이 곧 하나로다.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일미진중함시방 일체진중역여시)
한 작은 티끌속에 시방세계 머금었고
온갖 티끌 가운데도 또한 이와 다름없네.
無量遠劫卽一念 一念卽是無量劫 (무량원겁즉일념 일념즉시무량겁)
한량없는 오랜세월이 한생각 찰나요
찰나의 한생각이 무량한 시간이네.
九世十世互相卽 仍不雜亂隔別成 (구세십세호상즉 잉불잡란격별성)
과거와 현재 미래가 다른 듯하면서도 모두가 현재의 이 마음에 함께 있어서
얽힌 듯 얽히지 않고 각각 뚜렷하게 이루어졌도다.
初發心時便正覺 生死涅槃相共和 (초발심시변정각 생사열반상공화)
부처를 이루고자 처음 마음 낼때의 그 마음이 곧 바로 깨닭은 부처의 근본 마음이요,
생사와 열반이 언제나 함께하네.
理事冥然無分別 十佛普賢大人境 (이사명연무분별 시불보현대인경)
진리의 본체계(리)와 나타난 현상계가 한결같이 평등하여 분별할 길 없으니
수많은 부처님과 보현보살님의 경지로다.
能仁海印三昧中 繁出如意不思議 (능인해인삼매중 번출여의부사의)
부처님은 고요한 해인 삼매 가운데서
온갖 불가사의한 법을 나투시네.
雨寶益生滿虛空 衆生隨器得利益 (우보익생만허공 중생수기득이익)
중생을 이익되게하는 허공가득한 진리의 보배가 비처럼내리고
중생들은 저마다 그룻에 따라 얻는다네.
是故行者還本際 叵息妄想必不得 (시고행자환본제 파식망상필부득)
그러므로 수행자가 이 도리를 얻어 본바탕에 이르려면
헛된 집착을 끓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네.
無緣善巧捉如意 歸家隨分得資糧 (무연선교착여의 귀가수분득자량)
걸림이 없는 방법으로 여의주를 마음되로 잡아쥐어
진리의 고향에 돌아갈 자질과 능력대로 얻는도다.
以多羅尼無盡寶 莊嚴法界實寶殿 (이다라니무진보 장엄법계실보전)
신묘한 다라니의 다함없는 보배로서
온 세상을 장엄하여 보배궁전 만드네.
窮坐實際中道床 舊來不動名爲佛 (궁좌실제중도상 구래부동명위불)
마침네 실다운 진리의 세계인 중도에 자리에 앉았으니
옛부터 변함없는 그 이름 부처로다.
法性偈 (법성게)
新羅시대 (625-702) 의상(義相)대사가 당나라 화엄 2조 (지엄삼장) 문하에 있을 때
화엄 대의를 요약하여 지은 (화엄법계일승) 法性偈이다.
이 게송은 칠언절구로 총 30구로 형성된 210자로 되어있다.
法性은 實相, 眞如, 法界, 涅槃과 이름은 다르나 體는 같다.
그러므로 법성은 곧 진공의 다른 이름이다.
모든 법의 성품이 眞空이 되며 眞空은 곧 妙有이고 妙有의 性은 곧 法性이다.
의상대사 (625-702) 신라 중기 스님
화엄종의 2조인 중국의 지엄삼장의 직계 제자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海東 華嚴宗의 始祖가 됨. 29세에 출가 당나라에 불교가 성함을 듣고 원효와 함께 가는 도중 난을 당해 가지 못하고 661년 당나라 사신과 함께 배를 타고 건너가 유학.
문무왕 670년 귀국 지금의 낙산사 (관음굴)에 들어가 100일 기도 후
문무왕의 뜻을 받아 태백산에 부석사를 창건하고 화엄경을 강술하였다.
이로서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화엄경이 설해진 것이다.
702년 78세로 열반하자 숙종은 (海東華嚴始祖圓敎國師)라 시호를 내렸다.
의상대사의 화엄 전교 사찰을 10대찰이라 하여 화엄사상을 내포하고 있다.부석사. 화엄사. 해인사. 갑사. 범어사. 미래사. 보광사. 보원사. 옥천사. 청담사 가 있다.
*** 숭산스님 공안 법문
1). 어떤 것이 불성이냐 What Is Buddha - nature? 佛性
자. 보라. 옛날 부처님께서는 일체 모든 중생衆生이 유정 무정을 막론하고 '모두 불성이 있다' (一切衆生 悉有佛性)하였는데 조주趙州 스님께서는 '개는 불성이 없다'고 하였으니 어떤 것이 옳은가? 부처님이 옳은가? 조주스님이 옳은가? 조주스님이 옳다면 부처님이 그른 것이고 부처님이 옳다면 조주스님의 말씀이 그르게 된다.
자, 여기 한 마디를 던져보라.
초립草笠쟁이가 만공滿空스님을 찾아와 물었다.
"옛날 조주스님께 어떤 중이 와서 묻기를, '개도 불성이 있습니까?'狗子還有佛性也無하니
'개는 불성이 없느니라' 하시며 '무無' 라 대답하였는데,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 텃밭에 많이 있느니라." (狗 개 구, 草笠; 풀로 만든 삿갓이나 갓)
나가보니 가을 텃밭에 팔뚝만한 무 들이 가득 차 있었다.
조주趙州스님께 어떤 중이 와서 물었다.
"스님, 불성佛性이 어디 있습니까?"
"내가 청주에 있을 때 도포道袍를 하나 만들었는데 그 무게가 7근斤이었다."
중국의 숭산스님이 그 말을 듣고 방망이를 내리치며 "그때 만일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이 방망이로 한 대 갈겨주었을 것이다.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이것이 일곱근斤이다 하면 그만이지.
“청주에서 옛날에 만들었다.'라는 잡화雜話로 시간을 끌 필요가 있는가 말이다." 하였다.
생각이 없어진 사람에게는 ‘있다 없다’ 라는 말이 통하지 않게 되어 있다.
이 경계를 증득證得하여야 180도 경계境界에 올라오는 것이다.
2). 세 가지 물건 三物 Three Prajna Things
부처님 당시에 일곱 분의 어진 여자들이 있었다. 이분들은 요즘 관음회觀音會니 지장회地藏會회니 하는 것처럼
모임을 조직하여 매월 서로 법문을 듣고 불공佛供을 드리고 스님들을 받들어 섬겼는데,
하루는 시다림尸陀林 Sitavana 하는 곳을 구경 가게 되었다.
(*시다림 : 죽은이 에게 마지막으로 하는 설법)
인도印度에서는 장례葬禮를 네 가지로 하고 있는데 첫째는 매장埋葬으로 시체를 땅에 묻는 것이고, 둘째는 화장火葬으로 시체를 불에 태우는 것이며, 셋째는 수장水葬으로 시체를 물에 넣어 물고기들에게 그 몸을 보시하는 것이고, 넷째는 임장林葬으로 시체를 숲 속에 버려 짐승들에게 보시布施하는 것이다.
여기서 시다림이란 시체가 많은 숲이라는 말이므로 임장林葬을 하는 장소를 말한다. 대개 임장을 하는 장소에서는 시체를 찢어 나뭇가지에 걸어 금수가 먹게 하기도 하고 그대로 놓아 두어 그냥 뜯어먹게 하기도 한다.
7현녀七賢女들이 시다림 장소에 가다가 보니 아주 맑고 깨끗한 뼈가 한 무더기 있었다.
"이 시신은 여기 있으나 사람은 어디에 갔을까?"
한 현녀가 그 머리뼈를 가리키며 말했다.
"어찌 되었을까. 어찌 되었을까."
자세히 관찰하던 순간 칠현녀가 똑같이 도道를 깨쳤다. 그런데 그때 하늘로 부터 광명이 쏟아지더니 꽃비가 내렸다.
하늘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이 칠현녀는 그대로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하늘나라에 가니 제석帝釋이 감동하며 꽃을 뿌리며 공양 올리며 물었다.
"무엇이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내가 종신토록 공급하겠사오니 말씀하십시오."
"우리 집에는 의복 음식 잠자리 의약과 일곱가지 보물들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현녀賢女들을 통하여 복을 짓고자 하니 사양하지 마시고 말씀하십시오."
그때 한 현녀가 말하였다.
"우리에게 선물을 주시려면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어떤 세 가지입니까?"
"첫째 음양이 없는 땅 한 조각(無陰陽地一片)둘째는 뿌리가 없는 나무 한 그루(無根樹一株),셋째는 불러도 메아리가 나지 않는 산골 한 곳(無音響之一谷)이 필요합니다."
제석帝釋이이것을 구하기 위하여 3천 대천세계를 분주하게 돌아다녔으나 결국 구하지 못하고 말았다. (無叫響山答) (響 울림 향, 呌=叫 부르짖을 규)
어쩔 수 없이 고민하다가 부처님께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초지보살初地普薩은 알 수 없고 십지十地이상이 되어야 이를 구할 수 있느니라. 문수文殊, 보현普賢, 관음觀音세 가지가 그들인데 이것은 남에게 구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구하여야 하느니라."
제석帝釋은 그때 4지보살四地菩薩이었다. 4지보살이 어떻게 180도의 경지에서 270도 경지를 구할 수 있겠는가?
이것을 구해 얻은 사람은 270도 경지를 개척하는 것이니 여러분은 이것을 반드시 구해서 칠현녀七賢女보살들께 공양하여야 할 것이다.
3). 여여한 경지 如如境地 The Realm of Truth Like - This
여여지如如地는 360도의 경계이다. 대자연에 돌아가서 갈 것도 없고 올 것도 없는 경지를
개척한 곳이다. 그 경지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봄이 오면 풀은 저절로 나는 것이고 春來草自生 춘래초자생
청산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며 靑山自不動 청산자부동
흰 구름은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흘러가는 것이다. 白雲自去來 백운자거래
봄이 오면 풀이 저절로 나므로 중생이 오면 근기根機를 따라 대접하고, 청산靑山은 동요가 없으므로 마음은 동요動搖가 없다. 동요 없는 마음이 바람을 만나면 흰 구름처럼 인연 따라 동서東西로 윤회한다.
옛날에는 가고 싶지 않는 곳에 억지로 끌려 다녔고, 나고 싶지 않는 곳에도 억지로 나서 살고 싶지 않은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그 입을 마음대로 돌리고 다니면서 삼계三界의 귀貴한손님노릇을 한다.
지대地帶는 같은 제로Zero지대지만 불청객不請客이 되어 눈치보고 살아가는 인생과 귀객貴客이 되어 대접받고 영향력을 미치는 인생과의 차이에는 360도度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굴리느냐, 구르느냐, 그대들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가?
마장동馬場洞도살장에 가보면 수 없는 소들이 "음매 음매"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흘리고 찾아온다. 제 발로 걸어오는 것이 아니라 새끼줄에 묶여 매를 맞으며 찾아온다. 일평생 여물을먹고 논과 밭들을 쏘다니며 갖은 고통을 겪었던 소들이 이제 마지막 몸 바칠 곳을 향해 보보등단步步登檀한다.
그러나 어떤 소는 대담하게 매를 맞을 필요 없이 제 발로 걸어 들어가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죽지 않으려 몸부림친다고 죽지 않는 것이 아닌데 죽는 마음, 그것 하나 때문에 공포恐怖의 눈물이 육신을 적신다.
가련한 인생, 이것이 제로Zero지대의 숫자 1의 인생이다. 시다림에서 서기방광瑞氣放光을하고 하늘에 올라가 제석천왕帝釋天王을 교화한 7현녀는 270도에서 360도度를 보낸 인생이다. 얼마있으면 그들은 나는 줄도 모르게 봄 따라 나서 바람 따라 자거래自去來할 것이기 때문이다.
4). 돌이켜 보라 廻光返照 (회고하고 반성하여 수도 하는 일)
Looking Within, You perceive mind's true light.
돌아보아야 할 일이다. 과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문자에 팔리고 이름에 팔리고 재산財産에 목 매인 인생들은 분별 속에서 죽어간다. 그러므로 조주趙州스님은 불법佛法을 물어 오는 사람들에게 차나 마시고 가라고(喫茶去)하였다.
(喫 마실 끽)
"스님, 부처가 무엇입니까?"
"차나 마시고 가게." (Go drink tea.)
"스님, 마음이 무엇입니까?"
"차나 한 잔 마시고 가게."
"도道가 무엇입니까?"
"차나 한 잔 마시게."
아니면 불법佛法을 물을 때마다, "다리 밑을 내려다 보라(照顧脚下)"고 하였던 것이다.
네 앞도 모르는 놈이 부처는 알아 무엇 하며 불성은 알아 무엇 하려는 것이냐는 말이다.
돌아 볼 일이다(회고하고 반성하고 수도 하는 일). 廻光返照 회광반조
다리(발)밑을 보라. Watch your step. 照顧脚下 조고각하 (顧 돌아볼 고(사방을 둘러보다),脚다리 각)
5). 인생의 길이란 人生線 The Human Route.
인생人生이 어느 곳으로부터 와서 어느 곳으로 가느냐 하는 문제는 동서고금東西古今모든 사람들의 화제話題였다.
그러나 우리의 고인 가운데 나옹스님의 누님이 있었다. 동생에게 염불念佛을 배우고 난 후 스스로 한 글귀의 시詩를 읊으니 다음과 같다.
** 조선시대 서산대사의 선가귀람에 실려 유명해진 선시입니다
禪家龜鑑(조선 중기의 고승 휴정(休靜:1520~1604)이 1564년(명종 19)에 선종의 긴요한 가르침을 뽑아 엮은 선학(禪學) 개론서)
. 서산(西山) 대사(大師)가 지은, 불교(佛敎)를 개론(槪論)한 책. 13대 명종(明宗) 19(1564)년 간행(刊行). 14대 선조(宣祖) 12(1579)년 금화도인(金華道人)이 국문(國文)으로 번역(飜譯). 현재(現在)까지 불도 수행(修行)의 거울로 삼고 있음. 1962년 조계종 선학원(曹溪宗禪學院)에서 쉬운 현대어로 풀이하여 활자본(活字本)으로 간행(刊行)함. 2권 1책. 인본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여 空手來空手去是人生 공수래공수거시인생
날 때는 어느 곳으로부터 왔고 生從何處來 생종하처래
갈 때는 어느 곳으로 가는가 死向何處去 사향하처거
나는 것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난 것이요 生也一片浮雲起 생야일편부운기
죽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 같네 死也一片浮雲滅 사야일편부운멸
뜬구름은 자체가 실이 없나니 浮雲自體本無實 부운자체본무실
나고 죽고 오고감이 모두 이와 같도다 生死去來亦如然 생사거래역여연
그러나 한 물건이 있어 항상 홀로 드러나 獨有一物常獨露 독유일물상독로
잠연히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네. 湛然不隨於生死 잠연불수어생사
돌고 도는 사물의 이치이 이 한물건인 이것이 무엇인고
還會得 湛然這 一物麽 환회득 잠연저 일물마
참으로 명시名詩다. 나는 것을 한탄하는 것도 아니고 죽는 것을 슬퍼하지도 않고 오고 가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고,
또한 그 가운데 생사 없는 도리를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시詩를 읽고 잘 되었다, 못되었다 평가 할 것이 아니라
이 속에 들어 있는 문제 하나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
홀로 한 물건一物이 있어 항상 드러나 생사를 따르지 않는다.(獨有一物常獨露)하였는데
그 생사生死를 따르지 않는 잠연한 한 물건이란 무엇인가 (湛然不隨於生死)하는 것이다.
(湛然 : 침착하고 고요한 모양, 물이 가득찬 모양, 湛 즐길 담, 가득히 찰 잠, 會得 = 了解
사물의 이치나 뜻 따위를 분명히 이해 함, 這 이 저(此), 還 돌아올 환)
이를 아는 자는 뜬구름을 원망하지 않으리라.
눈물을 흘리고 통곡하지 않으리라. 만나고 헤어짐을 기약하지 않으리라.
기약이 없는 세계에 나아가려면 바로 그것을 보라.
이것을 보는 자가 곧 부처님(佛)이니라.
6). 보는 사림이 곧 여래다 如來 Just seeing Is Buddha-nature.
그러면 무엇을 본다는 말인가? 저 잠연湛然한 일물을 생각하는 그 놈을 바로 보아야 한다.
그러면 그것이 본다고 보아질 수 있는 물건인가?.. 아니다,.아니다. 보려고 애쓰면 도리어 보는 마음이 구름이 되니 그 마음까지 마저 비워 허공과 같이하면 저절로 보이게 된다.
그러므로 화엄경華嚴經에 이렇게 이르고 있다.
만일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한다면 若人欲識佛境界 약인욕식불경계
마땅히 그 마음을 허공같이 맑게 하라 當淨其意如虛空 당정기의여허공
모든 망상과 취하려는 욕심을 여의면 遠離妄想及諸趣 원리망상급제취
이 마음 가는 곳에 걸림이 없으리라. 念心所向皆無碍 염심소향개무애
망상이란 속으로 온갖 분별과 시비를 일으키는 것이고 모든 취趣는 겉으로 받아 들이는
온갖 세계의 일들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달마 대사는'안으로 헐떡거리는 마음을 쉬고 밖으로 모든 인연을 쉬라' 한 것이다.
(外息諸緣 內心無喘 心如墻壁 可以入道)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백치白痴처럼 우두커니 앉아 있으라는 말이 아니다. 들어도 들은 바 없고 보아도 본 바 없는
가운데서 자기 일을 충실히 하면 된다. 충실하되 보는 놈, 듣는 놈, 먹는 놈, 입는 놈, 그 놈을 똑똑히 보면 그대로
여래如來가 된다는 말이다.
(息숨쉴 식, 아이 자식 쉬다=休息휴식, 喘헐떡거릴 천, 墻담장 장, 入道불도에 들어감 또는 그 사람)
그렇다면 그대의 마음을 허공과 같이 맑게 하였는가? 還當淨其意 如虛空麽 환당정기의여허공마
만일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면 다시 한 번 내가 붙이는 말을 잘 들어 보라.
其或亦然 更聽註脚 기혹역연 갱청주각
이 정각 성품은 위로 모든 부처님들로 부터 此正覺之性 上至諸佛 차정각지성 상지제불
아래로 6범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당당하게 下至六凡 一一當當 하지육범 일일당당
뚜렷 뚜렷히 구족하여 티끌마다 다 통하고 一一具足 塵塵上通 일일구족 진진상통
물물 위에 나타나 기다리고 닦음이 없어도 物物上現 不待修成 물물상현 부대수성
또렷하여 밝기도 밝아라. 了了明明 요요명명
(凡무릇(대강 개요),대체로. 모두 다,)
언제나 깨달아 있는 우리 본래의 마음이 어느 곳에 이렇게 존재하고 있는가를 분명히 설파한 시다.
부처님이라 하여 더하고 중생이라 하여 덜한 것이 아니라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사람. 천인등 6범六凡(六道)이 똑같이
낱낱이 당당當當하게 구족하고 있고, 티끌. 돌멩이. 나무 하나 하나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으니 그대로 보면 그만이지
구태여 닦고, 익히고, 이루어, 증證하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了了明明이란 또렷또렷하게 분명히 나타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을 보는 사람이 부처다.
자, 그렇다면 이 부처를 보라! (拈株杖云 주장자를 높이 드셨다.)
보았느냐? 還見麽 환견마
탕! (打株杖云 주장자를 한 번 내리치고 또 묻는다)
들었느냐? 還聞麽 환문마
이미 분명하게 보고, 이미 또렷하게 들었으면, 결국 이게 무엇인가?
(畢竟 마침내, 결국에는, 個=箇와 동자 낱 개(물건이나 곳을 가리낄 때 붙이는 말))
旣了了見 旣歷歷聞 畢竟是 箇其麽 기요요견 기역력문 필경시 개기마
같은가 다른가? 同耶,別耶
같다고 하여도 30방망을 맞을 것이고, 다르다고 해도 30방을 때리겠다, 왜냐하면
同也打三十棒 別也打三十棒 何以故
할[喝]!..
3×3 = 9 (三三九)이니라 (喝 꾸짖을 갈(고함치다))
듣는 것도 분별이고 보는 것도 분별이기 때문이다. 같다고 하는 것도 분별이고
다르다고 하는 것도 분별分別이다. 같다, 다르다 하면 3 × 3 = 9가 되지 않는다.
보고 듣는 것에 팔리는 사람은 불교佛法는 커녕 속법俗法도 제대로 얻기 어렵다.
부처님의 얼굴은 깨끗한 보름달과 같고 밝기로는 일천해가 빛을 모아 뿜는듯하다.
佛面猶如淨滿月 亦如千日放光明 불면유여정만월 역여천일방광명
7). 어는 곳으로 가느냐 Where Are You Going?
옛 부처님도 이렇게 갔고 古佛也 伊麽去 고불야 이마거
지금 부처님도 이렇게 갔고 今佛也 伊麽去 금불야 이마거
그대도 이렇게 가고 今日靈駕也 伊麽去 금일영가야 이마거
나도 또한 이렇게 갈 것이니 汝亦是 伊麽去 我亦是伊麽去 여역시 이마거 아역시이마거
(汝 너 여,너(대등한 사이나 손아래 사람에 대한 이인칭, 伊 저 이, 저, 그(사람을 가르키는 대명사)
어떤 물건이 부서지지 않고 何物不敢壞 하물불감괴
누가 길이 견고한 자이냐 是誰長堅固 시수장견고
그대들은 아는가? 諸人還知麽 제인환지마
이것을 아는 사람은 가고 오는 데 속지 않을 것이다.
(敢 감히 감, 壞괴무너질 괴)
打株杖云 탕!. 주장자 한 번 치시고.
삼세에 모든 부처님이 일시에 성불하고 與三世諸佛 一時成佛功 여삼세제불 일시성불공
십류군생이 한날 열반涅槃에 들었다. 共十類群生 同日涅槃三世 십류군생 동일열반삼세
삼세제불三世諸佛이 일시에 성불하였다는 말은 그대가 성불하면 삼세제불이 언제나 성불속에 살고 있는 것을
볼 것이라는 것도 되지만 이미 시간 이전에 그들은 성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드러내어 보인 것이다.
시간적으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사람. 천인. 성문. 연각. 보살. 부처의 십류군생이 함께 열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개 눈에는 개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부처님의 증과證果는 열반인데 제불諸佛이 일시 성불하면 군생群生이 동시 열반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되거든 다음 글귀에 눈을 붙여 보라.
其或未然 着眼下句 기혹미연착안하구
(未然 아직 그렇게 되지 않은 상태, 着眼 (어떤일을 할 대상으로)어느점에 눈을 돌림)
눈 가진 돌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有眼石人 齊下淚 유안석인 제하루 (淚 눈물 루)
말없는 동자童子가 답답해 한다. 無言童子 暗嗟噓 무언동자 암차허 (嗟 탄식할 차 , 噓 불 허)
얼마나 답답하면 돌사람이 눈물을 흘릴고?.
8). 도솔삼관 兜率三關 Zen Master To Sol's Three Gates.
도솔삼관이란 도솔스님께서 제시하신 3가지 화두話頭다.
(兜투구 두,범어Tusita의 음역인 兜率에 한하여 음이 “도”로 된다, 率거느릴솔,장수수,수효루,비률율)
첫째 화두는,
발초참현 지도견성 즉금상인 성재심처 이다.
撥草參玄 只圖見性 卽今上人 性在甚處
번뇌의 풀을 헤치고 도의 깊은 뜻을 참구하여 단지 성품을 보라.
지금 그대의 참 성품은 어느 곳에 있는가? 라는 말이다.(撥다스릴발, 다스리다 완성하다)
두 번째 화두는,
식득자성 방탈생사 안광락시 작마생탈 이다.
識得自性 方脫生死 眼光落時 作麽生脫
자성을 알았다면 생사를 벗어나야 할 텐데
눈빛이 떨어질 때 어떻게 생사를 벗어날고? 라는 물음이다.(眼光 사물의 진실을 꿰뚫어 보는 눈, 落地 이 세상에 태어 나는것)
세 번째 화두는,
탈득생사 편지거처 사대분리 향심마거 이다.
脫得生死 便知去處 四大分離 向甚麽去
생사를 벗어났다면 갈 곳을 알 것인데 (便 편할 편, 편하다, 형편이 좋다, 편지, 소식. 오줌, 똥, 곧, 문득 이 갈래의 음은 ‘변’이다)
4대가 분리되면 어느 곳을 향하여 갈 것인가? 라는 물음이다.
첫 번째는 자성自性이 있는 곳을 묻고, 두 번째는 생사탈출의 방법을 물었으며,
세 번째는 갈 곳을 물었다. 쉽고도 어려운 질문이다. 여기 각기 자기의 길을 모
색하며 함께 갈 길을 밝혀 보라.
이 화두는 무문관無門關48칙 가운데 제 47칙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화두요, 문답이다.
그런데 도솔 스님은 다시 다음 사활구死活句를 놓고 여기서 능사능활能死能活의 일구를 가려내라고 하였다.
바다 속의 진흙소가 달을 몰고 가고 海底泥牛含月走 해저니우함월주 (泥진흙 니)
바위 앞의 돌 호랑이가 애기를 안고 잔다 巖前石虎抱兒眠 암전석호포아면
철사가 금강의 눈을 뚫는데 鐵蛇鑽入金剛眼 철사찬입금강안 (鑽뚫을 찬)
코끼리를 탄 곤륜을 백노가 끌고 간다 崑崙騎象鷺鷥牽 곤륜기상노사견 (鷺해오라기 로,
鷥해오라기 사, 牽끌 견.끌다. 끌고가다, 岩 = 巖바위암 의 속자, 含= 啣= 銜재갈 함, 재갈, 입에물다, 머금다)
자, 이 가운데 어떤 글귀가 죽은 글귀死句이고 산 글귀活句인가.
이것을 찾는 사람은 능히 죽을 때 죽고, 살 때 살아 여한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날 때 나서 살기도 어렵거니와 죽을 때 죽어 삶을 욕되게 하지 않기도 어렵다.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인생人生이 만일 이것을 찾지 못한다면 영원히 죽어
다시 살지 못할 것이다. 들어라. 여기 야부도천 冶父道川선사의 멋진 글 한 수가 있다.
깊은 산골집, 고요한 밤 말없이 앉았으니 山堂靜夜坐無言 산당정야좌무언
적적하고 고요함이 본래가 자연 그대로다 寂寂寥寥本自然 적적요료본자연
무슨 일로 서풍은 잠든 숲을 흔들어서 何事西風動林野 하사서풍동임야
푸른 하늘 기러기 소리 장천을 울린다. 一聲寒雁唳長天 일성한안려장천 (唳 울 려)
어떤 사람이 절에 살면서 밤을 맞이하였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아도 절 집은 고요한데
오가는 손님 하나 없는 절에 고요히 앉아 있는 스님의 마음이야 오죽 적적寂寂하겠는가?
그런데 그 적요寂寥는 만들어서 지어진 것이 아니라 본래 자연 그대로의 적요였다.
누구나 본래의 순수한 마음은 파도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무슨 일로 서풍이 일어 임야林野를 흔드느냐는 말은 달마達磨대사가 서쪽에서
와서 바람 없는 물결을 일으키느냐 라는 말이다. 고요한 밤 찬 하늘에 메아리치는 기러
기 소리<끼욱끼욱>듣기만 하여도 가슴 속 깊이 스며든다.
여러분, 왜 기러기가 우는데 찬 하늘에 메아리가 지는가 말해 보라.(廖쓸쓸할료, 雁=鴈기러기 안)
9). 실중삼관 室中三關 Zen Master Ko Bong's Three Gates (고봉선사 高峰禪師)
고봉高峰 스님의 문하에 들어가면 어떤 사람을 막론하고 공부 중에 3개의 관문을 거쳐야만
한다. 그것도 집 밖에서 부터가 아니라 집안에 들어가서다. 불교의 시험문제는 간단 명료하
다. 멀리 놓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이르렀을 때 가슴속을 헤쳐 본다.
첫째는
승일당공 昇日當空 에 무소부조無所不照 한데 인심피편운차각因甚被片雲遮却 고?
"밝은 해가 허공에 높이 떠서 비추지 아니한 곳이 없는데 (昇오를승, 오르다.해가 떠오르다)
어찌하여 조각구름 하나가 해를 가리는가?" 라는 말이다.(遮막을차,이.이것, 却물릴칠 각)
둘째는
"인인유개영자人人有箇影子 하야 촌보불리寸步不離 라 인시답불착因甚踏不着 고?"
"사람 사람마다 모두 그림자가 있어 한 치도 떨어지지 않는데 (影子 그림자)
어떻게 밟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라는 말이다.
세번째는
"진대지盡大地 가 시개화갱是箇火坑 이라 득향삼매得向三昧 하야 불피소각不被燒却"
온 세계가 모두 불구덩이이다.(坑구덩이 갱)
어떤 삼매를 얻어야 타지 않겠는가?"라는 물음 이다. (燒却 태워없앰)
다시 말하면, 첫째 질문은 청정본연의 혜일慧日이 번뇌의 구름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하는 물음이고, 둘째는 자기문제自己因果를 자기가 어떻게 해결
해갈 수있느냐 하는 물음이며, 셋째는 생사의 불구덩이에서 어떻게 헤어날 수 있겠느냐
라는 물음이다.
10). 있는 그대로 부처다 Just -Like -This buddha. 卽如如佛
같으냐? 다르냐? 옳으냐? 그르냐? 너냐? 나냐? 갖가지를 묻고 갖가지를 대답하여 그 동안 어리둥절한 설법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이것은 불법 자체가 복잡해서가 아니라 상대쪽 인간의 의식구조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어 이것을 놓아버리고 자기 본래의 마음에 돌아가 태평성대를 이루게 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옛날 중국에 계현戒賢 스님이라는 부자 스님이 있었다. 4方8里를 가도 그의 땅을 밟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천하 인민을 다 만나도 계현스님의 福과 學에 대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그 만큼 유명한 스님이기 때문에 그의 문하에는 유불선에 정통한 많은 학인들이 모여들었다.
하루는 신찬神贊이라는 아이가 중노릇을 왔다. 와서 보니 스님의 문하가 융성하기는 한데
진짜 법을 알고 배우는 사람은 없었다. 처음에는 기도를 드리며 의식을 익히다가 다음에는
글을 배우고 선방에 들어가 조금 선禪맛을 보았다.
그런데 스님께서 하루는 부르시더니 세 명의 상좌를 앞에 놓고, "너는 유가에 밝으니 유교儒敎를 더욱 깊이 배워 오너라" "너는 도교에 밝으니 노장老莊을 더욱 깊게 연구하여 오너라"하여 유교와 도교에 밝은 두 제자에게 명하였다.
그리고 신찬에게는 선방禪房에 가서 도道를 공부하여 앞의 두 제자와 함께 천하의 자웅을
가려보라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3년 동안 쓸 돈을 하루에 한 냥씩 쳐서 천 냥이 넘게 주었다. 그러나 신찬은 마음공부를 하러 가는 사람이 돈을 짊어지고 가면 무거워서 도중하차 하기 쉬우니 그냥 가겠다 하여 극구 사양하였다.
그리하여 세 사람은 각기 스승을 찾아갔는데 신찬은 그때 백장산의 도인道人백장百丈스님을 찾아갔다. 백장 스님은 '일일부작一日不作, 일일불식一日不食' 이라는 엄한 청규淸規를 만들어 놓고 아침 저녁 예불 이외에는 쉴 틈 없이 일을 시켰다.
번뇌망상이 일어 날래야 일어날 틈이 없었다.
3년을 지내고 돌아오니 그의 도반들도 모두 돌아와 있었다.
유교儒敎를 공부한 사람에게 물었다.
"너는 그 동안 무엇을 배워 왔느냐?"
"삼강오륜三綱五倫으로 수신제가修身齊家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도리를 배웠습니다."
도교를 공부한 상좌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무엇을 배워왔느냐?"
"단전복기丹田腹氣로 신선神仙이 되어 가는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유교에는 내생법來生法이 있던가?"
"예. 공자님께서는 전생 이야기나 후생 이야기는 일체 하시지 않았습니다, 단지
죽음 이전에 선행善行을 하여 자손만대에 덕德을 심어 갈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노자老子님은 신선 이외의 말은 하지 않던가?"
"복이 다 하면 타락하여 다시 인간이 되게 되는 것이니 타락하지 않도록
마음을 무위자연無爲自然하게 살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신찬은 무슨 공부를 하였는가?"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그저 밥 먹고 일만 부지런히 하다가 왔습니다."
"그래? 하기야 저 사람들은 돈을 짊어지고 갔으니 돈 값을 하느라고 애를
썼겠지만 신찬神贊이야 빈 몸으로 갔으니 올 때도 가볍게 올 수밖에."
그리고선 자리를 물렸다. 그런데 그 뒤로도 스님은 매일같이 앉아서 책을 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루는 목욕물을 데워 목욕沐浴을 하시다가 신찬을 불렀다.
"오늘은 네가 나의 등을 밀어라."
"예."
신찬은 목욕탕에 들어갔다. 스님은 육덕肉德이 좋았다.
신찬은 등을 문지르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법당은 좋다 마는 영험 없는 부처로다." 好好法堂, 佛無靈驗
이 말을 들은 스님이 듣고 괴이하게 여겨 뒤를 돌아보았다.
신찬은 또 “영험 없는 부처가 방광은 할 줄 알도다.” 佛無靈驗 有放光
라고 거리낌 없이 중얼 거렸다. 서로 웃고 목욕을 마쳤다.
그러나 스님은 이 말들을 그냥 지나쳐 버렸다. 목욕을 하고 나서 한숨 주무시더니 일어
나서창문 앞에서 경을 보고 있었다. 마침 그때 벌 한 마리가 방안에 들어왔다가 나가지
못하고 창窓에 부딪혀 방바닥에 떨어지곤 하였다.
그때 신찬神贊이 게송을 지었다.
"빈 구멍을 즐겨 찾지 못하여 창에 부딪쳐 떨어지는 어리석은 놈아.
백 년을 고지古紙를 뚫고자 한들 어느 날 벗어날 기약이 있겠느냐?"
공문불긍출 투창야대치 空門不肯出 投窓也大痴
백년찬고지 하일출두일 百年鑽古紙 何日出頭日
이 소리를 듣고 스님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너 무엇이라 하였느냐?"
"벌이 들어와서 나가지 못하여 시를 하나 지었습니다."
"그래, 무슨 시냐? 한번 보자꾸나."
"공空의 문門으로 나갈 줄을 모르고 어리석어 창만 뚫으려하고 있구나.
100년年을 낡은 종이 만 뚫으려 하니 어느 세월에 머리가 나가리오"
(肯옳이여길 긍 肯可 허락함, 肯從 수긍하여 따름, 즐겨따름)
이 이야기를 듣고 계현戒賢스님은 그 자리에서 깨쳤다.
"너 백장百丈스님에게 가서 일만 하였다고 하더니 진짜 공부하고 왔구나!"
"그것뿐이 아닙니다, 진짜 백장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 크게 놀라실 것입니다."
"뭐, 백장 스님 법문이라고. 그 법문은 어떤 것이냐? 어서 한번 들어보자."
"그거야 그렇게 쉽게 들을 수 있습니까? 법法답게 들어야지요."
스님은 곧 북을 치고 종을 쳐서 대중을 모아 법좌를 마련하고 상좌를 높이 올려 모셨다.
그리고 청법게請法偈를 하여 큰절로 3배를 하였다. 상좌에게 스님이 절을 한 것도 기이
하지만 스승의 절을 받고 있는 상좌 또한 기이奇異하였다.
그러나 신찬은 이미 신찬이 아니다. 오늘은 백장을 대신하여 설하는 법문이라
바로 백장회해百丈懷海이기 때문이다. 신찬이 소리 높여 외쳤다.(懷품을 회. 품에넣어 안거나 가지다. 품. 가슴. 마음)
신령스러운 광명이 홀로 드러나서 靈光獨露 逈脫根塵 (逈 멀 형)
육근육진의 경계를 벗어나 있도다. 영광독로 형탈근진
그 드러난 참모습이여 體露眞常 不拘文字
문자에 걸림이 없어라. 체로진상 불구문자
참된 성품은 물듦이 없어 眞性無染 本自圓成
본래 스스로 원만히 이루어져 있으니. 진성무염 본자원성
다만 망령된 생각만 여의면 但離妄緣 卽如如佛
곧 그대로 부처이니라. 단리망연 즉여여불
*.근진[6根塵]根 = 眼耳鼻舌身意 塵 = 色聲香味觸法
이 얼마나 간결하고 적절한 시인가? 스님은 이 말씀을 듣고 그대로 망연妄緣을 여의고
그대로 부처가 되었다. 그리하여 스승 상좌와 함께 백장百丈懷海禪師의 법을 이었으며,
후세 많은 구도자들의 좋은 본이 되었다.
지수화풍 이뤄진 몸 흩어지니 꿈결 같고 四大各離 如夢中 사대각리 여몽중
여섯 경계 마음작용 본래부터 공하도다. 六塵心識 本來空 육진심식 본래공
부처와 조사의 회광처를 알고자 하는가 欲識佛祖 廻光處 욕식불조 회광처
서산에 해가 지니 동천에 달이 뜨는구나. 日落西山 月出東 일락서산 월출동
나를 알고 나를 움직이는 놈을 알았으면 자연自然에 돌아가는 것은 정定한 이치다.
천하 귀인貴人도 땅 속에 들어가면 한 줌의 흙이 되고 천하미인天下美人도 코 밑에 숨결이
지면 불러도 대답 없고 소리쳐도 듣지 못한다. 누가 해 떨어지면 달뜨는 이치를 알아 흙 밥
속에서 회광반조廻光返照의 불조佛祖가 될 것인가?
많이 많이 퍼다 옮겨서 열심히 공부하고 수행하는 불자가 되도록 합시다. (일 정)
*** 서식묘아반 (鼠食猫兒飯)
한 때 달마회에서 서울 화계사로 혜암 선사를 모시고 법회를 가지니 많은 대중과 함께
덕산(悳山)선사, 춘성(春城)선사도 참석하였다. 선사께서 법상에 오르시자 곧
서식묘아반(鼠食猫兒飯)
반기이파(飯器已破)
쥐가 고양이 밥을 먹었는데 밥그릇이 이미 깨졌다.
쥐가 고양이 밥을 먹은 이 소식을 알게되면 곧장 인천의 스승이 되리라. 알겠느냐?
선사께서 잠시 양구하신 후 말씀하시기를,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고양이 밥그릇이 깨진 소식마저 알게 된다면
바로 일체의 부처님들과 조사스님들의 스승이 될 것이니라.
선사께서 잠시 주위를 둘러 보시고는
“자 뉘 한번 급히 일러보라!”
이 때 대중 가운데 한 비구니가 자리에서 일어나 요령을 흔들면서“속지 마세요! 속지 마세요!”하는 것이었다.
선사께서 급히 큰 소리로 꾸중하시는데
“저 미친 중을 당장 두들겨 내 쫓아라!”
대중이 다시 조용해지자 선사께서 다시 계속하시었다.
이 법문을 다만 방편으로만 알고 믿고 행하는 바가 없다면 곧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면치 못하리라. 내 옛 조사스님의 인연을 들어 이 법문을 일깨워 주리니 잘 듣고 새겨두도록 하라.
옛날 삼조 승찬대사께서 연소에 깨닫고 산중에 계시면서 법을 전하려 기다리고 계시었다.
그 때 하루는 나이가 80이나 가까운 노인이 찾아와서 삼조께 절하여 뵈면서
“제가 법을 받으러 왔습니다.” 했다.
삼조께서 “당신이 법을 받을 수 있나 한 번 일러보라.”하니
노인이 “쥐가 고양이 밥을 먹었습니다.” 했다.
삼조께서 “다시 한번 일러보라.” 하니
노인이 “밥그릇이 이미 깨졌습니다.” 했다.
삼조께서 “법을 전하려니 노장이 먼저 죽겠오이다.” 하니
노인이 “몸을 바꾸어 다시 오겠습니다.” 했다.
노인은 일어나 뜰 앞에 소나무 한 그루를 심어 신표로 남겨 놓고는,
“제가 다녀 오겠습니다.”라며 걸망지고 하산하여
시냇가에서 빨래하는 한 처녀 옆에 짐을 놓고 이르기를“네게 청이 하나 있다. 다름이 아니라 내가 오늘 하룻 저녁 네 집에서 쉬어 가고자 하니 허락하게 바란다.”
처녀는 미더운 까닭에 쾌히 응락하였고 노인은 하루 묵어가게 되었다.그 날 저녁으로 노인은 곧 입정에 들어 한 식경을 보내더니 곧 바로 까닭없이 입적하여 버리었다.
처녀는 그 후로 묘한 증상을 일으키더니 그만 잉태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10개월 후에는 어김없이 사내 아이를 순산하고 말았다.
어린 나이에 애를 낳고 보니 소녀는 이제 어미가 되었으나 어찌할 바를 몰라 시냇물에 애를 띄어보낼 심산을 하였겠다.
그런데 여기 불가사의한 일들이 일어났으니 갑자기 온 곳을 알 수 없는 학 한 마리가 아기를 물가로 밀어 멈추게 하고는 깃을 펴서 아기를 보호하고 때가 되면 먹을 것을 날라 배고픔을 면하도록 하는 등 상서롭기가 여간 아니었다.
처녀 아기 엄마도 이제는 깜짝 놀라 스스로 “이 아이는 보통 애가 아니라 숨어 살더라도 내가 키워야 옳겠다.”고 마음 고쳐 먹고는 15년간 잘 키워 나갔다.
똑똑하고 영악해서 무럭무럭 자란 이 사내 애가 어느날 드디어 그 어미 앞에 무릎을 꿇고 청하기를,
“어머니, 저는 이제 때가 되었으니 산에 들어가 스승을 찾아 공부해야 되겠습니다.”
의젓하고도 당당하며 투철하고도 명백한 일이었다.
올 것이 또 온 것이라 어미도 아무 말 못하고 끄덕이니 소년은 어머니의 승낙을 얻자 출가하여서는 곧장 삼조대사를 찾아 오는 것이었다.
그 때 그 소년이 삼조께 와서 읊은 게송이
삼삼백수하청산(參參白鬚下靑山)
팔십년래환구면(八十年來還舊面)
인각소년송자로(人却少年松自老)
시지종차환인간(始知從此還人間)
날리는 흰 머리로 청산을 떠나
80년 살아온 옛 얼굴을 바꾸었네.
사람은 문득 소년인데 소나무는 늙었으니
인간의 다시 태어남 이로 조차 알겠구나.
삼조께서 문득 이 소년이 옛날의 그 노인임을 아시고 인가하시니 이 이가 바로 사조 도신(道信)대사이시다.
도를 신함이 도신대사와 같아 이 말씀을 잘 음미하여 공들여 나간다면 필경에 대사를 성취하여 마치게 되리라.
법상을 세 번 치시고 하좌하시다.
*** 원효대사 심생즉종종법생
원효대사가 의상대사와 같이 당나라에 유학길에 올랐다가 동굴(또는 무덤)에 하루 밤을 지내면서밤중에 목이 말라 해골에 고인 물을 드시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해골에 고인 물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그렇게 맛있게 먹은 물이 해골에 고인 물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고 구토를 하면서 읋은 게송입니다.
心生卽種種法生 심생즉종종법생
心滅卽髑身不二 심멸즉촉신불이
三界唯心 삼계유심
萬法有識 만법유식
心外別法 심외별법
胡用別求 호용별구
마음이 생기면 각가지 법이 생겨나고
마음이 사라지면 해골과 몸도 둘이 아니네
삼계는 오직 마음이요
만법은 오직 인식하기에 달린 것을
마음 밖에 다른 법이 없다네
어찌 별달리 구함을 두리오
*** 효 봉 대선사
“어디서 왔는가?”
“유점사에서 왔습니다.”
“몇 걸음에 왔는가?”
“이렇게 왔습니다.”
“십 년 공부한 수좌보다 낫네, 그려.”
효봉과 석두화상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 모습이 마치 저 중국 당대(唐代)의 선가(禪家)를 풍미했던 조주(趙州)와 남전(南泉) 보원의 첫 만남과 매우 흡사해 흥미롭다. 조주가 14세 되던 해, 남전선사를 찾아갔다. 이른 봄이어서 아직 으스스한 추위가 남아 있던 터라 남전은 양지 바른 곳에 누워 낮잠을 즐기고 있었다. 남전은 찾아 온 사미승 조주를 보자마자 대뜸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서상원에서 왔습니다.”
“그럼 서상은 벌써 보았겠군.”
“아뇨, 서상은 모릅니다만 누워 있는 여래(臥如來)는 보았습니다.”
처음 보는 사미승의 범상치 않은 기지에 남전이 내심 크게 놀랐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 이 만남은 조주가 40년 동안 남전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곁에서 따르며 수행을 한 지중한 인연의 시작이었다.
토굴(土窟)에 산다는 한 무명도인으로부터 금강산에 사는 도인을 찾아 보라는 말을 듣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려 와 유점사와 신계사를 거쳐 보운암으로 도인을 찾아 온 효봉, 그는 `몇 걸음에 왔느냐'는 화상의 질문에 벌떡 일어나 큰 방을 성큼성큼 걸어서 돌았고, 이를 본 화상은 효봉의 그릇을 단박에 읽어 버렸으니, 가히 이를 두고 이심전심의 경지요, 그 스승에 그 제자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국인 최초의 법관 이찬형.
훗날 한국불교의 장대한 산맥을 이룬 효봉의 위대한 탄생은 이렇게 잉태되고 있었다.효봉의 일생은 드라마틱한 한 편의 드라마다. 마치 2,600년 전 석가세존의, 또 고금을 통털어 뛰어난 선지식으로 추앙 받는 조주의 모습과 비견될 정도로 효봉이 일구고 간 삶의 궤적은 반전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조선 왕조가 서서히 그 영욕의 세월을 마감하던 19세기 말, 평안도에서 태어난 찬형은 어릴 적부터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남달리 영특했다. 십대 초반에 사서삼경을 통달했고, 이듬해에는 평양감사가 개최한 백일장에서 장원급제를 할 정도였다. 이러한 실력을 인정 받아 평양고보에 입학한 찬형은 현해탄을 건너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유학 시절 국치의 아픔을 맞은 찬형은 망국인이 되어 고통 받는 사람을 돕고자 귀국,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고등고시를 치르고 법관이 되었다.
법관 생활을 한지 10여년이 되던 해, 찬형에게 일생에 있어 대 전환점을 맞는 사건이 일어났다. 생애 처음으로 사형 판결을 내린 것이다. 죄수의 죄질이 분명 사형을 받아 마땅한 것이었지만 찬형은 깊은 고뇌에 빠져 들었다.
“다른 인간을 죽이라는 판결을 할 수 있다니. 내가 무슨 권리로 생명을 끊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나는 무엇인가. 내가 한 인간의 생명을 뺏는 결정을 내리다니!”
사흘 밤낮을 꼬박 세웠다. 그러나, 처음으로 내면의 죽음을 경험한 그의 시름, 고뇌, 그리고 고통과 후회의 심연은 끝없이 깊어만 갈 뿐이었다.
“이곳은 내가 머물 곳이 아니다. 이 법복은 나를 속박하는 쇠사슬일 뿐!”
더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세존이 태자의 자리를 박차 버린 것처럼 찬형은 `위대한 포기'를 결심했다. 판사 자리를 헌 신짝처럼 내동댕이쳤다.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막 보통학교에 입학한 큰 아들 영발이, 한창 재롱을 떠는 둘째 아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막내딸과의 이별은 가슴을 저리게 하는 고통이었지만 그의 결심을 돌리게 할 수는 없었다. 포기는 곧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니 찬형의 얼굴은 밝기만 했다.
“아빠, 일찍 들어 오세요.”
막내딸의 앙증맞은 인사를 애써 비껴 흘리며 막상 집을 나서긴 했지만 찬형은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잡을 수 없었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며칠을 정처 없이 걷다가 어느덧 서울 남대문 시장에 이르렀다.
“그래, 엿을 팔자. 엿판을 짊어지고 세상을 배우면서 지금까지의 나를 버리자. 내 자신에 대한 철저한 버림을 통해 진정한 나, 가치 있는 삶의 길을 찾아 보자.”
찬형은 입었던 양복과 구두를 벗어 팔고 허름한 옷가지와 엿판을 샀다. 그 후 3년간의 방랑생활, 비록 삭발을 하고 승복을 걸치지는 않았으나 이는 철저한 하심(下心)과 자기 부정의 과정을 통해 참 삶의 가치를 구하려는 구도자의 여정이었다.
금강산 도인 석두화상과의 만남, `나고 죽는 이치를 알고자 스승을 찾아 왔다'는 찬형의 말을 들은 석두화상은 다음 날(7월 초하루)로 찬형의 머리를 깎고 계를 내린 후 운봉(雲峰)이라는 법명을 지어 주었으니, 나이 38세 찬형은 비로소 늦깎이 스님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효봉이라는 이름은 훗날 송광사에 주석할 때 꿈 속에서 보조국사의 16세 법손인 고봉국사로부터 받은 법명이다.
세속에서는 모든 면에서 앞서 간 그였지만 절집에서는 지각생에 불과했다. 이를 잘 알고 있던 그는 눈에 불을 켜고 용맹정진을 했다. 수계를 할 때 석두화상이 내린, `돌아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서거나, 또 말을 하거나 침묵하거나 움직이거나 조용히 있거나 그 모든 것이 다 수행이요, 공부이니 한 순간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묵묵히 실천했다. 나이 40이 가까워 하는 행자생활이었지만 `중 노릇 제대로 하려면 절집 안의 법도를 먼저 익혀야 한다'는 스승의 추상 같은 가르침이 있었음이다.
효봉은 그 해 보운암에서 한 철을 났다. 한 철 동안 효봉은 스승의 배려로 경전과 참선 수행을 병행했다. 워낙 수재였던 터라 공부의 진도가 남달랐음은 물론이다.
출가 모습이 무척이나 조주와 빼어 닮은 효봉. 조주와의 시공을 넘어 선 인연이 있는 것인지, 그가 스승 석두화상으로부터 받은 화두도 조주의 무자(無字) 화두였다. 이는 `개에게도 불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조주가 `없다(無)'라고 대답한 데서 연유된 화두. 이는 모든 중생에겐 부처의 씨앗이 있다는 불교의 근본적 가르침을 부정하는 것인데, 왜 조주는 불성이 없다고 했을까라는 의문의 고리를 참구하는 것이다.
“무자 화두를 들되 참으로 없다는 생각을 하지도 말 것이며, 있다 없다 하는 상대적인 것으로도 생각하지 말 것이며, 따져 보고는 아하, 이런 도리구나라 하지도 말 것이며, `앉고 서고 밥 먹고 옷 입고 화두 생각하는 이 몸이 그것이로구나, 이것이 깨달은 것인가'라고 하지도 말라.”
화두는 풀리지 않고 외려 화두를 받을 때 들은 스승의 말씀까지도 머리 속을 뱅글뱅글 맴돌며 산란함을 더하는 것이 아닌가.
2년 동안 지방을 돌며 정진을 거듭한 효봉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다시 금강산으로 돌아와 신계사 미륵암에서 선정에 들었다. 무명 속에 갇혀 있는 존재의 실상을 확연히 드러내 마침내 모든 생명체가 지니고 있는 내용을 부정하고, 우주와 더불어 하나를 이루기 위함이었다.
줄곧 앉아서 정진에만 매진하겠노라고 대중에게 미리 통보한 효봉은 이후 세 달 동안 아랫목에 자리를 차지하고 좌선에 들었다. 효봉은 말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 바위가 되었다. 엉덩이가 짓물러 진물이 흘러 내렸다. 이 해 효봉은 화두일여의 경지를 경험했다.
이윽고 44세가 되던 1930년의 늦은 봄, 효봉은 일대사의 인연을 해결하기 전에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토굴 밖으로 나가지 않으리라는 사생결단의 결심을 은사에게 알리고 보운암 인근에 있는 법기암의 한 토굴을 얻어 화두에 몰입했다.
서서히 천 길 속 같은 어둠이 몰려 왔다. 이 대우주가 운용되는 알 수 없는 이치를 어찌 알 수 있을 것인가. 달을 가리키고 꽃을 들어 보이며 눈을 깜박이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마삼근이라고 하고 뜰 앞의 잣나무라고 해도 알 수 없는 이 도리, 그러나 이런 것으로 그 오묘한 이치가 알아지지는 않을 터. 효봉은 묵언 정진을 했다. 토굴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이 없었으니 그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오직 하루 한 끼씩 들여 보내는 공양 그릇이 다음 날 빈 그릇으로 나오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한 길이 넘게 내린 눈으로 사흘이나 토굴에 공양을 나르지 못한 일도 있었고, 공양 그릇을 비우지 않아 혹시 큰 일이 난 것이 아닌가 하여 소동이 일기도 했다. 그러기를 1년 6개월.
초가을 어느 비 개인 날 아침, 유난히 청명한 햇살과 싱그러운 나뭇잎 내음이 도량에 진동하던 날, 효봉은 홀연히 벽을 박차고 토굴 밖으로 뛰쳐 나왔으니, 삭발 이후 한 순간도 놓지 않았던 무자 화두를 확연히 깨치는 개안(開眼)의 포효였음이다.
“바다 밑 제비 집에 사슴이 알을 품고,
타는 불 속 거미 집에 고기가 차 달이네.
이 집안 소식을 뉘라서 알랴.
흰 구름은 서쪽으로, 달은 동쪽으로.
해저연소녹포란(海底燕巢鹿抱卵)
화중주실어전다(火中蛛室魚煎茶)
차가소식수능식(此家消息誰能識)
백운서비월동주(白雲西飛月東走)
제자가 토굴을 박차고 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석두 화상은 효봉이 큰 일을 이루었음을 짐작하고 크게 기뻐하여 제자를 불렀다. 그리고 오도송을 다시 읊게 한 후 즉석에서 사자전승의 게송을 내렸으니 이러하다.
“봄이 오니 온갖 꽃 누굴 위해 피는고.
동으로 가면서 서쪽으로 가는 이익 보지 못하네.흰 머리의 아들이 검은 머리 아버지에게 나아가니
두 마리 진흙소가 싸우다가 바다에 들어 가도다.
춘실백화위수개(春室百花爲誰開)
동행불견서행리(東行不見西行利)
백두자취흑두부(白頭子就黑頭父)
양개니우전인해(兩個泥牛戰人海)
인가를 받은 효봉은 당시 만공선사가 후학을 제접하고 있던 유점사의 마하연 선원으로 가 정진을 계속했다. 이미 우주의 묘리를 터득하였으니, 정진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보림이었으리라. 그러나 효봉은 여기서 판사 시절 동료였던 한 일본인 판사에 의해 전직이 판사라는 사실이 들통나고 말았다. 직감으로 금강산과 인연이 다했음을 인식한 효봉은 다시 구름 따라 물 따라 흘러 다니는 운수 행각을 시작했다. 오대산에 들어 한암선사의 그늘에 머물다가 전법게를 받고는 다시 덕숭산으로 찾아가 만공 문하에서 정진했다. 이후 효봉은 다시 발길을 돌려 남도의 천년 고찰 송광사에 이르렀으니 5백년 억불 속에 잦아 들었던 보조의 정혜쌍수(定慧雙修) 목우가풍이 다시금 용틀임을 하는 순간이었다.
선서(善逝)는 부처님 십대명호 중 하나다. `잘 가신 이'라는 말인데, 마지막 모습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죽음이라니? 죽음이란 본시 이별을 수반하는 것이어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게 마련인데 말이다. 그런데, 잘 살펴 보면 죽음의 모습이 아름다운 이들은 백이면 백 다 바르고 보람찬 삶을 살아 온 사람들이니 죽음의 모습은 곧 한 평생 일궈 온 살림살이의 함축이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효봉(曉峰)의 입적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다. 아름답다 못해 정겹기까지 하다. 그의 입적을 두고 선서를 떠 올리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노쇠한 효봉이 하루가 다르게 기력을 잃어가자 제자들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스님 곁을 떠나지 않았다. 제자들이 어서 기력을 회복하셔야 한다며 안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효봉은 공연한 소리를 하지 말라며 야단을 했다. 낙엽이 떨어지듯 인생도 때가 되면 가는 것이라고 타일렀다. 한 마디라도 더 듣고 싶은 욕심에 제자들이 유교(遺敎)를 요청하면,
“더 군더더기 소리를 하지 않겠다.”
며 미소만 머금을 뿐이었다. 어느 날 제자들과 정겨운 문답을 나누던 효봉이 문득 게송을 읊었다.
“내가 말한 법, 그거 다 군더더기. 누가 오늘 일을 묻는가. 달이 일천강에 비치리.
오설일체법(吾說一切法)
도시조병무(都是早騈拇)
약문금일사(若問今日事)
월인어천강(月印於千江)
효봉의 열반송이다. 죽음을 앞두고 부른 노래의 깊은 뜻을 듣고, 늘 스승 가까이 있던 구산(九山)이 답송을 했으니 이렇다.
“달이 바다를 뚫어도 흔적이 없고,
연꽃이 진흙 속에 피어나 티끌 속에 물들지 않네.
적멸한 성품 가운데 무엇이 있으랴.
진흙소가 물 위에 가니 이르는 곳마다 새롭도다.”
1966년 10월 15일(음력 9월 초이틀), 새벽 3시. 막 예불을 모실 시각에 효봉은 제자를 불렀다. 곁을 지키고 있던 손상좌 현호의 부축을 받아 가까스로 가부좌를 튼 효봉은 상수제자인 구산을 데려 오도록 했다. 구산이 달려 오자 효봉은 지긋이 눈을 내리 감은 채 `다르륵 다르륵' 손에 호두알을 굴렸다.
“나 오늘 갈란다.”
효봉은 자신의 입적을 밝은 목소리로 구산에게알렸다. 스승과 제자 사이의 정겨운 문답이 잠시 오갔다. 그리고는 호두알 소리 사이로 화두를 드는 소리가 이어질 듯 끊어질 듯 들렸다.
“무(無)라…, 무라….”
날이 밝아 왔다. 해가 중천을 향해 막 솟아 오르기 시작할 즈음 호두알을 굴리던 효봉의 손길이 멈춰섰다. 열반(涅槃), 가부좌를 튼 채로 효봉은 이 생의 인연을 마감했다.
아름다운 열반!
효봉의 일생은 그의 열반 모습만큼이나 아름다웠으니, 수행자로서 보여 준 효봉의 궤적은 미리 각본을 짜 놓은 것처럼 범상치가 않았다. 출가 전에 석두 화상을 스승으로 만난 것이나, 그 스승이 단번에 그의 그릇을 알아보고 지도(至道), 즉 우주의 근본 이치를 밝힐 수 있도록 무자(無字) 화두를 내린 것이나 그 후의 운수행(運水行)은 다 예삿일은 아니었다. 축발 은사를 만날 때부터 당대의 선지식 회상에서의 정진에 이르기까지 효봉의 수행 이력은 가히 조용동시(照用同時, 스승이 제자의 근기에 맞춰 적절한 가르침을 내리는 것)의 연속이라고 할 것이었다. 효봉을 제접한 스승들은 언제나 그의 그릇을 알아내 근기에 맞는 가르침으로 깨달음의 경계를 이루도록 했으니, 효봉이야말로 `스승복'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그런 때문인지 그는 촌철살인하는 일화를 많이 남겼다.
효봉이 금강산을 떠나 제방을 옮겨 다니며 정진하다가 오대산에 한암화상에 들었다. 한암은 그의 그릇을 알아보고 지도하다가 포운(泡雲)이라는 호와 함께 전법게를 내렸으니 이렇다.
“망망한 큰 바다의 물거품이요, 적적한 깊은 산 꼭데기 구름이네. 이것이 우리 집의 다함 없는 보배거니 시원스레 오늘 그대에게 주노라.
망망대해수중포(茫茫大海水中泡)
적적심산봉정운(寂寂深山峰頂雲)
차시오가무진보(此時吾家無盡寶)
쇄연금일지증군(灑然今日持贈君)
효봉이 덕숭산 정혜사에서 정진할 때 만공화상 역시 그의 그릇을 한 눈에 알아 인가하고 선옹(船翁)이라는 법호와 함께 다음의 전법게를 내렸다.
“치우치지 않은 바른 도리를 이제 선옹자에게 부촉하노니 밑이 없는 그 배를 타고 흐름을 따라 미묘한 법을 드러내라.
무편정도리(無偏正道理)
금부선옹자(今付船翁子)
가무저선(駕無底船)
수류득묘야(隨流得妙也)
효봉은 바람 결에 이끌리듯 폐허가 되어 사격을 크게 잃은 송광사에 도착했다. 숙생의 인연이었는지 송광사는 돌부리며 나뭇가지 하나하나가 의아할 만큼 낯에 익었다.
“내가 이 절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겠다. 아마 내가 이 절까지 온 것도 전생으로부터의 깊은 인연 때문일 터이니….”
효봉은 아는 스님도 없는 객승인 처지라 선방에서 1년 남짓 묵묵히 수행정진에만 몰입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좌선삼매에 빠져 있던 그에게 한 노스님이 빙그레 미소를 머금고 다가오는 게 아닌가.
“그래, 정진은 여일(如一)한가?”
이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노장의 질문에 효봉은 산 내 조그만 암자에 계신 스님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벌떡 일어나 합장하고 머리를 조아린 후 물었다.
“처음 뵙는 것 같은데, 스님께서는 누구십니까? 어느 암자에 기거하십니까?”
“나는 보조국사의 16세 법손 고봉(高峰)이라네. 내 이제 그대에게 효봉 이라는 법호를 내리고 게송을 전할 것이니 잘 지녀 이 도량을 더욱 빛내도록 하게. 아시겠는가?”
이날 고봉화상의 게송은 이러하다.
“번뇌가 다할 때 생사가 끊어지고 미세히 흐르는 망상 영원히 없어지네. 원각의 큰 지혜 항상 뚜렷이 드러나니 그것은 곧 백억의 화신불 나타남이네.
번뇌진시생사절(煩惱盡時生死絶)
미세류주영단멸(微細流注永斷滅)
원각대지상독존(圓覺大智常獨存)
즉현백억화신불(卽現百億化身佛)
고개를 숙이고 게송을 들은 효봉이 예배한 후 고개를 들었으나 이미 화상이 사라진 후였다. 효봉은 고봉화상이 꿈에 나타나 송광사에서 보조가풍을 일으키라는 부촉을 내린 것임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송광사의 재건에 나섰다. 고봉이 내린 몽중(夢中) 설법은 송광사의 사격(寺格)은 물론이요, 보조의 목우가풍이 수백년 세월을 넘어 다시금 기지개를 켜는 일대 사건이었던 것이다.
이후 효봉은 송광사를 배경으로 보조국사의 사상을 선양 발전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육조 혜능에 의해 발양된 심인의 도리를 조주화상의 무자 화두를 통해 확철대오한 후, 이제 그 경계를 보조의 사상으로 갈무리하는 것이었으니, 석가세존의 삼처전심에서 비롯된 저 달마정법이 해동의 남녘에서 효봉에 의해 꽃을 피운 것이었다.
효봉의 사상은 1958년 동화사 근당선원에서 내린 법어에 잘 드러나 있다.
“계(戒)가 없이 혜(慧)만 닦으면 건혜(乾慧)이므로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고, 계정혜 삼학(三學)은 고불고조(古佛古祖)의 출입문이므로 이 길이 아니면 외도법(外道法)이다.
또 정중(定中)에 화두를 참구하는 사람은 정과 혜를 함께 닦는 것이고, 정력(定力)이 없으면 화제가 자주 끊어진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아란존자에게 말씀하시기를, 백년동안 혜를 배우는 것이 하룻동안 정을 익히는 것만 못하다.(百年學慧不如一日習定)고 하셨으니, 부처님 말씀을 믿지 않고 누구의 말을 믿을 것인가. 정중에 화두를 특별히 깨쳐야만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데, 정력이 없는 혜는 공중의 누각과 같다.”
계정혜 삼학(三學)을 같이 닦아야 한다는, 이른 바 보조의 `정혜결사'가 효봉에 의해 다시 주창되는 것이었으니, 다름 아닌 시간의 벽을 넘어선 전법이었음이다.
고봉화상으로부터 송광사 중창의 부촉을 받은 효봉은 사찰의 보수에도 매우 신경을 기울였다. 1944년 가을, 지금의 도성당에 있는 영광루(靈光樓)를 짓고 기쁨에 젖어 읊은 시 한 수는 그가 송광사 중창에 쏟아 넣은 혼신의 노력을 엿보게 한다.
“그 이름도 좋아라! 세상 티끌 벗어나
인간 천상에 그 짝이 다시 없네.
한 층 또 한 층 허공의 누각인데,
천겁 또 천겁에 자유로운 몸이로다.
바로 올라 모양 보매 어찌 거짓 아닌고.
고요히 누워 마음 돌리면
그것이 곧 진실이어라.
만고에 그 영광 항상 뚜렷이 드러났나니,
이 누각 일어난 뒤로 이 도량이 새로워.”
효봉은 송광사에 이어 가야산 해인사에서도 주석하며 후학을 제접했다.
한국전쟁을 맞았을 때나 충무의 도솔암에서 용맹정진을 할 때나 효봉의 정진력은 출가 직후 법기암에서 보여 준 것에 일체의 가감이 없었다. 한 번 화두를 틀고 앉으면 도통 꿈쩍을 하지 않았으니 그의 별호가 `절구통 수좌'로 지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수행에 철저하면 산문 밖의 일에 소홀한 것이 흔한 관례이건만 효봉은 달랐다. 개인의 안위보다는 더 많은 이를 위한 일에도 적극성을 보였다. 그 대표적 사례가 정화불사에의 동참이다.
1954년, 나이 67세 되던 여름 어느날, 효봉은 동산과 청담화상으로부터 왜색으로 타락한 한국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자 하니 동참하라는 서찰을 받았다. 편지를 읽은 즉시 효봉은,
“당장 내일이라도 떠나야지.”
라며 상경을 결심하고, 제자 구산을 동행토록 했다. 70의 고령에 총무원장 직을 맡기도 한 효봉은 정화불사가 채 마무리되지 않고 있던 어느날 `불교정화송'이라는 게송을 지어 거처에 붙여 놓았는데, 여기에는 정화에 대한 그의 강한 신념이 잘 배어 있다.
“큰 집이 무너지려 하니 여럿의 힘으로 붙들어라.〈대하장붕 중력부지(大廈將崩 衆力扶持)〉”
엄격함과 천진함, 무섭도록 철저한 정진력과 대천세계를 포용하고도 남을 자비로움을 고루 갖춘 선지식 효봉, 노산 이은상은 그의 마지막 길을 이렇게 애도했다.
“불일(佛日)이 꺼진 양하여 어둡다만 하오리까.
한 가닥 푸른 연기 그마저 사라지고동산에 달이 오르네.
어허, 강물마다 비치리로다.”
※ 효봉 대선사 연보
1888. 평안남도 양덕군 출생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법학 전공
1914(27세). 평양 복심법원- 한국인 최초의 판사
1923(36세). 사형선고 후 방랑생활
1925. 금강산 신계사에서 석두스님을 은사로 출가
1931. 법기암 토굴에서 견성오도
1937. 송광사 주석
1946. 해인사 초대 방장
1958. 조계종 제3대 종정
1966(세수79세). 입적
*** 많이 많이 퍼다 옮겨서 열심히 공부하고 수행하는 불자가 되도록 합시다. (일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