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역과 크리스천 음악가 (3)
레위인들은 처음에는 분명 제사장들의 업무를 돕고 성전의 물건들을 관리, 운반하는 사역자들이었다.
그들은 악기를 연주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감히(?) 예언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었다.
그런데, 사무엘 시대를 거쳐 다윗 시대에 이르자 레위인들은 좀더 음악 쪽에 많은 비중이 주어졌으며
백성의 지도자로서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예언하는 자들이 되었다.
일찍이 레위인들이 아론과 모세를 대적하며 왜 같은 레위지파인데
우리는 하나님 앞에 분향할 수 없느냐 라고 따지며 고라를 중심으로 반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때는 하나님께서 그들을 물리치시고 오직 아론에게만 영적인 리더쉽을 허락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같이 하나님 임재로부터 말씀을 듣고 전하는 대언자와
아론과 같이 제사장으로서 분향할 수 있는 사역자에게 리더쉽을 부여하셨다.
그런데, 대언자와 제사장들에게만 임하던 하나님의 말씀이 사무엘 시대를 거치면서
당시 선지자들(어쩌면 레위 지파 이외의 다른 지파도 포함되었을 것이다)에게 음악을 통하여 임했고,
다윗 시대에는 이것이 성전의 레위인들에게 정식으로 맡겨진 임무가 되었다.
음악으로 사역했던 레위인들은 오늘날 어떤 사역자들에 해당될까?
현대 3가지 타입의 음악 사역자들이 있다.
1. 교회와 예배의 모든 음악을 전담하고 인도하는 교회 음악 전문 사역자
2. 교회와 예배 음악을 넘어서서 더 다양한 음악으로 사역하는 CCM 사역자
3. 음악과 목회를 겸하는 음악 목회자
내 생각에는 레위인들은 1번에 해당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성전 밖에서도 돌아다니며 음악 사역을 하는 사역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사무엘 시대의 선지자들은 성전 예배 때 사역을 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 가운데서 개인적으로 음악 사역을 했다.
물론, 레위인들이 음악사역팀을 가르치고 양육은 했지만 그렇다고 오늘날과 같은 음악목회자는 아니었다.
그들은 오늘날의 CCM 사역자들과는 달랐다. 그들의 사역은 성전 안에 국한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사역이 좁고 부족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성전에서 노래하고 연주했지만 그들의 음악 사역은 하늘의 하나님께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성전을 부흥시키려 음악을 한 것이 아니라,
그런 일들을 하기에 합당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음악을 했다.
난 개인적으로 기독교 음악이란 말을 싫어한다.
왜 크리스천 뮤직이란 말을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의 음악’이라고 번역하지 않고
‘기독교 음악’이라고 할까? 크리스천 음악은 단지 종교음악이 아니기에
교회 안에서 예배 시간에 말씀 사역을 돕기 위해서만 할 필요가 없다.
크리스천 음악가는 교회 음악가와는 다르며 음악 목사나 음악 전도사와는 다르다.
그리스도를 믿어 그를 위해 음악을 하는 자가 크리스천 음악가다.
스스로든 타의에 의해서든 교회와 예배 안에 묶일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세상문화와 불신자들 속에 들어가려고 애쓰라는 것도 아니다.
믿는 자로서 자기의 정체성과 능력에 맞는 음악을 하면 되는 것이며,
그런 음악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참된 음악사역이라는 것이다.
너무 목표 지향으로 음악사역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윗 당시의 레위 음악가들이 ‘우리 성전 건축 성금 마련 콘서트 한번 기획해 보자!’라고 했겠는가!!!
그들은 성전을 스스로 지으실 하나님을 위해 다윗의 장막에서 사역을 했으며,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사역을 받으시고 솔로몬을 통하여 성전을 지으셨다.
또한, 성경에는 음악 사역자가 말씀을 전할 제사장 앞서 준비하는 찬양을 했다라는 말이 없다.
오히려 음악과 말씀과 제사와 기도는 늘 하나로 어우러져 이루어졌다.
기도가 말씀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며, 음악이 기도를 돕는 것도 아니었다.
음악예배와 말씀과 제사와 기도는 각각의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하나님께 드려졌다.
크리스천 음악가는 교회(정확히는 교회의 체제)를 위해서 음악 하는 자가 아니고
하나님을 위해 음악을 하기에 때로는 교회 안에서 때로는 교회 밖에서 각각 부르심에 맞는
음악 장르로 사역을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음대나 신학학위를 갖추고 할 수 있으며,
누군가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독학으로 할 수도 있다.
정규 과정을 밟아야 하나님께서 쓰시는 음악 사역자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