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산 진안 마이산
마이산. 학창시절 탑사 주변 관광을 했던 희미한 기억과 지난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뚝솟은 모습을 본게 최근의 전부이다. 참으로
신비한 산이다. 한번 본 사람은 아마도 늘 기억에 남아있을 것이다.
마이산의 두봉우리(숫마이봉,암마이봉)를 가까이서 보면 시멘트에
자갈을 버무려 놓은듯한데, 이러한 지형을 타포니라고 한단다.
전라북도 진안은 평균 해발이 390미터정도의 고원지대이며 그중에
진안의 상징이 마이산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진안하면 마이산이라는
인상을 깊게 주고 있는 곳이 바로 여기 마이산이다.
마이산 하면 또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80여개의 돌탑을 거느린
탑사와 입구 3킬로에 이르는 벚꽃나무가 터널을 이루어 매년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이상 기후탓인지 꽃이 하나도 안폈다
매번 토요일마다 계모임에 직장일에 몇주를 빠지고 주차장으로 나가
보니 모두들 반갑다
해도 많이 길어져 겨울에는 어둑하던 시간이었는데 벌써 해가 솟았다
부지런히 달린 버스는 2시간 30분 정도를 달려 산행들머리인 강정리에
10시 15분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에서부터 15분 정도는 빡시게 올라가다가 숨한번 돌리고 보면
계속 약간의 오름과 내림이 반복된다
발아래로 작으마한 시가지가 펼쳐지고 반듯반듯한 평야가 보인다
이나라 어느곳을 가든 사람사는 모습은 다 비슷한가 보다
조망을 보며 40분 정도를 걸어가니 저 앞에 우뚝한 광대봉이 보인다
대장님 말씀으로 광대봉 주변에 길이 험하니 조심하라 했다
봉우리의 생김새를 보니 그럴것도 같다
봉우리만 쳐다보며 양옆으로 박아놓은 튼실한 파이프를 잡고 올라서니
11시 30분 광대봉이다. 무채색의 겨울산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중이다
저쪽으로 말의 귀처럼 쫑긋세운 마이봉이 보인다
모두 모여서 증명사진을 남기고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때보다 더 험하다
게다가 전국에서 모여든 산객들로 줄을 서서 가는 모습이 흡사 가을의
설악같은 느낌이다. 산으로 말한다면 우리나라 명산중의 명산이다
길 양옆으로 김해에는 지고 있는 진달래가 한창 피고 있어 운치를 더하는
가운데 12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모두들 풀어놓은 음식보따리가 푸짐하다. 그중 상치쌈이 인기 절정이다
하여간 산에서 먹는 것은 다 맛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원한 막걸리가
먼저 땡기는 걸 보면 여름산행으로 접어들었는가 싶다
12시 25분 오후산행을 시작한다
곧바로 내리막길인데 만만찮다. 뒤에 오던 회원님이 경사가 70도란다
한동안 멀쩡하던 발톱이 또 시커멓게 피멍들겠다
걸어갈수록 쫑긋이 세운 신비로운 말의 귀는 두개가 되었다가 한개가
되었다가 더 가까이 온다. 그리고 다른쪽으로 고개 돌려보면 숲속으로
금빛으로 빛나는 아담한 고금당 산사가 눈에 들어온다.
산은 그다지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오르고 내림을 반복한다
산행이 절반을 넘고 있고 저 멀리 정자가 보이던 비룡대가 가까이
다가선다. 암반 위에 저런 시설을 어찌 만들었을까..
조망이 좋고 아무곳에서나 볼 수 없는 신비로운 것들이 많아 산행은
지겹지 않다. 이런 풍광을 당대 사림의 영수이던 점필제 김종직은
이렇게 노래했다.
기이한 봉우리가 하늘 밖에서 떨어지니
쌍으로 쭈빗한 모양이 말의 귀와 같구나.
높이는 몇 천 길이 되는 데
연기와 안개 속에 우뚝하도다.
우연히 임금의 행차하심을 입어
아름다운 이름이 만년에 전하네.
중원에도 또한 이름이 있으니
이름과 실제가 서로 비슷하도다.
천지조화의 교묘함은 실로 끝이 없으니
천지가 혼돈했던 처음 일을 생각하도다.
1시 30분 비룡대다. 전망이 일품이다. 마이산과 앞의 삿갓봉 능선이
한눈에 들어 온다. 사람이 너무 많아 설 자리가 없다. 겨우 사진을 한장
남겼다. 멀리 고금당의 금빛 지붕을 보노라니 바로 지나온 시간이 조금은
아쉽다. 잠시 땀을 훔치고 탑사로 간다
이제 몸이 지칠때가 되었나 보다. 약간의 오름만 만나도 걸음이 느려지고
물을 자주 마시게 된다. 뒤에 오던 향숙씨는 여전히 조잘대며 따라 오더니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났단다. 어쩌나~
후미팀을 만나 물파스를 구해보지만 아무도 안가지고 있단다
천천히 내려가는 수밖에 없다.
2시 35분 마지막 오름길 봉두봉이다
가까이서 보는 말의 귀. 아니 저게 바위야 돌이야 모래야. 이게 바로
이 산의 매력이기도 하고 자랑이기도 하지만 까마득한 옛날엔 저기가
커다란 호수였다고 한다. 모래가 밀려들고 자갈이 밀려들며 뒤엉키어
다져졌다가 어느 날 갑자기 불끈 치솟아 올라 산봉우리가 되었다는...
세월의 풍상에 숭숭 뚫리면서 못생긴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억년
세월을 겪어온 귀중한 모습은 시대의 증인이요, 그 큰 귀가 주변의 크고
작은 소리를 다 들으며 길흉화복을 추슬러 내지 않았을까. .
2시 55분 탑사에 도착하여 옛날 그때를 떠올리며 주변을 관람했다
현재 탑사에는 처음 만든 108기 가운데 80기가 본래의 모습 그대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10m가 넘는 원뿔을 모두고 그 위에 키 높이에 가까운
외줄탑을 혼자서 아무런 도구나 보조물도 없이 다시 쌓고, 3미터가 넘는
외줄탑도 그렇게 쌓은 것이라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갑용 처사가 쌓았다는 신비로운 탑들을 구겨하고 섬진강의 발원지인
용궁에서 맑은 물 한바가지를 마시니 아,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30여분 탑사를 관람하고 남부주차장에 도착하니 3시 40분이다
오늘의 하산주는 된장국에 상치쌈을 곁들인 깔끔한 정식.
매번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분께 감사드리며 마이산 산행 함께한
회원님들 모두 수고 많았고 즐거웠습니다
2010. 4. 17(토)
◈ 산 명 : 마이산(676m)
◈ 위 치 : 전북 진안
◈산행시간: 5시간
◈등산코스: 강정→광대봉→나은암→비룡대→탑사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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