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의 반려동물…
다른 올빼미와 달리 낮에 주로 활동해요
흰올빼미
벌써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첫 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 23주년을 맞았어요.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시리즈는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요. 당시 주연을 맡은 배우들이 어엿한 어른이 돼서 최근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어요.
해리 포터 시리즈에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비중 있게 등장해요. 특히 주인공 해리 포터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반려 올빼미 헤드위그를 빼놓을 수 없어요. 헤드위그는 흰올빼미랍니다. 실제 여러 마리의 흰올빼미가 헤드위그를 연기했대요.
흰올빼미는 눈처럼 흰 깃털을 가져서 영어 이름은 눈올빼미(Snowy Owl)예요. 캐나다·시베리아·북유럽부터 북극에 이르는 춥고 황량한 벌판인 '툰드라'에서 살아요. 툰드라는 1년 중 여름철 잠깐을 빼놓곤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요.
이런 척박한 환경에 적응한 흰올빼미는 우거진 숲에서 사는 다른 올빼미들과 생활 습성이 많이 달라요. 우선 많은 올빼미들이 낮에 자고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인 데 반해, 눈올빼미는 낮에 더 활발히 움직인대요. 다른 올빼미들은 대개 암수가 비슷하게 생겼지만, 흰올빼미는 달라요. 암컷은 깃털이 옅은 갈색에 물결무늬가 뚜렷한 데 비해 수컷은 훨씬 하얀색이죠. 수컷은 나이가 들수록 깃털이 더 하얘진대요. 눈올빼미는 한번 짝을 맺으면 평생 함께 산다고 합니다.
흰올빼미의 주식은 나그네쥐(레밍)예요. 어른 흰올빼미 한 마리가 연간 나그네쥐 1600마리를 먹는대요. 흰올빼미는 나그네쥐가 풍부한지를 보고 알을 조절해서 낳아요. 만일 사냥할 나그네쥐가 많지 않아 새끼들을 배불리 먹이기 힘든 상황이면 평소보다 알을 훨씬 적게 낳는 식이죠. 흰올빼미는 둥지를 나무가 아닌 땅 위에 틀어요. 그러다 보니 여우나 갈매기가 알을 훔쳐 먹는 경우가 자주 있대요. 흰올빼미는 새끼를 노린 천적이 다가오면 날개를 반 정도만 펴고 가슴을 땅에 대고 기어가면서 부상당한 척해요. 천적의 시선을 끌어 새끼를 구하려는 것이죠.
흰올빼미는 4~5년에 한 번씩 1년간 북극에서 미국·아시아·유럽 등까지 날아왔다가 다시 돌아가요. 이렇게 여행하는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식인 나그네쥐가 풍부한 곳을 따라가는 것으로 추측돼요. 그러다 보니 흰올빼미가 뜻밖의 곳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지난 1월엔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발견됐죠. 이 새가 센트럴파크에서 발견된 건 무려 131년 만이었대요. 우리나라에서도 함경남도 원산, 황해도 서흥, 충청남도 예산 등에서 흰올빼미가 발견된 적이 있어요. 먼 곳을 이동하다가 길을 잃고 헤매다 한반도까지 온 것으로 추측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