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리듬활동 시간, '리코더 오름 프로젝트'에 도전합니다. 벽에 붙은 체크리스트에 패쓰 표시를 하는 아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하윤이가 '에델바이스'에 도전했습니다. 에델바이스는 높은 '레'가 있어서 연주하기가 다소 까다로워 체크리스트에서 비교적 높은 단계에 있는 곡입니다. 다음주면 거뜬하게 연주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악보를 보고 연주하다가 샵(#)표시를 보고 어떻게 연주하는지 묻습니다. 음표 사이 사이에 쉼표가 나오면 또 어떻게 연주해야하는지도 묻네요. 진샘이 리코더로 반음 올려서 연주하는 방법, 음표 사이에 있는 쉼표를 연주하는 방법을 시범을 보이면서 알려줍니다. 하나하나 배워갑니다.
오늘은 9월 마지막날이면서 이번주 마지막 요일인 금요일이지요. 게다가 오늘은 9월 한달 동안 진행한 '대천천 생태 도감'작업과 주기집중 말과 글 '그리스신화'도 마무리하는 날입니다. 마무리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생태도감에는 어제 대천천에서 채집하고 관찰한, 수많은 곤충과 은어가 추가 되었습니다. 좀사마귀, 벼메뚜기, 팥중이, 나비, 나방, 어리장수잠자리, 고추잠자리, 장구애비, 지네 등을 그림으로 묘사하고 특징을 글로 정리했습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쉬는시간까지 작업을 해야했습니다. 2교시 '그리스 신화'는 어제 그림으로 그린 '파리스의 심판'이야기를 글로 정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진샘이 정리할 내용을 프린트해서 나누어 주었는데, 그 내용이 아주 기네요. 2교시 내내 아이들이 긴 글을 필사하느라 교실에는 숨소리과 글씨쓰는 소리만 들리네요. 교실이 고요한 긴장감으로 가득합니다. 그 분위기를 사진으로 담고 싶었지만, 아이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 망설이다가, 교실밖으로 나와 창문너머로 살짝 찍어보았습니다.
오후에는, '대천천 생태 도감'과 '그리스 신화'를 마무리한다고 고생한 아이들을 위해서 진샘이 쿨피스 슬러쉬를 만들었습니다. 시원하고 달콤한 파인애플 슬러쉬를 먹으면서 학급회의를 했습니다. 중고등이 10월12일부터 들살이를 갑니다. 초등 들살이는 10월 24일 부터지요. 그 사이에 점심을 1학기때처럼 우리가 직접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을지 메뉴에 대해서 의논하고, 자리 바꾸기 사다리타기도 했습니다.
사흘 연휴를 맞습니다. 무엇보다 텃밭작물 걱정이 커서 오후에 옥상에 올라가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텃밭에 심은 부추가 싹을 잘 티우지도 않고, 부실합니다. 씨앗을 잘못 산건지, 파종시기가 맞지 않았던 건지... 이유를 알지 못해 애를 태우면서 휑한 밭에 물만 자꾸 주었더랬습니다. 어제 분명히 두세포기 자라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오늘 가보니 흔적이 없습니다. 대신에 주변 흙이 파헤쳐져 있고, 커다란 새발자국이 뚜렷합니다. 아무래도 새가 와서 씨앗도 주워먹고 부추도 먹었나 봅니다. 부추를 좋아하는 새는 어떤 새일까요? 어쨌든 부추가 제대로 자라지 않는 이유는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들과 나눠먹는 것도 괜찮다 싶으니 애태우던 마음도 편안해 집니다.
내일은 아주 오랜만에 모든 참빛가족이 함께하는, 어울마당이 열리는 날이지요. 감사하는 마음 듬뿍 보태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