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라고 할 수 있는 것은 道가 아니다” 청소년과 한글세대인 일반 독자를 위해 노자의 『도덕경』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
81장으로 구성된 노자의 『도덕경』풀이는 수없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원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 책은 왕필(王弼) 河上公 본을 위주로 했으며 해석은 여러 학자의 說을 참고로 했다. 아울러 해석은 가급적 원문에 충실하고, 각 장마다 원문에 나오는 단어들의 뜻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원문의 풀이에 이어 핵심만 다시 간단하게 정리함으로써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제1부 도경편(1∼37)
01장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도(道)를 도(道)라고 말하면 영원한 도(道)가 아니고 02장 천하개지미지위미天下皆知美之爲美: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을 알아 아름답다고 하지만 03장 불상현사민부쟁不尙賢使民不爭: 잘난 사람을 숭상하지 않아야 사람들이 다투지 않는다 04장 도충이용지혹불영道沖而用之或不盈: 도는 텅 비었지만, 이를 활용해도 꽉 차지 않으며 05장 천지불인天地不仁: 천지는 인자하지 않아 06장 곡신불사시위현빈谷神不死是謂玄牝: 곡신(虛)은 죽지 않고 영원한지라 이를 현빈이라 한다 07장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은 영원하고 땅은 무궁하다 08장 상선약수上善若水: 최상의 덕은 물과 같다 09장 지이녕지불여기이持而盈之不如其已: 지속적으로 이를 채우려 하면 이를 그만두는 것보다 못하다 10장 재영백포일載營魄抱一 혼(魂)백(魄)을 몸에 싣고 하나의 도를 껴안고서 11장 삼십폭공일곡三十輻共一: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한 바퀴통에 꽂혀 있지만 12장 오색영인목맹五色令人目盲: 찬란한 오색의 빛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13장 총욕약경寵辱若驚: 총애나 치욕에 놀란 듯하니 14장 시지불견명왈이視之不見名曰夷: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을 이(夷)라고 하고 15장 고지선위사자古之善爲士者: 옛날의 도를 터득한 선비는 16장 치허극수정독致虛極守靜篤: 공허(빔)의 극치에 이르고 고요함을 착실하게 지키면 17장 태상하지유지太上下知有之: 가장 좋은 군주는 아랫사람들이 그가 있는 줄만 알고 18장 대도폐유인의大道廢有仁義: 대도가 없어지면 인의가 생겨나고 19장 절성기지絶聖棄智: 성(聖)을 끊고 지식을 버리면 20장 절학무우絶學無憂: 학문을 끊으면 근심이 없으니 21장 공덕지용孔德之容: 큰 덕을 가진 사람의 풍모는 22장 곡즉전왕즉직曲則全枉則直: 굽으면 온전하고, 굽히면 펴지고 23장 희언자연希言自然: 말을 아끼는 것은 자연에 부합된다 24장 기자불립企者不立: 발돋움하는 자는 오래 서지 못하고 25장 유물혼성有物混成: 섞여서 이루어진 것이 있으니 천지보다 먼저 생겼다 26장 중위경근重爲輕根: 무거움은 가벼움의 근원이요 27장 선행무철적善行無轍迹: 잘 가는 걸음은 자국이 없고 28장 지기웅수기자知其雄守其雌: 그 남성적인 것(강인함)을 알고 그 여성적인 것(유연함)을 지키면 29장 장욕취천하이위지將欲取天下而爲之: 장차 천하를 취하려 하는 자 30장 이도좌인주자以道佐人主者: 도로써 임금을 보좌하려는 자 31장 부가병자불상지기夫佳兵者不祥之器: 무릇 무력은 상서롭지 못한 것이라 32장 도상무명道常無名: 도는 영원히 이름이 없다 33장 지인자지知人者智: 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고 34장 대도범혜기가좌우大道氾兮其可左右: 대도가 넘쳐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자유자자재로) 움직일 수가 있다 35장 집대상천하왕執大象天下往: 큰 형상(道)을 지키면 천하 사람들이 그에게 돌아온다 36장 장욕흡지將欲.之: 장차 이를 줄이고자 하면 37장 도상무위道常無爲: 도는 항상 함이 없지만
제2부 덕경편(38∼81)
38장 상덕부덕上德不德: 으뜸가는 덕은 자신의 덕을 의식하지 않고 39장 석지득일자昔之得一者: 옛날부터 처음에 하나인 도를 터득한 것 40장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 돌아감이 도의 움직임이요 41장 상사문도근이행지上士聞道勤而行之: 으뜸가는 선비가 도를 들으면 근면하게 노력하며 실행한다 42장 도생일 일생이道生一 一生二: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43장 천하지지유天下之至柔: 천하의 지극히 부드러운 것이 44장 명여신숙친名與身孰親: 명예(이름)와 생명(몸)은 어느 것이 나에게 가까운가 45장 대성약결大成若缺: 가장 완전하게 이루어진 것은 흠이 있는 듯하지만 46장 천하유도각주마이분天下有道却走馬以糞: 천하에 도가 있으면 싸움터를 달리는 말도 물리쳐 농사를 짓게 한다 47장 불출호지천하不出戶知天下: 문밖을 나가지 않아도 천하를 알고 48장 위학일익爲學日益: 학문을 배우면 지식이 날로 더해 가지만, 도를 닦으면 날로 욕심이 줄어드니 49장 성인무상심聖人無常心: 성인은 언제나 편견이 없어 50장 출생입사出生入死: 나오면 살고 들어가면 죽는다 51장 도생지이덕휵지道生之而德?之: 도가 만물을 낳고, 덕은 만물을 기르고 52장 천하유시이위천하모天下有始以爲天下: 천하의 처음이 있으니 이것이 천하의 어머니(근원)이다 53장 사아개연유지使我介然有知: 나에게 작은 앎이 있다면 54장 선건자불발善建者不拔: 잘 세운 것은 뽑히지 않고 55장 함덕지후含德之厚: 덕을 두터이 품고 있는 것은 56장 지자불언知者不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57장 이정치국以正治國: 바름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58장 기정민민其政悶悶: 정치가 어수룩할수록 59장 치인사천막약색治人事天莫若嗇: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 아끼는 것이 60장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 큰 나라 다스리는 것을 작은 생선 요리하듯 한다 61장 대국자하류大國者下流: 큰 나라가 강물의 하류 같으면 62장 도자만물지오道者萬物之奧: 도는 만물의 근본이니 63장 위무위사무사爲無爲事無事: 무위로써 다스리고, 아무 탈 없이 편안하게 일하고 64장 기안이지其安易持: 안정된 것은 지키기 쉽고 65장 고지선위도자古之善爲道者: 옛날의 도(道)를 잘 닦은 자는 66장 강해소이능위백곡江海所以能爲百谷: 강과 바다가 능히 모든 계곡의 67장 천하개위아도대天下皆謂我道大: 천하가 모두 이르기를 나의 도는 너무 커서 68장 선위사자불무善爲士者不武: 훌륭한 선비는 무력을 쓰지 않고 69장 용병유언用兵有言: 용병술에 이런 말이 있다 70장 오언심이지吾言甚易知: 나의 말은 매우 알기 쉬우며 71장 지부지상知不知上: 알아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좋고 72장 민자외위民不畏威: 백성들이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73장 용어감즉살勇於敢則殺: 용감함을 억지로 하면 죽고 74장 민불외사民不畏死: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75장 민지기民之饑: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은 76장 인지생야유약人之生也柔弱: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몸이 유연하지만 77장 천지도기유장궁여天之道其猶張弓與: 하늘의 도는 마치 활시위를 당기는 것과 같지 않을까 78장 천하막유약어수天下莫柔弱於水: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79장 화대원필유여원和大怨必有餘怨: 큰 원한을 풀어도 반드시 남는 원한이 있으니 80장 소국과민小國寡民: 국토가 작고 백성의 수가 적다 81장 신언부미信言不美: 진실한 말은 꾸미지 않고
◎ 道德經(도덕경)내용과 해설
중국의 사상가이며 도가철학의 시조인 노자(老子)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저서. 《노자》 또는 《노자도덕경》이라고도 한다. 약 5000자, 81장으로 되어 있으며,
원래 《도덕경》은 상·하로만 나누어졌을 뿐이지만 장구지학(章句之學)이 성행한 한대(漢代)에 들어와서 장·절로 나누어진 것으로 보인다. 《도덕경》의 구성체제에 대해서는 한 사람이 한꺼번에 저술하였다는 관점과, 도가학파에 의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당시의 여러 사상을 융합시켜 만들어진 것이라는 관점이 있다.
한 사람의 전작물임을 주장하는 관점은 노자를 공자와 같은 시대의 실존인물로 보아 《도덕경》을 그의 작품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부정하는 관점은 노자가 가공인물이며 설사 실존인물이라 하여도 《도덕경》과는 상관이 없다는 관점에서 현존하는 《도덕경》은 여러 사람에 의하여 오랜 기간 동안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이루는 기본사상은 변함없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유가사상은 인·의·예·지의 덕목을 설정하여 예교(禮敎)를 강조하면서 현실적인 상쟁대립이 전제된 반면, 《도덕경》의 사상은 상쟁의 대립이 인위적인 것으로 말미암아 생긴다고 보고 무(無)와 자연의 불상쟁(不相爭)논리를 펴나간 것이다. 이러한 《도덕경》의 사상은 학문적인 진리탐구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지만 위·진·남북조 시대와 같은 혼란기에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지혜를 밝혀주는 수양서로서도 받아들여졌으며, 민간신앙과 융합되면서 피지배계급에게 호소력을 지닌 사상 및 세계관의 기능을 수행하였다.
한국에서도 《도덕경》에 나오는 내용이 《삼국사기》 및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였고, 《도덕경》의 기본 흐름은 일찍부터 도교신앙과 접합되어서 민중의식 속에 깊이 뿌리박혀 기층의 민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 노자 도덕경 - 원문 - 한글 독음 - 번역문
▶ 老子 도덕경 제1장 -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불변의 도가 아니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無名, 天地之始. 有名, 萬物之母. 무명, 천지지시. 유명, 만물지모. 故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 고상무욕이관기묘. 상유욕이관기. 此兩者, 同出而異名,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 차량자, 동출이이명, 동위지현, 현지우현, 중묘지문.
도라 말할 수 있는 도는 불변의 도가 아니고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언제나 불변의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은 천지의 처음인 다음에 이름이 있는 것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그러므로 항상 욕심이 없는 것으로 미묘한 본체를 살피고 항상 욕심이 있는 것으로 그 순환하는 현상을 살핀다. 이 둘은 같이 나와 이름을 달리하며 둘다 현묘한 것이라고 해 준다. 현묘하고 또 현묘하여 모든 미묘한 것이 나오는 문이다. 도를 도라고 말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즉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진정한 도가 아닌 것이다. 여기서의 常은 영원불변이 아닌 영원 즉 변화의 지속일 뿐 영원불변은 인간의 생각에 지나지 않도록 해 준다.
노자의 도는 천도의 근원으로서 천지의 운행을 있게 하는 본질을 가리킨다. 그래서 도는 천지보다도 먼저 있다.
▶ 老子 도덕경 제2장 - 스스로 공을 자처하지 않도록 해 준다.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故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고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교,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是以聖人,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시이성인, 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萬物作焉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不居. 만물작언이불사, 생이불유, 위이부시, 공성이불거. 夫唯不居, 是以不去. 부유불거, 시이불거.
사람들이 아름답다 하니 아름다운 줄 알지만 이는 추악한 것이 있기 때문일 뿐인 다음에, 선하다고 하니 선한 줄 알지만 이는 선하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일 뿐이다. 그러므로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가 낳는 것인 다음에, 어렵고 쉬운 것이 서로가 이루고, 길고 짧은 것은 형태를 드러내어 서로 비교되기 때문이며, 높고 낮은 것이 서로 기울어지고, 음과 성은 서로가 있어야 조화를 이루고, 앞과 뒤는 앞이 있어야 뒤가 따르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작위함이 없이 일을 처리하고, 말하지 않고 가르침을 행해 준다. 천지 자연은 만물을 활동하도록 하고도 노고를 사양하지 아니하며, 만물을 생육하도록 하고도 소유하지 않도록 해 준다. 행하고도 자랑하지 않고,공을 이루어도 자기의 공로를 자처하지 않도록 해 준다. 그러기 때문에 공은 그에게서 떠나가지 않도록 해 준다.
도는 비어 있으나 아무리 사용해도 늘 가득 차 있고 넘치지 않도록 해 준다. 깊고 넓어서 만물의 근본인 것 같다. 날카로운 것을 무디게 하고 복잡한 것을 풀며 빛을 부드럽게 하여 티끌에도 뒤섞이건만 맑고 고요함이 늘 그대로 있는 것 같다. 나는 그 도가 누구의 자식인지 알 수 없으나 아마 우주를 주재하는 상제보다도 먼저 있었던 것 같다.
천지지간, 기유탁약호, 허이불굴, 동이유출. 다언수궁, 불여수중. 천지가 어질지 않아서 만물을 추구로 여기게 될 것이다. 성인도 어질지 않아서 백성들을 짚으로 만든 강아지와 같이 여기게 될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는 풀무와 같아서 비어 있으나 힘이 끝이 없고 움직일 수록 힘이 더욱 커질 것이다. 말이 많으면 이치에 곤궁하도록 되니 가만히 있는 것만 못한 편이다.
하늘은 영원하고 땅은 오래다. 천지가 영원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자신이 살려고 애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히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이다. 성인은 자신을 뒤에 머물게 함으로 앞서고 자신의 이익을 떠나 잊으므로 실은 자신이 거기에 존재하도록 될 것이다. 그것은 사사로운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 사심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만물에게 이로움을 주지만 다투는 일이 없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위치해 준다. 그러므로 물은 도에 거의 가까운 것이다. 사는 곳으로는 땅 위가 좋고, 마음은 못처럼 깊은 것이 좋고, 벗은 어진 사람이 좋고, 말은 믿음이 있어야 좋고, 정치나 법률은 세상이 잘 다스려지는 것이 좋고, 일을 처리하는 데에는 능숙한 것이 좋고, 행동은 적당한 시기를 아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다투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못됨이 없는 것이다. 물은 이에 제일 가깝다.
가득 차 있는 상태를 무리해서 계속 유지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두들겨 날카롭게 만든 칼은 오래가지 못하고 금은 보화를 집안에 가득 쌓아둔다고 해서 그것을 유지해 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 부귀하여 교만하도록 되면 스스로 화를 부르게 될 것이다. 일을 이루었으면 물러나는 것이 천도의 이치이다.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한 몸에 싣고 흐터지지않도록(하나되게) 껴안는다면. 능히 분리됨이 없을 수 있겠는가? 기를 오로지하고 부드럼움의 이루어능히 갓난 아기처럼 될 수 있겠는가? 가믈한 거울을 깨끗이 씻어 능히 흠이 없게 할 수 있겠는가?백성을 아끼고 나라를 다스림에 능히 지혜롭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하늘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데 능히 암컷으로 머물 수 있겠는가? 밝고 또 밝아 사방을 비추면서 능히 함이 없을 수 있겠는가? 길은 생겨나고 덕은 쌓아가니. 낳으면서도 낳은 것을 가지지 않고, 지으면서도 지은 것에 기대지 않고, 자라게 서도 자란 것을 지배치 않도록 해 준다. 이것을 일컬어 불가사의한 은덕이라 해 준다.
서른개의 바큇살이 바퀴통에 모여 있으나, 바퀴통 복판이 비어 있음으로 쓸모가 있고, 찰흙을 이겨 옹기그릇을 만드나, 그 한가운데가 비어 있어 쓸모가 있다. 문과 창을 만들어 방을 만드나, 안이 비어 있기 때문에 방으로 쓸모가 있다. 그러므로 모양이 있는 것이 쓸모가 있는 것은 모양이 없는 것이 그 뒷받침을 하기 때문이다.
▶ 老子 도덕경 제12장 - 배를 채울 뿐 겉치레는 하지 않는다.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오색령인목맹. 오음령인이롱. 오미령인구상. 馳騁田獵 令人心發狂, 難得之貨 令人行妨, 치빙전엽 영인심발광, 난득지화 영인행방, 是以聖人 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 시이성인 위복불위목, 고거피취차.
오색의 찬란한 빛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오음의 아름다운 소리는 사람의 귀를 먹게 하고, 오미의 좋은 맛은 사람의 입을 버려 놓도록 해 준다. 말을 타고 짐승을 사냥하도록 되면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만들고, 얻기 어려운 재물은 사람의 행실을 나쁘게 만든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배를 채울 뿐 겉치레를 하지 않도록 해 준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고 해 준다.
은총도 굴욕도 깜짝 놀랄 일을 당하는 것과 같이하고 큰 근심을 귀하도록 여기는 것을 제 몸을 귀하도록 여기는 것과 같이 하라. 은총도 굴욕도 깜짝 놀랠 일을 당하는 것과 같이 하라 하는 것은 사랑 받는 것은 위에서 아래로 행하여지므로 얻어도 잃어도 조심하며 놀랍게 여기라는 것이니 이래서 은총과 굴욕은 깜짝 놀랄 일을 당하는 것과 같다 하는 것이다. 큰 근심을 피하려 하지 에 비해서는 몸을 귀하도록 여기는 것과 같이하라 하는 것은 나에게 큰 근심이 있음은 나의 몸이 있기 때문이니 내 몸이 없으면 내게 어찌 근심이 있겠는가? 내 몸을 소중히 여기듯이 천하를 소중히 여긴다면 천하를 맡길 수 있고 내 몸을 사랑하듯이 천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천하를 부탁할 수 있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14장 - 도는 보고 듣고 만질 수 없는 것이다. 視之不見, 名曰夷. 聽之不聞, 名曰希. 搏之不得, 名曰微. 시지불견, 명왈이. 청지불문, 명왈희. 박지불득, 명왈미. 此三者, 不可致詰. 故混而爲一. 其上不교, 其下不昧, 차삼자, 불가치힐. 고혼이위일. 기상불교, 기하불매, 繩繩不可名, 復歸於無物. 是謂無狀之狀, 無物之象. 是謂恍惚. 승승불가명, 복귀어무물. 시위무상지상, 무물지상. 시위황홀. 迎之不見其首, 隨之不見其後. 영지불견기수, 수지불견기후. 執古之道, 以御今之有. 能知古始, 是謂道紀. 집고지도, 이어금지유. 능지고시, 시위도기.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살펴보아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빛이 없다고 해 준다. 귀를 기울인 다음에 들으려 해도 아무 것도 들리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없다고 해 준다. 손으로 쳐보고 만져보아도 아무 것도 잡히지 않기 때문에 형체가 없다고 해 준다. 그러나 이 세 가지 말로는 도의 정체를 제대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말을 섞어 하나로 한 존재인 것이다. 그 위 부분은 분명하지가 못하고 그 아랫 부분은 어둡지가 않다. 휑하여 이름 붙일 수가 없고 물질 세계를 초월한 곳으로 되돌아가 있다. 이 것을 모양 없는 모양, 물질의 차원을 초월한 형상이라 해 준다. 어렴풋해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앞에서 본다고 그 머리가 보일 리 없고 뒤에서 본다고 그 꼬리가 보일 리 없는 것이다. 태고 때부터 진리를 꼭 잡고 삼라만상을 주재하고 있다. 역사와 시간의 첫 근원을 알 수 있는 것, 그 것을 도의 본질이라 해 준다.
예로부터 도를 닦은 훌륭한 선비는 미묘하고 심원하여 그 깊이를 헤아려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깊이를 헤아려 알 수 없기에 모습을 억지로 묘사해 보면 그 신중한 모습은 추운 겨울에 찬 냇물을 건너가는 것과 같고 조심하는 모습은 주위를 둘러싼 적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엄숙해서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은 손님의 당당한 모습과 같고 부드럽게 막힘이 없는 것은 봄바람에 녹는 어름과 같다. 꾸밈이 없는 것은 마치 산에서 갓 베어낸 통나무와 같고 구애되지 않는 마음은, 텅 비어 있는 골짜기와 같으며 세상과 한데 섞여 있는 모습은, 마치 흐려진 물과도 같다. 흐린 물을 흐린 채 그대로 두어 서서히 가라앉아 맑아지게 하는 그런 무위의 일을 그 누가 하겠는가? 산골짜기처럼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어 풀과 나무가 서서히 자라고 있듯이, 그런 무위의 것을 누가 하겠는가? 이 무위의 도를 몸에 품고 있는 사람은 보름달처럼 꽉 차 있는 것을 바라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차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옷이 낡으면 새 것을 만들어 입듯이 변화 속에 다함이 없는 것이다.
마음이 텅 빈 극치에 이르고 참답게 무위의 고요함을 지키게 되면 만상의 온갖 움직임이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만상이 갖가지 모습으로 움직인 다음에 있지만 저마다 자신의 뿌리고 돌아가고 있다. 뿌리고 돌아가 있는 것을 고요, 무위의 고요함이라 말하고 고요한 것을 명, 각자 본래의 참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고 해 준다. 명에 돌아가 있는 것을 떳떳함, 영원불멸이라 말하며 떳떳함 본연의 모습에 눈뜨는 것을 밝음, 절대의 지혜라 해 준다. 떳떳한 모습을 깨닫지 못 경거망동해서 불길한 편이다. 떳떳한 것을 깨달으면 누구에게 대해서나 너그럽게 되고 너그럽게 되면 공평무사하며, 왕자의 덕을 갖추게 되고 왕자의 덕을 갖추면 하늘과 같이 광대해지며 하늘처럼 넓고 커지면 무위의 도와 하나가 되고 무위의 도와 하나가 되면 영원불멸이 될 것이다. 몸을 마칠 때까지 편안히 살게 될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17장 - 최상의 다스림은 존재만을 알게 하는 것이다. 太上下知有之, 其次親而譽之, 其次畏之, 其次侮之. 태상하지유지, 기차친이예지, 기차외지, 기차모지. 信不足焉, 有不信焉. 신부족언, 유불신언. 悠兮其貴言, 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 유혜기귀언, 공성사수, 백성개위아자연.
최상의 군주는 백성들이 다만 임금이 있다는 것을 알 뿐인 군주이다.
백성들이 다정함을 느끼고 칭송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지배자를 두려워하는 정치는 그 아래이며
백성들이 업신여기게끔 되면 가장 낮은 지배자다.
지배자에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진실함이 부족 백성들로부터 신용을 얻지 못해 준다.
최선의 군주는 무위의 정치를 하기 때문에 공을 이루어도 백성들에게 자랑하지 아니하고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고 말해 준다.
정치하는 사람이 재주와 지혜를 버리면 백성의 행복과 이익은 백 배가 되고 정치하는 사람이 인과 의를 버리면 백성은 본래의 사랑과 효도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이 제도와 도구를 버리면 세상에 도둑과 범죄는 생기는 일이 없는 것이다. 위의 세 얘기로도 무위를 다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의 말을 덧붙여 준다. 본 바탕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켜 사사로운 정을 억누르고 나를 위한 욕심을 적게 하라.
학문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는 것이다. '네'나 '응'이나 대답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좋으니 나쁘니 하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 그러나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 외에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은 막막해서 끝이 없는 것이다. 사람은 그저 마음이 들떠서 잘 차린 상을 받은 손님 같고, 봄날 높은 대에 오른 구경꾼 같다. 그러나 나만은 조용히 마음이 움직이는 기색마저 없고, 아직 웃을 줄 모르는 갓난아이와 같다. 초라하니 풀이 죽은 주인 없는 나그네 같다. 사람들은 모두 여유가 있는데 나만은 늘 가난한 편이다. 내 마음은 바보의 마음, 그저 멍청하기만 한 편이다. 사람들은 모두 똑똑하고 활발한데, 나만은 흐리멍덩한 편이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상세하고 분명한데, 나만은 우물쭈물 결단을 못 내려 주게 해 준다. 바다처럼 흔들리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정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 유능한데, 나만은 우둔하고 촌스럽다. 나만이 남다른 사람이라 먹인 다음에 길러준 어머니의 도를 소중히 하고 있다.
큰 덕을 지닌 사람의 모습은 오로지 도만을 따르고 있다. 도라는 것은 그저 어두워 잘 분간할 수 없고 분간할 수 없는 어두움 속에도 무엇인가 모양이 있으며 어두워 분간할 수 없는 속에도 무엇인가가 실재하고 있다. 심오하고 그윽한 속에 영묘한 정기가 들어 있고 그 정기는 다시없이 참된 것으로 그 속에 창조자로서의 뚜렷한 증거가 있다. 그 것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이 도라 불리고 있어 수많은 족장들을 거느리는 총령과 같다. 족장들의 실상을 내가 아는 것은 총령의 도에 의해서이다.
굽은 나무는 수명을 온전히 마치게 되고, 자벌레는 몸을 굽힘으로써 뻗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물은 우묵한 웅덩이로 흘러 모이게 되고, 옷은 낡아 해어져야만 다시 새 것을 입게 될 것이다. 욕심이 적으면 마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고, 지식이 많으면 갈피를 잡지 못하도록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 자연의 성인은 하나인 도를 지켜 천하의 법이 될 것이다. 무위 자연의 성인은 자기를 내세우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의 존재가 뚜렷해지고, 자신을 옳다 하지 않기에 그 좋은 것이 세상에 나타난다. 자기의 공을 자랑하지 않기에 그 공이 자기의 것이 되고, 자신의 우쭐댐을 버리기에 언제까지고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성인은 절대로 남과 다투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 그를 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옛 사람이 말하거늘 굽은 나무는 제 수명을 다한다고 했는데, 참으로 인생의 진리를 제대로 말한 것이다. 참으로 굽은 나무가 되어 내 몸을 온전히 하고, 온전한 몸을 대자연에 되돌려 주는 것이다.
들어도 들리지 않는 말은 유구한 무위의 자연이다. 시끄러운 회오리바람으로는 아침 내내 계속 불지 못하고 퍼붓는 소나기로는 온종일 내리지는 못해 준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천지가 하는 일이다. 천지가 비바람을 계속되게 하지 못한다면 사람으로야 무엇을 더 말하겠는가? 그러므로 무위자연 그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도일 경우에는 그 도와 하나가 되고 덕일 경우에는 그 덕과 하나가 되며 실덕일 경우는 그 실덕과 하나가 될 것이다. 도와 하나 되면, 도 또한 그를 얻어 기뻐하고 덕과 하나 되면, 덕 또한 그를 얻어 기뻐하며 실덕과 하나 되면, 실덕도 그를 얻어 기뻐해 준다. 무위자연의 명백한 증명이 결여된 말은 누구로부터도 신용을 얻지 못해 준다.
▶ 老子 도덕경 제24장 - 발돋움으로는 오래 서 있을 수 없다 企者不立, 跨者不行.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기자불립, 과자불행. 자견자불명, 자시자불창.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其在道也, 曰餘食贅行. 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기재도야, 왈여식췌행.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물혹악지, 고유도자불처.
발돋움하는 자는 오래 서 있지 못하고 큰 걸음으로 급히 걷는 사람은 멀리 걸어가지 못해 준다. 나를 내세워 자랑 뚜렷하도록 나타내어지지 않고 나를 옳다고 그 착한 것도 드러나지 않게 될 것이다. 내 공을 자랑 그 공도 소용없게 되고 혼자 우쭐거리면 곧 그 앞이 막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부자연스러운 행위를 무위의 도에 있어서는 먹다 남은 밥, 소용없는 행동이라 부른다. 누구나 늘 싫어하며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에 도 있는 사람은 그 곳에 몸을 두지 않도록 해 준다.
혼돈하여 하나가 된 그 무엇이 천지가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해 있었다. 그 것은 고요하여 소리도 없고, 아득하여 모양도 없고 어느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어느 것으로도 변하지 않으며 삼라만상에 두루 나타나 잠시도 쉬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 것을 만물의 어머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실상 그 이름마저 알 수 없는 것이다. 임시로 이름 지어 도라 하고, 억지로 이름 붙여 크다 하자. 이 큰 것은 크기 때문에 흘러 움직인 다음에 흘러 움직이면 끝이 안 보이는 넓이를 갖게 되고 멀고 먼 넓이를 가지면 또 본래의 근원으로 되돌아간다. 이리하여 도는 큰 것이라 불리지만 큰 것으로는,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제왕도 또한 크다. 이 세상에는 네 가지 큰 것이 있는데 제왕이 그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제왕은 인류의 지배자로서 땅의 참모습을 본받고 땅은 하늘의 참모습을 본받으며 하늘은 다시 도의 참모습을 본받도록 해 준다. 그리고 도의 본 모습은 자연이기 때문에 도는 다만 자연을 본받아 자유자재 해 준다.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근본이 되고 고요한 것은 시끄럽고 조급한 것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종일 길을 가도 짐을 몸에서 버리지 않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에도 초연한 편이다. 어찌 제왕이 된 자가 세상에 대해 몸을 가볍게 움직이겠는가? 경솔하도록 행동 자신의 근본을 잃게 되고 조급 지배자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다.
잘 가는 사람은 지나간 흔적을 남기지 않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에 흠이 없으며 계산을 잘하는 사람은 계산기 따위를 쓰지 않도록 해 준다. 문을 잘 닫는 사람은 빗장을 걸지 않아도 열리지 않게 하고 잘 묶는 사람은 매듭을 짓지 않아도 풀어지지 않게 해 준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사람을 구하여 잘 살려 나가며 어떤 사람도 버리는 일이 없고 항상 물건을 잘 다스려 쓰되 어떤 물건도 버리는 일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밝은 지혜를 몸에 지니고 있다고 해 준다.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이 본받는 스승이 되고, 착하지 않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반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않고 내 몸을 귀히 여기지 않으면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알 바를 전혀 모르게 될 것이다. 이 것을 신비한 진리라고 하는 것이다.
수컷의 성질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고 암컷의 유연함을 지키어 나가면 천하의 모든 것이 흘러드는 골짜기가 되고 천하가 모여드는 큰 골짜기가 되면 영원불변의 덕이 깃 들어 순수한 아이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밝고 명확함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고 어둡고 아득함을 지켜 나가면 온 천하가 본받는 사표가 되고 온 천하가 본받는 사표가 되면 영구불변의 덕에 어긋남이 없이 한없는 도의 세계의 근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속세의 영화가 어떤 것인가를 알고 욕된 생활을 참고 견뎌 내면 온 세상이 돌아오는 큰 골짜기가 되고 온 천하가 돌아오는 큰 골짜기가 되면 영구불변의 무위의 덕으로 가득 차 있어 손대지 않은 통나무의 소박함으로 뒤돌아가게 될 것이다. 통나무를 쪼개어 그릇을 만들 수 있듯이 소박함을 끊어 인재를 만들 수 있지만 성인이 그들을 쓸 때는 고작 한 분야의 우두머리로 쓸 뿐이다. 그러므로 크게 쓸 때에는 인위적으로 손대지 않고 통나무의 소박함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세상을 장악하여 다스려 보려 하여도 그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세상은 신비로운 것이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잘 해보려고 해도 실패하도록 되고 잡으려고 놓치게 되고 스스로 앞서가게 되게 되는 것도 있고 뒤만 따라가게 되게 되는 것도 있다. 숨을 내쉬기도 하고 들이쉬기도 하며 강한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으며 위에 얹히게 되게 되는 것도 있고 아래로 떨어지게 되게 되는 것도 있다. 그러므로 성인은 지나친 것을 버리고 사치를 버리고 교만함과 태만함을 버려 주게 해 준다.
무위자연의 도로 임금을 보좌하는 사람은 무력으로 나라를 강하도록 만들려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무력은 무력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군대가 주둔한 곳에는 가시나무가 자라고 큰 전쟁이 있은 후에는 반드시 흉년이 들게 될 것이다. 정치를 잘하는 사람은 이루어 놓은 결과를 보면은 이상의 것을 취하려 하지 않고 자랑하는 태도를 갖지 않고, 공을 내세워 교만하지 않으며 어찌할 수 없는 필연의 도리에 따라가되 그 이상 강대해지려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만물은 장성 반드시 쇠퇴하기 마련이니 강성한 것에 집착하는 것은 도에 벗어나는 것이다. 도에 벗어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무기는 모두 불길한 것으로 누구나 항상 싫어하는 것이니 도를 아는 사람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 준다. 군자가 자연에 따라 일할 때는 왼쪽을 귀히 여기고, 어쩔 수 없이 군사를 일으켜 전쟁을 할 때면 오른쪽을 귀하도록 여기게 될 것이다. 무기라는 것은 불길한 것이므로 군자가 사용하는 수단이 아니다. 군자가 어쩔 수 없이 무기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욕심 없이 담담한 것을 제일로 삼고 승리를 거두어도 아름답게 여기지 않도록 해 준다. 그러나 승리를 아름답게 여기는 자는 사람 죽이는 짓을 즐기는 자이다. 무릇 살인을 즐기는 자는 천하의 뜻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일에는 왼쪽을 귀하도록 여기고 흉한 일에는 오른쪽을 귀하도록 여기게 될 것이다. 직접 병사를 지휘하는 장군은 왼쪽에 자리하고 전군을 통솔하는 장군은 오른쪽에 자리해 준다. 이는 장례의 예에 따라 그렇게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되기 때문에 슬픈 마음으로 전쟁에 임하고 승리를 하였다 하여도 장례식과 같이 예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도는 한결 같고 이름이 없으며 이름을 초월한 것이다. 도는 손대지 않은 통나무처럼 그대로인 것이며 그것이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천하도 감히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군왕이 만일 이러한 도를 따라 지킬 수 있다면 만물은 장차 저절로 보배가 될 것인 다음에 천지가 서로 화합하여 단비를 내리고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자연히 평등하도록 다스려질 것이다. 통나무가 잘리고 쪼개져 많은 기구들이 생기듯 이것저것 분별하는 이름을 가진 제도가 생겨나면 이름을 가진 것의 한계를 알게 될 것이다. 변하는 이름에 붙들려 있지 에 비해서는 변함없는 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아야 해 준다. 그러면 위태로울 것이 없는 것이다. 도 있는 사람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산골짜기의 개울이 시내가 되어 자연히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다.
▶ 老子 도덕경 제33장 -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참으로 강한 사람이다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지인자지, 자지자명. 승인자유력, 자승자강.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지족자부, 강행자유지. 부실기소자구, 사이불망자수.
다른 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인 다음에 스스로를 아는 사람은 밝은 사람이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 있는 사람인 다음에 스스로를 이기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넉넉함을 아는 사람은 부유한 사람인 다음에 힘써 행하는 사람은 뜻이 있는 사람이다. 자기의 분수를 아는 사람은 그 지위를 오래 지속하고 죽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은 영원토록 사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34장 - 스스로 크다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크게 된다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대도범혜, 기가좌우. 만물시지이생이불사, 공성불명유. 衣養萬物而不爲主. 常無欲, 可名於小. 의양만물이불위주. 상무욕, 가명어소. 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만물귀언이불위주, 가명위대. 이기종불자위대, 고능성기대.
큰 도는 넉넉하여 한 곳에 못 박혀 있지 않아 좌우로 없는 곳 없이 자유자재 해 준다. 만물은 도에 의해 생겨나지만 한 마디 자랑도 하지 않고 만물을 이루어 낸 공이 있지만 그 공을 내 것으로 하지 않으며 만물을 길러 내면서 그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 준다. 항상 욕심이 없고 아무 것도 갖지 않으므로 작다고도 볼 수도 있으나 세상 만물이 그 품에 돌아와 안기어도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으므로 크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도는 자신을 스스로 크다고 생각하는 일이 없기에 그 큰 것이 참으로 큰 것이 될 것이다.
도를 지켜 살아가면 세상 어디를 가도 방해하는 것이 없어 항상 마음이 편안하고 화평하고 태평한 편이다. 즐거운 음악과 좋은 음식이 있는 곳에서는 지나가던 나그네도 걸음을 멈추지만 무위의 진리는 그것을 입밖에 내더라도 담담하여 세속적인 맛이 없는 것이다. 눈 여겨 바라보아도 볼 수가 없고 귀 기울여 들어보아도 들을 수가 없고 그 것은 써도 끝이 없는 무한한 기능이 있다.
장차 움츠리게 하려면 잠시 펴지게 해주게 해 준다. 장차 약하도록 하려면 잠시 강하도록 해주게 해 준다. 장차 없애버릴 생각이면 잠시 흥하도록 해주게 해 준다. 이것을 미명이라 해 준다. 모든 유약한 것은 모든 강하고 강한 것을 이기게 될 것이다. 물고기가 연못 밖으로 나오면 살 수 없듯이 국가를 다스리는 이기는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도는 항상 하는 것이 없지만 하지 않게 되게 되는 것도 없는 것이다. 만일 군주가 자연의 도를 따라 지켜 나가면, 만물은 저절로 생성하고 발전할 것이다. 저절로 생성하고 발전하도록 만물에 맡기지 않고 인간들이 조작하려고 나는 그러한 짓을 못하도록 자연의 덕으로 진정시키리라. 자연의 덕은 욕심을 내지 않도록 해 준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고요하고, 욕심이 없어 고요 천하는 저절로 바르게 될 것이다.
최상의 덕은 덕을 의식하지 않으므로 덕이 있는 것인 다음에 정도가 낮은 덕은 덕에 얽매이기 때문에 덕이 없는 것이다. 최상의 덕은 무위이며 자연스럽고 정도가 낮은 덕은 유위이며 부자연스럽다. 최상의 인은 유위이며 자연스럽고 최상의 의는 유위이며 부자연스럽다. 최상의 예는 유위인 다음에 그 예에 반응이 없으면 팔을 걷어 붙인 다음에라도 예로 이끈다. 무위자연의 도가 사라지면 무위자연의 덕이 나타나고 무위자연의 덕이 사라지면 인위적인 인의 도덕이 나타나게 되고 인위적인 인의 도덕이 사라지면 인위적인 의의 도덕이 나타나게 되고 인위적인 의의 도덕이 사라지면 인위적인 예의 도덕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예의 도덕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참다운 마음이 엷어진 것이며 세상이 어지럽게 되는 시초가 될 것이다. 세상의 일을 미리 내어보는 지식이란 것은 도의 알맹이 없는 겉치레와 같은 것이며 세상을 어리석고 못나게 만드는 시초인 것이다. 그러므로 참다운 사람은 두터운 쪽에 머물러 있고 엷은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알맹이 있는 곳에 머물고 겉치레 쪽에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예와 지를 버리고 도를 택하는 것이다.
태초에 하나를 받아 얻은 것이 있으니 하늘이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맑고 땅이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편안하며 신은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신령하고 골짜기는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가득 차며 만물이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생겨나고 임금은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천하를 곧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게 만든 것이 곧 그 하나이다. 하늘이 맑지 못 아마도 찢어질 것인 다음에 땅이 편안하지 못 아마도 꺼질 것이며 신이 영험하지 못 아마도 신의 기능이 끝날 것인 다음에 골짜기가 가득하지 못 아마도 세상이 메마를 것이며 만물이 생겨나지 못한다면 아마 아무 것도 없을 것인 다음에 만일 임금이 곧게 하지 못하고 높은 것만을 귀하도록 여긴다면 아마도 그 나라는 파멸할 것이다. 그러므로 낮은 것을 귀하도록 하여 근본으로 삼고 높은 것은 낮은 것을 밑바탕으로 해 준다. 그래서 임금은 스스로 외롭다 덕이 부족하다 선하지 못하다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한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칭송 받는 명예를 원하도록 되면 도리어 명예는 없어지게 되나니 찬란하도록 빛나는 옥같이 되기를 원하지 않고 대굴대굴 돌처럼 구르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40장 -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도의 움직임이다 反者, 道之動, 弱者, 道之用.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 반자, 도지동, 약자, 도지용. 천하만물생어유, 유생어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도의 움직임인 다음에 부드럽고 약한 것이 도의 작용이다. 세상의 만물은 천지음양의 기운인 유에서 나오고 유는 형체가 없는 도인 무에서 나오고 있다.
참으로 뛰어난 사람은 도를 들으면 힘써 그것을 실천하는데 중간 정도의 사람은 도를 들으면 반신반의하는 태도를 취하고 아주 정도가 낮은 사람은 도를 들으면 숫제 같잖다는 듯이 크게 웃고 만다. 그들에게 비웃음을 살 정도가 아니면 참다운 진리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격언이 있다. 참으로 밝은 길은 얼른 보기에 어두운 것 같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얼른 보기에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보이며 펀펀한 길은 얼른 보기에 울퉁불퉁한 것처럼 보여 준다. 최상의 덕은 골짜기처럼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 다음에 참으로 희고 깨끗한 것은 얼른 보기에 우중충해 보이며 참으로 넓고 큰 덕은 얼른 보기에 부족한 것처럼 보여 준다. 확고부동한 덕은 얼른 보기에 구차스러워 보인 다음에 참으로 진실한 덕은 얼른 보기에 절조가 없는 것처럼 보이며 다시없이 큰 네모 난 것은 그 구석을 가지지 않도록 해 준다. 참으로 위대한 인물은 보통 사람보다 그 성취가 늦고 다시없이 큰 소리는 도리어 그 소리가 귀에 잘 들리지 않으며 더없이 큰 형체를 가진 것은 도리어 그 모습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해 준다. 그리고 이들 말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도는 숨어서 모양이 보이지 않고 사람의 말로는 이름을 붙일 수가 없는 것이다. 참으로 도란 것은 만물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고 그러면서 그 존재를 온전히 해주게 해 준다.
도가 하나의 기운을 낳고 하나의 기운이 나뉘어 음과 양 두 기운을 낳고 음과 양 두 기운이 합하여 제 삼의 기운이 되었고 그 세 기운이 만물을 낳도록 해 준다. 만물은 음의 기운을 등에 지고 양의 기운을 앞에 안아 충화의 기운에 의해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부덕하며 선하지 않은 것을 싫어하지만 임금은 스스로 외롭고 부덕하며 불선함을 숨기지 않도록 해 준다. 세상 모든 것은 손해가 이익이 되기도 하고 이익이 손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교훈으로 삼는 것을 나 또한 교훈으로 삼고 싶다. 힘을 믿고 앞세우는 자는 제 명대로 살지 못해 준다. 나는 이것을 가르침의 교훈으로 삼으려 해 준다.
▶ 老子 도덕경 제43장 -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天下之至柔, 馳騁天下之至堅, 無有入無間. 천하지지유, 치빙천하지지견, 무유입무간. 吾是以知無爲之有益. 不言之敎, 無爲之益, 天下希及之. 오시이지무위지유익. 불언지교, 무위지익, 천하희급지.
세상에서 제일 무르고 연한 물이 세상에서 제일 강하고 단단한 쇠며 돌을 마음대로 다루고 자신의 일정한 모양을 갖지 않는 물은 틈이 없는 곳으로도 마음대로 스며든다. 물의 예로 나는 부드럽고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 삶 무위의 처세의 유익함을 아는 것이다. 말을 하지 않는 가르침과 무위의 삶의 유익함의 예로 이 세상에서 물을 따를 만한 것이 없는 것이다.
명예와 생명 중 어느 것이 절실한가. 생명과 재산 중 어느 것이 소중한가. 얻는 것과 잃는 것 중 어느 것이 괴로운가. 지나치게 바깥 것에 집착을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너무 많이 재물을 쌓아 두면 결국은 그 만큼 잃게 될 것이다. 만족할 줄 알면 부끄러운 변을 당하는 일이 없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위험한 꼴을 당하지 않아 오래도록 편안히 있을 수 있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45장 - 완전한 것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沖, 其用不窮. 대성약결, 기용불폐. 대영약충, 기용불궁.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躁勝寒. 靜勝熱. 淸靜爲天下正.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조승한. 정승열. 청정위천하정.
참으로 완성되어 있는 것은 어딘가 잘못 되어진 것처럼 보이나, 아무리 써도 못 쓰게 되는 일이 없으며, 참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언뜻 비어 있는 듯 보이나 쓰고 또 써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참으로 곧은 것은 도리어 굽은 것처럼 보인 다음에, 참으로 잘하는 것은 어딘가 서툴러 보이며, 참으로 잘 하는 말은 어눌한 것처럼 들려 주게 해 준다. 분주하도록 움직이면 추위를 이길 수 있고, 고요히 있으면 더위가 물러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맑고 고요 천하의 기준이 될 것이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병마는 거름 내는 농마로 바뀌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농마도 징발되어 병마가 될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환난은 없고 얻으려고만 하는 욕심보다 더 큰 허물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를 만족할 줄 알면 언제나 부족함이란 없는 것이다.
집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세상을 알며, 창으로 내다보지 않아도 하늘의 이치 알게 될 것이다. 밖으로 알아보려고 나가면 나갈수록 참 지식은 작아져 아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나돌아다니지 않아도 참다운 것을 알고 눈으로 보지 않아도 이름을 붙일 수 있으며 힘쓰지 않아도 절로 이루게 될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48장 - 하지 않아도 하지 못함이 없다 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 위학일익, 위도일손. 손지우손, 이지어무위. 무위이무불위. 取天下,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 취천하, 상이무사. 급기유사, 부족이취천하.
학문을 지식이 나날이 늘어 가고 도를 행 날마다 욕심이 줄어드는 것이다. 줄인 다음에 또 줄이면 무위에 이른다. 무위에 이르면 하지 않아도 못함이 없는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무위로써만 얻게 될 것이다. 일을 꾸미면 천하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성인은 변하지 않는 고정된 마음이 없고 모든 백성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해 준다. 성인은 선한 사람은 선한 사람으로 받아들인 다음에 선하지 못한 사람도 선한 사람으로 받아들여 준다. 이것은 성인의 덕이 참으로 선하기 때문이다. 진실한 사람도 진실한 사람으로 받아들인 다음에 진실하지 못한 사람도 진실한 사람으로 받아들여 준다. 이것은 성인의 덕이 참다운 진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천하를 다스리는 데는 자기 개인의 주의와 주견을 세우지 않고 다만 온 백성의 마음을 모아 자기의 마음을 삼도록 해 준다. 그래서 백성은 모두 성인의 이목을 주시하지만 성인은 모든 백성을 무지 무욕의 어린아이 같게 해 준다.
사람들은 삶에서 나와 죽음으로 들어간다. 오래 사는 사람이 열 명중에 세 명쯤 있고, 일찍 죽는 사람도 열 명중에 세 명쯤 있다. 또한, 오래 살 수 있는데도 공연히 움직여 죽음으로 가는 사람도 열 명중에 세 명쯤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너무 삶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삶을 잘 지켜 길러나가는 자는 육지를 여행해도 외뿔소나 호랑이를 만나지 않고 군대에 들어가도 갑옷을 입지 않도록 해 준다. 외뿔소도 그 뿔을 들이밀 틈이 없고, 호랑이도 발톱을 들이댈 틈이 없으며. 병사도 칼날을 쓸 틈이 없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그에게는 죽음이 없기 때문이다.
만물은 도에서 나오고 덕이 그들을 기르고 물체마다 형체가 있게 하며 환경에 따라 그들을 성장시킨다. 만물은 도를 존경하지 않는 것이 없고 그 덕을 귀하도록 여기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이다. 도를 존경하는 것과 덕을 귀하도록 여기는 것은 누가 시켜서가 아닌 저절로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도에서 태어나고 덕이 그를 기르고 생장시키고 육성시키며 형태와 질을 주어 기르고 돌봐 주게 해 준다. 도는 만물을 낳지만 소유하려 하지 않고 만들었지만 자랑하지 않고 길러내면서 지배하려 하지 않도록 해 준다. 이것을 현묘한 덕이라 해 준다.
세상에는 처음이 있으니 그것을 천하의 어머니라 해 준다. 이미 모체를 알았으니 돌이켜 그 자식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자식을 알고 돌이켜 그 어머니를 지키면 몸이 다할 때까지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욕망의 구멍을 막고 문을 잠그면 몸이 다할 때까지 근심이 없을 것인 다음에 욕망의 구멍을 열고 번거로움을 더 몸이 다하도록 고난을 벗어나지 못해 준다. 작은 것을 잘 보는 것을 밝다고 하고 부드러움을 지켜 나가는 것을 강하다고 해 준다. 그 빛을 이용하여 밝음으로 돌아간다면 몸에 재앙이 닥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것을 떳떳한 도를 지키는 것이라 해 준다.
나에게 약간의 지혜가 있다면 무위의 큰길을 거닐며 오직 사도에 잘 못 빠질까 두려워 할 것이다. 대도는 평탄한데 사람들은 위험한 지름길을 좋아해 준다. 조정은 깨끗한데 농촌은 황폐하고 창고는 텅 비어 있다.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허리엔 날카로운 칼을 찾으며 맛있는 음식을 싫도록 먹고 재물은 남아돈다. 이러한 것을 도둑의 사치라 해 준다. 어찌 도라고 할 수 있겠는가.
확고히 세운 것은 쉽게 뽑히지 않고 제대로 안은 것은 벗어나지 않도록 해 준다. 이렇게 도를 지키어 나가면 자손의 제사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도로 몸을 다스리면 그 덕은 참된 것이 되고 도로 가정을 다스리면 그 덕은 여유가 있게 되고 도로 고을을 다스리면 그 덕은 오래도록 이어지고 도로 나라를 다스리면 그 덕은 나라를 풍족히 하고 도로 천하를 다스리면 그 덕은 천하에 두루 미친다. 그러므로 몸으로 몸을 보고 가정으로 가정을 보고 고을로 고을을 보고 나라로 나라를 보고 도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본다. 무엇으로 세상이 그리되는 것을 알 수 있는가. 도의 광대무변한 효능에 의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자연의 도가 아닌 것은 곧 막힌다.
덕을 두터이 품은 사람은 어린아이와 같아 벌도 전갈도 뱀도 쏘거나 물지 않고 맹수도 덤비지 않고 사나운 새도 덮치지 않도록 해 준다. 뼈는 약하고 근육은 부드럽지만 쥐는 힘은 강한 편이다. 암수의 교합에 대해 아직 모르지만, 생식기가 저절로 일어서는 것은, 정기가 극치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종일을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것은, 조화가 극치의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조화를 아는 것을 변함이 없는 도라 하고, 변함없는 도를 아는 것을 밝은 지혜라 해 준다. 무리하여 연명하는 것을 좋지 못한 징조라 하고, 마음으로 기를 다스려 쓰는 것을 강하다고 해 준다. 만물의 기세가 너무 왕성 곧 쇠퇴하는 것을, 일컬어 영원히 변치 않는 도가 아니라 해 준다. 자연의 도가 아닌 것은 금방 그치고 만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참으로 알지 못한다. 감각의 구멍을 막고 욕망의 문을 닫으며 예리함은 무디게 하고 복잡함은 풀어 없애며 앎의 빛을 흐리게 하여 혼탁한 먼지와 동화될 것이다. 이것을 도와의 현묘한 합일이라고 해 준다. 그러므로 이러한 현묘한 합일을 이룬 사람은 얻어 친근히 여기지 않고, 소홀히 여기지도 않으며 얻어서 이롭다 여기지 않고, 해롭다 여기지도 않으며 얻어서 귀히 여기지 않고, 천히 여기지도 않도록 해 준다. 그러므로 천하에 더할 수 없는 가치가 될 것이다.
나라는 정의로 다스려야 하고 전쟁은 기이한 계교로 해 준다. 하지만 천하는 행하지 않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 이것에 의해서다. 세상에 규제하는 것이 많을수록 백성들은 가난해 지고 백성에게 문명의 이기가 많을수록 나라는 혼란에 빠지고 사람들이 기교를 많이 부릴수록 기이한 물건이 많이 나오고 법령이 많이 정비되면 될 수록 도둑은 더 많이 늘게 될 것이다. 성인이 말하기를, 내가 무위로 대 백성들은 감화되고 내가 고요히 있는 것을 좋아 백성이 바르게 되고 내가 무위무사 백성들은 저절로 풍족해 지고 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백성들이 통나무처럼 순박해질 것이다.
정치가 대범 백성들이 순박해 지고 정치가 분명 백성들이 다투게 될 것이다. 화는 복이 의지하는 곳인 다음에 복은 화가 숨는 곳이다. 누가 그 궁극을 아는가. 절대적인 올바름이란 없는 것이다. 바른 것이 기이한 것이 되고 선한 것이 요사한 것으로 변해 준다. 사람들이 상대성을 깨닫지 못한지 오래다. 그래서 성인은 반듯하지만 남에게 그리 되라 하지 않고 자신이 청렴하다고 남 또한 그렇게 만들려 하지 않고 자신이 바르다고 그대로 밀고 나가려 하지 않고 영지의 빛을 간직하고도 내 비치지 않도록 해 준다.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검소함이다. 오직 검소한 것을 일찍 도를 따른다 하고 일찍 도를 따르는 것을 덕을 쌓는다고 해 준다. 덕을 많이 쌓으면 극복하지 못할 것이 없게 되고 극복 못할 것이 없으면 아무도 그 끝을 알지 못해 준다. 무한한 기능을 가지게 되면 나라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나라의 어머니인 검소함이 나라를 오래 보존해 준다. 이것을 뿌리를 깊게 하고 근본을 굳게 하여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도라 해 준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마치 작은 물고기를 삶는 것과 같다. 도로 세상을 다스리면 귀신도 신령한 힘을 잃도록 해 준다. 귀신이 힘을 잃은 것이 아니라 그 힘이 사람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귀신의 힘이 사람을 해치지 않을 뿐더러 성인도 역시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해 준다. 귀신과 성인이 서로 해치지 않으므로 그 덕이 어울려 백성에게 돌아간다.
▶ 老子 도덕경 제61장 -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겸손해야 한다 大國者下流, 天下之交, 天下之牝,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 대국자하류, 천하지교, 천하지빈, 빈상이정승모, 이정위하, 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 고대국이하소국, 즉취소국, 소국이하대국, 즉취대국, 故或下以取, 或下而取, 大國不過欲兼畜人, 小國不過欲入事人, 고혹하이취, 혹하이취, 대국불과욕겸축인, 소국불과욕입사인, 夫兩者各得其所欲, 大者宜爲下. 부량자각득기소욕, 대자의위하.
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아서 세상의 모든 흐름이 만나는 곳인 다음에 또한 천하가 사모하는 암컷이기도 한 편이다. 암컷은 항상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기고 고요함으로 항상 아래에 있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자신을 낮추면 작은 나라를 얻게 되고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게 자신을 낮추면 큰 나라가 그를 받아들여 준다. 어떤 것은 낮은 자세로서 남을 받아들인 다음에 어떤 것은 낮은 자세로써 남에게 받아 들여 질 것이다. 큰 나라가 바라는 것은 아울러 기르려는 것뿐인 다음에, 작은 나라는 속하여 보호를 받고자 할 뿐이다. 만약 양쪽이 각기 바라는 대로할 때는 마땅히 큰 쪽이 아래가 되어야 해 준다.
도는 세상 만물의 근원이다. 선한 사람이 보물로 삼는 것인 다음에 선하지 못한 사람도 간직하고는 있다. 아름다운 말로 높은 지위를 얻게 되고 선한 행동으로 남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선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버릴 것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나라가 서고 정승이 임명되었을 때 구슬을 받들어 사두마차로 나아가 바치는 것보다 가만히 앉아서 도로 나가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옛부터 이러한 도를 소중히 해온 것은 무슨 까닭인가. 구하지 않아도 얻고 죄가 있어도 용서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이다.
무위를 생활태도로 하고, 일없는 것을 일로 하며 맛없는 것을 맛으로 해 준다. 작은 것은 크게 하고, 적은 것은 많게 하며 원한은 덕으로 갚도록 해 준다. 어려운 일은 어려워지기 전에 손을 쓰고 큰일은 커지기 전에 해결해 준다. 세상의 어려운 일은 언제나 쉬운 데서 일어나고 큰일은 언제나 작은 데서 시작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결코 큰일을 하려 하지 않으며 이리하여 큰 일을 이룩하는 것이다. 대체로 쉽게 하는 승낙은 믿기가 어렵고 쉽다고 생각 반드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쉬운 일도 조심하여 다루고 이리하여 조금도 어려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안정된 것은 유지하기 쉽고, 일이 시작되기 전에는 손쓰기 쉽다. 굳어 있지 않은 것은 풀기가 쉽고 드러나지 않는 작은 것은 흩어지기 쉽다. 일이 생기기 전에 잘 처리를 하고 어지러워지기 전에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편이다. 아름드리 큰 나무도 털끝 만한 싹에서부터 자라고 아홉 층의 높은 대도 터닦기에서 시작되며 천리 길을 가게 되게 되는 것도 한 걸음부터 시작될 것이다. 성공하려 애쓰는 자는 실패를 하고 쥐고 놓지 않으려는 자는 놓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가 없고 잡고 늘어지지 않기 때문에 놓치지 않도록 해 준다. 사람이 일을 함에 있어 언제나 다 되어가고 있을 때 실수를 하도록 될 것이다. 마지막 손질을 처음처럼 한다면 실패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욕심이 없음을 욕심으로 삼고 얻기 어려운 보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도록 해 준다. 널리 배우지 않는 것을 배움으로 하고 사람들의 지나친 행동을 본래로 되돌리고 만물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하여 무리하도록 스스로 만들어 더하지 않도록 해 준다.
옛날에 무위의 도를 잘 닦은 사람은 백성들을 총명하도록 하지 않고 백성들을 순박하도록 만들려고 하였다. 백성들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그들에게 영특한 지혜가 많았기 때문이다. 옛부터 나라를 지혜로 다스리면 나라에 해롭고 지혜로 다스리지 않으면 나라에 복이 있다고 해졌다. 이 두 가지 모두가 정치의 법칙임을 알아야 해 준다. 항상 이 법칙을 아는 것을 현덕이라 해 준다. 현덕은 심오하고 멀어 세속과는 반대 이나 세속을 부정한 뒤 크나큰 순리에 이르게 될 것이다.
강과 바다가 계곡들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계곡의 왕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 위에 있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겸손한 말로 자신을 낮추고 백성의 앞에 서고자 한다면 반드시 몸을 남의 뒤에 두어야 해 준다. 그래서 성인은 위에 있어도 백성들이 짐스러워 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방해된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그를 받들면서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다투려 않기 때문에 누구도 그와 다툴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나의 도는 크기는 하지만 도답지 않다고 해 준다. 그러나 크기 때문에 도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만일 도처럼 보였다면 오래 전에 보잘 것 없이 되었을 것이다. 내게 세가지 보물이 있어 간직하여 소중히 여기니 그 첫째가 자비심인 다음에, 둘째는 검약인 다음에 셋째는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자비심이 있으므로 용감할 수 있고 검약하기 때문에 널리 베풀 수 있고 남의 앞에 서지 않기 때문에 기량 있는 자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자비심을 버리고 용감하려 하고 검소함을 버리고 풍족하기만을 바라며 뒤에 따르지 않으면서 앞장서려고 하는데 그것은 죽음을 향해서 가는 것이다. 자비심을 가지고 싸우면 승리할 수 있고 자비심으로 지키면 견고하도록 지켜질 것이다. 하늘이 그를 구해주려 하며 자비심을 가지고 보호하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68장 - 사람을 잘 쓰려면 자신의 몸을 낮춘다 善爲士者不武, 善戰者不怒, 善勝敵者不與, 善用人者爲之下, 선위사자불무, 선전자불노, 선승적자불여, 선용인자위지하, 是謂不爭之德, 是謂用人之力, 是謂配天古之極. 시위부쟁지덕, 시위용인지력, 시위배천고지극.
훌륭한 선비는 무력을 쓰지 않고 싸움을 잘하는 자는 화내어 흥분하지 않으며 적을 잘 이기는 자는 적과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사람을 가장 잘 쓰는 자는 그들 앞에서 몸을 낮춘다. 이것을 다투지 않는 덕이라 하고 이것을 남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라 하며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오래된 지극한 도이다.
병법에 이런 말이 있다. 공격에 주동이 되려 에 비해서는 피동이 되어 한치의 나아감 보다 오히려 한자씩 물러나라. 이것을 가리켜 걸음 없는 걸음을 걷고 팔이 없는 소매를 걷어붙이며 무기 없는 무기를 잡고 적이 없는 적을 공격한다 라고 해 준다. 화중에 적을 경시하는 것보다 더 큰 재난은 없어 적을 가볍게 보게 되면 나의 모든 보물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군사를 동원하여 서로 결전하도록 될 때에는 싸움을 슬피 여기는 쪽이 승리하도록 될 것이다.
내 말은 쉽고 따라 행하기도 쉬운데 사람들 중에 아는 자도 행하는 자도 없는 것이다. 말에는 근원이 있고 사물에는 주재자가 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나를 모르는 것이다. 나를 아는 자는 드물고 나를 따르려는 자도 귀한 편이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남루한 베옷을 입은 속에 구슬을 감추고 있다.
▶ 老子 도덕경 제71장 - 병을 병으로 알면 병이 되지 않는다 知, 不知, 上, 不知, 知, 病, 夫唯病病, 是以不病, 지, 부지, 상, 부지, 지, 병, 부유병병, 시이불병, 聖人不病, 以其病病, 是以不病. 성인불병, 이기병병, 시이불병.
알고도 모르는 듯 하는 것이 좋은 것인 다음에 모르면서 모두 아는 척 하는 것은 병이다. 병을 병으로 안다면 병이 되지 않도록 해 준다. 성인이 병이 없는 것은 자기의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병이 되지 않도록 해 준다.
백성이 위엄을 두려워하지 않게 큰 위엄을 갖게 될 것이다. 백성들이 사는 곳을 억압하지 않고 사는 방법을 싫어하지 않으면 싫어하는 것이 없게 되어 싫어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자신을 알지만 나타내려 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지만 귀하다고 여기지 않으므로 위엄을 버리고 무위를 택하는 것이다.
결단력이 강 죄인을 죽인 다음에 결단력이 약 죄인을 살려 주게 해 준다. 두 가지 행동에는 이로움도 있고 해로움도 있으니 하늘이 미워하는 그 사람을 어느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성인조차 오히려 어렵게 여기는 것이다.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고도 잘 이기고 말하지 않아도 잘 응하고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고 천연히 있으면서도 잘 도모해 준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빠뜨리지 않도록 해 준다.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죽임 따위로 백성을 두려워하도록 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백성들이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도록 해 놓고 죄를 지은 자를 내가 잡아서 죽인다면 어느 누가 감히 죄를 짓겠는가. 그러나 항상 죽이는 일을 맡은 자는 따로 있다. 죽이는 일을 맡은 자를 대신해서 죽이는 것은 목수를 대신해서 나무를 자르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러나 목수를 대신하여 나무를 자르는 자중 그 손을 다치지 않는 자가 드물다.
백성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은 세금을 지나치게 많이 거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이다.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지배자의 간섭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 백성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지배자가 자신의 삶만을 지나치게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성들이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다. 삶에 집착이 없는 사람이 삶을 소중히 여기는 자 보다 현명한 자이다.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은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은 사람의 몸은 굳고 단단한 편이다. 살아 있는 만물과 초목은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은 모든 것은 말라 딱딱한 편이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은 것인 다음에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산 것이다. 군대가 강 승리하지 못하고, 나뭇가지가 강 부러지고 만다. 굳고 강한 것은 아래에 있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에 있다.
▶ 老子 도덕경 제77장 - 남는 것을 덜어 부족한 곳에 더한다 天之道, 其猶張弓與, 高者抑之, 下者擧之, 천지도, 기유장궁여, 고자억지, 하자거지, 有餘者損之, 不足者補之, 天之道損有餘而補不足, 유여자손지, 부족자보지, 천지도손유여이보부족, 人之道則不然, 損不足以奉有餘, 孰能有餘以奉天下, 唯有道者, 인지도칙불연, 손부족이봉유여, 숙능유여이봉천하, 유유도자, 是以聖人爲而不恃, 功成而不處, 其不欲見賢. 시이성인위이불시, 공성이불처, 기불욕견현.
하늘의 도는 활 메우는 것과 같아서 높은 곳은 눌러 주고 낮은 곳은 올려 주며 남는 것은 덜어내고 부족한 곳에는 더해 준다. 하늘의 도는 남는 것을 부족한 곳에 주는데 인간의 도는 그 같지 않아서 부족한 것에서 덜어내 남는 쪽에 바친다. 누가 여유 있는 것으로 천하에 봉사할 것인가? 오로지 하늘의 도를 따르는 자 밖에는 없는 것이다. 성인은 일을 하되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공을 이루어도 그 곳에 머물지 않으며, 남보다 현명함을 나타내지 않도록 해 준다.
세상에 물처럼 약하고 부드러운 것이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기는 데 물보다 더 나은 것도 없는 것이다. 무엇도 그 본성을 바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억센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을 세상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실행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성인의 말씀에 나라의 욕됨을 떠맡는 사람은 나라의 주인인 다음에 천하의 불행을 떠맡는 사람을 천하의 왕이라 해졌다. 참으로 바른 말은 진실과 반대인 것처럼 들려 주게 해 준다.
▶ - 老子 도덕경 제79장 - 하늘은 항상 선한 사람 편에 선다 和大怨, 必有餘怨, 安可以爲善, 화대원, 필유여원, 안가이위선, 是以聖人執左契, 而不責於人, 有德司契, 無德司徹, 시이성인집좌계, 이불책어인, 유덕사계, 무덕사철, 天道無親, 常與善人. 천도무친, 상여선인.
큰 원한은 풀어도 앙금이 남으니 큰 원한을 푼다고 어찌 선이 되겠는가. 성인은 빚 문서를 지니고 있을 뿐 빚 독촉을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덕이 있으면 빚은 저절로 갚아지고, 덕이 없으면 빚을 억지로 받아 낸다. 하늘의 도에는 사사로움이 없고, 언제나 선한 사람 편에 선다.
작은 나라에 적은 백성이 살아 수많은 도구가 있어도 사용하지 않게 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도록 하여 먼 곳으로 떠나는 일이 없도록 배와 수레가 있어도 타는 일이 없을 것인 다음에 갑옷과 무기가 있어도 그것을 쓸 일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새끼줄을 묶어서 약속의 표시로 사용하도록 하고 음식을 달게 여겨 먹게 하고, 의복을 아름답게 여겨 입게 하고 사는 곳을 안식처로 여기게 하고, 그 풍속을 즐기게 바로 앞에 이웃나라가 있고 닭과 개의 소리 서로 들리는 곳에 있을 지라도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진실한 말은 아름답게 꾸미지 않고 아름답게 꾸민 말에는 진실이 없는 것이다. 참다운 사람은 변명을 하지 않고 변명을 잘하는 사람은 참다운 사람이 아니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 많이 아는 사람은 참으로 알고 있지 못한 편이다. 성인은 자신을 위해 쌓아두는 일이 없이 남을 위함으로 더욱 있게 되고 남에게 무었이든 다 주지만 그로 인하여 더욱 넉넉해진다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하지만 해치지 않고 성인의 도는 일을 행하여 다투지 않도록 해 준다.
“道라고 할 수 있는 것은 道가 아니다” 청소년과 한글세대인 일반 독자를 위해 노자의 『도덕경』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
81장으로 구성된 노자의 『도덕경』풀이는 수없이 많이 나와 있다. 그러나 원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 뜻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 책은 왕필(王弼) 河上公 본을 위주로 했으며 해석은 여러 학자의 說을 참고로 했다. 아울러 해석은 가급적 원문에 충실하고, 각 장마다 원문에 나오는 단어들의 뜻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원문의 풀이에 이어 핵심만 다시 간단하게 정리함으로써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제1부 도경편(1∼37)
01장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도(道)를 도(道)라고 말하면 영원한 도(道)가 아니고 02장 천하개지미지위미天下皆知美之爲美: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을 알아 아름답다고 하지만 03장 불상현사민부쟁不尙賢使民不爭: 잘난 사람을 숭상하지 않아야 사람들이 다투지 않는다 04장 도충이용지혹불영道沖而用之或不盈: 도는 텅 비었지만, 이를 활용해도 꽉 차지 않으며 05장 천지불인天地不仁: 천지는 인자하지 않아 06장 곡신불사시위현빈谷神不死是謂玄牝: 곡신(虛)은 죽지 않고 영원한지라 이를 현빈이라 한다 07장 천장지구天長地久: 하늘은 영원하고 땅은 무궁하다 08장 상선약수上善若水: 최상의 덕은 물과 같다 09장 지이녕지불여기이持而盈之不如其已: 지속적으로 이를 채우려 하면 이를 그만두는 것보다 못하다 10장 재영백포일載營魄抱一 혼(魂)백(魄)을 몸에 싣고 하나의 도를 껴안고서 11장 삼십폭공일곡三十輻共一: 서른 개의 바퀴살이 한 바퀴통에 꽂혀 있지만 12장 오색영인목맹五色令人目盲: 찬란한 오색의 빛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13장 총욕약경寵辱若驚: 총애나 치욕에 놀란 듯하니 14장 시지불견명왈이視之不見名曰夷: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을 이(夷)라고 하고 15장 고지선위사자古之善爲士者: 옛날의 도를 터득한 선비는 16장 치허극수정독致虛極守靜篤: 공허(빔)의 극치에 이르고 고요함을 착실하게 지키면 17장 태상하지유지太上下知有之: 가장 좋은 군주는 아랫사람들이 그가 있는 줄만 알고 18장 대도폐유인의大道廢有仁義: 대도가 없어지면 인의가 생겨나고 19장 절성기지絶聖棄智: 성(聖)을 끊고 지식을 버리면 20장 절학무우絶學無憂: 학문을 끊으면 근심이 없으니 21장 공덕지용孔德之容: 큰 덕을 가진 사람의 풍모는 22장 곡즉전왕즉직曲則全枉則直: 굽으면 온전하고, 굽히면 펴지고 23장 희언자연希言自然: 말을 아끼는 것은 자연에 부합된다 24장 기자불립企者不立: 발돋움하는 자는 오래 서지 못하고 25장 유물혼성有物混成: 섞여서 이루어진 것이 있으니 천지보다 먼저 생겼다 26장 중위경근重爲輕根: 무거움은 가벼움의 근원이요 27장 선행무철적善行無轍迹: 잘 가는 걸음은 자국이 없고 28장 지기웅수기자知其雄守其雌: 그 남성적인 것(강인함)을 알고 그 여성적인 것(유연함)을 지키면 29장 장욕취천하이위지將欲取天下而爲之: 장차 천하를 취하려 하는 자 30장 이도좌인주자以道佐人主者: 도로써 임금을 보좌하려는 자 31장 부가병자불상지기夫佳兵者不祥之器: 무릇 무력은 상서롭지 못한 것이라 32장 도상무명道常無名: 도는 영원히 이름이 없다 33장 지인자지知人者智: 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고 34장 대도범혜기가좌우大道氾兮其可左右: 대도가 넘쳐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자유자자재로) 움직일 수가 있다 35장 집대상천하왕執大象天下往: 큰 형상(道)을 지키면 천하 사람들이 그에게 돌아온다 36장 장욕흡지將欲.之: 장차 이를 줄이고자 하면 37장 도상무위道常無爲: 도는 항상 함이 없지만
제2부 덕경편(38∼81)
38장 상덕부덕上德不德: 으뜸가는 덕은 자신의 덕을 의식하지 않고 39장 석지득일자昔之得一者: 옛날부터 처음에 하나인 도를 터득한 것 40장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 돌아감이 도의 움직임이요 41장 상사문도근이행지上士聞道勤而行之: 으뜸가는 선비가 도를 들으면 근면하게 노력하며 실행한다 42장 도생일 일생이道生一 一生二: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낳고 43장 천하지지유天下之至柔: 천하의 지극히 부드러운 것이 44장 명여신숙친名與身孰親: 명예(이름)와 생명(몸)은 어느 것이 나에게 가까운가 45장 대성약결大成若缺: 가장 완전하게 이루어진 것은 흠이 있는 듯하지만 46장 천하유도각주마이분天下有道却走馬以糞: 천하에 도가 있으면 싸움터를 달리는 말도 물리쳐 농사를 짓게 한다 47장 불출호지천하不出戶知天下: 문밖을 나가지 않아도 천하를 알고 48장 위학일익爲學日益: 학문을 배우면 지식이 날로 더해 가지만, 도를 닦으면 날로 욕심이 줄어드니 49장 성인무상심聖人無常心: 성인은 언제나 편견이 없어 50장 출생입사出生入死: 나오면 살고 들어가면 죽는다 51장 도생지이덕휵지道生之而德?之: 도가 만물을 낳고, 덕은 만물을 기르고 52장 천하유시이위천하모天下有始以爲天下: 천하의 처음이 있으니 이것이 천하의 어머니(근원)이다 53장 사아개연유지使我介然有知: 나에게 작은 앎이 있다면 54장 선건자불발善建者不拔: 잘 세운 것은 뽑히지 않고 55장 함덕지후含德之厚: 덕을 두터이 품고 있는 것은 56장 지자불언知者不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57장 이정치국以正治國: 바름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58장 기정민민其政悶悶: 정치가 어수룩할수록 59장 치인사천막약색治人事天莫若嗇: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기는 데 아끼는 것이 60장 치대국약팽소선治大國若烹小鮮: 큰 나라 다스리는 것을 작은 생선 요리하듯 한다 61장 대국자하류大國者下流: 큰 나라가 강물의 하류 같으면 62장 도자만물지오道者萬物之奧: 도는 만물의 근본이니 63장 위무위사무사爲無爲事無事: 무위로써 다스리고, 아무 탈 없이 편안하게 일하고 64장 기안이지其安易持: 안정된 것은 지키기 쉽고 65장 고지선위도자古之善爲道者: 옛날의 도(道)를 잘 닦은 자는 66장 강해소이능위백곡江海所以能爲百谷: 강과 바다가 능히 모든 계곡의 67장 천하개위아도대天下皆謂我道大: 천하가 모두 이르기를 나의 도는 너무 커서 68장 선위사자불무善爲士者不武: 훌륭한 선비는 무력을 쓰지 않고 69장 용병유언用兵有言: 용병술에 이런 말이 있다 70장 오언심이지吾言甚易知: 나의 말은 매우 알기 쉬우며 71장 지부지상知不知上: 알아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좋고 72장 민자외위民不畏威: 백성들이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73장 용어감즉살勇於敢則殺: 용감함을 억지로 하면 죽고 74장 민불외사民不畏死: 백성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75장 민지기民之饑: 백성들이 굶주리는 것은 76장 인지생야유약人之生也柔弱: 사람이 태어날 때에는 몸이 유연하지만 77장 천지도기유장궁여天之道其猶張弓與: 하늘의 도는 마치 활시위를 당기는 것과 같지 않을까 78장 천하막유약어수天下莫柔弱於水: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79장 화대원필유여원和大怨必有餘怨: 큰 원한을 풀어도 반드시 남는 원한이 있으니 80장 소국과민小國寡民: 국토가 작고 백성의 수가 적다 81장 신언부미信言不美: 진실한 말은 꾸미지 않고
◎ 道德經(도덕경)내용과 해설
중국의 사상가이며 도가철학의 시조인 노자(老子)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저서. 《노자》 또는 《노자도덕경》이라고도 한다. 약 5000자, 81장으로 되어 있으며,
원래 《도덕경》은 상·하로만 나누어졌을 뿐이지만 장구지학(章句之學)이 성행한 한대(漢代)에 들어와서 장·절로 나누어진 것으로 보인다. 《도덕경》의 구성체제에 대해서는 한 사람이 한꺼번에 저술하였다는 관점과, 도가학파에 의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당시의 여러 사상을 융합시켜 만들어진 것이라는 관점이 있다.
한 사람의 전작물임을 주장하는 관점은 노자를 공자와 같은 시대의 실존인물로 보아 《도덕경》을 그의 작품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부정하는 관점은 노자가 가공인물이며 설사 실존인물이라 하여도 《도덕경》과는 상관이 없다는 관점에서 현존하는 《도덕경》은 여러 사람에 의하여 오랜 기간 동안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이루는 기본사상은 변함없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사상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유가사상은 인·의·예·지의 덕목을 설정하여 예교(禮敎)를 강조하면서 현실적인 상쟁대립이 전제된 반면, 《도덕경》의 사상은 상쟁의 대립이 인위적인 것으로 말미암아 생긴다고 보고 무(無)와 자연의 불상쟁(不相爭)논리를 펴나간 것이다. 이러한 《도덕경》의 사상은 학문적인 진리탐구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지만 위·진·남북조 시대와 같은 혼란기에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지혜를 밝혀주는 수양서로서도 받아들여졌으며, 민간신앙과 융합되면서 피지배계급에게 호소력을 지닌 사상 및 세계관의 기능을 수행하였다.
한국에서도 《도덕경》에 나오는 내용이 《삼국사기》 및 《삼국유사》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삼국시대부터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였고, 《도덕경》의 기본 흐름은 일찍부터 도교신앙과 접합되어서 민중의식 속에 깊이 뿌리박혀 기층의 민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 노자 도덕경 - 원문 - 한글 독음 - 번역문
▶ 老子 도덕경 제1장 -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불변의 도가 아니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無名, 天地之始. 有名, 萬物之母. 무명, 천지지시. 유명, 만물지모. 故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 고상무욕이관기묘. 상유욕이관기. 此兩者, 同出而異名,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 차량자, 동출이이명, 동위지현, 현지우현, 중묘지문.
도라 말할 수 있는 도는 불변의 도가 아니고 부를 수 있는 이름은 언제나 불변의 이름이 아니다.
이름이 없는 것은 천지의 처음인 다음에 이름이 있는 것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그러므로 항상 욕심이 없는 것으로 미묘한 본체를 살피고 항상 욕심이 있는 것으로 그 순환하는 현상을 살핀다. 이 둘은 같이 나와 이름을 달리하며 둘다 현묘한 것이라고 해 준다. 현묘하고 또 현묘하여 모든 미묘한 것이 나오는 문이다. 도를 도라고 말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즉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도는 진정한 도가 아닌 것이다. 여기서의 常은 영원불변이 아닌 영원 즉 변화의 지속일 뿐 영원불변은 인간의 생각에 지나지 않도록 해 준다.
노자의 도는 천도의 근원으로서 천지의 운행을 있게 하는 본질을 가리킨다. 그래서 도는 천지보다도 먼저 있다.
▶ 老子 도덕경 제2장 - 스스로 공을 자처하지 않도록 해 준다.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천하개지미지위미, 사악이. 개지선지위선, 사불선이. 故有無相生, 難易相成, 長短相較, 고유무상생, 난이상성, 장단상교, 高下相傾, 音聲相和, 前後相隨. 고하상경, 음성상화, 전후상수. 是以聖人,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시이성인, 처무위지사, 행불언지교. 萬物作焉而不辭, 生而不有, 爲而不恃, 功成而不居. 만물작언이불사, 생이불유, 위이부시, 공성이불거. 夫唯不居, 是以不去. 부유불거, 시이불거.
사람들이 아름답다 하니 아름다운 줄 알지만 이는 추악한 것이 있기 때문일 뿐인 다음에, 선하다고 하니 선한 줄 알지만 이는 선하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일 뿐이다. 그러므로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가 낳는 것인 다음에, 어렵고 쉬운 것이 서로가 이루고, 길고 짧은 것은 형태를 드러내어 서로 비교되기 때문이며, 높고 낮은 것이 서로 기울어지고, 음과 성은 서로가 있어야 조화를 이루고, 앞과 뒤는 앞이 있어야 뒤가 따르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작위함이 없이 일을 처리하고, 말하지 않고 가르침을 행해 준다. 천지 자연은 만물을 활동하도록 하고도 노고를 사양하지 아니하며, 만물을 생육하도록 하고도 소유하지 않도록 해 준다. 행하고도 자랑하지 않고,공을 이루어도 자기의 공로를 자처하지 않도록 해 준다. 그러기 때문에 공은 그에게서 떠나가지 않도록 해 준다.
도는 비어 있으나 아무리 사용해도 늘 가득 차 있고 넘치지 않도록 해 준다. 깊고 넓어서 만물의 근본인 것 같다. 날카로운 것을 무디게 하고 복잡한 것을 풀며 빛을 부드럽게 하여 티끌에도 뒤섞이건만 맑고 고요함이 늘 그대로 있는 것 같다. 나는 그 도가 누구의 자식인지 알 수 없으나 아마 우주를 주재하는 상제보다도 먼저 있었던 것 같다.
천지지간, 기유탁약호, 허이불굴, 동이유출. 다언수궁, 불여수중. 천지가 어질지 않아서 만물을 추구로 여기게 될 것이다. 성인도 어질지 않아서 백성들을 짚으로 만든 강아지와 같이 여기게 될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는 풀무와 같아서 비어 있으나 힘이 끝이 없고 움직일 수록 힘이 더욱 커질 것이다. 말이 많으면 이치에 곤궁하도록 되니 가만히 있는 것만 못한 편이다.
하늘은 영원하고 땅은 오래다. 천지가 영원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자신이 살려고 애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능히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이다. 성인은 자신을 뒤에 머물게 함으로 앞서고 자신의 이익을 떠나 잊으므로 실은 자신이 거기에 존재하도록 될 것이다. 그것은 사사로운 욕심이 없기 때문이다. 사심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만물에게 이로움을 주지만 다투는 일이 없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위치해 준다. 그러므로 물은 도에 거의 가까운 것이다. 사는 곳으로는 땅 위가 좋고, 마음은 못처럼 깊은 것이 좋고, 벗은 어진 사람이 좋고, 말은 믿음이 있어야 좋고, 정치나 법률은 세상이 잘 다스려지는 것이 좋고, 일을 처리하는 데에는 능숙한 것이 좋고, 행동은 적당한 시기를 아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다투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못됨이 없는 것이다. 물은 이에 제일 가깝다.
가득 차 있는 상태를 무리해서 계속 유지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두들겨 날카롭게 만든 칼은 오래가지 못하고 금은 보화를 집안에 가득 쌓아둔다고 해서 그것을 유지해 나갈 수는 없는 것이다. 부귀하여 교만하도록 되면 스스로 화를 부르게 될 것이다. 일을 이루었으면 물러나는 것이 천도의 이치이다.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한 몸에 싣고 흐터지지않도록(하나되게) 껴안는다면. 능히 분리됨이 없을 수 있겠는가? 기를 오로지하고 부드럼움의 이루어능히 갓난 아기처럼 될 수 있겠는가? 가믈한 거울을 깨끗이 씻어 능히 흠이 없게 할 수 있겠는가?백성을 아끼고 나라를 다스림에 능히 지혜롭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하늘의 문이 열리고 닫히는데 능히 암컷으로 머물 수 있겠는가? 밝고 또 밝아 사방을 비추면서 능히 함이 없을 수 있겠는가? 길은 생겨나고 덕은 쌓아가니. 낳으면서도 낳은 것을 가지지 않고, 지으면서도 지은 것에 기대지 않고, 자라게 서도 자란 것을 지배치 않도록 해 준다. 이것을 일컬어 불가사의한 은덕이라 해 준다.
서른개의 바큇살이 바퀴통에 모여 있으나, 바퀴통 복판이 비어 있음으로 쓸모가 있고, 찰흙을 이겨 옹기그릇을 만드나, 그 한가운데가 비어 있어 쓸모가 있다. 문과 창을 만들어 방을 만드나, 안이 비어 있기 때문에 방으로 쓸모가 있다. 그러므로 모양이 있는 것이 쓸모가 있는 것은 모양이 없는 것이 그 뒷받침을 하기 때문이다.
▶ 老子 도덕경 제12장 - 배를 채울 뿐 겉치레는 하지 않는다. 五色令人目盲. 五音令人耳聾. 五味令人口爽. 오색령인목맹. 오음령인이롱. 오미령인구상. 馳騁田獵 令人心發狂, 難得之貨 令人行妨, 치빙전엽 영인심발광, 난득지화 영인행방, 是以聖人 爲腹不爲目, 故去彼取此. 시이성인 위복불위목, 고거피취차.
오색의 찬란한 빛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오음의 아름다운 소리는 사람의 귀를 먹게 하고, 오미의 좋은 맛은 사람의 입을 버려 놓도록 해 준다. 말을 타고 짐승을 사냥하도록 되면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만들고, 얻기 어려운 재물은 사람의 행실을 나쁘게 만든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배를 채울 뿐 겉치레를 하지 않도록 해 준다. 그러므로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 취한다고 해 준다.
은총도 굴욕도 깜짝 놀랄 일을 당하는 것과 같이하고 큰 근심을 귀하도록 여기는 것을 제 몸을 귀하도록 여기는 것과 같이 하라. 은총도 굴욕도 깜짝 놀랠 일을 당하는 것과 같이 하라 하는 것은 사랑 받는 것은 위에서 아래로 행하여지므로 얻어도 잃어도 조심하며 놀랍게 여기라는 것이니 이래서 은총과 굴욕은 깜짝 놀랄 일을 당하는 것과 같다 하는 것이다. 큰 근심을 피하려 하지 에 비해서는 몸을 귀하도록 여기는 것과 같이하라 하는 것은 나에게 큰 근심이 있음은 나의 몸이 있기 때문이니 내 몸이 없으면 내게 어찌 근심이 있겠는가? 내 몸을 소중히 여기듯이 천하를 소중히 여긴다면 천하를 맡길 수 있고 내 몸을 사랑하듯이 천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천하를 부탁할 수 있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14장 - 도는 보고 듣고 만질 수 없는 것이다. 視之不見, 名曰夷. 聽之不聞, 名曰希. 搏之不得, 名曰微. 시지불견, 명왈이. 청지불문, 명왈희. 박지불득, 명왈미. 此三者, 不可致詰. 故混而爲一. 其上不교, 其下不昧, 차삼자, 불가치힐. 고혼이위일. 기상불교, 기하불매, 繩繩不可名, 復歸於無物. 是謂無狀之狀, 無物之象. 是謂恍惚. 승승불가명, 복귀어무물. 시위무상지상, 무물지상. 시위황홀. 迎之不見其首, 隨之不見其後. 영지불견기수, 수지불견기후. 執古之道, 以御今之有. 能知古始, 是謂道紀. 집고지도, 이어금지유. 능지고시, 시위도기.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살펴보아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빛이 없다고 해 준다. 귀를 기울인 다음에 들으려 해도 아무 것도 들리지 않기 때문에 소리가 없다고 해 준다. 손으로 쳐보고 만져보아도 아무 것도 잡히지 않기 때문에 형체가 없다고 해 준다. 그러나 이 세 가지 말로는 도의 정체를 제대로 규정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말을 섞어 하나로 한 존재인 것이다. 그 위 부분은 분명하지가 못하고 그 아랫 부분은 어둡지가 않다. 휑하여 이름 붙일 수가 없고 물질 세계를 초월한 곳으로 되돌아가 있다. 이 것을 모양 없는 모양, 물질의 차원을 초월한 형상이라 해 준다. 어렴풋해서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그런 것이다. 앞에서 본다고 그 머리가 보일 리 없고 뒤에서 본다고 그 꼬리가 보일 리 없는 것이다. 태고 때부터 진리를 꼭 잡고 삼라만상을 주재하고 있다. 역사와 시간의 첫 근원을 알 수 있는 것, 그 것을 도의 본질이라 해 준다.
예로부터 도를 닦은 훌륭한 선비는 미묘하고 심원하여 그 깊이를 헤아려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깊이를 헤아려 알 수 없기에 모습을 억지로 묘사해 보면 그 신중한 모습은 추운 겨울에 찬 냇물을 건너가는 것과 같고 조심하는 모습은 주위를 둘러싼 적을 두려워하는 것과 같다. 엄숙해서 감히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은 손님의 당당한 모습과 같고 부드럽게 막힘이 없는 것은 봄바람에 녹는 어름과 같다. 꾸밈이 없는 것은 마치 산에서 갓 베어낸 통나무와 같고 구애되지 않는 마음은, 텅 비어 있는 골짜기와 같으며 세상과 한데 섞여 있는 모습은, 마치 흐려진 물과도 같다. 흐린 물을 흐린 채 그대로 두어 서서히 가라앉아 맑아지게 하는 그런 무위의 일을 그 누가 하겠는가? 산골짜기처럼 조용한 가운데 움직임이 있어 풀과 나무가 서서히 자라고 있듯이, 그런 무위의 것을 누가 하겠는가? 이 무위의 도를 몸에 품고 있는 사람은 보름달처럼 꽉 차 있는 것을 바라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렇게 차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옷이 낡으면 새 것을 만들어 입듯이 변화 속에 다함이 없는 것이다.
마음이 텅 빈 극치에 이르고 참답게 무위의 고요함을 지키게 되면 만상의 온갖 움직임이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만상이 갖가지 모습으로 움직인 다음에 있지만 저마다 자신의 뿌리고 돌아가고 있다. 뿌리고 돌아가 있는 것을 고요, 무위의 고요함이라 말하고 고요한 것을 명, 각자 본래의 참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고 해 준다. 명에 돌아가 있는 것을 떳떳함, 영원불멸이라 말하며 떳떳함 본연의 모습에 눈뜨는 것을 밝음, 절대의 지혜라 해 준다. 떳떳한 모습을 깨닫지 못 경거망동해서 불길한 편이다. 떳떳한 것을 깨달으면 누구에게 대해서나 너그럽게 되고 너그럽게 되면 공평무사하며, 왕자의 덕을 갖추게 되고 왕자의 덕을 갖추면 하늘과 같이 광대해지며 하늘처럼 넓고 커지면 무위의 도와 하나가 되고 무위의 도와 하나가 되면 영원불멸이 될 것이다. 몸을 마칠 때까지 편안히 살게 될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17장 - 최상의 다스림은 존재만을 알게 하는 것이다. 太上下知有之, 其次親而譽之, 其次畏之, 其次侮之. 태상하지유지, 기차친이예지, 기차외지, 기차모지. 信不足焉, 有不信焉. 신부족언, 유불신언. 悠兮其貴言, 功成事遂, 百姓皆謂我自然. 유혜기귀언, 공성사수, 백성개위아자연.
최상의 군주는 백성들이 다만 임금이 있다는 것을 알 뿐인 군주이다.
백성들이 다정함을 느끼고 칭송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지배자를 두려워하는 정치는 그 아래이며
백성들이 업신여기게끔 되면 가장 낮은 지배자다.
지배자에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진실함이 부족 백성들로부터 신용을 얻지 못해 준다.
최선의 군주는 무위의 정치를 하기 때문에 공을 이루어도 백성들에게 자랑하지 아니하고 저절로 그렇게 되었다고 말해 준다.
정치하는 사람이 재주와 지혜를 버리면 백성의 행복과 이익은 백 배가 되고 정치하는 사람이 인과 의를 버리면 백성은 본래의 사랑과 효도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이 제도와 도구를 버리면 세상에 도둑과 범죄는 생기는 일이 없는 것이다. 위의 세 얘기로도 무위를 다 설명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의 말을 덧붙여 준다. 본 바탕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켜 사사로운 정을 억누르고 나를 위한 욕심을 적게 하라.
학문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는 것이다. '네'나 '응'이나 대답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 좋으니 나쁘니 하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 그러나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 외에 옳으니 그르니 하는 것은 막막해서 끝이 없는 것이다. 사람은 그저 마음이 들떠서 잘 차린 상을 받은 손님 같고, 봄날 높은 대에 오른 구경꾼 같다. 그러나 나만은 조용히 마음이 움직이는 기색마저 없고, 아직 웃을 줄 모르는 갓난아이와 같다. 초라하니 풀이 죽은 주인 없는 나그네 같다. 사람들은 모두 여유가 있는데 나만은 늘 가난한 편이다. 내 마음은 바보의 마음, 그저 멍청하기만 한 편이다. 사람들은 모두 똑똑하고 활발한데, 나만은 흐리멍덩한 편이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상세하고 분명한데, 나만은 우물쭈물 결단을 못 내려 주게 해 준다. 바다처럼 흔들리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정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은 다 유능한데, 나만은 우둔하고 촌스럽다. 나만이 남다른 사람이라 먹인 다음에 길러준 어머니의 도를 소중히 하고 있다.
큰 덕을 지닌 사람의 모습은 오로지 도만을 따르고 있다. 도라는 것은 그저 어두워 잘 분간할 수 없고 분간할 수 없는 어두움 속에도 무엇인가 모양이 있으며 어두워 분간할 수 없는 속에도 무엇인가가 실재하고 있다. 심오하고 그윽한 속에 영묘한 정기가 들어 있고 그 정기는 다시없이 참된 것으로 그 속에 창조자로서의 뚜렷한 증거가 있다. 그 것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이 도라 불리고 있어 수많은 족장들을 거느리는 총령과 같다. 족장들의 실상을 내가 아는 것은 총령의 도에 의해서이다.
굽은 나무는 수명을 온전히 마치게 되고, 자벌레는 몸을 굽힘으로써 뻗을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물은 우묵한 웅덩이로 흘러 모이게 되고, 옷은 낡아 해어져야만 다시 새 것을 입게 될 것이다. 욕심이 적으면 마음의 만족을 얻을 수 있고, 지식이 많으면 갈피를 잡지 못하도록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 자연의 성인은 하나인 도를 지켜 천하의 법이 될 것이다. 무위 자연의 성인은 자기를 내세우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의 존재가 뚜렷해지고, 자신을 옳다 하지 않기에 그 좋은 것이 세상에 나타난다. 자기의 공을 자랑하지 않기에 그 공이 자기의 것이 되고, 자신의 우쭐댐을 버리기에 언제까지고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성인은 절대로 남과 다투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에 그를 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옛 사람이 말하거늘 굽은 나무는 제 수명을 다한다고 했는데, 참으로 인생의 진리를 제대로 말한 것이다. 참으로 굽은 나무가 되어 내 몸을 온전히 하고, 온전한 몸을 대자연에 되돌려 주는 것이다.
들어도 들리지 않는 말은 유구한 무위의 자연이다. 시끄러운 회오리바람으로는 아침 내내 계속 불지 못하고 퍼붓는 소나기로는 온종일 내리지는 못해 준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천지가 하는 일이다. 천지가 비바람을 계속되게 하지 못한다면 사람으로야 무엇을 더 말하겠는가? 그러므로 무위자연 그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도일 경우에는 그 도와 하나가 되고 덕일 경우에는 그 덕과 하나가 되며 실덕일 경우는 그 실덕과 하나가 될 것이다. 도와 하나 되면, 도 또한 그를 얻어 기뻐하고 덕과 하나 되면, 덕 또한 그를 얻어 기뻐하며 실덕과 하나 되면, 실덕도 그를 얻어 기뻐해 준다. 무위자연의 명백한 증명이 결여된 말은 누구로부터도 신용을 얻지 못해 준다.
▶ 老子 도덕경 제24장 - 발돋움으로는 오래 서 있을 수 없다 企者不立, 跨者不行.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기자불립, 과자불행. 자견자불명, 자시자불창.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其在道也, 曰餘食贅行. 자벌자무공, 자긍자부장. 기재도야, 왈여식췌행. 物或惡之, 故有道者不處. 물혹악지, 고유도자불처.
발돋움하는 자는 오래 서 있지 못하고 큰 걸음으로 급히 걷는 사람은 멀리 걸어가지 못해 준다. 나를 내세워 자랑 뚜렷하도록 나타내어지지 않고 나를 옳다고 그 착한 것도 드러나지 않게 될 것이다. 내 공을 자랑 그 공도 소용없게 되고 혼자 우쭐거리면 곧 그 앞이 막히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부자연스러운 행위를 무위의 도에 있어서는 먹다 남은 밥, 소용없는 행동이라 부른다. 누구나 늘 싫어하며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에 도 있는 사람은 그 곳에 몸을 두지 않도록 해 준다.
혼돈하여 하나가 된 그 무엇이 천지가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해 있었다. 그 것은 고요하여 소리도 없고, 아득하여 모양도 없고 어느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어느 것으로도 변하지 않으며 삼라만상에 두루 나타나 잠시도 쉬는 일이 없는 것이다. 그 것을 만물의 어머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실상 그 이름마저 알 수 없는 것이다. 임시로 이름 지어 도라 하고, 억지로 이름 붙여 크다 하자. 이 큰 것은 크기 때문에 흘러 움직인 다음에 흘러 움직이면 끝이 안 보이는 넓이를 갖게 되고 멀고 먼 넓이를 가지면 또 본래의 근원으로 되돌아간다. 이리하여 도는 큰 것이라 불리지만 큰 것으로는, 하늘도 크고, 땅도 크고, 제왕도 또한 크다. 이 세상에는 네 가지 큰 것이 있는데 제왕이 그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제왕은 인류의 지배자로서 땅의 참모습을 본받고 땅은 하늘의 참모습을 본받으며 하늘은 다시 도의 참모습을 본받도록 해 준다. 그리고 도의 본 모습은 자연이기 때문에 도는 다만 자연을 본받아 자유자재 해 준다.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근본이 되고 고요한 것은 시끄럽고 조급한 것의 주인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종일 길을 가도 짐을 몸에서 버리지 않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에도 초연한 편이다. 어찌 제왕이 된 자가 세상에 대해 몸을 가볍게 움직이겠는가? 경솔하도록 행동 자신의 근본을 잃게 되고 조급 지배자로서의 지위를 잃게 될 것이다.
잘 가는 사람은 지나간 흔적을 남기지 않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에 흠이 없으며 계산을 잘하는 사람은 계산기 따위를 쓰지 않도록 해 준다. 문을 잘 닫는 사람은 빗장을 걸지 않아도 열리지 않게 하고 잘 묶는 사람은 매듭을 짓지 않아도 풀어지지 않게 해 준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사람을 구하여 잘 살려 나가며 어떤 사람도 버리는 일이 없고 항상 물건을 잘 다스려 쓰되 어떤 물건도 버리는 일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밝은 지혜를 몸에 지니고 있다고 해 준다. 착한 사람은 착하지 않은 사람이 본받는 스승이 되고, 착하지 않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반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않고 내 몸을 귀히 여기지 않으면 지혜로운 사람이라도 알 바를 전혀 모르게 될 것이다. 이 것을 신비한 진리라고 하는 것이다.
수컷의 성질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고 암컷의 유연함을 지키어 나가면 천하의 모든 것이 흘러드는 골짜기가 되고 천하가 모여드는 큰 골짜기가 되면 영원불변의 덕이 깃 들어 순수한 아이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밝고 명확함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고 어둡고 아득함을 지켜 나가면 온 천하가 본받는 사표가 되고 온 천하가 본받는 사표가 되면 영구불변의 덕에 어긋남이 없이 한없는 도의 세계의 근원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속세의 영화가 어떤 것인가를 알고 욕된 생활을 참고 견뎌 내면 온 세상이 돌아오는 큰 골짜기가 되고 온 천하가 돌아오는 큰 골짜기가 되면 영구불변의 무위의 덕으로 가득 차 있어 손대지 않은 통나무의 소박함으로 뒤돌아가게 될 것이다. 통나무를 쪼개어 그릇을 만들 수 있듯이 소박함을 끊어 인재를 만들 수 있지만 성인이 그들을 쓸 때는 고작 한 분야의 우두머리로 쓸 뿐이다. 그러므로 크게 쓸 때에는 인위적으로 손대지 않고 통나무의 소박함을 그대로 두는 것이다.
세상을 장악하여 다스려 보려 하여도 그것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세상은 신비로운 것이어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것이다. 어떻게 잘 해보려고 해도 실패하도록 되고 잡으려고 놓치게 되고 스스로 앞서가게 되게 되는 것도 있고 뒤만 따라가게 되게 되는 것도 있다. 숨을 내쉬기도 하고 들이쉬기도 하며 강한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으며 위에 얹히게 되게 되는 것도 있고 아래로 떨어지게 되게 되는 것도 있다. 그러므로 성인은 지나친 것을 버리고 사치를 버리고 교만함과 태만함을 버려 주게 해 준다.
무위자연의 도로 임금을 보좌하는 사람은 무력으로 나라를 강하도록 만들려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무력은 무력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군대가 주둔한 곳에는 가시나무가 자라고 큰 전쟁이 있은 후에는 반드시 흉년이 들게 될 것이다. 정치를 잘하는 사람은 이루어 놓은 결과를 보면은 이상의 것을 취하려 하지 않고 자랑하는 태도를 갖지 않고, 공을 내세워 교만하지 않으며 어찌할 수 없는 필연의 도리에 따라가되 그 이상 강대해지려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만물은 장성 반드시 쇠퇴하기 마련이니 강성한 것에 집착하는 것은 도에 벗어나는 것이다. 도에 벗어나는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무기는 모두 불길한 것으로 누구나 항상 싫어하는 것이니 도를 아는 사람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해 준다. 군자가 자연에 따라 일할 때는 왼쪽을 귀히 여기고, 어쩔 수 없이 군사를 일으켜 전쟁을 할 때면 오른쪽을 귀하도록 여기게 될 것이다. 무기라는 것은 불길한 것이므로 군자가 사용하는 수단이 아니다. 군자가 어쩔 수 없이 무기를 사용함에 있어서는 욕심 없이 담담한 것을 제일로 삼고 승리를 거두어도 아름답게 여기지 않도록 해 준다. 그러나 승리를 아름답게 여기는 자는 사람 죽이는 짓을 즐기는 자이다. 무릇 살인을 즐기는 자는 천하의 뜻을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좋은 일에는 왼쪽을 귀하도록 여기고 흉한 일에는 오른쪽을 귀하도록 여기게 될 것이다. 직접 병사를 지휘하는 장군은 왼쪽에 자리하고 전군을 통솔하는 장군은 오른쪽에 자리해 준다. 이는 장례의 예에 따라 그렇게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되기 때문에 슬픈 마음으로 전쟁에 임하고 승리를 하였다 하여도 장례식과 같이 예를 지켜나가는 것이다.
도는 한결 같고 이름이 없으며 이름을 초월한 것이다. 도는 손대지 않은 통나무처럼 그대로인 것이며 그것이 아무리 작다고 하더라도 천하도 감히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군왕이 만일 이러한 도를 따라 지킬 수 있다면 만물은 장차 저절로 보배가 될 것인 다음에 천지가 서로 화합하여 단비를 내리고 백성들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자연히 평등하도록 다스려질 것이다. 통나무가 잘리고 쪼개져 많은 기구들이 생기듯 이것저것 분별하는 이름을 가진 제도가 생겨나면 이름을 가진 것의 한계를 알게 될 것이다. 변하는 이름에 붙들려 있지 에 비해서는 변함없는 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아야 해 준다. 그러면 위태로울 것이 없는 것이다. 도 있는 사람이 천하를 다스리는 것은 산골짜기의 개울이 시내가 되어 자연히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다.
▶ 老子 도덕경 제33장 -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참으로 강한 사람이다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지인자지, 자지자명. 승인자유력, 자승자강.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지족자부, 강행자유지. 부실기소자구, 사이불망자수.
다른 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인 다음에 스스로를 아는 사람은 밝은 사람이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 있는 사람인 다음에 스스로를 이기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넉넉함을 아는 사람은 부유한 사람인 다음에 힘써 행하는 사람은 뜻이 있는 사람이다. 자기의 분수를 아는 사람은 그 지위를 오래 지속하고 죽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은 영원토록 사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34장 - 스스로 크다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크게 된다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대도범혜, 기가좌우. 만물시지이생이불사, 공성불명유. 衣養萬物而不爲主. 常無欲, 可名於小. 의양만물이불위주. 상무욕, 가명어소. 萬物歸焉而不爲主, 可名爲大 .以其終不自爲大, 故能成其大. 만물귀언이불위주, 가명위대. 이기종불자위대, 고능성기대.
큰 도는 넉넉하여 한 곳에 못 박혀 있지 않아 좌우로 없는 곳 없이 자유자재 해 준다. 만물은 도에 의해 생겨나지만 한 마디 자랑도 하지 않고 만물을 이루어 낸 공이 있지만 그 공을 내 것으로 하지 않으며 만물을 길러 내면서 그 주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 준다. 항상 욕심이 없고 아무 것도 갖지 않으므로 작다고도 볼 수도 있으나 세상 만물이 그 품에 돌아와 안기어도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으므로 크다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도는 자신을 스스로 크다고 생각하는 일이 없기에 그 큰 것이 참으로 큰 것이 될 것이다.
도를 지켜 살아가면 세상 어디를 가도 방해하는 것이 없어 항상 마음이 편안하고 화평하고 태평한 편이다. 즐거운 음악과 좋은 음식이 있는 곳에서는 지나가던 나그네도 걸음을 멈추지만 무위의 진리는 그것을 입밖에 내더라도 담담하여 세속적인 맛이 없는 것이다. 눈 여겨 바라보아도 볼 수가 없고 귀 기울여 들어보아도 들을 수가 없고 그 것은 써도 끝이 없는 무한한 기능이 있다.
장차 움츠리게 하려면 잠시 펴지게 해주게 해 준다. 장차 약하도록 하려면 잠시 강하도록 해주게 해 준다. 장차 없애버릴 생각이면 잠시 흥하도록 해주게 해 준다. 이것을 미명이라 해 준다. 모든 유약한 것은 모든 강하고 강한 것을 이기게 될 것이다. 물고기가 연못 밖으로 나오면 살 수 없듯이 국가를 다스리는 이기는 남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
도는 항상 하는 것이 없지만 하지 않게 되게 되는 것도 없는 것이다. 만일 군주가 자연의 도를 따라 지켜 나가면, 만물은 저절로 생성하고 발전할 것이다. 저절로 생성하고 발전하도록 만물에 맡기지 않고 인간들이 조작하려고 나는 그러한 짓을 못하도록 자연의 덕으로 진정시키리라. 자연의 덕은 욕심을 내지 않도록 해 준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고요하고, 욕심이 없어 고요 천하는 저절로 바르게 될 것이다.
최상의 덕은 덕을 의식하지 않으므로 덕이 있는 것인 다음에 정도가 낮은 덕은 덕에 얽매이기 때문에 덕이 없는 것이다. 최상의 덕은 무위이며 자연스럽고 정도가 낮은 덕은 유위이며 부자연스럽다. 최상의 인은 유위이며 자연스럽고 최상의 의는 유위이며 부자연스럽다. 최상의 예는 유위인 다음에 그 예에 반응이 없으면 팔을 걷어 붙인 다음에라도 예로 이끈다. 무위자연의 도가 사라지면 무위자연의 덕이 나타나고 무위자연의 덕이 사라지면 인위적인 인의 도덕이 나타나게 되고 인위적인 인의 도덕이 사라지면 인위적인 의의 도덕이 나타나게 되고 인위적인 의의 도덕이 사라지면 인위적인 예의 도덕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예의 도덕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참다운 마음이 엷어진 것이며 세상이 어지럽게 되는 시초가 될 것이다. 세상의 일을 미리 내어보는 지식이란 것은 도의 알맹이 없는 겉치레와 같은 것이며 세상을 어리석고 못나게 만드는 시초인 것이다. 그러므로 참다운 사람은 두터운 쪽에 머물러 있고 엷은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알맹이 있는 곳에 머물고 겉치레 쪽에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예와 지를 버리고 도를 택하는 것이다.
태초에 하나를 받아 얻은 것이 있으니 하늘이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맑고 땅이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편안하며 신은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신령하고 골짜기는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가득 차며 만물이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생겨나고 임금은 그 하나를 받아 얻음으로 천하를 곧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게 만든 것이 곧 그 하나이다. 하늘이 맑지 못 아마도 찢어질 것인 다음에 땅이 편안하지 못 아마도 꺼질 것이며 신이 영험하지 못 아마도 신의 기능이 끝날 것인 다음에 골짜기가 가득하지 못 아마도 세상이 메마를 것이며 만물이 생겨나지 못한다면 아마 아무 것도 없을 것인 다음에 만일 임금이 곧게 하지 못하고 높은 것만을 귀하도록 여긴다면 아마도 그 나라는 파멸할 것이다. 그러므로 낮은 것을 귀하도록 하여 근본으로 삼고 높은 것은 낮은 것을 밑바탕으로 해 준다. 그래서 임금은 스스로 외롭다 덕이 부족하다 선하지 못하다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한 것을 근본으로 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칭송 받는 명예를 원하도록 되면 도리어 명예는 없어지게 되나니 찬란하도록 빛나는 옥같이 되기를 원하지 않고 대굴대굴 돌처럼 구르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40장 -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도의 움직임이다 反者, 道之動, 弱者, 道之用.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 반자, 도지동, 약자, 도지용. 천하만물생어유, 유생어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도의 움직임인 다음에 부드럽고 약한 것이 도의 작용이다. 세상의 만물은 천지음양의 기운인 유에서 나오고 유는 형체가 없는 도인 무에서 나오고 있다.
참으로 뛰어난 사람은 도를 들으면 힘써 그것을 실천하는데 중간 정도의 사람은 도를 들으면 반신반의하는 태도를 취하고 아주 정도가 낮은 사람은 도를 들으면 숫제 같잖다는 듯이 크게 웃고 만다. 그들에게 비웃음을 살 정도가 아니면 참다운 진리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격언이 있다. 참으로 밝은 길은 얼른 보기에 어두운 것 같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얼른 보기에 뒤로 물러나는 것처럼 보이며 펀펀한 길은 얼른 보기에 울퉁불퉁한 것처럼 보여 준다. 최상의 덕은 골짜기처럼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 다음에 참으로 희고 깨끗한 것은 얼른 보기에 우중충해 보이며 참으로 넓고 큰 덕은 얼른 보기에 부족한 것처럼 보여 준다. 확고부동한 덕은 얼른 보기에 구차스러워 보인 다음에 참으로 진실한 덕은 얼른 보기에 절조가 없는 것처럼 보이며 다시없이 큰 네모 난 것은 그 구석을 가지지 않도록 해 준다. 참으로 위대한 인물은 보통 사람보다 그 성취가 늦고 다시없이 큰 소리는 도리어 그 소리가 귀에 잘 들리지 않으며 더없이 큰 형체를 가진 것은 도리어 그 모습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해 준다. 그리고 이들 말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도는 숨어서 모양이 보이지 않고 사람의 말로는 이름을 붙일 수가 없는 것이다. 참으로 도란 것은 만물에게 아낌없이 베풀어 주고 그러면서 그 존재를 온전히 해주게 해 준다.
도가 하나의 기운을 낳고 하나의 기운이 나뉘어 음과 양 두 기운을 낳고 음과 양 두 기운이 합하여 제 삼의 기운이 되었고 그 세 기운이 만물을 낳도록 해 준다. 만물은 음의 기운을 등에 지고 양의 기운을 앞에 안아 충화의 기운에 의해 조화를 이루어 가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부덕하며 선하지 않은 것을 싫어하지만 임금은 스스로 외롭고 부덕하며 불선함을 숨기지 않도록 해 준다. 세상 모든 것은 손해가 이익이 되기도 하고 이익이 손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교훈으로 삼는 것을 나 또한 교훈으로 삼고 싶다. 힘을 믿고 앞세우는 자는 제 명대로 살지 못해 준다. 나는 이것을 가르침의 교훈으로 삼으려 해 준다.
▶ 老子 도덕경 제43장 -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天下之至柔, 馳騁天下之至堅, 無有入無間. 천하지지유, 치빙천하지지견, 무유입무간. 吾是以知無爲之有益. 不言之敎, 無爲之益, 天下希及之. 오시이지무위지유익. 불언지교, 무위지익, 천하희급지.
세상에서 제일 무르고 연한 물이 세상에서 제일 강하고 단단한 쇠며 돌을 마음대로 다루고 자신의 일정한 모양을 갖지 않는 물은 틈이 없는 곳으로도 마음대로 스며든다. 물의 예로 나는 부드럽고 형태에 구애받지 않는 삶 무위의 처세의 유익함을 아는 것이다. 말을 하지 않는 가르침과 무위의 삶의 유익함의 예로 이 세상에서 물을 따를 만한 것이 없는 것이다.
명예와 생명 중 어느 것이 절실한가. 생명과 재산 중 어느 것이 소중한가. 얻는 것과 잃는 것 중 어느 것이 괴로운가. 지나치게 바깥 것에 집착을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너무 많이 재물을 쌓아 두면 결국은 그 만큼 잃게 될 것이다. 만족할 줄 알면 부끄러운 변을 당하는 일이 없고 적당히 그칠 줄 알면 위험한 꼴을 당하지 않아 오래도록 편안히 있을 수 있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45장 - 완전한 것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沖, 其用不窮. 대성약결, 기용불폐. 대영약충, 기용불궁.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躁勝寒. 靜勝熱. 淸靜爲天下正. 대직약굴, 대교약졸. 대변약눌. 조승한. 정승열. 청정위천하정.
참으로 완성되어 있는 것은 어딘가 잘못 되어진 것처럼 보이나, 아무리 써도 못 쓰게 되는 일이 없으며, 참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언뜻 비어 있는 듯 보이나 쓰고 또 써도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참으로 곧은 것은 도리어 굽은 것처럼 보인 다음에, 참으로 잘하는 것은 어딘가 서툴러 보이며, 참으로 잘 하는 말은 어눌한 것처럼 들려 주게 해 준다. 분주하도록 움직이면 추위를 이길 수 있고, 고요히 있으면 더위가 물러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맑고 고요 천하의 기준이 될 것이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병마는 거름 내는 농마로 바뀌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농마도 징발되어 병마가 될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는 것보다 더 큰 환난은 없고 얻으려고만 하는 욕심보다 더 큰 허물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있는 그대로를 만족할 줄 알면 언제나 부족함이란 없는 것이다.
집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세상을 알며, 창으로 내다보지 않아도 하늘의 이치 알게 될 것이다. 밖으로 알아보려고 나가면 나갈수록 참 지식은 작아져 아는 것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나돌아다니지 않아도 참다운 것을 알고 눈으로 보지 않아도 이름을 붙일 수 있으며 힘쓰지 않아도 절로 이루게 될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48장 - 하지 않아도 하지 못함이 없다 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 위학일익, 위도일손. 손지우손, 이지어무위. 무위이무불위. 取天下,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 취천하, 상이무사. 급기유사, 부족이취천하.
학문을 지식이 나날이 늘어 가고 도를 행 날마다 욕심이 줄어드는 것이다. 줄인 다음에 또 줄이면 무위에 이른다. 무위에 이르면 하지 않아도 못함이 없는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무위로써만 얻게 될 것이다. 일을 꾸미면 천하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성인은 변하지 않는 고정된 마음이 없고 모든 백성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해 준다. 성인은 선한 사람은 선한 사람으로 받아들인 다음에 선하지 못한 사람도 선한 사람으로 받아들여 준다. 이것은 성인의 덕이 참으로 선하기 때문이다. 진실한 사람도 진실한 사람으로 받아들인 다음에 진실하지 못한 사람도 진실한 사람으로 받아들여 준다. 이것은 성인의 덕이 참다운 진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천하를 다스리는 데는 자기 개인의 주의와 주견을 세우지 않고 다만 온 백성의 마음을 모아 자기의 마음을 삼도록 해 준다. 그래서 백성은 모두 성인의 이목을 주시하지만 성인은 모든 백성을 무지 무욕의 어린아이 같게 해 준다.
사람들은 삶에서 나와 죽음으로 들어간다. 오래 사는 사람이 열 명중에 세 명쯤 있고, 일찍 죽는 사람도 열 명중에 세 명쯤 있다. 또한, 오래 살 수 있는데도 공연히 움직여 죽음으로 가는 사람도 열 명중에 세 명쯤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너무 삶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삶을 잘 지켜 길러나가는 자는 육지를 여행해도 외뿔소나 호랑이를 만나지 않고 군대에 들어가도 갑옷을 입지 않도록 해 준다. 외뿔소도 그 뿔을 들이밀 틈이 없고, 호랑이도 발톱을 들이댈 틈이 없으며. 병사도 칼날을 쓸 틈이 없기 때문이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 그에게는 죽음이 없기 때문이다.
만물은 도에서 나오고 덕이 그들을 기르고 물체마다 형체가 있게 하며 환경에 따라 그들을 성장시킨다. 만물은 도를 존경하지 않는 것이 없고 그 덕을 귀하도록 여기지 않는 것이 없는 것이다. 도를 존경하는 것과 덕을 귀하도록 여기는 것은 누가 시켜서가 아닌 저절로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도에서 태어나고 덕이 그를 기르고 생장시키고 육성시키며 형태와 질을 주어 기르고 돌봐 주게 해 준다. 도는 만물을 낳지만 소유하려 하지 않고 만들었지만 자랑하지 않고 길러내면서 지배하려 하지 않도록 해 준다. 이것을 현묘한 덕이라 해 준다.
세상에는 처음이 있으니 그것을 천하의 어머니라 해 준다. 이미 모체를 알았으니 돌이켜 그 자식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자식을 알고 돌이켜 그 어머니를 지키면 몸이 다할 때까지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욕망의 구멍을 막고 문을 잠그면 몸이 다할 때까지 근심이 없을 것인 다음에 욕망의 구멍을 열고 번거로움을 더 몸이 다하도록 고난을 벗어나지 못해 준다. 작은 것을 잘 보는 것을 밝다고 하고 부드러움을 지켜 나가는 것을 강하다고 해 준다. 그 빛을 이용하여 밝음으로 돌아간다면 몸에 재앙이 닥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것을 떳떳한 도를 지키는 것이라 해 준다.
나에게 약간의 지혜가 있다면 무위의 큰길을 거닐며 오직 사도에 잘 못 빠질까 두려워 할 것이다. 대도는 평탄한데 사람들은 위험한 지름길을 좋아해 준다. 조정은 깨끗한데 농촌은 황폐하고 창고는 텅 비어 있다.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허리엔 날카로운 칼을 찾으며 맛있는 음식을 싫도록 먹고 재물은 남아돈다. 이러한 것을 도둑의 사치라 해 준다. 어찌 도라고 할 수 있겠는가.
확고히 세운 것은 쉽게 뽑히지 않고 제대로 안은 것은 벗어나지 않도록 해 준다. 이렇게 도를 지키어 나가면 자손의 제사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도로 몸을 다스리면 그 덕은 참된 것이 되고 도로 가정을 다스리면 그 덕은 여유가 있게 되고 도로 고을을 다스리면 그 덕은 오래도록 이어지고 도로 나라를 다스리면 그 덕은 나라를 풍족히 하고 도로 천하를 다스리면 그 덕은 천하에 두루 미친다. 그러므로 몸으로 몸을 보고 가정으로 가정을 보고 고을로 고을을 보고 나라로 나라를 보고 도의 세계관으로 세상을 본다. 무엇으로 세상이 그리되는 것을 알 수 있는가. 도의 광대무변한 효능에 의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자연의 도가 아닌 것은 곧 막힌다.
덕을 두터이 품은 사람은 어린아이와 같아 벌도 전갈도 뱀도 쏘거나 물지 않고 맹수도 덤비지 않고 사나운 새도 덮치지 않도록 해 준다. 뼈는 약하고 근육은 부드럽지만 쥐는 힘은 강한 편이다. 암수의 교합에 대해 아직 모르지만, 생식기가 저절로 일어서는 것은, 정기가 극치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종일을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것은, 조화가 극치의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조화를 아는 것을 변함이 없는 도라 하고, 변함없는 도를 아는 것을 밝은 지혜라 해 준다. 무리하여 연명하는 것을 좋지 못한 징조라 하고, 마음으로 기를 다스려 쓰는 것을 강하다고 해 준다. 만물의 기세가 너무 왕성 곧 쇠퇴하는 것을, 일컬어 영원히 변치 않는 도가 아니라 해 준다. 자연의 도가 아닌 것은 금방 그치고 만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참으로 알지 못한다. 감각의 구멍을 막고 욕망의 문을 닫으며 예리함은 무디게 하고 복잡함은 풀어 없애며 앎의 빛을 흐리게 하여 혼탁한 먼지와 동화될 것이다. 이것을 도와의 현묘한 합일이라고 해 준다. 그러므로 이러한 현묘한 합일을 이룬 사람은 얻어 친근히 여기지 않고, 소홀히 여기지도 않으며 얻어서 이롭다 여기지 않고, 해롭다 여기지도 않으며 얻어서 귀히 여기지 않고, 천히 여기지도 않도록 해 준다. 그러므로 천하에 더할 수 없는 가치가 될 것이다.
나라는 정의로 다스려야 하고 전쟁은 기이한 계교로 해 준다. 하지만 천하는 행하지 않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 이것에 의해서다. 세상에 규제하는 것이 많을수록 백성들은 가난해 지고 백성에게 문명의 이기가 많을수록 나라는 혼란에 빠지고 사람들이 기교를 많이 부릴수록 기이한 물건이 많이 나오고 법령이 많이 정비되면 될 수록 도둑은 더 많이 늘게 될 것이다. 성인이 말하기를, 내가 무위로 대 백성들은 감화되고 내가 고요히 있는 것을 좋아 백성이 바르게 되고 내가 무위무사 백성들은 저절로 풍족해 지고 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백성들이 통나무처럼 순박해질 것이다.
정치가 대범 백성들이 순박해 지고 정치가 분명 백성들이 다투게 될 것이다. 화는 복이 의지하는 곳인 다음에 복은 화가 숨는 곳이다. 누가 그 궁극을 아는가. 절대적인 올바름이란 없는 것이다. 바른 것이 기이한 것이 되고 선한 것이 요사한 것으로 변해 준다. 사람들이 상대성을 깨닫지 못한지 오래다. 그래서 성인은 반듯하지만 남에게 그리 되라 하지 않고 자신이 청렴하다고 남 또한 그렇게 만들려 하지 않고 자신이 바르다고 그대로 밀고 나가려 하지 않고 영지의 빛을 간직하고도 내 비치지 않도록 해 준다.
사람을 다스리고 하늘을 섬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검소함이다. 오직 검소한 것을 일찍 도를 따른다 하고 일찍 도를 따르는 것을 덕을 쌓는다고 해 준다. 덕을 많이 쌓으면 극복하지 못할 것이 없게 되고 극복 못할 것이 없으면 아무도 그 끝을 알지 못해 준다. 무한한 기능을 가지게 되면 나라를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나라의 어머니인 검소함이 나라를 오래 보존해 준다. 이것을 뿌리를 깊게 하고 근본을 굳게 하여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도라 해 준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마치 작은 물고기를 삶는 것과 같다. 도로 세상을 다스리면 귀신도 신령한 힘을 잃도록 해 준다. 귀신이 힘을 잃은 것이 아니라 그 힘이 사람을 해치지 않는 것이다. 귀신의 힘이 사람을 해치지 않을 뿐더러 성인도 역시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해 준다. 귀신과 성인이 서로 해치지 않으므로 그 덕이 어울려 백성에게 돌아간다.
▶ 老子 도덕경 제61장 -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겸손해야 한다 大國者下流, 天下之交, 天下之牝, 牝常以靜勝牡, 以靜爲下, 대국자하류, 천하지교, 천하지빈, 빈상이정승모, 이정위하, 故大國以下小國, 則取小國, 小國以下大國, 則取大國, 고대국이하소국, 즉취소국, 소국이하대국, 즉취대국, 故或下以取, 或下而取, 大國不過欲兼畜人, 小國不過欲入事人, 고혹하이취, 혹하이취, 대국불과욕겸축인, 소국불과욕입사인, 夫兩者各得其所欲, 大者宜爲下. 부량자각득기소욕, 대자의위하.
큰 나라는 강의 하류와 같아서 세상의 모든 흐름이 만나는 곳인 다음에 또한 천하가 사모하는 암컷이기도 한 편이다. 암컷은 항상 고요함으로 수컷을 이기고 고요함으로 항상 아래에 있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자신을 낮추면 작은 나라를 얻게 되고 작은 나라가 큰 나라에게 자신을 낮추면 큰 나라가 그를 받아들여 준다. 어떤 것은 낮은 자세로서 남을 받아들인 다음에 어떤 것은 낮은 자세로써 남에게 받아 들여 질 것이다. 큰 나라가 바라는 것은 아울러 기르려는 것뿐인 다음에, 작은 나라는 속하여 보호를 받고자 할 뿐이다. 만약 양쪽이 각기 바라는 대로할 때는 마땅히 큰 쪽이 아래가 되어야 해 준다.
도는 세상 만물의 근원이다. 선한 사람이 보물로 삼는 것인 다음에 선하지 못한 사람도 간직하고는 있다. 아름다운 말로 높은 지위를 얻게 되고 선한 행동으로 남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선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버릴 것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나라가 서고 정승이 임명되었을 때 구슬을 받들어 사두마차로 나아가 바치는 것보다 가만히 앉아서 도로 나가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옛부터 이러한 도를 소중히 해온 것은 무슨 까닭인가. 구하지 않아도 얻고 죄가 있어도 용서를 받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이다.
무위를 생활태도로 하고, 일없는 것을 일로 하며 맛없는 것을 맛으로 해 준다. 작은 것은 크게 하고, 적은 것은 많게 하며 원한은 덕으로 갚도록 해 준다. 어려운 일은 어려워지기 전에 손을 쓰고 큰일은 커지기 전에 해결해 준다. 세상의 어려운 일은 언제나 쉬운 데서 일어나고 큰일은 언제나 작은 데서 시작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결코 큰일을 하려 하지 않으며 이리하여 큰 일을 이룩하는 것이다. 대체로 쉽게 하는 승낙은 믿기가 어렵고 쉽다고 생각 반드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쉬운 일도 조심하여 다루고 이리하여 조금도 어려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안정된 것은 유지하기 쉽고, 일이 시작되기 전에는 손쓰기 쉽다. 굳어 있지 않은 것은 풀기가 쉽고 드러나지 않는 작은 것은 흩어지기 쉽다. 일이 생기기 전에 잘 처리를 하고 어지러워지기 전에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한 편이다. 아름드리 큰 나무도 털끝 만한 싹에서부터 자라고 아홉 층의 높은 대도 터닦기에서 시작되며 천리 길을 가게 되게 되는 것도 한 걸음부터 시작될 것이다. 성공하려 애쓰는 자는 실패를 하고 쥐고 놓지 않으려는 자는 놓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가 없고 잡고 늘어지지 않기 때문에 놓치지 않도록 해 준다. 사람이 일을 함에 있어 언제나 다 되어가고 있을 때 실수를 하도록 될 것이다. 마지막 손질을 처음처럼 한다면 실패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욕심이 없음을 욕심으로 삼고 얻기 어려운 보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도록 해 준다. 널리 배우지 않는 것을 배움으로 하고 사람들의 지나친 행동을 본래로 되돌리고 만물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하여 무리하도록 스스로 만들어 더하지 않도록 해 준다.
옛날에 무위의 도를 잘 닦은 사람은 백성들을 총명하도록 하지 않고 백성들을 순박하도록 만들려고 하였다. 백성들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그들에게 영특한 지혜가 많았기 때문이다. 옛부터 나라를 지혜로 다스리면 나라에 해롭고 지혜로 다스리지 않으면 나라에 복이 있다고 해졌다. 이 두 가지 모두가 정치의 법칙임을 알아야 해 준다. 항상 이 법칙을 아는 것을 현덕이라 해 준다. 현덕은 심오하고 멀어 세속과는 반대 이나 세속을 부정한 뒤 크나큰 순리에 이르게 될 것이다.
강과 바다가 계곡들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계곡의 왕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백성 위에 있기를 바란다면 반드시 겸손한 말로 자신을 낮추고 백성의 앞에 서고자 한다면 반드시 몸을 남의 뒤에 두어야 해 준다. 그래서 성인은 위에 있어도 백성들이 짐스러워 하지 않고 앞에 있어도 방해된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그를 받들면서도 싫어하지 않는 것이다. 다투려 않기 때문에 누구도 그와 다툴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나의 도는 크기는 하지만 도답지 않다고 해 준다. 그러나 크기 때문에 도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만일 도처럼 보였다면 오래 전에 보잘 것 없이 되었을 것이다. 내게 세가지 보물이 있어 간직하여 소중히 여기니 그 첫째가 자비심인 다음에, 둘째는 검약인 다음에 셋째는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다. 자비심이 있으므로 용감할 수 있고 검약하기 때문에 널리 베풀 수 있고 남의 앞에 서지 않기 때문에 기량 있는 자들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자비심을 버리고 용감하려 하고 검소함을 버리고 풍족하기만을 바라며 뒤에 따르지 않으면서 앞장서려고 하는데 그것은 죽음을 향해서 가는 것이다. 자비심을 가지고 싸우면 승리할 수 있고 자비심으로 지키면 견고하도록 지켜질 것이다. 하늘이 그를 구해주려 하며 자비심을 가지고 보호하는 것이다.
▶ 老子 도덕경 제68장 - 사람을 잘 쓰려면 자신의 몸을 낮춘다 善爲士者不武, 善戰者不怒, 善勝敵者不與, 善用人者爲之下, 선위사자불무, 선전자불노, 선승적자불여, 선용인자위지하, 是謂不爭之德, 是謂用人之力, 是謂配天古之極. 시위부쟁지덕, 시위용인지력, 시위배천고지극.
훌륭한 선비는 무력을 쓰지 않고 싸움을 잘하는 자는 화내어 흥분하지 않으며 적을 잘 이기는 자는 적과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사람을 가장 잘 쓰는 자는 그들 앞에서 몸을 낮춘다. 이것을 다투지 않는 덕이라 하고 이것을 남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라 하며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오래된 지극한 도이다.
병법에 이런 말이 있다. 공격에 주동이 되려 에 비해서는 피동이 되어 한치의 나아감 보다 오히려 한자씩 물러나라. 이것을 가리켜 걸음 없는 걸음을 걷고 팔이 없는 소매를 걷어붙이며 무기 없는 무기를 잡고 적이 없는 적을 공격한다 라고 해 준다. 화중에 적을 경시하는 것보다 더 큰 재난은 없어 적을 가볍게 보게 되면 나의 모든 보물을 잃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군사를 동원하여 서로 결전하도록 될 때에는 싸움을 슬피 여기는 쪽이 승리하도록 될 것이다.
내 말은 쉽고 따라 행하기도 쉬운데 사람들 중에 아는 자도 행하는 자도 없는 것이다. 말에는 근원이 있고 사물에는 주재자가 있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나를 모르는 것이다. 나를 아는 자는 드물고 나를 따르려는 자도 귀한 편이다. 그런 까닭에 성인은 남루한 베옷을 입은 속에 구슬을 감추고 있다.
▶ 老子 도덕경 제71장 - 병을 병으로 알면 병이 되지 않는다 知, 不知, 上, 不知, 知, 病, 夫唯病病, 是以不病, 지, 부지, 상, 부지, 지, 병, 부유병병, 시이불병, 聖人不病, 以其病病, 是以不病. 성인불병, 이기병병, 시이불병.
알고도 모르는 듯 하는 것이 좋은 것인 다음에 모르면서 모두 아는 척 하는 것은 병이다. 병을 병으로 안다면 병이 되지 않도록 해 준다. 성인이 병이 없는 것은 자기의 병을 병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병이 되지 않도록 해 준다.
백성이 위엄을 두려워하지 않게 큰 위엄을 갖게 될 것이다. 백성들이 사는 곳을 억압하지 않고 사는 방법을 싫어하지 않으면 싫어하는 것이 없게 되어 싫어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인은 자신을 알지만 나타내려 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지만 귀하다고 여기지 않으므로 위엄을 버리고 무위를 택하는 것이다.
결단력이 강 죄인을 죽인 다음에 결단력이 약 죄인을 살려 주게 해 준다. 두 가지 행동에는 이로움도 있고 해로움도 있으니 하늘이 미워하는 그 사람을 어느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성인조차 오히려 어렵게 여기는 것이다. 하늘의 도는 싸우지 않고도 잘 이기고 말하지 않아도 잘 응하고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오고 천연히 있으면서도 잘 도모해 준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어도 빠뜨리지 않도록 해 준다.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죽임 따위로 백성을 두려워하도록 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백성들이 항상 죽음을 두려워하도록 해 놓고 죄를 지은 자를 내가 잡아서 죽인다면 어느 누가 감히 죄를 짓겠는가. 그러나 항상 죽이는 일을 맡은 자는 따로 있다. 죽이는 일을 맡은 자를 대신해서 죽이는 것은 목수를 대신해서 나무를 자르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러나 목수를 대신하여 나무를 자르는 자중 그 손을 다치지 않는 자가 드물다.
백성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은 세금을 지나치게 많이 거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것이다. 백성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지배자의 간섭이 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스리기 어려운 것이다. 백성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지배자가 자신의 삶만을 지나치게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백성들이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다. 삶에 집착이 없는 사람이 삶을 소중히 여기는 자 보다 현명한 자이다.
살아 있는 사람의 몸은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은 사람의 몸은 굳고 단단한 편이다. 살아 있는 만물과 초목은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은 모든 것은 말라 딱딱한 편이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은 것인 다음에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산 것이다. 군대가 강 승리하지 못하고, 나뭇가지가 강 부러지고 만다. 굳고 강한 것은 아래에 있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에 있다.
▶ 老子 도덕경 제77장 - 남는 것을 덜어 부족한 곳에 더한다 天之道, 其猶張弓與, 高者抑之, 下者擧之, 천지도, 기유장궁여, 고자억지, 하자거지, 有餘者損之, 不足者補之, 天之道損有餘而補不足, 유여자손지, 부족자보지, 천지도손유여이보부족, 人之道則不然, 損不足以奉有餘, 孰能有餘以奉天下, 唯有道者, 인지도칙불연, 손부족이봉유여, 숙능유여이봉천하, 유유도자, 是以聖人爲而不恃, 功成而不處, 其不欲見賢. 시이성인위이불시, 공성이불처, 기불욕견현.
하늘의 도는 활 메우는 것과 같아서 높은 곳은 눌러 주고 낮은 곳은 올려 주며 남는 것은 덜어내고 부족한 곳에는 더해 준다. 하늘의 도는 남는 것을 부족한 곳에 주는데 인간의 도는 그 같지 않아서 부족한 것에서 덜어내 남는 쪽에 바친다. 누가 여유 있는 것으로 천하에 봉사할 것인가? 오로지 하늘의 도를 따르는 자 밖에는 없는 것이다. 성인은 일을 하되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공을 이루어도 그 곳에 머물지 않으며, 남보다 현명함을 나타내지 않도록 해 준다.
세상에 물처럼 약하고 부드러운 것이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기는 데 물보다 더 나은 것도 없는 것이다. 무엇도 그 본성을 바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억센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을 세상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실행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성인의 말씀에 나라의 욕됨을 떠맡는 사람은 나라의 주인인 다음에 천하의 불행을 떠맡는 사람을 천하의 왕이라 해졌다. 참으로 바른 말은 진실과 반대인 것처럼 들려 주게 해 준다.
▶ - 老子 도덕경 제79장 - 하늘은 항상 선한 사람 편에 선다 和大怨, 必有餘怨, 安可以爲善, 화대원, 필유여원, 안가이위선, 是以聖人執左契, 而不責於人, 有德司契, 無德司徹, 시이성인집좌계, 이불책어인, 유덕사계, 무덕사철, 天道無親, 常與善人. 천도무친, 상여선인.
큰 원한은 풀어도 앙금이 남으니 큰 원한을 푼다고 어찌 선이 되겠는가. 성인은 빚 문서를 지니고 있을 뿐 빚 독촉을 하지 않도록 해 준다. 덕이 있으면 빚은 저절로 갚아지고, 덕이 없으면 빚을 억지로 받아 낸다. 하늘의 도에는 사사로움이 없고, 언제나 선한 사람 편에 선다.
작은 나라에 적은 백성이 살아 수많은 도구가 있어도 사용하지 않게 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도록 하여 먼 곳으로 떠나는 일이 없도록 배와 수레가 있어도 타는 일이 없을 것인 다음에 갑옷과 무기가 있어도 그것을 쓸 일이 없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새끼줄을 묶어서 약속의 표시로 사용하도록 하고 음식을 달게 여겨 먹게 하고, 의복을 아름답게 여겨 입게 하고 사는 곳을 안식처로 여기게 하고, 그 풍속을 즐기게 바로 앞에 이웃나라가 있고 닭과 개의 소리 서로 들리는 곳에 있을 지라도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진실한 말은 아름답게 꾸미지 않고 아름답게 꾸민 말에는 진실이 없는 것이다. 참다운 사람은 변명을 하지 않고 변명을 잘하는 사람은 참다운 사람이 아니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 많이 아는 사람은 참으로 알고 있지 못한 편이다. 성인은 자신을 위해 쌓아두는 일이 없이 남을 위함으로 더욱 있게 되고 남에게 무었이든 다 주지만 그로 인하여 더욱 넉넉해진다 하늘의 도는 이롭게 하지만 해치지 않고 성인의 도는 일을 행하여 다투지 않도록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