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중대형기 도입 공식화…"유럽·북미 취항"
에어프레미아, 연내 중대형기 2~3대 추가 도입 추진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후 슬롯·운수권 재분배 대비
"LCC, 중장거리 노선 취항 능력 없다는 건 어불성설"
저비용항공사들의 항공기 모습.(사진=이데일리 DB)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형항공사(FSC)가 점유해온 ‘알짜’ 노선을 두고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LCC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합병) 조건으로 내세운 독점 노선 슬롯과 운수권 재분배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잇따라 내비치고 있다.
재분배 슬롯·운수권 중장거리 노선 대다수 차지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런던, 파리, 스페인 등 주요 유럽 노선과 로스앤젤로스(LA), 뉴욕 같은 북미까지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기 도입을 공식화했다. 먼저 내달 중대형 항공기 A330-300기종 1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순차적으로 총 3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의 기존 여객기는 최대 189명까지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최대 5시간까지 비행할 수 있어 중단거리 노선에 최적화돼 있다. 그러나 도입을 예고한 A330-300 기종은 300명이 넘는 인원을 태우고 최대 10시간, 중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중대형 항공기를 통해 오는 3월 국내선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키르기스스탄 등 중장거리 노선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이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통한 중장거리 노선 취항을 계획한 이유는 최근 공정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으로 알짜 노선 슬롯과 운수권 재분배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재분배할 노선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인천-LA·뉴욕·시애틀·바르셀로나·시드니 등 10개 노선이 대상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따라 재분배되는 슬롯과 운수권은 중장거리 노선이 대다수를 차지할 전망이다.
“리스 방식으로 중대형기 도입 가능”
업계에서는 알짜 노선 슬롯과 운수권을 재분배할 경우 외국항공사들만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해왔다. LCC들의 중장거리 운항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LCC가 중대형기 도입과 중장거리 노선 취항 의지를 보이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티웨이항공에 이어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도 중장거리 노선을 취항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309석 규모의 보잉 787-9를 도입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 인천-LA 노선도 취항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올해 안에 중대형 항공기 2~3대를 추가 도입해 노선 범위도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재분배되는 슬롯과 운수권이 발표되면 적극적으로 중장거리 노선 취항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LCC 업계 1위 제주항공도 코로나19 확산으로 당장 중대형기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추후 재분배될 슬롯과 운수권 확보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신생 LCC들과 재개를 꿈꾸는 이스타항공도 중장거리 노선 취항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LCC 대부분이 항공기를 리스하는 방식이라서 중대형기 도입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며 “LCC가 중장거리 노선 취항 능력이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로 당장 중대형기 도입이 어려운 곳도 있겠지만 정상화될 경우 포스트 코로나대비 차원에서 중장거리 노선 취항은 고려해볼 사항”이라며 “LCC가 중장거리 노선을 취항하게 되면 경쟁이 치열해져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후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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