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춘분치성 태을도인 도훈
못될 일 되게 하소
2021. 3. 20 (음 2. 8)
안녕하십니까? 태을도인 새달입니다. 오늘은 춘분이고요, 오랜만에 비가 내렸습니다. 봄 가뭄이 심해서 이번 비로 해갈이 어느 정도 되기를 바랐는데, 빗발이 벌써 수그러들어서 좀 아쉽습니다. 그 대신 오늘 바깥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다행이겠네요. 신축년이 시작하는 연초, 새해 덕담으로 “복많이 받으소~!”라며 ‘~소’로 마무리하는 덕담들을 주고받으며 재미있어했습니다. 오늘 저의 도훈도 소의 해인 신축년에 맞추어, ‘못될 일 되게 하소’로 해보겠습니다.
경자생인 저는 작년에 환갑을 지내고 신축년에 접어들어 지금 우리 나이로 62세가 되었습니다. 그때그때 임시라 해도 학교 강사를 하고 있으니, 저도 내년 2월로 정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유시유종을 하고 싶은데, 요즘 학교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이해찬 교육부 장관의 교육정책 이후, 교권은 계속 위협받아왔고, 교사의 나이는 이전처럼 현장경력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시대에 뒤처져 환영받지 못하는 꼰대의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차근차근 스마트화가 진행되며 계속해서 변모하는 교육환경으로 해서 적응하기가 나날이 어려워져가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원격수업 화상수업은 나이 많은 교사에게는 아마도 넘기 힘든 벽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떠올리는 증산상제님 말씀이 있습니다.
@ 모든 일을 알기만 하고 변통을 못하면 모르는 것만 같이 못하나니, 될 일을 못되게 하고 못될 일을 되게 하여야 하느니라. 손빈의 재조는 방연으로 하여금 모지마릉(暮至馬陵)하게 함에 있고, 제갈량의 재조는 조조로 하여금 화용도에서 만나게 함에 있었느니라. (「대순전경」 p331)
알기만 하고 현실에서 사용하지 못하면 소용없다는 말씀인데, 모르면 배워서라도 해내야 하는 것이 천하사 일꾼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게 요즘의 제 생각입니다. 박람박식이 무섭다는 상제님 말씀도 있지요. ‘배워서 남 주나’라는 속언도 있습니다. 매번 새로운 학교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임시직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몸에 배었나 봅니다.
우리가 처음 증산상제님 고수부님 만났을 때, 두 분의 말씀을 제대로 알아듣기나 했나요. 특히나 전 감이 느려서, 신앙 초기에 도통 무슨 의미인지 천지부모님 말씀은 이해할 수 없는 것 천지였습니다. 주변의 신앙선배들에게 물어보면 자칫 사제교리 만든다며, 답을 해주기는커녕 질문 자체를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 그 단계는 넘어섰지만, 아직도 세상이 알아봐주지 않는 상제님신앙을 지금껏 해오고 있는 제가 스스로 대견할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렇게 스스로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미 난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못될 일을 되게 하는 중이라고요.
4월 중순부터 기간제로 근처 초등학교에 나가게 되었는데요, 이제는 원격수업 영상도 제가 직접 제작해야 합니다. 지난 학교에서는 3명 공동작업이어서, 보내주는 자료를 이어붙여 올리기만 하면 됐었는데, 이젠 적당한 자료를 스스로 찾고 편집해 동영상을 제작하는 작업을 직접 해야 합니다.
하면 되지요. 비록 젊은 사람이 아니라서 감각은 많이 떨어지겠지만, 남들도 다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저는 인류의 미래를 준비하는 천하사 일꾼이지 않습니까? 이 정도 일은 당연한 듯이 해내야겠지요.
지금까지 외롭게 상제님신앙을 해오면서 천하사의 길을 묵묵히 걷고 계신 분들께, 특히 힘들게 신앙해오신 우리 태을도인들께, 우리는 이미 ‘될 일을 못되게 하고 못될 일을 되게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힘내세요. 우린 결국 천지부모님이 저 끝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그 한 길에서 다 만날 것입니다. 기쁘고 반갑게요.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내는 중입니다. 어느 곳에 있든 우리는 천지부모님의 자식들입니다. 늘 격려하며 응원하며, 천지에서 우리에게 주어졌지만, 또한 우리 스스로가 기꺼이 선택한 이 길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멀리 계시든 가까이 계시든 함께 가십시다. 사랑합니다!
첫댓글 물질만능의 시대에,
증산과 고판례를 하느님으로, 천지부모님으로 받들며
급살병과 후천개벽을 준비하는 우리들은
이미 가능과 불가능을 넘나들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증산신앙을 해오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와 격려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를 포함해서요.
증산상제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시어일심 종어일심하라. 일심이면 못이룰 일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시며, "내가 비록 서촉에 멀리 떨어져 있을지라도 일심 가진 자는 반듯이 찾을 것이니라."고 약속하셨습니다. 일심은 자신의 무한능력을 발휘하게 하여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