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일류 문화 국가 창조의 중심 신동명천제단 카페지기 대조영입니다. 이번 주간 훈화는 <평범한 것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됩시다> 입니다.
손때 묻은 품목들을 정말 정답고 소중하게 느끼게 되는 순간은 그것을 잃은 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잃은 후 뒤늦게 후회합니다. 사랑도, 일터도, 우정도, 사는 것이 모두 그렇습니다. 그래서 선배들은 말합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라고. 동굴에 갇혔을 때는 작은 불씨 하나가 그렇게 절실할 수가 없습니다. 사막에서는 한 컵의 물에 목말라합니다. 평소에 있으나마나하게 느꼈던 친구를, 뒤늦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찾았으나 없다는 것을 확인할 때 그 허전함을 여러분은 느껴 보셨습니까?
프랑스의 어느 작은 항구에서 슐레밀이라는 이름의 사람이 회색 외투를 입은 사내를 만났는데 그 사내는 작은 주머니에서 쌍안경과 양탄자와 승마용 말을 꺼내는 마술을 보인 후 슐레밀에게 달콤한 목소리로, 그림자를 넘겨 주면 마법의 주머니를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사내는 악마였습니다. 악마는 마법의 주머니를 흔들어 보이며 슐레밀을 유혹했습니다. 슐레밀은 사람에게 그림자가 꼭 필요하냐며 수락했습니다. 악마는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슐레밀의 그림자를 둘둘 말아들고 바람처럼 사라졌습니다.
슐레밀이 자신이 횡재가 아니라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을 안 것은 숙소로 돌아가던 때였습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림자 없는 슐레밀을 보고 놀라면서 조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크게 후회했던 것은 마법의 주머니를 이용해 미녀들로부터 사랑을 얻었지만 곧 '그림자 없는 존재의 비밀'이 탄로났기 때문입니다. 항상 있었던 그림자가 그렇게 소중한 것인지를 슐레밀은 진작 몰랐습니다. 그는 절망했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참혹한 순간은 절망해도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을 확인한 순간이 아니겠습니까?
두문불출하며 40자루의 양초를 방 안에 켜 놓고 지냈지만 슐레밀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탄식했습니다. 그러다가 슐레밀은 그림자야말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깨닫고 악마를 찾아가 그림자를 돌려 달라며 비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악마는 갖은 수단을 동원해 영혼을 넘겨 주면 그림자를 돌려 주겠다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슐레밀은 더 이상 악마의 노리개가 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는 마법의 주머니를 내던진 후 악마 앞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광산에서 고된 노동을 하며 고뇌에서 자유를 얻으려 노력했습니다. 나중에 슐레밀은 친구들에게 사람들과 함께 살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그림자를 사랑하라, 그 다음에 돈이나 미녀를 사랑하라, 소중한 것은 언제나 너희 곁에 있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프랑스의 과학자이자 소설가인 야달베르트 폰 사빗소(Chamisso, Adalbert von)의 <그림자를 판 페터 슐레밀{원제 : 페터 슐레밀의 환상적인 이야기(Pefer Schlemihls wundersame Geschichte}>란 소설의 줄거리입니다.
회원 여러분, 소중한 것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평범한 것에서 소중한 가치를 바라보고 귀하게 여기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인생의 보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흔하다고 무시하는 사람. 그 사람은 현실의 슐레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