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농협중앙회를 퇴직할 때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읽었던 '퇴직송별사'입니다. 함께 뛰던 경기장에서 응원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전 인재개발원 원장 장 석춘 1972년 3월 28일, 지금 농업박물관 자리인 본관에서 회장님으로부터 사령장을 받고, 한강로지점에 신규 입사 후, 태릉, 종로, 거창, 강진, 금융부, 신탁증권부, 안성교육원, 양곡부, 교육개혁단, 강원연수원, 공제부, 공제교육원, 고객지원센터,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중앙교육원 그리고 인재개발원… 내 인생의 전부였던 농협을, 이제 떠납니다.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 입사 시험 면접 때, 지방출신이 왜 서울지구로 지망했느냐는 질문에, 합격하고 싶은 생각에 얼떨결에, "서울에서 좀 더 공부를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농업 농촌을 위해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답변한 것을, 지금까지 조직에 대한 약속으로 생각하고, 잊지 않고 살아 왔습니다. 지나고 보니까, 저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후배 직원 분들께 힘들게 해서 죄송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항상 하느님과 회장님께서 제 머리 뒤에서 지켜보고 계신다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만, 원래 저 자신이 덕이 부족한 사람이고, 그냥, 저 사람도 농업 농촌에 도움이 되는 농협 만들어보려고 설쳐 댔을 거라고 생각하시고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5일, 원당 인재개발원에서 교육중인 5급 신입직원들에게, 농협직원으로서의 마지막 강의를 하면서, 우리 농협에 요즘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전 농협인이 하나되어, 반드시 슬기롭게 이겨낼 것이라고 격려를 하였습니다.
모두가 힘들 때 떠나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행복했습니다. '88년부터 포철· 한전 국민주를 보급했던 국민주사업단 창설멤버들, '92년부터 2년간 안성교육원에서 함께 했던 얼씨구패 동지들, 미곡종합처리장이 대대적으로 만들어지고, '94년부터 농협쌀 소비지 유통망을 개척할 때 함께 했던 양곡부 직원들, 2002년, 공주교육원이 매각 진행중에, 공제교육원으로의 전환을 건의해서, 매각이 보류된 후, 함께 했던 공주 보험교육원 초창기 교직원들, 2004년, 용산에 통합콜센터를 설치할 때, 함께 했던 동료들, 2006년 2월 22일, 발령 후 1달만에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을 개원했던 동료들, 작년에는, 전국의 교육원들이 하나 되어, 농협의 신뢰 회복을 위한 윤리경영교육, 농협인의 자긍심과 정체성 고취를 위한 협동조합이념교육, 조합과 중앙회가 하나 되기 위한 상생교육, 또 4/4분기에는 사업 분리 이해교육을, 열심히 했던 인재개발원과 전국의 교육동지들, 저는 떠나도, 여러분과 함께했던 소중하고 행복했던 날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작년은, 참으로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어려운 때 일수록 '역지사지'를 되새겼으면 합니다. 직원과 경영진이, 본부부서와 일선현장이, 조합과 중앙회가, 조합원과 농협이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보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기입니다.
이제, 여러분과 함께 뛰던 경기장에서, 농협 유니폼을 벗고, 응원석으로 자리를 옮기려합니다. 이제부터 농협응원단이 되어, 목이 터져라 응원하겠습니다. 지난 12월에 만들었던 사업구조개편 이해 교육자료, '이제는 우리 하나 될 때'의 마지막 내용인, '좋은 농협, 강한 농협을 넘어, 농업인들로부터 사랑 받고,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위대한 농협'을, 남은 여러분께서 기필코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0. 1. 21. 본부 대강당) |
출처: 행복코리아 장석춘 원문보기 글쓴이: 행복코리아장석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