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머리말
1장 플라세보 효과: 플라세보 효과는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하는가?
2장 의학의 과학성 또는 비과학성: 무엇이 좋은 근거인가?
편향을 최소화하는 최선책|재현성 부족|해결책|수술은 어떻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까?
3장 완벽한 플라세보: 무엇이 좋은 플라세보인가?
많을수록 좋다|내리막 효과|절개 수술에서 더 커진 플라세보 효과|치료 환경
4장 플라세보 시험대에 오른 수술: 플라세보 수술을 이용한 연구 사례
50년대 스타일의 협심증 수술|파킨슨병 수술|메니에르병 수술|편두통 수술|관절염의 무릎 관절경 수술|손상된 반달연골의 무릎 관절경 수술|고주파열치료술|테니스엘보 수술|경피적 척추성형술|고혈압 수술
5장 폐품이 된 수술들: 유효성 결여로 자취를 감춘 수술들
사혈|근치적 유방절제술|전두엽 절제술|두개 외·내동맥 우회술|추벽 증후군
6장 플라세보 수술의 현주소: 효과가 의심스러운 수술들
척추유합술|다발성경화증 수술|자궁절제술|제왕절개술|무릎 관절경 수술|충수염|관상동맥 스텐트 시술|하대정맥 필터 삽입술|어깨충돌증후군을 위한 수술|부유 신장|건 파열|장 유착에 대한 복강경 수술|골절 수술|로봇의 침입|의료 행위의 차이
7장 여전히 수술을 하는 이유: 효과 없는 수술을 고집하는 까닭
인간의 본성|타성과 행동 강박|이름표의 필요성|경제적 이익|수술 치료에서 임상 시험을 망설이는 이유|수술 근거의 ‘불안정한 삼각대’|윤리적 이중 잣대|과학에서의 편향
8장 수술이 플라세보 효과라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을까?: 플라세보 효과 이용에 반대하는 사례
무엇이 문제인가?|우리가 잘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9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환자, 의사, 연구자, 후원자, 사회가 할 일
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의사가 할 수 있는 일|연구자가 할 수 있는 일|후원자가 할 수 있는 일|사회가 할 수 있는 일
스스로 낫는 몸 vs 스스로 나았다고 믿어버리는 마음
플라세보 효과를 검증하다
저자인 이안 해리스는 부러진 뼈를 원래 상태로 붙이는 것에 매료되어 골절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골절 전문의인 그는 골절 환자에게 수술 받지 말라고 충고할 때가 많다. 그리고 그는 고백한다. 우리 몸은 기계가 아니므로 ‘고장이 났으면 고쳐야 한다’는 생각은 물건에는 통하지만 생명체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다고 말이다. 그리고 덧붙이는 작은 비밀은, 사실 골절 전문의는 뼈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히 치유되도록 도울 뿐이라는 것이다. 이는 살을 베었을 때와 유사한데, 베인 상처를 치료할 때 꿰매는 이유는 벌어진 피부를 붙여서 흉터를 줄이기 위해서일 뿐 사실 뼈와 살은 자연히 낫는다고 한다.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술이 플라세보 효과에 기대온 측면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게 있다. ‘플라세보’와 ‘플라세보 효과’는 무엇이 다를까? 흔히 설탕으로 만든 위약을 효과가 있다고 속이는 것을 플라세보라 일컫는다. 즉 플라세보는 ‘효과가 없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플라세보 효과는 환자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 믿고, 이러한 심리적·인지적 기제를 바탕으로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플라세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완벽한 플라세보가 필요하다. 즉 투여하는 알약이 많을수록, 치료 비용이 비쌀수록, 치료의 대상 부위가 크거나 넓을수록 플라세보 효과는 커진다. 수술은 그야말로 플라세보 효과에 최적화 되어 있다. 수술에는 많은 의료진이 투입되며 대체로 가격이 비싸고, 마취나 절개와 같이 치료 부위가 넓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