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2국 다녀왔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해외여행을 기획하고 샐행에 옮겨진 것입니다.
모두투어의 페키지 여행
5월 16일11시 출발 티 웨이 항공505편
우리의 출발이 티 웨이 항공의 첫 비행이랍니다.
인천공항 출발 전에도 티웨이항공사의 첫 비행의 축하행사가 있었는데 급유차 잠시 머문 작은 비슈케크 공항에서는
성대한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습니다.
전통의상의 몇몇 사람들이 승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빨간 하트모양의 묵걸이를 일일이 걸어주기도 하고
그곳 시장의 환영사에 이어 음악 연주와 음식 제공 등
탑승객 400여 명이 몰려 시식하는 통에 나는 동글동글한 방울빵 몇 개 먹었습니다. 우리나라 술빵처럼 담백해서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여러가지 음식과 식혜 비슷한 음료가 나왔는데 먹어보지 못해서 아쉬었지만 이런 행사는 아무나 참석할 수 없는 것이어서 새로운 볼거리였다 할까요?
하여튼 새 비행기로 새사람들과 새곳을 관광한다는 의미가 컸습니다.
제1일
17시간 훌쩍 넘는 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먹고 자고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 도착,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호텔로 직행, 투숙
4성급이라는데 호텔 PHOENIX에 도착하고 보니 어둠이 짙은 속에 불꺼진 빌딩이 눈 앞을 가로막은 호텔 주차장이었습니다. 귀곡산장에 온 듯 잠시 웅성거릴 정도로 심란한 도착의 첫 느낌이었습니다.
호텔 안도 역시 희미한 전구 비좁은 욕실에 한심해 했지만 푹신한 침대 하나는 그래도 괜찮은 편,
이곳의 호텔은 한국과는 달리 이동하다가 자고 가는 개념이라 시설이 모두 그렇고 그렇다는 가이드의 소개로 이해합니다.
해도
방안의 전구는 모두 방울만 한 취침용으로 되어 있어 너무 답답함을 금치 못했습니다.
제 2일
어젯밤의 인식과 반전 된 하루였습니다.
아, 잘 왔다. 잘 왔다. 되뇌면서.....
이번 여행을 계획하면서 여행객들이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손꼽은 그곳,
라스토케 마을과 프리트비체국립공원 관광입니다.
라스토케마을은
맑은 물이 폭포가 되어 마을과 집들 사이로 흘러내리는 곳인데 시원한 물의 량이나 깨끗함과 자연들과의 어울어짐이
동화 속의 요정들이 살고 있는 마을인 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머금고 카페에서 혹은 골목을 거닐며 며칠이든 더 머물고 싶은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리스토케를 마을에서 얼마동안? 버스를 탔는지 기억에 없습니다.
길지 않았고 아마 3~40분 정도 달렸을 것 같은데 국립공원 플리트비체가 있었습니다.
19개의 호수와 90여 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는 어머어마한 국립공원이기도 한데 코로아티아 관광 No. 1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면적이 작으만치 여의도의 100배나 되는 약 19.5헥타르 라고 하는데 관광객이 볼 수 있는 곳은 나무로 만든 인도교가 개을과 호수 위를 낮게 지나도록 만들어진 산책로로 4시간 코스와 2시간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2시간 코스로, 그러니까 반쪽만 걷고 산으로 돌아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광대하기도 하지만 울창한 숲 가운데 펼쳐지는 에매랄드 빛 호수는 찬탄을 금하지 못할 지경으로 아름답더이다.
둘레에 나무로 데크를 만들어 사람들이 오고 가는데 얼마나 엄격하게 관리하는지 누구도 발 하나 담그는 자가 없을 정도로 물에는 티끌 하나 떠다니지 않고
물 속에 손을 넣으면 푸른 빛으로 물들 것 같은 옥빛 물결이 발 아래서 넘실거립니다.
왜, 어쩌면 물이 그렇게 진한 옥빛일까요?
영화 <아바타>의 몽환적 배경의 모티브가 되었다던가?
영화를 본 사람들은 더더욱 열광하더이다.
이날 점심은 신선한 송어를 그릴에 구운 것, 기분이 업 되어선지 화이트와인 한 잔의 맛이 더 기억됩니다.
3일.
어젯밤 묵은 PANORAMA호텔도 별 4개짜리라는데 역시 어둡고 샤워장은 몸을 돌리기조차 거북할 정도로 비좁았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트로기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합니다.
성 로렌스 성당이며 시피고 궁전과 카메르렝고 요새 관광이 오전에 , 오후에는 발칸지역 로만 유적 중 가장 뛰어난 보존상태를 자랑하는 <스플리트> 관광입니다.
로마 황제의 초호화 궁전인 디오클러시안 궁전은 동서남북 4대 문이 있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동문은 은으로 서문은 철로, 남문은 청동으로, 그리고 북문은 황금으로 만들었으며 디오클레누스 황제가 노후를 보낸 유적이라니 놀랍기 그지 없습니다. 유구한 역사가 보존되어 있는 곳, 지금은 레스토랑과 상점과 주거지가 혼용되어 있어 관광객이 몰리기도 하지만 이곳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밀착된 공간이 되어 있습
다.
나도 사람들에 섞여 노천 카페에서 커피와 음료를 마시며 그곳의 분위기에 젖어봅니다.
방향감각은
여전히 둔해서 북문인지 남문 앞인지 헷갈립니다만, 그레고리 대주교의 동상이 우뚝하게 서있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종교지도자이며 나아가 코로아티아 말로 성서를 읽기 위해 투쟁하고, 어학사전을 만든 훌륭한 그레고리 대주교는 이곳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인물이라 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세종대왕 같은 분?
동상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차례를 기다려 사진을 찍습니다.
청동상인 것 같은데 유난하게 검은 칠을 한 것처럼 시꺼멓게 위용을 자랑하는 대주교의 한 손에는 책이 들려 있습니다만 그의 한쪽 엄지 발가락은 반들반들 하얗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의 엄지 발가락을 만지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사람들은 모두 그의 발등을 쓰다듬으며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입니다.
소원을 빌기 위한 사람들,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넘쳐나서 내 차례는 쉬이 오지 않습니다.
가까스로 동생만 한 컷, 찰칵, 성질 급한 나는 그대로 패스!
동생은 무엇을 빌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