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해에서 구조된 행복이를 임보맘인 보리언니 댁에 데려다주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행복이 사연을 아시나요? 행복이는 김해 상방동이라는 곳의 한 아파트 뒷쪽 공원에 나일론 빨랫줄로 난간에 묶여 있었던 강아지였습니다.
공원이라 이사람 저사람이 찝쩍거리고 가면서 이 딱한 강아지를 거두어주질 않았었지요. 그날은 유난히 더웠고 지열만으로도 헉헉거리고 있었답니다.
그랬던 행복이를 이쁜쫑이님이 발견하였습니다. 털은 떡이져서 뭉쳐있었고 냄새도 많이 나고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먹을걸 주면 헐레벌떡 받아먹던 행복이. 그런 행복이가 인적이 드문 밤의 공원에서 혹시 나쁜일이라도 생길까봐 불안한 마음에 일단 구조해서 동물병원에 맡겨놓았습니다.
당시 행복이는 아주 작은 강아지는 아니었는데 떡이진 털을 다 깎아놓고 체중을 재어보니 불과 4.5kg 밖에 안나갈 정도로 앙상하게 깡말랐고 눈빛은 많이 슬퍼보였습니다.
구조 후 떡진 털을 밀고 검진을 받던 행복이
행복이는 떠돌이 유기견이었지만 사람을 잘 따르는 무척 순한 강아지였습니다. 하지만 검진결과 안타깝게도 이 녀석이 심장사상충에 걸렸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최초 구조자인 이쁜쫑이님은 맥이 탁 풀리면서 어떻게든지 이 강아지를 치료하고 살려내서 좋은 집으로 입양보내는 것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혼자서는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7월 23일에 팅커벨 구조요청방에 행복이의 구조 요청을 하였습니다. 행복이의 모든 치료비는 다 부담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하셨지요.
가능하면 김해에서 임보를 하며 치료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행복이는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고, 팅커벨 주치병원에서 심장사상충 치료 1차 주사를 맞고, 한 달간 용인 행강집에서 위탁 임보를 한 후 월요일에 올라와 2차, 3차 주사를 맞았습니다.
병원에서 장사상충을 치료 받을 때의 행복이
이제 행복이는 심장사상충 치료의 큰 고비는 넘겼습니다. 심장사상충은 위험한 병이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한 달간 꾸준히 주사 후 복용약을 먹으며 잘 넘기면 완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행복이지만 다른 작은 강아지들에 비해 체격이 큰 행복이를 임보를 맡기고 입양보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른 강아지들이 좋은 임보집을 찾아갈 동안 행복이는 임보 가정을 찾지 못해 용인 행강집 위탁실에서 한 달 동안 지냈고, 이번에도 또 다시 용인 행강집으로 갈뻔했습니다.
그런데 극적으로, 정말 극적으로 행복이를 임보해주실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보리언니님이 바로 그분입니다. 집에 두 마리의 강아지를 돌보고 있지만 유기견은 처음 임보하신다는 그 분께 이왕이면 행복이를 맡아서 임보해주시면 어떻겠느냐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집에 강아지들은 어렸을때부터 키우던 강아지들이라 이제 완전히 익숙해있는 상황이지만, 행복이는 주로 밖에서 살았었고, 배변 훈련도 되지 않아 다리를 들고 벽에다도 오줌을 싸는 것을 알기에 임보를 보내면서도 마음이 두근 반 세근 반 했습니다.
"아.. 이 녀석아.. 제발.. 거기가서는 어서 버릇을 고쳐다오.. 네가 느껴보지 못했던 그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지내다오"
어제 행복이를 태우고 임보맘님 댁에 가며 내내 마음 속으로 했던 말입니다. 가는 길에 구조자인 이쁜쫑이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행복이가 어서 좋은 가정으로 입양가길 바라는 이쁜종이님은 행복이가 입양가기가 쉬운 강아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기에 서울로 보내놓고도 마음이 늘 조마조마합니다.
"혹시라도 이 녀석이 임보 가정에 잘 적응을 못해서 다시 나와서 행강집에 가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어떻게든지 이 녀석이 좋은 가정에 입양될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해요."
임보가정인 보리언니댁에 도착한 행복이는 이곳 저곳에 소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영역표시인지, 아니면 소변이 마려워서 그랬던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제게는 미안한 생각 갖지 마시고 오직 강아지만 생각하고 결정해주세요. 사랑을 한 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지냈던 이 착하고 순한 강아지 행복이를 맡아서 임보를 해주실 수 있는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하지 못하고 이 강아지가 있을 수 있는 용인 행강집으로 보낼 것인지"
보리언니께서는 잠깐이었지만 숙고했습니다. "지금 제가 이 강아지를 임보한다고 했다가 감당을 하지 못하고 다시 보내게 되면 얘는 큰 상처를 입게되겠지요? 그건 정말 못할 일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랑을 받길 갈구하는 이 착한 강아지가 이곳을 떠나면 다시 많은 강아지들과 살겠지만 한 주인의 따뜻한 사랑을 받긴 힘들겠지요? "
한결 눈빛이 편안해지고 행복해보이는 행복이
구조당시 체중이 4.5kg 밖에 안되는 깡마른 강아지였지만 이제 체중이 6.8kg으로 늘어났습니다.
행복이를 안아주자 질투를 하는 보리
보리언니는 일주일의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최대한 행복이가 잘 적응을 해서 가정의 따뜻한 품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사실 행복이는 용인 행강집으로 보내면 그닥 고민할 일 없이 그곳에서 잘 지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워낙 강아지들이 많은 곳이라 한 녀석 한 녀석 손길과 눈길을 주는 것은 가정집에 비할 수가 없지요.
조금 일이 더 많고 힘들더라도 행복이에게 가정의 품안에 안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던 제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행복이는 이 녀석을 평생 품어줄 수 있는 좋은 가정을 꼭 찾아주겠습니다.
착하고 순한 행복이가 임보 가정에 잘 적응하고, 마침내 좋은 가정에 입양되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우리 팅커벨 회원들이 온 마음모아 기도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행복아 너를 버렸던 사람은 있었지만 그래도 너의 행복을 찾아주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 잊지 말아라.. 힘내.. 행복아.. 사랑해 ~
P.S. 어제 보리언니께서 행복이 임보일기를 쓰셨네요. 아래 링크글을 클릭해서 읽고 많이 응원해주세요.
☞ 보리언니께서 쓴 첫번째 행복이 임보일기 : 행복이 저희집 왔어요.
첫댓글 보리언니님 쉽지않은 결정을 내려주셔서 고마워요
행복이의 배변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진 않을 거에요
행복아 이름처럼 행복해져야지....
행복이~병원에서 잠간 봤는데 그동안에도 여기저기~쉬를 보더라구요
보리언니 정말~감사드리고 행복이~실내생활 잘적응해서 좋은가정찾았으면 좋겠네요
보라언니님감사드려요 행복이쉽게배변문제해결되지않을텐데 걱정이네요
시강을가지고지켜봐주세요 행복아좋은가족만나서행복해지자
행복아,행복해~
저희집 강쥐 두놈도 아무곳이나 다리들고는 쉬~를 합니다.
목초액을 사서 물에 희석하여 분무기로 뿌려서 딲아내는데 냄새는 금새 없어져요.
참고해보세요,보리언니님.
농장은 흙바닥이라 냄세가 오래가는거 같아요
EM활성액 사용하는데 목초액도 사용해봐야겠어요
목초액 좋아요.
농업용 한통 사면 오래~씁니다!
행복이가 살이 많이 올랐네요
보리언니님 ~ 행복이랑 마음 맞춰서 행복이가 잘 적응할수있도록 도와주세요
쉽지않은 결정을 내려주신 보리언니님 감사드려요
행복이 사랑받으려고 배변 훈련 열심히 할꺼에요
시간을 갖고 울 행복이 잘 부탁드릴께요
행복이가 잘 적응해주길 바래요
보리언니님 쉽지 않은 임보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행복이 살이 올라 넘넘 이뻐졌구나! 보리언냐품에 안긴 행복이 표정이 정말 편안해 보이네요~ 행복이 이눔아 보리언냐 힘들게 하지말도 제자리에 쉬야하자! 이눔아 나는 간이 쫄깃쫄깃해진다! 보리언냐 힘드시죠? 이걸 말이라고 묻는건지 -.-; 힘드신결정에 다시한번 감사감사 드려요 ~ 행복이가 쉬야도 잘 가리는 기특한 녀석이 되길 바라면서 행복아 행복아 쫑이엄마도 행복이 넘넘 사랑해
감사합니다. 행복이 표정이 달라져 보여요.^^
보리언니님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사랑이 넘쳐서 감동되네요....
꼭 행복이가 보리언니님으 말씀을 이해해서 잘 적응하고 훈련 잘 받기를 바랄게요~~
보리언니님 힘내시고 감사합니다~~
행복이 임보가 쉽진 않을걸 아시고도. 임보결정해주신. 보리언니님. 감사해요.
행복이가. 이름처럼. 행복해하는 모습보니. 흐믓합니다.
부디. 행복이가 임보엄마. 말을 잘들어서. 좋은버릇만 배워. 평생가족품에서. 행복하게. 사랑 많이 받으며 살게 되길 기도드립니다.
행복이 임보 해주신 보리언니님~
따뜻한마음과 큰용기 내어주셨네요~
행복이 표정이 달라 보이네요~
행복아 부디 언니말 잘듣고,예쁜짓 많이해라~
언니 너무 힘들게 하지말고~
행복이 착하고 순하고 이쁜아이 입니다. 딱한가지 배변문제인데 실내생활을 안했던 아이라 배변흔련이 안되어 있어서 많이 힘드실거예요.
보리언니님 고맙습니다. 안정된 곳에서 습관 잘 들였으면 좋겠네요
보리가 황당하겠는데요...행복이를 않고있어서~~~
ㅎ울강쥐도 보리인데요 저는보리누나ㅋ 좋은일했네요
강쥐표정이 한결편안해보여요
사실 보리도 수컷이라 정확히는 저도 보리누나에요. 누나란 단어가 전 별로익숙치 않아서요^^
여기 저기에다 다리들고찍.ㅎㅎ숫놈의 본성인가요~~저의 옆집 강쥐가 숫넘인데 울집까지와서 영역표시을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