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특수 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한-러 관계가 최악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2024년 한국문학번역상 번역대상에 소설가 손원평의 '아몬드'(Миндаль/ Polyandria No Age, 2021)를 러시아어로 번역한 게오르기 노보슬라프가 이름을 올렸다. 소설가 김탁환의 '방각본 살인사건'(LAS NOVELAS ASESINAS/Quaterni, 2022)을 스페인어로 함께 번역한 훌리오 세사르 아밧 비달과 이승민과 공동 대상 수상.
출처:한국문학번역원
한인들의 러시아 이주 160주년을 맞은 올해, 전쟁 등으로 기념식마저 대폭 축소되면서 향후 한-러 민간 교류 진전에 적지 않는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 시점에 나온 대상 수상이다.
한국문학번역원은 게오르기 노보슬라프와 훌리오 세사르 아밧 비달, 이승민 등 3명을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소설가 손원평의 아몬드
심사위원회는 노보슬라프의 번역본(민달, 아몬드)에 대해 “원작의 작품성에 역자의 뛰어난 번역 실력이 더해져 현지의 반응도 뜨거운 상태"라며 "무엇보다 원작의 문체를 잘 살려 가독성 있게 번역해 러시아 독자들이 한국 청소년들의 삶의 모습뿐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비달·이승민의 번역본에 대해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해외 독자들에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번역원은 또 신진 번역가를 발굴하기 위한 번역신인상 수상자로 17명을 선정했다. 문학 부문 9명, 웹툰과 영화 부문 각 4명이다. 문학 부문에는 러시아 번역가로 아미나 무라달리예바가 이름을 올렸고, 나머지는 아델 위 싱 민(영어), 루카 카미유(프랑스어), 라우라 마리아 슈뢰더(독일어), 마리솔 모레노 오초아(스페인어), 황쥐윈(중국어), 시미즈 호나미(일본어), 응우옌 푸옹 중(베트남어), 스카테나 나스타시아(이탈리아어) 등이다.
영화 부문에서는 이승윤(영어), 곤살레스 요렌테 아나(스페인어), 쭝솨이(중국), 오츠카 지카(일본) 등 4명이, 웹툰 부문에선 앤서니 지 힘 라오(영어), 쥘리 푸절(프랑스어), 카밀라 베아트리스 톤셀 차베스(스페인어), 김유진(일본어) 등 4명이 선정됐다.
한국문학번역상은 한국문학과 세계문학 간 소통에 기여한 우수 번역가를 격려하고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1993년 제정됐다.
올해 한국문학번역상 선정은 2021~2023년까지 3년 간 해외에서 출간된 한국문학 번역서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언어권 파급력과 한국문학 수용도, 번역완성도를 기준으로 3개 언어권(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에서 출간된 총 84종의 번역서에 대해 두 차례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번역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2천만 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상장 및 한국문학번역원장 상패를, 번역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과 한국문학번역원장 상장·상패를 각각 수여한다. 시상식은 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