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금) 13:33
출발전
75km 정도를 거의 쉬지 않고 달렸다.
비 예보에 번개 라이딩 공지를 폭파할까 망설였다.
하지만 로그인해서 취소하는 게 귀찮아서 그냥 두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늘도 나처럼 오전 내내 뭉그적거리고 있었다.
나태함도 털어낼 겸,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낼 듯 잔뜩 심통이 난 하늘을 슬쩍 건드려 보기로 했다.
그렇게 자전거에 올랐다.
페달을 밟는 순간, 귀찮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곡교회>대야>탑천>황등석산
경포천을 따라 대야 리즈리 카페 뒤편 차도를 지나 번영로와 나란히 뻗은 농로를 달려 탑천에 이른다.
이어서 장항선을 가로질러 지그재그 농로를 따라가면 첫 번째 볼거리인 황등석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관리자가 자전거는 주차장에 놓고 가라고 강력히 제재한다.
1858년부터 채석이 시작된 이곳은 170년 가까이 화강암을 캐낸 결과, 지하 80m 깊이의 거대한 채석장이 만들어졌다. 여기에서 생산된 황등석은 포천석·거창석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화강암으로 꼽히며, 미륵사지 석탑과 청와대 영빈관에도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산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니 채석장이라기보다 콜로세움 같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싶었다.
아가페정원>함라마을
아가페정원 입구에서 꼭 교회 장로님같은 인상의 관리인에게 사진 한 컷 부탁드렸더니,
활짝 웃으시며 "이 곳까지 와서 들어가보지 않고 그냥 가시려고요?"라며 아쉬워하신다.
저도 곧게 하늘로 솟은 굵은 메타세쿼이아 길과 아름답게 가꿔진 정원을 산책하고 싶었지만, 언제 비가 쏟아질지 몰라 아쉬움을 뒤로한 채 지나쳤다.
황등석산과 아가페정원은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
두 번째 볼거리인 아가페 정원을 지나 하림 치킨 농장이 이어지는 농로를 15km 정도 달려 황등면을 가로지르면 함라마을에 닿는다.
이곳이 편도 45km 지점, 오늘 코스의 반환점이다.
함라재>입점리고분전시관>고봉망해산임도>옥곡저수지>고봉재
잠시 숨을 고른뒤 웅포재(함라재)를 넘어 입점리 고분전시관을 지나고, 망해산 임도에서 옥곡저수지로 내려오면 창오마을이다.
옥곡저수지 둘레길에서는 갑자기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이 동시에 경련을 일으켰다.
한 걸음도 떼기 힘들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집은 멀고 김양이 대신 가줄 리도 없으니 결국 자전거를 끌고 걸었다.
지나온 함라산과 고봉산 임도를 합쳐도 15km 남짓인데, 그 정도도 무리였나 보다.
라이딩은 참 묘하다.
도파민이 터지는 쾌감의 회로와 근육 경련으로 자전거를 끌게 만드는 고통의 회로를 번갈아 자극한다.
병도 주고 약도 주는 취미라는 말이 이럴 때 가장 잘 어울린다.
고봉재>성산>개정>지곡교회
고봉재에 도착해 잠시 고민했다. 아침부터 잔뜩 인상을 쓰던 하늘이 심상치 않아 대야로 이어지는 임도는 포기하고, 성산 방면의 평지로 방향을 틀어 복귀했다. 오늘은 대야 임도보다 무사 귀가가 우선이었다.
이 코스는 햇볕이 따뜻하게 내려앉는 봄이나 가을에 다시 찾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혼자라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라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첫댓글 즐라하신듯하니 좋네요.
요즘 바쁘신가봐요.
쥐 선생때문에
라이딩 막바지가 힘드셨네요
더 멀리갈수 있는 그림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