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금북정맥 구간을 피치못할 사정으로 건너 뛰었더니, 휴가철 정맥휴식까지 겹쳐
거의 2개월만에 금북정맥을 이어간다. 오랫만에 만난 정맥팀이 반갑고....
이번 구간은 청양에서 시작해 홍성으로 이어지니 어느덧 정맥의 끝인 안흥진이 가깝다.
고도표
50000 지형도
25000 지형도
위성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우수고개는 대형차량이 들어가면 회차할 공간이 없다.
그래서 우수고개 아래에서 우수고개까지 약간의 접속구간을 걸어야 한다.
무박으로 어제밤에 출발해 이 시간에 도착했으니, 부산에서 멀기는 멀구나...
우수고개에 도착해 산행을 시작하고...
우수고개 들머리
나트막하다 보니 이곳 저곳으로 연결되는 산길이 많아 고개가 많다.
가루고개
우수고개에서 시작한 산행이 계속되는 오름속에 금자봉에 당도한다.
사실 오늘 코스를 좀 단축해서라도 오서산을 들러서 가는게 바람직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더운 여름날의 29km 이상되는 산행거리에 왕복 3.5km의 오서산왕복을
추가하는건 무리다. 입만만 쩍쩍 다시며 오서산을 다시 다녀가리라 다짐한다.
계속 오르막을 진행해서 땀범벅이 되었다.
늘 무거운 카메라로 여러가지 장면을 담으시는 산사랑님
주차장갈림
공덕고개
이곳이 청양군과 홍성군의 경계이니 이제 청양땅을 지나 홍성으로 들어선다.
봉수지맥분기점
지맥은 진행하겠지만 모든 지맥을 할 생각은 없다....ㅎㅎ
고추모양의 청양군 이정표가 사라지고 홍성군의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
해가 많이 짧아졌지만, 아직은 6시 되기전에 여명이 시작된다.
그러나 숲속은 아직 어둡고...
신풍고개
낙남정맥의 신풍고개가 떠오른다.
이렇듯 다른 정맥에서 동명의 지명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힘든 여정에 작은위안이 된다....*^^*
인적이 많지 않은 곳이라 이렇게 고개를 지날때면 반대쪽 들머리찾기에 애먹기 일쑤다.
동이 트는 새벽하늘에 새털구름이 많은 것을 보니 오늘 날씨가 뙤약볕은 아니지 싶지만
비구름을 동반하는 수가 많아 소나기를 만나지나 않을지....
지난주에 비해 확실히 날씨가 시원해졌다. 하늘색이 다르다.
구름이 서서히 모이는 느낌...
충남의 산들은 자주 밟지 못해서 생소하다.
의외로 산들이 우거졌고, 발길이 뜸해 산행내내 가시와 잡목등에 애먹었다.
96번 지방도에 내려서니 생미고개이다.
지형도상 마을과 농장인근을 지나가기에 가게가 있을것을 기대했지만 없었다.
방방곡곡에 울려 퍼진 기미독립선언의 3.1운동이 이곳도 예외없이 맹렬했던가보다.
그날의 의기를 떠올리며 선조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잠시나마 고개 숙이고...
아쉬운 마음으로 오서산을 바라본다
무더운 여름날 임도와 포장도로가 많이 포함된 구간이지만 마침 구름이 짙게 깔려
그나마 다행이다.
아홉고개
독립유공자 황윤성의 묘가 있다는 이정표가 있어 찾아보니, 3.1만세운동을 기화로 홍성지역의
4월 8일 만세운동과 일제 주재소습격을 주도했다가 체포되어 그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한다.
체포후 태형을 받은지 한달만에 사망한 기록을 보면 일제의 형벌이 얼마나 가혹했는지 가늠된다.
카메라렌드에 습기가 끼었다.
습기가 아니라 땀에 절은 염분이라 잘 닦이지도 않고...ㅠ.ㅠ
이 지역에 축산업이 발달했다.
산행내내 축사에서 뿜어내는 가스냄새가 무더운 날씨와 뒤섞여 곤역을 치른다.
와계의 장항선 신성역을 지난다.
꽃조개고개
한국인 대다수에게 광범한 지징와 사랑을 받고 있는 만해 한용운 선생의 동상
만해선생의 일대기를 보면 민족지사의 꼿꼿한 면모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잠시 머물며 선생의 일생과 마침 8.15가 있는 주간에 이곳을 방문함에 축복을 느낀다.
올곧은 외곬수의 진면목을 보여준 만해 선생
집터를 총독부방향으로 하기 싫다며 동북방향으로 틀어버린 일화가 유명하다.
끝내 해방의 날을 보지 못하고 가신 바람에 더욱 가슴 아프다,
오서산을 비롯한 지나온 정맥길이 아스라하다.
재너머사래긴밭은 남구만의 시조에 나오는 구절이다.
경기도 용인의 장사래를 뜻하는게 아닌가 하는게 정설인데,
남구만의 고향 숲길이 이곳임에 착안해 홍성군청에서 조성한 남산~보개산 사이의 숲길이다.
남산과 백월산,일월산은 매우 유서깊은 곳이다.
보개산을 비롯한 충령사도 다녀오면 좋은 곳이지만 이정표만 확인한다.
남산마루에 설치한 남산정
다들 목재로 멋지게 조성하더만 홍성군은 재정이 부족한지 시멘트로...ㅠ.ㅠ
이번에도 함께 한 우보님
지적삼각점
정상에 남산정을 설치하다 보니 정상석은 없고....
해발고도는 그닥 높지 않지만,출발지의 고도가 낮다보니 꽤 쌕쌕거리며 올라왔다.
수리고개
맞고개
하고개
29번국도가 가로지르는 하고개
무단횡단하는 바람에 반대쪽 등로입구를 찾기 힘들어 가시잡목밭을 소위 '뚥고'간다.
일제에 항거해 의병이 거병한 기념비이다.
이때 일어난 의병들이 만해선생이 항일 독립운동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홍성읍 전경
산과 들 그리고 마을이 평화롭게 보일 뿐 아니라 조화롭다는 느낌이다.
반대쪽 구항면방향은 조금 더 거친 느낌...
살포쟁이 고개
이제부터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백월산,일월산을 올라야 한다.
고도를 높이니 아직도 지나온 오서산이 조망된다.
여름 더운날 어찌보면 꽤 먼거리를 지나왔다...
백월산이 가까운걸 니 오늘 산행의 끝이 보인다.
길찾기에 시간소모가 많아 생각보다 늦어졌지만 여기까지 무탈하게 온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백월산이 낮은 구릉지대에 홀로 우뚝 솟은 산이다보니 고도에 비해 조망이 아주 좋다.
이런 산이 영남지방이나 호남지방에 있다면 봉수대설치에 안성마춤이겠지만, 이쪽 지역으로
외적이 침입할 가능성이 적었기에 봉수대가 없지 싶다.
힘든 산행이지만 함께 해서 좋았고...
그나마 구름이 짙어 햇볕을 막아준 덕분에 걱정했던 것 보다는 수월하다.
홍성읍 전경이 참 예쁘다.
백월산 정상
훼손된 삼각점이 엉성하게 보수되어 있다. 2등삼각점이 맞긴 맞는지...
정상석이 키가 작아 앉는다.
무릎굽히기 힘들어 거의 앉지 않는데 어쩔수 없다...ㅎㅎ
이쪽에서 보면 영락없는 코뿔소 모습이다.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코끼리 형상에 가까운듯...
일월산 정상
표지석인지 비석인지 식별이 힘들지만, 누군가 치성을 드린것으로 보아 비석이지 싶다.
백월산과 일월산이 별개의 산인듯 보인다.
하지만, 월산 또는 일월산으로 불리다가 조선중기 부터 백월산이란 이름이 등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은 일월산을 표기함에 실수가 있어 날일자 위에 점이 하나 찍히면서 백월산이 된것이지 싶다.
너무 천편일률적이라 촌스럽다...^^;;
일월산은 정기가 맑아 치성드리는 사람도 많고 특히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단다.
다음 구간에 가야할 덕숭산과 수덕산을 비롯한 금북정맥 능선이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기다리 바라 쫌 쉬었다 가꾸마~~~ㅎㅎ
까치고개로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
한여름 산행으론 짧지 않은 거리의 산행을 마치고 나니 숙제 하나 한 느낌이다.
까치고개까지 가서야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오늘 산행에서 오서산을 빼먹은 것은 크나큰 실수이다.
금북정맥에서 가장 높을 뿐 아니라, 100대 명산에도 들어있는 중요한 산이기 때문이다.
금북정맥의 마루금에서 비켜난 듯이 보이는 바람에 금북정맥에 속하지 않은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맥 마루금이 반드시 직선으로 이뤄진것은 아니다.
오서산의 중허리에서 금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오서산에 속한 능선이며, 오서산은 엄연한 금북정맥의
산일 뿐 아니라 금북정맥에서도 가장 중요한 산이라 구간을 줄여서라도 오서산을 들렀어야 한다.
아쉽기 그지없다.
GPS 실트랙
금북9(우수고개~까치고개)20160821.gpx
첫댓글 루비콘님! 무더위에 고생 많았습니다.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28일 일요일에 뵙겠습니다.
지난번 산행이 연기되는 바람에 못본지 한참됐군요.
더위에도 열심히 산행하시던데 족저근막염은 나았나요?
요즘 내가 족저근막염이 생긴것 같아 조심스럽답니다...^^;;
일요일 반갑게 뵐께요~~*^^*
루비콘님!
금북정맥도 끝이 보이기 시작하였구요!
시원한 가을길에 또 한번의 함성 정맥길에 외쳐보입시더....
올린사진 잘 보고 갑니다.
이번 산행하면서 무더위는 마지막이겟지...하는 희망으로
한걸음 한걸음 옮겼답니다....ㅎㅎ
다음 산행까지 건강하시고 또 어디를 다녀오실런지...*^^*
여름산 제대로 즐기심니다
오서산 그리 멀지도 않은데 가기싶지도 않은길.
아쉬움. 서해의 일몰도. 사연이 많은 곳.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선배님 뵌지 꽤 지났네요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시죠?
언제 뵙고 오서산 사연을 들어봐야 하는데....ㅎㅎ
땀을 워낙 많이 흘려 여름나기가 쉽지 않았는데
처서 지나니 그나마 견딜만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