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찔레꽃도 울타리에 피였던 빨간 덩쿨 장미꽃도 지고 뻐꾸기 우는 6월. 진한 녹음으로 우거진 숲은 보기만 하여도 눈이 시원하다. 물이 가득히 찰랑거리는 논에 가지런히 모들이 심겨져 있는 들녁의 평화로운 풍경이... 철따라 무리지어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그꽃들이 펼쳐내는 원색의 물결에 마음이 황홀해졌는데 이번엔 하얀 개망초 작은 꽃들의 함성이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간다.
고성 구절산( 564.6m )을 가는 오늘 아침 산행버스안에서 폼 좋은 부회장님의 워킹으로 패션 쇼가 벌어져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복 많은 우리 산악회.... 올해도 최고급 코ㅇㅇ바람막이 점퍼를 회원 모두에게 선물로 안겨준단다. 대한민국에서 최고인 알뜰살뜰 우리 총무님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이 넘치는 회장님과 산악회를 이끌어가는 임원진은 요술장이인가??... 모든 회원들의 배려와 사랑의 결과도 있겠지만... 입이 한아름 벌어져 또 한번 감사하고 고맙고... 열심히 건강을 위해 아쟈~
먼길 경남 고성 구절령 장기고개에 11시20분 도착. A.B팀이 함께 하차. 운무가 가득한 높다란 고갯 마루에서 바로 시작된 가파른 등산로에 초입부터 코를 땅ㅡ에 박고 땀을 뻘뻘 흘린다. 길옆에서 베시시 웃는 빨간 산딸기에 눈마춤하고 한개를 따서 얼른 입에 넣어본다.
산행가이드 부회장님은 힘은 들지만 약50분만 된비알을 올라가면 된다고 했다. 바람 한점없이 흐린 하늘에 온몸으로 쏟아지는 땀방울은 뚝 뚝뚝 ... 올라가다 보면 끝이 보이겠지.. 자신에게 어설푼 최면을 걸어보고 땅만보며 한발 한발 오르다보니 짧은 능선길에 올라선다. 고마운 회원들이 풀어 놓은 오이. 사과로 가뿐숨 달래주며 체력보강으로 다시 힘을 내본다. 높은 계단길에서 울퉁불퉁 바윗길로 옮기며 또한번 가뿐숨 몰아쉬니 드디어 거친 바위 봉우리 정상에 올라선다. 사방을 둘러보니 시원히 한눈에 담겨지는 풍경들은 옹기종기 예쁜 시골마을과 초록의 들력과 먼 산 그레메가 어슴프레 당항만 물줄기가 실타래같이 구불구불 어우러진다.
정상 아래 평상에서 푸짐한 점심상을 펼쳐놓으니 오늘도 진수성찬이다.(오늘은 고추잎 나물 무침이 어찌나 맛있던지) 후식까지 든든히 채워진 배로 이젠 하산길이다.
하산길 숲으로 들어서니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좋은데 성능 좋은 에어콘을 틀어 놓은 것처럼 숲속은 서늘한 냉방이다. 시원한 숲길에 솔바람이 얼마나 좋던지 저절로 걸음이 가뿐해진다. 콧끝을 스치는 얕은 나뭇잎 향과 발바닥에 편안하게 전해오는 흙길의 촉감이 좋아 깊게 숨을 들어쉬니 맑은 산소가 미세먼지로 부대낀 장기들을 깨끗히 걸러주는듯 하다.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지그재그 오솔길에는 초록의 나뭇잎들이 제각기 바람에 팔랑대는 소리만 들리는 호젓한 산길로 길게 이어진다. 우리만 걷는 숲길을 걸으며 오늘도 너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참을 내려선 하산길에 출렁다리 근처까지 오니 역으로 산행한 C팀도 올라와 계셨다. 깊은 골짜기에 암자와 폭포 사이 위에 걸쳐 놓은 출렁다리는(길이35m. 폭15m. 지상높이50m)수직의 폭포와 협곡사이를 연결한 천길 단애의 출렁다리가 절경이다. 아찔한 다리 아래 폭포는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안반으로 물이 흐른다.
오늘은 하산 특별식으로 빈대떡을 현지에서 굽는다. 미나리. 부추. 호박. 청량고추를 넣어 노릇노릇하게 붙쳐내는 최고의 맛에.... 하산주는 비까지 곁드려서~~ 최고의 멋진 뒷풀이가 되었다. 신선한 재료 준비에... 빗속에서 그많은 양의 빈대떡 만든 우리 회원님들... 사랑이 아니면 어찌 그수고를 다할 수가 있을까요. 우리 부회장님의 실력이 아니면 갈 수 없었던 좁고 위험했던 폭포암 주차장 진입길. 부회장님의 차분함에 모든 회원들의 감사가 모아진다.
보고 걷고 웃고 느끼며 행복했던 여운으로 하루의 산행길이 우리에게 주어진 힐링의 시간들이였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구절산 오르내림이 현재같은 산행일지에 폭 빠짐니다. 행복한 우리산악회 화이팅입니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