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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의 성장에는 HTML, 자바스크립트, AJAX 등 다양한 웹 기반의 기술이 한 몫을 했고, 모바일의 성장은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Objective C 언어와 SDK, 다양한 API의 공개가 큰 역할을 했다. IT 플랫폼은 웹에서 모바일로 그리고 다시 모바일에서 사물 인터넷으로 격동의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 시대에 산업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서비스가 주목받을지 알아야만 기술과 소프트웨어의 대응 방안과 과제에 대한 고민도 가능하다. 새로운 IT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는 사물 인터넷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사물 인터넷은 주변의 사물에 센서가 탑재되어 현실계 속 정보를 디지털 데이터로 로그를 남겨 기록하여 다른 사물이나 클라우드에 전송하는 새로운 IT 패러다임을 뜻한다. PC, 노트북, IPTV, 스마트폰, 태블릿을 넘어 모든 사물이 디지털화되고 인터넷에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이 차세대 IT의 변화상이다. PC가 가져온 웹, 스마트폰이 만든 모바일 세상처럼 사물 인터넷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사물 인터넷이 주는 새로운 비전과 사용자 가치를 이해하면 변화에 대처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1) HW, SW, NETWORK로 변화되는 플랫폼
IT 플랫폼은 10년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의 기술적 도약과 함께 변화한다. 1990년대에 386 컴퓨터, MS-DOS, 다이얼업 모뎀과 함께 열린 PC통신은 2000년대에 강력한 성능의 멀티미디어 PC, Windows, 초고속 인터넷으로의 기술 도약과 함께 웹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했다. 이후 2010년경 스마트폰, Android(iOS), 4G LTE의 개막과 함께 모바일 시대가 시작되었다. 이렇게 3가지의 IT 플랫폼을 구성하는 기술들이 변화하면서 IT 플랫폼도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생기고 산업의 구조가 크게 변화하게 된다. 2000년대 컴퓨터 산업, 초고속 인터넷 사업 그리고 윈도우 기반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용트림을 하면서 웹 생태계가 시작되었고 웹의 성장은 이들 산업의 성장에 도움을 주며 디지털 산업이 선순환의 고리속에 지속 성장할 수 있었다.
웹의 성장은 곧 포탈, 게임, 커머스 산업의 성장을 가져왔고 산업의 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포탈의 성장 속에 신문, 잡지 등의 미디어, 콘텐츠 산업은 지각변동을 거치면서 경쟁구도와 산업의 재편이 이루어졌다. 이미 현관 문 앞에 배달되어온 신문지를 보고, 신문사의 브랜드를 기억하는 독자들은 사라졌다. 포탈에서 뉴스를 소비하고 검색하면서 신문사들의 매출과 영향력은 위축되었다. 또한, 광고, 마케팅 시장 또한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서비스로 인해 큰 변화를 거쳐왔다. 새로운 온라인 마케팅인 이메일, 배너, 검색 광고 시장이 성장하고 이와 관련된 기술과 일자리가 생겨났다.
이어서 2007년 아이폰의 등장과 2010년 안드로이드폰의 본격적인 보급과 함께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이 등장하며 모바일 메신저, SNS, 모바일 지도 등의 서비스가 새로운 킬러앱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의 성장 속에 스마트폰 산업과 앱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었고 통신 시장도 3G보다 더 빠르고 비싼 4G LTE로 교체되었다.
앱 시장의 활성화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과 솔루션을 필요로 했고 소프트웨어 산업도 PC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한다. 또한, 앱 시장은 로컬을 넘어 글로벌로 확장되어 더 크고 넓은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더 나아가 웹이 그랬던 것처럼 산업의 구조에 대한 혁신을 가져다주었다. 모바일 SNS로 인하여 지하철에서 무가지가 사라지고, 배달앱의 성장으로 상가수첩은 어려워졌으며, 우버의 등장과 함께 택시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IT 패러다임의 변화는 우리 일상을 넘어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고 기업의 비전과 전략에 혁신을 요구한다. 이같은 변화 속에 개인도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의 사회생활과 일자리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IT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물 인터넷은 모든 사물에 디지털 프로세싱과 센싱을 위한 칩이 내장되고, 수집된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통해 저장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웹, 모바일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생활과 문화, 사회 그리고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다.
사물 인터넷 시대에 주목해야 할 점은 새로운 IT 패러다임이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이다. 기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기술이 사용자에게 주는 의미가 중요하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패러다임이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는 무엇일까? 왜 사용자들은 더 비싼 가격으로 새로운 기술을 수용해야 할까? 사용자들에게 주는 새로운 가치를 이해해야만 기술의 진화방향과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기존 PC나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명령을 내려야만 동작된다. 사람이 키보드나 마우스, 손가락으로 입력을 해야만 동작하기 시작한다. 사람이 내린 명령은 디바이스 내의 프로세서가 처리를 해서 결과를 스크린을 통해 보여준다. 이 과정을 통해 사용자가 내린 명령이 수행되어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물 인터넷의 구동 과정도 이와 유사하지만 그 방법은 크게 다르다. 사물 인터넷 시대에 사용자는 굳이 별도로 명령을 기계에 내리지 않아도 된다.
즉, 기계를 구동하기 위해 정보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사물 인터넷의 하드웨어는 평소에 자동으로 현실계의 정보들을 센서로 인식해서 정보를 인지한다. 사용자의 명령없이도 스스로 동작하게 되는 것이다. 정보를 처리한 이후 결과 역시 사용자에게 보여주고 확인하는 과정없이 자동으로 실행에 옮겨진다.
예를 들어, 구글이 32억 달러에 인수한 네스트랩이라는 사물 인터넷 기업은 보일러 온도 조절 장치를 만드는 기업이다. 네스트라 불리는 이 장치는 동작감지 센서와 WiFi 어댑터가 내장되어 있어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집안의 온도와 보일러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온도 제어를 원격에서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집안의 온도와 보일러의 사용 내역은 모두 네스트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네스트가 집안의 보일러를 자동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즉, 네스트를 초기에 사용할 때에는 사용자가 직접 온도를 설정해야 하지만, 1주일 가량 지나면서부터 네스트는 그간 사용자가 입력한 온도 조절 내역과 날씨와 집안의 온도 등을 학습해 자동으로 보일러 온도를 조절해준다. 사용자가 보일러 온도 조절 따위에 신경쓰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자동 관리해주는 셈이다.
네스트와 같은 사물 인터넷이 사용자에게 주는 가치는 사용자의 명령없이도 자동으로 동작되어, 사용자가 기계의 조작에 신경쓰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 편의성이다. 주변의 모든 사물이 사람을 위해 자동으로 동작되어지는 세상이 사물 인터넷이 주는 궁극의 지향점이다.
Withings의 인터넷 체중계는 체중계에 올라간 사람의 체중, 체지방을 측정해서 그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는 스마트폰 등을 통해 수시로 확인 가능하며, 이 데이터의 추이를 분석해서 다양한 서비스 가치를 만들어낸다. 운동, 다이어트,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에게 체중, 체지방의 변화 추이를 정밀하게 분석해서 보다 체계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물론 이 데이터는 퍼스널 트레이너나 의사선생님과의 상담에 활용될 수도 있다.
episode1. 인터넷 기업의 제조업 진출
사물 인터넷 시대에 크게 주목해서 봐야할 산업 트렌드는 인터넷 서비스와 제조의 경계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이미 구글은 네스트랩과 로봇 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조사들을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라는 가상 체험 기기를 만드는 제조사를 20억 달러에 인수했다. 아마존은 킨들이라는 전자책을 만들고, 태블릿과 파이어폰이라는 스마트폰까지 생산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제조업에 뛰어든 것이다. 심지어 자동차 회사의 전문 영역이던 자동차 제조를 테슬라라고 불리는 IT 기반의 스타트업이 뛰어들어 자동차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기업인 MS는 노키아를 인수했고, 통신사인 SK텔레콤은 한 때 MP3P 시장에서 세계를 석권했던 아이리버를 인수했다. 이 모든 변화는 산업간 경계가 붕괴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Product와 Service의 경계가 사라지고 통합되는 Provice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되고 있다. 즉, 모든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서비스가 밀결합되면서 산업간의 영역 구분이 사라지는 융합의 패러다임이 올 것이다. 또한 이 패러다임에 소프트웨어의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 결국 이 사물들간에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기계가 학습하고 자동화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로 할 것이다. 즉, 사물 인터넷 시대에는 제조, 통신, 서비스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더 큰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사물 인터넷 시대에는 센서, Big data, M2M, 클라우드, Machine learning, data science, 자동화, 로봇, 새로운 보안 시스템과 인증 등의 기술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PC, 웹, 모바일과 함께 성장해온 소프트웨어 산업은 사물 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기술과 보조를 맞추며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새로운 인력과 솔루션이 주목받으며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1) 사물 인터넷의 진화 과정
IT 플랫폼의 패러다임의 교체 주기를 보면 대략 10년마다 바뀌어오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사물 인터넷 패러다임은 2020년 경에 일반화될 것이다. 하지만, 그 변화를 준비하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된지 오래다. 여러 기업에서 사물 인터넷을 준비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물론 아직 이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대중적이지 않다. 마치 2010년 본격화된 스마트폰 이전인 2005년경 PDA처럼 사물 인터넷 관련 기기들도 여러 종류가 등장하고 있지만 니치마켓에 불과하다.
사물 인터넷에 맞는 프로세서, 센서 등을 만드는 칩셋 제조사들이 다양한 칩들을 개발하면서 솔루션 업체들이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만들고자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회사에서 공개하는 솔루션을 조합한 사물 인터넷 기기들이 완제품의 형태로 출시되면서 조금씩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는 와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하드웨어들은 선보이고 있는데 반하여 사물 인터넷에 맞는 운영체제와 전용 네트워크는 미흡한 수준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웨어, 삼성전자는 타이젠 등을 개발하며 사물 인터넷용 OS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으며, 네트워크 관련해서 구글은 쓰레드, 퀄컴은 올조인, 리눅스 재단의 올신 얼라이언스 등이 연구되고 있다. 이처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에 대한 표준화와 범용화가 어느정도 이루어지면 본격적으로 사물 인터넷 패러다임은 트렌드가 되어 다양한 서비스들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같은 기존 전자기기 제조업체에서는 스마트폰 이후 사물 인터넷 시대를 맞이해 손목에 차는 스마트와치, 밴드 그리고 기존 가전기기를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홈 네트워크 등을 준비하는데 여념이 없다. 퀄컴, 인텔 등에서는 사물 인터넷 전용 칩셋, 반도체 개발에 주력 중이며, 통신사는 블루투스나 WiFi, NFC 등을 넘어 사물간 통신을 위한 새로운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이 와중에 작은 스타트업들의 도전도 다양해지고 있다. 킥스타터에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사물 인터넷 기기들이 넘쳐나고 있다.(http://goo.gl/sZz1XK) 나이키, 필립스, Mattel, LEGO, 하기스, 월마트 등의 IT와 무관한 기업들도 사물 인터넷 기반의 기술을 이용해 혁신적인 사업 아이템과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주력 중이다.
※ episode2. 비IT 기업들의 사물 인터넷 혁신
나이키는 2006년부터 나이키+라는 서비스를 통해서 헬스케어 사업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나이키에서 개발한 퓨얼밴드라는 스마트밴드를 손목에 차고 운동을 하면,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얼만큼 운동했는지를 기록해준다. 조깅을, 산행을 어떤 코스로 어느 정도 거리를 뛰었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해서 클라우드에 저장한다. 이렇게 기록된 정보는 운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바비인형을 만드는 완구회사 Mattel은 apptivity라는 디지털 완구를 만들어 게임앱과 완구를 결합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장난감 완구를 태블릿 위에 올려두고 게임앱을 실행하면, 게임앱이 올려둔 장난감의 종류를 인식해서 그에 맞는 게임 아이템과 게임이 가동된다.
손가락이 아닌 완구를 움직이며 게임을 보다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다. 필립스에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구를 껐다 켜는 것은 물론 빛의 세기와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사물 인터넷 전구를 출시했다. IT 기업이 아닌 비IT 기업들이 사물 인터넷 시대에 공격적으로 혁신을 하는 이유는 사물 인터넷은 현실 속의 모든 산업과 연관된 융합의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가상 공간 속에만 존재하던 웹과 모바일의 인터넷과 달리 사물 인터넷은 현실계 속에서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2) 사물 인터넷과 함께 주목받는 기술들
사물 인터넷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정보가 입력되고 처리되어진다. PC 시대의 키보드와 마우스, 모바일 시대의 손가락과 스타일러스 펜과 달리 사물 인터넷에서는 음성이나 제스쳐 혹은 스마트폰 등의 기존 기기를 이용해 기기를 조작하게 된다. 또한, 일부 기기는 별도의 조작없이 자동으로 데이터가 입력되어 동작되기도 한다. 즉, 다양한 종류의 입력장치를 통해서 사물 인터넷 기기가 조작되어진다. 그런만큼 기존과 다른 다양한 입력 기술을 필요로 한다. 또한, 주위환경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센서와 같은 물리적인 기술 및 사용자 인증을 위한 인식 기술 또한 주목받을 것이다.
특히, 사물간에 서로 연결되어 동작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M2M(Machine to Machine) 기술과 인터넷에 연결되어 축적된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도 중요하다. 가장 주목할 기술은 BIG data와 machine learning 기술이다. 결국 사물 인터넷은 기존의 디지털 기기보다 더 자주, 거대한 데이터들을 저장하고 이들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런만큼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data science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 데이터를 통해서 사용자의 context를 추출하는 context aware 기술에 대한 중요성도 함께 커질 것이다.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기계는 자가 학습을 하면서(machine learning) 인공지능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기술이 기계가 사람을 이해하고 자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러다임을 만들어갈 것이다. 이들 기술은 곧 소프트웨어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통신사가 지배하던 PC통신의 시대가 웹 패러다임으로 바뀌면서 다음, 네이버, 지마켓, 앤씨소프트와 같은 새로운 사업자들이 기회를 가져갔다. 모바일의 시대에는 카카오톡이나 쿠팡, 컴투스와 같은 새로운 사업자들로 헤게모니의 주도권이 넘어갔다. 패러다임이 변화할 때에 사업의 기회를 먼저 포착해서 도전을 하면 이미 시장의 순위가 굳어진 기존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보다는 수월하게 성장할 수 있다. 사물 인터넷 시대의 비즈니스 기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살펴본다.
1)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어내는 IoT
사물 인터넷은 IT가 아닌 비IT 산업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장난감 완구와 같은 시장에서부터 가정 내 생활 가전기기, 건강과 의료 분야, 자동차, 건설 그리고 물류, 유통과 같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물 인터넷에 대한 투자와 혁신이 전개되고 있다. 웹이 활성화되면서 모든 산업의 분야의 기업들이 홈페이지를 만들고 고객 관리와 마케팅의 IT 혁신을 추진했다.
사물 인터넷은 모든 기업들이 단지 웹 홈페이지 만드는 정도 수준을 넘어 IT를 활용해 기업의 사업 모델과 비전의 혁신을 만들어낼 것이다. 그렇기에 기존 IT 기업들보다 비IT 기업들이 오히려 사물 인터넷을 이용한 사업 혁신에 더 나서고 있고, 실제 다양한 비IT 산업에서 이같은 혁신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스타벅스 코리아에서는 Siren order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스타벅스 매장에 들어가기 전 스마트폰의 스타벅스 앱에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를 해서 주문을 하면, 매장에 들어가는 순간 자동으로 앞서 주문한 메뉴가 카운터의 점주 앞에 있는 POS에 나타나게 된다. 점주가 메뉴를 준비한 후에 손님의 스타벅스 앱에서 수령 메뉴가 나타나면 카운터에 가서 커피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준다. 싸이렌 오더라는 서비스는 매장 카운터 앞에 줄서서 기다리고, 메뉴를 선택한 후, 카드를 꺼내어 결제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해준다. 이런 서비스 속에 들어있는 기술도 사물 인터넷 기술이다.
싸이렌 오더로 메뉴를 주문한 손님이 매장에 들어가는 순간 스타벅스 매장 내에 설치된 비콘이라는 사물 인터넷 기기가 손님의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앞서 주문한 손님임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기의 서비스들이 제공된다. 비콘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샵킥, 애플, 페이팔, estimote 등의 기업에서 2013년말 선보인 것으로 오프라인 가게와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을 연결시켜줌으로써 새로운 사용자 체험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가게는 더욱 스마트해질 수 있고 소비자의 쇼핑은 더욱 편리해진다.
2) API와 DATA 기반의 IoT 비즈니스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면 그만큼 기기의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굳이 인터넷에 연결할 필요가 없는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면 제조 단가는 높아지며, 사물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운영 비용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그만큼 기업의 비용은 커지고 그것은 제품의 가격에 반영된다. 더 비싼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비싼만큼 사용자는 더 큰 가치를 기대하고 그만큼의 혜택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고민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사물 인터넷 기반의 비즈니스는 이 숙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휴대폰보다 더 비싸진 스마트폰을 소비자가 선뜻 구매하고, 더 비싼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휴대폰보다 더 큰 가치와 편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존 휴대폰에서는 전화통화와 SMS, 카메라 촬영과 음악 감상 정도의 가치를 얻었지만 스마트폰은 기존의 휴대폰이 제공하던 가치를 더욱 증대시킨 것은 물론 새로운 가치마저 제공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동영상, TV, 라디오, 게임 그리고 컴퓨터와 비슷한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다. 이 모든 기능들은 스마트폰 제조사가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플랫폼 기업(iOS와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애플과 구글 등)이 스마트폰 내의 기능들을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API를 오픈하고, 좀 더 쉽게 스마트폰의 기능을 조합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SDK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가치들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사물 인터넷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들을 통해서 쌓이게 되는 데이터와 사물 인터넷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기능들이 3rd party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API, SDK가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기회와 함께 사용자 가치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만큼 커져갈 것이고 이 가치 덕분에 사용자들은 그 사물을 더 많이 구매하게 될 것이다. 그 사물을 만드는 기업은 더 많이 판매함으로써 매출이 커지는 것은 물론(애플의 사업 전략), 그 사물에 제공되는 API, SDK를 기반으로 부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구글의 사업 전략)
차세대 사물 인터넷 기기로서 시계(스마트와치)와 자동차(전기자동차)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기는 그만큼 가격이 비싸지만 소비자가 이들 기기를 선택하는 이유는 기존보다 더 큰 편의와 가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가치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3의 조력자들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20년간의 인터넷 사업에서 알 수 있는 IT의 성공 공식은 플랫폼 사업자와 소비자 외에 제3의 조력자(소프트웨어 개발사들)가 함께 생태계를 만들며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는 것이다.
사물 인터넷 시대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중요한 이유이다. 이같은 생태계가 커지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물 인터넷 플랫폼에 맞는 SDK, API 그리고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와 구글 안경이나 삼성 갤럭시 기어, 애플와치 등의 사물 인터넷 사업자들이 API와 SDK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소프트웨어 종사자들은 사물 인터넷이 주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를 이해하고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IT 패러다임의 대전환기 속에 성장의 가능성을 포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