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따리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고성으로 갔다. 점심에 먹을 만두도 사고, 외국인 거리 위쪽 도매상에서 바지도 하나씩 더 구입할 생각이었다. 어제 저녁에 바지를 구입하려고 알아 보았지만 일요일이라 대체로 가격을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아 오늘 다시 올 생각으로 구입하지 않았다. 아침 식사로 죽과 같이 먹은 김치 맛이 그만이다. 3일 전 배추김치와 양배추 김치 두가지를 담았었다. 이 곳 아이들은 양배추 김치가 더 입에 맞는다고 한다. 그래서 이미 양배추 김치는 다 먹고 없었다. 배추 김치의 톡 쏘는 신 맛이 중국인 입맛에 맞지 않는 모양이다. 우리는 이 맛을 좋아하는데 말이다. 9시경에 숙소를 나섰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나온 여행객이 많이 눈에 띈다. 컵에 담아 주는 음식이나 만두 또는 간단한 국수로 아침을 해결하는 모양이다. 바지 두개를 60원에 구입했다. 우리가 고성으로 나올 때 아이들이 떠나기 전에 김치를 한 번 더 담아 달라고 한다. 깍두기를 담아 줄 생각으로 무를 구입해 오도록 했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샤워를 한 후 남아있던 사과 바나나 그리고 아침에 사온 만두로 점심을 해결했다. 12시전까지는 방을 비어 주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수도물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다. 청소하는 아줌마가 일을 하지 못하는 관계로 천천히 짐 정리를 하고 자리에 누웠다. 잠깐 눈을 붙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에 수지엄마는 깍두기를 담가 주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깍두기 담구는 과정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으면서 기록 했다고 한다. 3시 36분 기차다. 여기서 1시 30분에 출발할 생각이다. 모든 정리가 끝나고 2층 거실 소파에 누워 출발하기 전까지 휴식을 취하고 있으려니 여자 아이가 잠을 깨운다. 자신이 그린 그림에 싸인을 해 달라고 한다. 스케치 북에 깍두기 담그는 과정을 만화로 만들었다. 잠깐 사이에 무에서 깍두기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알아 볼 수있게 잘 그려 놓았다. 자신은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는데 그 일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한다. 새로운 일을 찾기위해 공부를 더 할 생각이란다. 우리가 이 여행 끝에 찾아갈 낙양의 용문석굴에서 집이 멀지 않다고 한다. 8월 말이면 자신이 집에 있을 꺼라면서 전화 번호를 적어준다. 서로 이 매일 번호를 교환했다. 떠나기 위해 아래 층으로 내려오니 점심을 거나하게 차려 놓고 먹고 있다. 주인 내외. 일하는 알바생 3명. 그리고 투숙객 4명 모두 9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가 떠나니 모두 같이 사진을 찍자고 법석이다.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핸드폰으로 찍으려고 하니 한번 포즈를 취하면 최소 3ㅡ4번은 같는 포즈를 반복해야 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 버스 정류장에 와서야 방 키를 가지고 온 것을 일았다. 짐을 두고 혼자 다시 숙소로 돌아와 키를 주고 오니 마음이 급하다. 1시간 전에는 기차역에 도착하도록 시간을 맞춰 출발했는데 말이다. 다행스럽게 8번 버스가 자주 오는 편이다. 오고 떠나는 사람이 많다보니 자주 오는 버스도 언제나 만원이다. 통로에도 발 디딜틈 없이 사람이 많다. 우리 두 사람은 각자 짐을 하나는 들고 하나는 통로에 놓고 서서 있었다. 앞 자리에 않아 있는 두 젊은 남녀 학생이 짐을 받아 준다. 같은 과에 다니는 대학생이라고 한다. 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으려니 한 사람 건너에 서 있는 여자 아이가 학생들에게 우리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라고 한다. 괜찮다고 사양을 해도 결국 아이들이 통로에 서고 우리가 자리에 앉았다. 서로 아는 사이인 중 알았는데 모르는 사이였다. 학생들은 중간에 하차하고 그 여자아이는 우리와 같이 리짱으로 가는 여행객이었다. 내 눈에는 거의 비슷한 연령대로 보이는데 묘한 상항이다. 기차역 대기실에는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여행객으로 만원이다. 중국에 사람이 많다는 사실이 실감나게 한다. 거의 모두 여행객들이다. 지금이 대학생 방학철이라 더 많은 모양이다. 리짱까지는 2시간 30분 가야한다. 좌석은 2사람이 마주보는 좌석과 3사람이 마주보는 좌석이 통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있다. 사이에 있는 작은 식탁에 음식을 올려 놓고 열심히 군것질을 한다. 우리는 2사람이 앉는 좌석에 앉았다. 마주 앉은 아이는 18살에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이 여행이 끝나면 유치원 교사로 일할 예정이란다. 뚱뚱한 여자아이가 열심히 군 것질을 하면서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 옆 자리에 앉은 여자는 한의약사라고 한다. 말하는 내용은 한마디도 알아 들을 수 없지만 지금까지 만나 본 중국인 중에 가장 정확하고 분명한 발음을 하는 아이이다. 리짱역은 도시에서 많이 떨어진 외곽에 있었다. 중국답게 역사가 엄청 크다. 한 차 가득 쏱아져 나온 사람들과 작은 여관 사진을 들고 호객행위를 하는 어줌마들로 주차장은 발디딜틈이 없다. 우리가 타야하는 16번 버스는 오지않고 18번 버스만 자꾸 온다. 18번 버스 노선 중에 객잔이 많거나 고성이 가까운 모양이다. 4번 버스가 오고 난 후에야 16번 버스가 도착했다. 18번 버스는 세 번 오는 동안 항상 손님으로 가득했는데 우리 차는 빈자리가 많다. 조금 걱정이 된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가 너무 외진 곳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버스는 한 참을 도로만 잘 정비되어 있고 집은 거의 없는 거리를 지나 집들이 많아 지고 보행자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정류장에서 하차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전화를 부탁해야 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산한 곳이다. 버스를 기다리는 아저씨에게 전화를 부탁했다. 한 5분 정도 기다리니 사진 속의 여 주인이 도착했다. 3층의 새로 오푼한 깨끗한 객잔이다. 우리가 저녁 식사 전이라고 하니 잠깐 방에서 쉬고 있으면 저녁을 준비해 주겠다고 한다. 주인 3명과 우리까지 5명이 식사를 했다. 요리솜씨가 있다. 배불뚝이 남자 아이가 요리를 했다고 한다. 4가지 반찬이 모두 입에 맞다. 배불뚝이 남자 아이는 코미디언 같은 제스추어로 말을 할 때마다 웃음이 나게 한다. 재미난 아이들이다. 흑룡강 성에서 온 세 아이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객잔이다 .이제 시작한지 4달 되었다고 하는데 시설에 비하여 손님이 거의 없다. 피곤해서 샤워도 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매일 저녁에 쓰건 여행기도 새벽에 일어나 쓰고 있다.
추신; 따리 객잔 주인 나이는 26살. 여자친구는 임신 중이다. 여기 세 아이들도 그 정도 연령대이다. 대부분 20대 중반에 결혼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한다. 남자 아이들도 군대에 가지 않아 23살이면 경제 활동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