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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행 지 : 이탈리아 돌로미티 알타비아 1. 트레킹 (문트 세네스 산장 ~ 스코토니 산장)
산 행 일 : 2022. 07. 11.(월)
산행코스 : 문트 세네스 산장(Munt de Sennes, 2176m) ~ 페드류 산장(Rifugio Pederù, 1,548m) ~ 파네스 산장(Utia de Fanes, 2,060m) ~ 리모 호수(Lago di Limo, 2159m) ~ 파소 타데그라(Passo Tadegra, 2143m) 고개 ~ 콜데 로시아(Col de Locia, 2070m) 전망대 ~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 (21km, 10시간 소요)
산행참가 : 13백두 + 4인(가족). (한왕용의 "이태리 돌로미티 Altavia 1. 트레킹 10일)
<산행 지도>
지난해 트레킹 계획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트레킹 첫날 숙소는 세네스 산장(2080m)이었고, 이어서 포다라 산장(Rifugio Fodara Vedla , 1980m)을 거쳐 페드류 산장(Rifugio Pederù, 1,548m)까지 내려가는 Alta Via 1. 코스를 따르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세네스 산장 예약을 못해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코스를 30여분 단축하도록 변경하면서 첫날 숙소를 문트 세네스 산장(Rifugio Munt de Sennes, 2176m)으로 바뀌었고, 둘째 날 코스도 포다라(Fodara Vedla)를 거치지 않고 지름길로 보이는 Col de Lasta(2311m) 북서쪽 사면 오솔길을 따라 우회하여 다시 Alta Via 1. 코스에 접속한 후 페드류 산장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이후 페드류 산장(Rifugio Pederù, 1,548m)에서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멋진 돌로미티 산군을 조망하며 파네스 산장(Utia de Fanes, 2,060m)까지 이동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숲이 우거지고 양과 소가 방목되어 있는 초원지대를 이동하여 '콜데 로시아(Col de Locia, 2070m)'라는 조망처에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카판나 알피노(Capanna Alpino, 1720m) 방향 조망을 하고는, 계곡 아래까지 고도를 낮추었다가 스키 슬로프로 이어진 트레일을 따라 다시 올라 둘째 날 숙소인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에 도착하게 된다.
지난밤 컨디션에 문제가 있음을 느껴 일찌감치 침상에 몸을 뉘었지만, 시차 때문인지 아니면 몸에 이상이 생겨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잠은 자는 것인지 아닌지가 불분명한 상태로 지루한 밤을 보낸다. 일출 예상 시간인 5시 반쯤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지난밤 잠들 때와 비슷하게 주위는 훤한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일출을 보려 언덕 위로 가 볼까도 생각했지만, 혹여 오늘 긴 거리를 걸어야 하기에 새벽잠이라도 좀 더 자는 게 좋을 듯하여 침상 뒹굴기를 지속한다.
알프스의 자연 속에서 맞이하는 첫날 아침, 일출 예정 시각인 05:27쯤을 지난 시각이다.
산장 2층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지난밤 10시쯤의 풍경과 별반 다르지 않다.
컨디션이 괜찮았으면 좌측 언덕 위로 가 일출을 기다렸겠지만, 그냥 침대에서 새벽잠을 청해 보기로 한다.
일출 후 1시간쯤이 지나니 희백색의 석회암 산봉우리가 아침 햇살을 반사하여 빙산인 듯 보인다.
일출을 보러 언덕 위로 갔지만 아침해가 건너편 능선 아래에서 어찌나 꾸물대는지 그냥 내려왔다는 순회 형과, 한국이 아닌 이탈리아에서 힘들게 구매한 가스로 라면을 끓였다는 바지런한 병철이 함께 라면을 들고 있기에 혹여 집나간 입맛을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병철이 제작한 특제 비닐봉지 용기에 라면 국물을 따라 마셔보는데, 참 맛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라면 국물이 맛있게 느껴진다고 돌로미티 산장의 딱딱한 빵쪼가리도 맛있지는 않았다.
다른 분들은 지난밤 과음을 맛있는 양식으로 해장해야 한다며 말도 안 되는 너즈레와 함께 맛있게 아침식사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입어 넣고 싶지가 않다.
하지만 또 하루를 버텨야 하니 흰 우유에 푸석한 곡물가루를 타서 마셔 둔다.
눈치 없는 남동생에 비해 생기 발랄한 금순이 풍의 쥔장 아가씨와 함께 문트 세네스 산장(Rifugio Munt de Sennes, 2176m)에서의 첫날 숙박을 기념하고는 돌로미티 둘째 날 트레킹에 나선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고집 센 할아버지가 홀로 사는 집이었다고 해도 전혀 이상스럽지 않았을 외딴 산장을 뒤로하고,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를 우회하는 오솔길을 따라 돌로미티 둘째 날 트레킹을 시작한다.
문트 세네스 산장 서북쪽 풍경.
트레일은 좌측의 Col de Lasta(2311m) 산 북서쪽 산허리 목초지와의 경계를 따라 완만하게 이어지는데, 끊임없이 들려오는 워낭 소리에 사람의 길이라기보다는 인근 초지를 오가는 소들의 길인 듯하다.
하루를 비추는 햇살이 미처 들어오지 않은 대지를 그것도 초원을 거니는 기분은 오롯이 몸으로 체험한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것으로 말로써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여하튼 이루 형언할 수 없는 충만감이라고나 할까!
올려다본 좌측 Col de Lasta(2311m) 산 모습.
저 산 너머에 세네스 산장이 있을 것이고, 만약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로 갔으면 지금쯤 저 산 너머의 햇볕이 쨍한 비포장 도로를 걷고 있었을 터이다.
한국의 고산에 가면 키가 큰 주목나무와 다르게 땅바닥에 누은 듯한 '누운주목나무'가 있는데,
이곳도 키 큰 소나무와 다르게 땅바닥에 깔린 누운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티끌 없는 파란 하늘과 평온한 대지 사이에서 한없이 평화로는 백두들.
길은 초원을 지나 숲으로 들더니 산모퉁이를 휘감으며 좌측으로 휘어지며,
병풍처럼 둘러진 바위산과 전나무 숲이 멋지게 어울리는 숲길을 따르게 되는데,
지도를 보니 우측 바위산 사이의 협곡으로 점심식사를 할 파네스 산장으로 가는 트레일이 이어지게 된다.
살짝 당겨본 파네스 산장 방향 가야 할 트레일 모습.
페드류 산장에서 골짜기를 따라 파네스 산장으로 트레일이 이어진 골짜기 모습.
골짜기 안쪽의 저 바위 봉우리도 넘어야 할까?
살짝 당겨본 골짜기 안쪽의 바위 봉우리 모습.
소들의 진입을 통제하는 목책을 지나자 트레일은 한결 완만한 사면 숲길로 이어지고,
계곡 건너편의 높은 바위산들은 모드 제각각 이름과 사연을 간직하고 있을 터인데,
인솔을 담당한 한 대장은 물론 현지 가이드인 마우로조차 설명을 않으니 알 길이 없다.
그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한 바위산과 녹색의 침엽수림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아둘 뿐!
좌측 Lavinores(2462m)와 우측 Ciamin(2610m) 쯤.
Sas dles Diesc(3026m)와 연봉들.
잠시 더 알프스의 침엽수림 속으로 이어진 트레일을 따르다가,
임도에 내려서서 잠시 행장을 여미며 긴 여정을 대비한다.
좌측 임도를 따르다가 도로가 'Z'자로 이어지는지 우측으로 내려가는 임도로 들어서는데,
지도를 보니 세네스 산장에서 이어오는 트레일과 만나는 지점이다.
아침에 떠나온 문트 세네스 산장이 50분 거리라는 갈림길 이정표.
우쨀 건데!
임도 트레일을 따라 북쪽 방향으로 잠시 진행하다가,
다시 아래쪽의 임도를 향해 숲을 가로질러 내려서고,
다시 임도에 접속하여 남쪽 방향 내림길로 진행하면,
우측 아래로 완만한 침엽수림 구릉이 내려다 보이더니,
이내 앞서간 일행들이 반대방향 북쪽으로 진행하는 아래쪽 임도가 내려다 보이고,
이내 계곡 분지에 내려서서 평지길을 잠시 더 따르면,
세네스 산장에서 포다라 산장을 거쳐 이어오는 트레일에 접속하여 우측 페드류 산장(Rifugio Pederù, 1,548m)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로서 문트 세네스 산장에 묶게 되어 Col de Lasta(2311m) 산 북서 사면으로 우회하는 트레일도 끝이 나고 이후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를 따르게 된다.
알타비아 1. 코스 포다라 산장(Rifugio Fodara Vedla) 방향에서 오는 트레커들.
포다라 산장(Rifugio Fodara Vedla)이 20분 거리라는 이정표.
나무에 걸린 이정표에는 포다라 산장(Rifugio Fodara Vedla)까지 15분.
널찍한 찻길을 따라 페드류 산장(Rifugio Pederù, 1,548m) 방향으로 진행하면 도로는 'Z'자 형태의 급경사 내림길로 이어지는데,
앞서 가던 여교수님의 미끄러지며 넘어져 얼굴을 긁히는 상처까지 입는다. 자갈이 있는 시멘트 포장 급경사를 지나다가 미끄러진 듯하여 마침 가지고 있는 상처 보호용 거즈로 응급조치를 한다.
부상자가 발생하자 더욱 조심스러워진 걸음걸이로 내려서는 백두들.
내려서야 할 계곡 조망.
지그제그로 내려서는 도로를 두고 숲 지름길로 들어서면,
널찍한 도로가 아닌 오솔길이 급경사 사면을 따라 지그제그로 이어지는데,
역시 널찍한 도로보다는 좁은 오솔길이 걷기에 훨씬 편한 느낌이다.
지름길로 들어선 지 10여분 만에 다시 도로에 내려서서,
급경사의 사면을 따라 지그제그로 내려서는 도로를 따르게 되는데,
가야 할 페드류 산장(Rifugio Pederù, 1,548m)이 발아래로 까마득이 내려다 보이고,
걸어 내려가기도 어려운 급경사를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라이더에게 박수도 보낸다.
트레일 옆 까마득한 바위 절벽에는 암벽을 오르는 크라이머들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숨은그림 찾기!
늘 앞장서 가시던 형수님이 이번 트레킹에서는 무릎 통증으로 내림길을 무척 힘들어하신다.
힘들게? 내려선 페드류 산장(Rifugio Pederù, 1,548m)을 배경으로.
바위 산으로 둘러싸인 협곡에 위치한 이곳 페드류 산장은 버스도 진입이 가능하여 휴양지로도 각광을 받는 곳으로 산장에서 간단한 간식과 음료수를 구매하고 화장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페드류 산장(Pederü Hutte, 1548m)>
데드류 산장(Pederü Hutte)은 남 티롤의 Fanes-Sennes-Braies 자연공원에 있으며 해발 1,548m에 위치한다. 이곳은 San Vigilio di Marebbe에서 Rudo계곡(Rautal)을 통해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이래 Val di Rudo의 끝은 Fanes와 Sennes를 연결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군사적 요충이 되었다. 여기에 Kaiserjäger캠프가 병원, 묘지 및 저수지와 함께 생겨났다. 연락을 유지하기 위해 특수 케이블카와 전화선도 건설되었으며, Skoda Morser M11 395mm 대포가 이곳으로 수송되기도 했다.
1920년대에 이탈리아 왕국은 오래된 군사 마을의 나머지 부분을 불태우고 철거하였으며, 남겨진 일부 막사는 마구간과 창고로 사용되었다. 산장은 1935년부터 작은 목조 장교 숙소가 석조 건물로 바뀌었고, 1946년에 Ida와 결혼하여 이곳에서 살기 시작한 Angelo의 아들 Adolf Pisching에 의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야 완공되었다. 1953년부터 그들은 일부 방을 짓고 임대하기 시작했고, 1959년에는 식당과 최초의 수력발전소가 건설되었다. 산장은 1960년, 1966년, 1974년에 추가로 개발되었다. 이후 1975년부터 여름과 겨울 두 계절에 개방되기 시작했다.
이곳 페드류 산장에서 점심 식사가 예정된 파네스 산장까지 1시간 50분 걸린다는 이정표.
이 지역의 이정표에는 거리 표시가 아닌 소요 시간이 표시되어 있다.
가야 할 파네스 산장 방향 협곡 트레일 입구의 야외 테이블에서 잠시 여장을 정비하는 백두들.
땡볕에 고스란히 노출된 협곡 오름길을 오르겠다고 나서는 백두들.
정말 가야 하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냥 점심 먹으려 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말라버린 계곡 건너편 오두막에서는 발전기 소리가 나며 맑은 물이 흘러나오는 것으로 보아 수력발전시설로 짐작된다.
강렬해지는 돌로미티의 햇볕을 고스란히 느끼며 잔 자갈이 깔린 도로를 따르다가,
우측 난쟁이 소나무가 자라는 숲 오솔길로 들어선다.
돌아본 페드류 산장 방향.
내리쬐는 햇살을 고스란히 받으며 오름길을 오르는데도 땀이 날 정도는 아니고,
어느새 돌아본 페드류 산장이 자그마해졌다.
아자씨! 쉬었다 가~유~!
돌아본 페드류 산장 방향.
자~, 땡볕에서 쉬는 것도 고역이니 그만 가 보시죠!
'앞쪽의 저 댐처럼 보이는 곳만 오르면 되는 걸까?' 하는 기대로 힘차게 걸음을 내딛는데,
좌측의 자동차 도로가 마치 소양댐을 연상케 하며 자갈이 흘러내리는 사면을 지나며,
어쨌거나 우리가 지날 때까지 무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애고, 저기를 자전거로 오르는 사람들이 또 있다.
잠시 도로에 접속했다가는 다시 이정표를 다라 우측 등로로 들어서고,
까마득이 보이던 댐 모양의 언덕 위로 올라섰는데도 전방으로 펼쳐지는 것은 계속되는 오름길이고,
앞쪽으로 또다른 댐 모양의 언덕이 가로막고 있다.
그렇게 작은 왕국의 방어선 같은 언덕을 한번 더 오르니 키 작은 난쟁이소나무(dwarf pine)로 뒤덮인 완만한 계곡이 펼쳐지는데, 사실 우리가 향하는 파네스 산장과 어제 보았던 브라이에스 호수를 내려다보고 있던 바위산 크로다 델 베코의 어느 동굴 속에 있다는 '파네스 왕국(Kingdom of Fanes)'의 전설이 어떻게 연관되는지 궁금해진다.
난쟁이 소나무들이 자라는 지역이라 내리쬐는 땡볕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고,
온통 바위 봉우리와 절벽으로 둘러싸인 계곡이라 더워진 공기가 빠져나갈 틈도 없어 보인다.
난쟁이 소나무가 자라는 작은 바위 언덕을 오르니 좌전방으로 예상치 못했던 작은 호수가 보인다.
피치오델 호수(Lago Piciodel)로 트레킹 도중 고도와 상관없이 자주 만나게 되는 그림 같은 호수 중 하나다.
트레일 우측에도 물이 고였던 흔적이 있는 장소가 보인다.
아마도 이곳에 눈이 내리는 계절에 오면 곳곳에서 호수를 볼 수 있을 듯하다.
마른 호수쯤을 지나자 좌측에서 나란히 이어오던 도로와 만나게 되는데,
앞서가던 분들이 뜨거운 햇볕을 피해 잠시 그늘을 찾아 쉼을 하고 있다.
꿀맛 같은 그늘에서의 쉼을 뒤로하고 다시 파네스 산장을 향하려는데,
파네스 산장 방향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라이더들이 부럽기만 하다.
사실 바람한점 없는 한여름 땡볕에서 Down-hill 구간은 더더욱 즐거운 것이다.
이제 주변에는 키 큰 나무들도 보이지만 햇볕을 가려줄 정도가 아닌 오름길을 따르는데,
그늘을 두고 땡볕을 고스란히 쬐며 먼산을 조망하는 젊은이가 눈길을 끌고,
잔돌이 흘러내리는 사면을 지나면 다시 도로에 접속하여 파네스 산장으로 향하게 되는데,
길 가 기도터의 성모 마리아상이 지나는 트레커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네팔 트레킹에서 보았던 부처님 사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세상일이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쪽으로 펼쳐지는 멋진 그림에 작은 오두막 한 채가 자리하고 있는데,
점심 식사가 예정된 파네스 산장으로 짐작하며 환호해 보지만,
이곳은 우시아 피체스 파네스 산장(Ucia Pices Fanes)으로,
산장 옆으로 멋진 계곡이 더위에 지친 트레커들을 향해 '어서 뛰어들어!'라고 유혹하고 있다.
Vigibach 강으로 표시된 이곳 계곡에는 물이 저리도 많이 흐르는데,
잠시 전에 지난 하류인 페드류 산장 부근의 계곡은 건천이었던 게 의아하기만 하다.
우시아 데스 문타뇰레스 산장(Ücia dles Muntagnoles, 2022m)이 있는 갈림길에서 파네스 산장은 좌측, 라바렐라 산장은 우측이다. 이 산장의 아침식사가 알타비아 1. 코스의 산장 중에서 최고라는데, 언제 먹어 볼 기회가 있으려나 모를 일이다.
백두의 여신들은 우측 길의 호숫가 라바렐라 산장을 두고,
좌측 길로 들어서 파네스 산장으로 가고 싶은 모양이다. 그럼 그리로 갈 밖에..ㅉㅉ
맑은 물이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비기바흐(Vigibach) 개울을 건너서 파네스 산장으로 향하는데,
길 옆 나무에 메인 그네를 타는 춘향이의 옷차림이 한복이 아닌 등산복 차림이고,
마침내 오늘 점심 식사가 기다리고 있는 파네스 산장에 도착한다.
우측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호수와 라바렐라 산장 방향.
1차 세계대전 때 사용된 대포 탄피가 놓인 파네스 산장.
이곳의 점심 메뉴도 파스타와 야채죽.
그나마 야채죽을 주문하여 몇 숟갈 떠 보지만 영 목구멍으로 넘어가지를 않는다.
식사를 하는 다른 분들의 표정도 그닥 즐거워 보이 지를 안는다. 션한 맥주를 앞에 두고도..ㅉㅉ
아마도 미리 예약한 메뉴라서 바꿀 수가 없는 듯하다.
트레킹이야 대충 걸으면 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식사 메뉴를 미리 챙겨볼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식사를 마치고 현지 가이드 마우로로부터 오후 트레킹에 대한 대충의 설명을 듣고는,
널찍한 도로를 두고 오솔길을 따라 리모 호수를 향해 짧은 오름길로 들어선다.
돌아본 파네스 산장.
지그재그로 오르는 도로를 지름길 소로를 따라 오르는데,
이 지역의 표지판에는 이탈리아어와 독일어 등이 병기되어 있어서 무척 혼란스럽다.
이제 완만한 오름길 도로에 접속하여 고도를 높여 가는데,
지나온 골짜기 건너편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지쳐가는 트레커들을 위로해 준다.
돌아본 Piz de Sant Antone(2655m) 방향.
트레일은 지도상 리모 고개(Passo di Limo, 2175m) 쯤으로 표시된 곳을 지나는데,
좌측 언덕 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따라 우리도 언덕 위로 오르니 사방으로 조망이 멋지게 펼쳐진다.
리모 고개(Passo di Limo, 2175m)에서 본 파노라마.
리모 호수 방향으로 이어진 가야 할 트레일 모습.
좌측 Bechei di Sopra(2794m)과 가운데 좌측부터 Vallon Bianco(2688), Piz Forcia Rossa l(2644), Piz Forcia Rossa II(2703), Piz Forcia Rossa III(2791).
리모 고개(Passo di Limo, 2175m)에서 바라본 조망 (동영상 01':10")
리모 호수 뒤편의 Bechei di Sopra(2794m)를 바라보며 진행하면,
돌아본 리모 고개 뒤편으로 Piza dales Diesc(3026)를 비롯한 연봉들이 늘어서서 지켜보고 있고,
Bechei di Sopra(2794m) 아래의 리모 호수(Lago di Limo, 2159m)를 지나게 되는데,
기대와는 달리 말라 가는 리모 호수의 모습이 작금의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어 보여 심란하기만 하다.
1차 세계대전 때 뭔 일이 있었던지 "1915~1918 ~~~"라 쓰인 십자가 표식.
1차 세계대전은 당시 이곳에 전투를 치른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양측 모두에게는 재앙이었을 테지만, 당시 전투용 물자 수송을 위해 만들어진 교통망은 훗날 돌로미테를 트레킹의 성지로 알려지는데 일조했다.
옛날 뽀얀 흙먼지가 일던 시골길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자갈길을 따르면,
좌측 Bechei di Sopra(2794m)와 Vallon Bianco(2688) 사이 계곡 방향 조망이 멋지고,
돌아본 리모 호수 방향.
따르던 도로를 두고 지름길인 우측 산길로 들어서서 진행하면,
이내 잠시 전에 헤어졌던 도로에 다시 접속하여 우측으로 도로를 따르게 되는데,
앞쪽 갈림길을 지난 지점에 있는 작은 산장을 향해 진행하면,
돌아본 Bechei di Sopra(2794m) 방향.
좌측 피아메스(Fiames) 방향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이내 이탈리아 국기가 걸린 말가 그란데 파네스(Malga di Gran Fanes, 2105m) 산장을 지나게 된다.
말가 그란데 파네스 산장(Malga di Gran Fanes, 2105m)을 지나 이어진 평탄한 초원길 모습.
말가 그란데 파네스(Malga di Gran Fanes, 2105m) 산장을 지난 길가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당겨본 가야 할 계곡 너머로 보이는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모습.
트레킹을 떠나오기 며칠 전인 지난 7월 3일 빙하 사태로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곳이다.
좌측 치마 캄페스트린 북봉(Cima Campestrin Nord, 2834m)과 우측 치마 타이번(Cima Taibun, 2927m) 사이의 골짜기로 이어진 알타비아 1.을 따라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를 향해 "가 봅시다!"라는 회장님의 외침에,
모두들 자리를 털고 다음 조망 명소인 Col de Locia를 향한다.
좌측 Vallon Bianco(2688)와 Piz Forcia Rossa l(2644), Piz Forcia Rossa II(2703), Piz Forcia Rossa III(2791) 봉우리 방향 트레일 갈림길을 지나는데, 이정목 뒤로 보이는 바위에 얹힌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돌아본 Bechei di Sopra(2794m) 방향.
우측 이리저리 비틀린 퇴적암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이는 암봉 모습.
시간의 힘이란 짐작조차 어려운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한 대장이 '한반도 봉(峰)'이라 이름 붙인 치마 타이번(Cima Taibun, 2927m) 모습.
시야가 맑아서 그런지 금방 닿을 듯이 보이는 봉우리와의 거리가 좀처럼 줄어들지를 않는데,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문화유산도 세계 최고 급인데 이런 멋진 자연 풍광도 있다는 게 무척이다 부럽다.
살짝 당겨본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모습.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내걸린 한반도 모양의 암봉이 자꾸만 시선을 끄는데,
과연 가야 할 트레일이 저 치마 타이번(Cima Taibun, 2927m)을 좌.우 어디로 지나게 되는지가 궁금해진다.
우리의 길은 저 한반도 봉 좌측 아니면 우측, 어디로?
봉우리는 금방이라도 닿을 듯이 가까워지는데도
우리가 가는 길은 어디로 이어질지 도무지 실마리가 보이지 않더니,
마침내 우리의 길은 한반도 봉 좌측 골짜기로 이어지는 갈림길 고개를 지나는데,
이곳이 지도상의 파소 타데그라(Passo Tadegra, 2143m) 고개쯤인 듯하다.
아쉽지만 한반도를 닮은 치마 타이번(Cima Taibun, 2927m)은 우측으로 흘러 보내고,
멀리로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가 보이는 골짜기로 이어진 트레일을 따른다.
길은 소들이 누워 한가로이 되새김질하고 있는 초원을 지나 사뭇 황량해 보이는 골짜기로 이어지더니,
알타비아 1. 코스가 직진의 계곡길을 두고 좌틀하여 포르첼라 델 라고(Forcella del Lago, 2486m) 고개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갈림길에는 앞서 가던 분들이 후미를 기다리며 쉼을 하고 있다.
이곳 갈림길에서 좌측의 알타비아 1. 코스를 따르게 되는지를 가이드 마우로에게 물었더니,
이곳에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알타비아 1. 코스는 가파른 자갈길을 따라 고도를 400m쯤 높여 포르첼라 델 라고(Forcella del Lago, 2486m) 고개를 지나게 되는데, 고개를 지나 라가주오이 호수(Lago di Lagazuoi, 2194m)로 내려서는 길이 워낙 급경사라 위험하기에 직진의 계곡길을 따라 카판나 알피나(Capanna Alpina) 방향으로 우회하여 진행한단다.
갈림길 옆 풀밭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가야 할 카판나 알피나(Capanna Alpina) 방향 계곡 끝으로 보이는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살짝 당겨본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모습.
우측 빙하가 떨어져 나가며 빙하사태 사고가 난 지점도 가늠된다.
갈림길에서 좌틀하는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를 두고, 직진의 카판나 알피나(Capanna Alpina) 방향으로 우회하여 숙소인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으로 향한다.
당겨본 마르몰라다(Marmolada, 3343m) 모습.
정규 알타비아 1. 코스는 좌측의 사면을 따라 고도를 높여 사진 우측 부분, 좌측 치마 스코토니(Cima Scotoni, 2874m)와 우측 치마 델 라고(Cima del Lago, 2634m) 사이의 포르첼라 델 라고(Forcella del Lago, 2486m) 고개로 이어진다.
돌아본 파소 타데그라(Passo Tadegra, 2143m) 고개 방향.
뚜렷한 트레일은 계곡을 따라 완만한 내림길로 이어지는데,
우측 포르첼라 델 라고(Forcella del Lago, 2486m) 고개로 이어지는 알타비아 1. 코스가 까마득이 올려다 보이고,
좌측으로 보이는 치마 캄페스트린 북봉(Cima Campestrin Nord, 2834m)과 치마 캄페스트린 남봉(Cima Campestrin Sud, 2910m) 모습.
트레일은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건너 좌측 사면으로 이어진다.
길은 계곡 좌측 사면으로 잠시 오르다가,
다시 계곡을 끼고 완만한 내림길로 이어지고,
멋들어진 고사목이 조형물 인양 버티고 있는 언덕을 넘으면,
위쪽으로 포르첼라 델 라고(Forcella del Lago, 2486m) 고개가 머리 위로 올려다 보이는 트레일을 여유롭게 지나고,
돌아본 치마 쿤투리네스(Cima Cunturines, 3064m) 방향.
좌측 치마 델 라고(Cima del Lago, 2634m) 방향에서 흘러내리는 지류를 건너는 목교를 지난다.
좌측 치마 델 라고(Cima del Lago, 2634m) 모습.
다시 완만한 사면 오름길을 잠시 따르면,
돌아본 파소 타데그라(Passo Tadegra, 2143m) 고개 방향.
조망 명소로 표시된 콜데 로시아(Col de Locia, 2070m)에 도착한다.
콜데 로시아(Col de Locia, 2070m)에서 바라본 카판나 알피노(Capanna Alpino, 1720m)와 피츠 보에(Piz Boè, 3152m)쯤 방향.
돌아본 파소 타데그라(Passo Tadegra, 2143m) 고개 방향.
북쪽 치마 쿤투리네스(Cima Cunturines, 3064m) 방향.
콜데 로시아(Col de Locia, 2070m)에서 카판나 알피노(Capanna Alpino, 1720m)까지는 고도 350m를 낮춰야 하기에 급경사 절벽을 지그제그로 내려가는 헤어핀 구간인데, 내리막길 초입의 좌측 나무둥치에는 안전을 기원하는 목각 예수상이 걸려있다.
절벽 내림길 좌측 바위틈에서 흘러내리는 석간수 약수터.
살짝 당겨본 피츠 보에(Piz Boè, 3152m) 방향.
금방 닿을 것처럼 보이는 내림길에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는데,
무릎이 아픈 전 여사님에게는 내리막이 오히려 가장 싫다.
그렇게 급경사를 내려선 끝에 녹색의 풀밭이 편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평탄지가 나오는데, 앞서가던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
우측 치마 쿤투리네스(Cima Cunturines, 3064m) 방향.
돌아본 Col de Locia(2070m) 방향.
짧은 다리쉼을 뒤로하고 다시 Capanna Alpino(1720m)를 향하면 다소 완만해진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차량 통행이 가능한 수준의 널찍하고 완만한 헤어핀 구간을 지나게 되고,
마침내 Capanna Alpino(1720m) 직전의 평탄 계곡에 도착하니,
앞서 내려간 분들이 등산화를 벗고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저 좋은 것은 앞선 분들의 몫!
널찍한 도로를 따라 Capanna Alpino(1720m)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우측 풀밭을 가로질러 오늘 목적지인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으로 이어진 길로 들어서는데, 다시 고도 320m를 높여야 한다.
가야 할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이 자리한 골짜기 방향.
계곡 하류 Capanna Alpino(1720m) 방향.
계곡을 건너는 목교를 지나 스코토니 산장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르면, 도로는 스키 슬로프 가운데로 이어지다가 우측으로 휘어지며 우회하는 지점에서 도로를 두고 가파른 스키 슬로프를 따라 오른다.
스키 슬로프 오름길이 예상보다 어렵다.
이곳의 슬로프가 우리나라의 슬로프보다 가파르기도 하지만,
점심 식사도 거르다시피 하며 아침부터 20km를 걸었으니 지칠 때도 되었다.
다시 가파른 슬로프를 우회하여 오는 도로에 접속하여,
얼마 남지 않은 스코토니 산장을 향해 힘겨운 걸음을 옮긴다.
잠깐의 쉼으로 다시금 힘을 얻어 얼마 남지 않은 산장을 향하면,
이내 가파른 오름길이 완만해지며 바위 절벽과 암봉으로 둘러싸인 자그마한 초지가 나타나고,
마침내 높은 바위 절벽과 암봉에 둘러싸인 축구장 만한 초지 한켠에 자리한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에 도착한다.
오늘 묵게 될 스코토니 산장(Rifugio Scotoni, 2040m) 모습.
스코토니 산장을 둘러싸고 있는 암봉과 절벽 파노라마.
스코토니 산장 주변 풍경(동영상 57")
배정된 방에 배낭을 두고 침상에 지친 몸을 뉘니, 저녁 생각은커녕 눈도 뜨고 싶지 않다.
열이 나는 것도 나닌데 심한 몸살에 걸린 듯 늘어지며 무기력해진다.
'그래도 먹어야 살지!'라며 식당에 내려가 보지만, 야채수프 몇 숟갈로 저녁 식사를 갈음할 뿐이다.
트레킹 둘째 날인 오늘은 어제의 두 배가 넘는 21km를 걸었지만, 그리 어렵잖게 느꼈던 페드류 산장 이후의 오름길과 무척 어렵게 오른 마지막 스코토니 산장 오름길을 제외하면 대부분 내리막길이거나 초원길을 따르는 무난한 트레킹이었다.
하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제대로 먹지를 못하고 걸었던 터라, 연이어 나타나는 멋진 풍광을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던 듯하다. 산모퉁이를 돌면 새로이 출현하는 그림 같은 풍광과 작은 언덕이라도 올라서면 어김없이 펼쳐지는 파노라마 풍경! 그런 쉽사리 보기 어려운 장면들을 그저 TV 화면에 나오는 풍광으로 밖에 대하지 못한 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몸의 건강은 행복의 필요조건임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첫댓글 넘 자세하고 생생한 산행기 다시 다녀온 기분입니다.즐감했습니다.감사 감사 감사드립니다.
제가 다녀 온 곳인지 모를만큼 하늘과 구름이 환상적이네요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3년 전보다 좀 쉽게 변경했다는데..
실은 더 어렵게 바뀐듯 했슴다.
더운데 늘 시원하시길..
대장님 너무나 고생이많았네요 식사도 못하시면서 이렇게 멋진풍경 찍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새록새록시기억이 되살아나네요 감사합니다~~
식사는 잘하고계시나요 걱정이 많이되네요 건강하셔요 멋진대장님 화이띵이예요 힘네셔요
시간이 치료해 주네요.
늘 감사합니다.
잘 정리하고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