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소프트웨어 발전이 초래하는 중대한 사회 전환의 시기에 들어서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소프트웨어와 사회 변화 관계에 대해 이런 진단을 내린다. 포럼은 이런 인식을 토대로 ‘소프트웨어와 사회의 미래에 관한 글로벌어젠다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위원회의 부의장이자 <제2의 기계시대> 저자인 에릭 브린욜프슨 미 MIT대 교수는 “컴퓨터와 디지털의 발전이 인간의 정신 능력에 끼치는 영향은 과거 증기기관과 그 후예들이 인간의 신체 능력에 끼치는 영향과 같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신능력이란 뇌를 이용해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바꾸는 능력을 말한다.
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친 토론을 통해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프트웨어 성과 가운데서 인류의 건강과 환경, 세계 상거래와 국제 관계에 큰 영향을 끼칠 만한 것들을 뽑아냈다. 최종 선정된 것은 21가지. 위원회는 정보통신 부문의 기업인과 전문가 816명을 상대로 이 21가지 소프트웨어 기술이 사회의 주류로 환골탈태하는 ‘티핑 포인트’ 예상시기를 물었다. 최근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2025년 이전에, 늦어도 2027년까지는 21가지 기술 모두가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절반을 약간 웃도는 11가지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2025년 이전에 티핑 포인트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덕분에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생활이 구현될수록 경계해야 할 그림자가 짙어진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다. 지금도 논란의 중심에 있는 사생활 침해는 물론이고, 데이터 보안, 스마트기기 중독, 현실도피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일상에 몰입하다 보면 사실 기술이 일으키는 세상의 변화를 느끼기가 어렵다. 변화는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성큼성큼 다가온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3D 프린팅 카나 자율주행차가 오늘날 이처럼 인구에 회자될 줄 누가 짐작이나 했으랴.
위원회는 “이 21가지 기술에서 미래 사회를 만들어가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의 메가트렌드 6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 6가지 메가트렌드는 인터넷과 사람의 결합, 컴퓨팅의 유비쿼터스화와 저장공간의 무한 확장, 사물인터넷의 전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부상, 공유경제 확산, 물질의 디지털화 등이다. 2030년이 오기 전에 티핑 포인트를 맞을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하나, 2018년 사용자의 90%가 무제한 무료 데이터저장장치를 갖는다.구글 데이터센터 내부. 유튜브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avP5d16wEp0
새 파일을 저장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파일을 지우는 것은 머지 않아 옛날 이야기가 된다. 3년 안에 약 90%는 데이터 저장공간을 무제한으로 갖게 될 것이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다. 이 저장공간은 광고업체가 만들어준다. 몇몇 업체들은 이미 저렴한 비용으로, 또는 무료로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구글 포토스는 이미 무제한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아마존은 한 해 60달러만 내면 무제한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이들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기가바이트당 하드 드라이브 비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 비용이 5년마다 약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해 왔다고 밝혔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디지털 기기 사용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작성된 모든 데이터의 90%가 불과 지난 2년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 분야에서 만들어지는 정보는 1.2년마다 2배씩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런 예상이 들어맞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인 원드라이브(OneDrive)에 무제한 저장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을 포기했다.
둘, 2021년 로봇 약사가 등장한다.로봇이 처방전에 맞는 약을 처방해준다. 유튜브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oumlYbwfAsI
로봇은 이미 자동차 공장 같은 제조업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앞으로는 일의 성격이 좀더 복잡한 서비스 로봇이 등장할 것이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지금 110만대의 공장 로봇이 있다. 자동차 제조라인 작업의 80%는 기계가 알아서 처리한다. 2021년까지는 병원 처방에 따라 정확히 약을 조제해주는 로봇 약사가 등장할 것이다.
셋, 2022년 1조개의 센서가 인터넷에 연결된다 센서 가격은 하락하고 컴퓨터 성능은 향상되면서 인터넷에 연결되는 기기들이 종류에 관계에 없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뚜렷해질 것이다. 모든 것들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연결된다. 이르면 2022년 1조개의 센서가 연결되는 세상이 될 것이다. 도처에 있는 센서들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의 주변 환경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넷, 2022년 세계인의 10%가 인터넷에 연결된 옷을 입는다.http://www.collegehumor.com/post/6815768/internet-clothing
기술이 구현되는 공간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커다란 방을 한가득 차지했던 컴퓨터는 이제 손바닥 안으로 들어왔다. 다음 단계는 옷과 기타 액세서리 속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요즘 주목받기 시작한 스마트워치는 그 첫 사례다. 보고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의류가 등장하는 데는 그리 오랜 기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옷 역시 시계나 반지 같은 액세서리의 일종으로 간주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스마트워치와 스마트밴드의 판매 수량이 올해 7천만대, 5년 안에 5억1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웨어러블 인터넷기기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갈수록 적극성을 띨 것이란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의 가장 큰 이점은 건강관리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다섯, 2022년 3D 프린팅카 양산이 시작된다아우디가 3D프린팅으로 제작한 스포츠카 미니어처. 실물 크기의 2분의 1이다. 아우디 제공
3D 프린팅 시제품 차량의 성능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앞으로는 사용할 수 있는 재료의 폭도 훨씬 넓어지고, 복잡한 부품도 단번에 프린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미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시제품을 만들거나 부품을 쉽게 만들기 위해 이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최근 아우디는 금속 프린터를 이용해 1936년에 출시한 그랑프리 스포츠카 ‘Auto Union Typ C’ 미니어처를, 실제 모델의 2분의 1 크기로 만들어 보였다.
미국의 로컬 모터스(Local Motors)는 조만간 3D 프린팅 기술로 차를 양산하기 시작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양산에 앞서 2016년 봄부터 양산모델 ‘LM3D’에 대한 주문을 받을 계획이다. 예정 가격은 5만3천달러(6100만원). 실제 시판하려면 미 교통당국의 충돌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회사 쪽은 2017년에는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장은 테네시주 녹스빌에 있다. 로컬 모터스는 올해 초 스트라티(Strati)라는 이름의 3D 프린팅 카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여섯, 2023년 삽입형 스마트폰이 등장한다. 2023년 스마트폰은 웨어러블 단계를 지나 몸에 삽입된다. 문신 형태일 수도 있고 칩 이식 형태일 수도 있다. 삽입형 기기는 신경망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기기 작동과 이용 방식도 전혀 새로워진다. 응답자의 약 80%가 7년 후 삽입형 스마트폰의 등장을 예측했다. 삽입형 스마트폰이 등장하면 내장된 센서를 통해 건강 체크를 하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뇌파를 통해 생각만으로, 또는 신호만으로 상대방과 대화를 할 수 있다. 지금도 삽입형 기기가 아주 낯선 것만은 아니다. 심장박동 조절기나 달팽이관 같은 삽입형 건강기기는 이미 나와 있다. 삽입형 스마트폰의 사람간의 소통 방식에 얼마나 어떻게 영향을 줄까?
일곱, 2023년 빅데이터 기술이 센서스를 대체한다.http://libraries.mit.edu/news/files/2007/10/census_transit_small.jpg
데이터 수집과 관리, 분석이 쉬워짐에 따라 정부는 정보를 수집하는 전통적 방법을 포기하고,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한 자동화 프로그램을 가동하려 할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가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를 비롯한 몇몇 나라는 이미 전통 센서스 방식 대신 이 방식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떤 나라도 아직은 완벽하게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일이 수월해지는 대신 잃는 것도 있다. 많은 인원이 투입되는 센서스가 자동화면, 이와 관련한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다. 데이터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둘러싸고도 많은 논란이 일 것이다.
여덟, 2023년 안경의 10%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https://plus.google.com/105702937580496538211/posts
한때 큰 주목을 받았던 구글 글래스를 연상하면 되겠다. 안경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면 세상과의 소통 방식이 사뭇 달라질 것이다. 응답자의 86%가 2025년까지는 사물인터넷 안경이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안경 착용자는 인터넷 앱에 직접 연결해서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시선추적 기술을 이용하면 시야에 보이는 것들과의 인터페이스 장치로 활용할 수도 있다. 구글이 구글 글래스란 이름으로 이미 비슷한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지금은 안경이 아닌 콘택트 렌즈 형태로 이를 구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안경은 즉각적인 정보 제공이 가능해져 일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주의 산만으로 사고를 유발할지도 모르겠다. 자칫 부정적 경험에 몰입하기라도 하면 트라우마를 자초하는 역효과도 우려된다.
아홉, 2023년 인류의 80%가 온라인에 디지털 실재를 갖는다.https://10to8.com/web-presence-2/5-areas-successful-business-web-presence/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공간에 디지털 형태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디지털 세계에 몸담는다는 것은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 블로그, 사이버월드 같은 개인 웹사이트를 갖는 것을 뜻했다. 이제는 디지털 상호작용,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및 미디어를 가리킨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 이상의 디지털 실재를 갖고 있다. 예컨대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인스타그램 같은 것들이다. 디지털 라이프는 실제 오프라인의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가고 있다. 미래엔 디지털 실재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것이 옷이나 말, 행동을 통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의 일상사가 될 것이다. 미래의 연결세상에서는 오프라인 실재가 아닌 디지털 실재를 통해 사람들이 정보를 찾고 생각을 나누게 된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세상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보 교류 속도와 양이 획기적으로 늘어나고 투명성이 강화될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왕따, 스토킹 같은 폐해도 우려된다. 대책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열, 2023년 블록체인을 통한 세금 징수가 시작된다.https://bitcoinmagazine.com/articles/bitcoin-network-shaken-by-blockchain-fork-1363144448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통화는 안전한 거래 수행을 위해 블록체인이라는 메카니즘을 이용한다. 해킹 방지를 위해 개발된 블록체인은 분산형 디지털 거래장부이다. 기존 금융사들은 중앙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폐쇄형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거래 참여자 누구나 거래 내역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추가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기존 참여자들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해 위조를 막는다. 2014년 비트코인 대형 중개업체 마운트곡스가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서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인기는 현재 다소 시들해진 상태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금융사들의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선 토지 지목을 비롯한 공공 데이터베이스에도 이 기술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들은 이미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나스닥은 주식 거래 기록에 이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다. 2023년 이 기술을 이용한 조세 납부가 등장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전환점을 맞을 것이다.
열하나, 2023년 세계 인구의 90%가 손 안에 슈퍼컴퓨터를 갖는다.스마트폰의 성능은 초기 슈퍼컴퓨터를 능가한다. 한겨레 자료사진.
2010년 6월에 출시된 아이폰4는 1985년에 나온 슈퍼컴퓨터 ‘크레이-2’와 맞먹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피시보다 스마트폰을 더 자주 사용한다. 스마트폰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성능은 컴퓨터와 맞먹는 수준을 갖추게 되면서 스마트폰 보급 속도가 가속화하고 있다. 정보화가 늦었던 개도국에서는 이제 개인용 컴퓨터 시기를 거치지 않고 막바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는 2017년에 세계 인구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28%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속도이다. 한국과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은 이미 티핑 포인트에 거의 도달했다.
열둘, 2024년 인구의 90%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구글이 전세계 인터넷망 구축을 위해 개발중인 비행풍선 ‘프로젝트 룬’. 구글 제공
현재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명은 아직도 인터넷 세상과 담을 쌓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같은 IT 대기업들은 이들에게도 인터넷 세상을 열어주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구글은 성층권에 인터넷 기지국 역할을 하는 비행선을 띄우는 프로젝트룬을, 페이스북은 드론을 이용해 위성과 지상을 연결하는 인터넷닷오알지(Internet.org)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인터넷은 소외계층의 사회경제활동 참여폭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다. 물론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예상된다. 정치적 갈등이 불필요하게 증폭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복의 문제이지, 회피할 문제는 아니다.
열셋, 2024년 3D 프린트로 만든 간이 이식된다.3D 프린팅으로 만든 티타늄 인공갈비뼈. CSIRO
3D 프린터는 이미 의수, 의족 등 보건산업 부문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의료계에서도 인공갈비뼈를 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생명공학과 3D 프린팅을 결합한 바이오프린팅 기술의 다음 목표는 인공장기다. 맞춤형 인공장기의 등장은 이식할 장기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열넷, 2024년 홈 오토메이션이 가정 인터넷 접속의 대종을 이룬다.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을 개발중인 구글 자회사 ‘네스트’. 구글 제공
더 많은 센서가 부착되고 더 많은 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됨에 따라 인터넷 접속 판도에 변화가 일어난다. 현재 가정에서 일어나는 인터넷 접속의 대부분은 통신용이든 오락용이든 상관없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2024년에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인터넷 접속의 절반은 홈 오토메이션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 된다. 구글은 몇년 전 인수한 가정용 온도조절장치 제조업체 ‘네스트’를 이 미래 홈 오토메이션의 허브기기로 개발하고 있다.
열다섯, 2025년 소비자 용품의 5%는 3D 프린팅으로 만든다.유튜브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_P2pOWFEOw
3D 프린팅 산업은 이미 많은 제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직접 이 제품을 사용하려면 가격이 더 내려가는 것은 물론, 품질도 더 좋아져야 한다. 사용법도 더 쉬워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집에서도 3D 프린팅으로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을 것이다.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수요는 이미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커져 있다. 2014년 전세계 3D 프린터 수는 13만3천대였다. 이는 2013년보다 68% 늘어난 것이다. 3D 프린팅 재료와 서비스 시장 규모는 33억달러로 커졌다. 소규모 제조업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선 1천만원대 이하의 프린터만 있어도 충분하다.
열여섯, 2025년 기업 회계감사의 30%는 인공지능이 처리한다. 인공지능 덕분에 단순 업무뿐 아니라 화이트칼라들이 수행하는 다소 복잡한 업무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은 큰 조직에서 한꺼번에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데 적합하다. 맥킨지글로벌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사람들이 보수를 받고 수행하는 활동의 약 45%는 자동화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연간임금 2조달러에 해당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보수가 높은 직업, 즉 자산관리사나 외과의사, 경영자들의 업무에서도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2025년 인공지능은 기업회계의 약 30%를 처리함으로써 티핑 포인트를 맞는다. 영국의 미래예측전문연구기관인 옥스퍼드마틴스쿨 분석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미국 일자리의 47%는 향후 10~20년 사이에 컴퓨터가 맡아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열일곱, 2025년 카셰어링을 이용한 여행이 자가용보다 많아진다. 공유경제는 모바일 앱과 온라인 시장 덕분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 분야가 운송 부문이다. 우버, 리프트, 집카 같은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운송과 자동차 소유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바꿔놓았다. 이런 사업의 등장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기존 사업 모델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응답자의 67%는 2025년에는 공유경제가 더 많은 개인 소유 차량보다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열여덟, 2026년 자율주행차가 미국 차량의 10%에 이른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며, 교통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도요타, 지엠, 폴크스바겐 같은 전통 제조업체들뿐 아니라 구글, 우버 같은 기술기업들도 자율주행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택시기사, 화물차기사 등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물론 자동차 구입 수요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가 ‘달리는 IT기기’로 변신하는 만큼, 해킹 문제가 첨예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열아홉, 2026년 인공지능 기계가 기업 이사회에 참여한다.http://www.electronicproducts.com/Software/Development_Tools_and_Software/A_robot_was_just_elected_to_sit_on_a_company_s_Board_of_Directors.aspx
인공지능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의사결정 도구로서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계다. 따라서 기계에 입력된 이전의 숱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해 기업 경영진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사람이라면 감히 엄두도 못낼 복잡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수월하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이는 로봇들이 단순히 저임금 저숙련 노동만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화이트칼라 업무를 대체하게 될 것이다. 2026년, 마침내 하나의 전환점을 맞는다. 인공지능이 기업 이사회 회의에 참여하는 것이다.
스물, 2026년 교통신호등을 없앤 대도시가 탄생한다.유튜브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NO8tg-dNdKQ
스마트 시티를 향한 인프라가 계속해서 구축될 것이다. 보행도로와 주행도로에서부터 교통신호등이나 빌딩에 이르는 도시의 모든 시설물이 인터넷에 연결된다. 스마트 시티는 스마트 홈과 마찬가지로 에너지와 교통, 물류를 자동으로 관리하게 된다. 연결망이 진화하면서 2026년 마침내 인구 50만이 넘는 대도시 중에서 교통신호등이 없는 곳이 등장할 것이다.
스물 하나, 2027년 세계 GDP의 10%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보관된다. 블록체인 기술이 뜨면서 더 많은 돈이 이 기술로 보관될 것이다. 현재 블록체인에 보관된 비트코인의 총가치는 200억달러, 또는 80조달러에 이르는 세계 GDP의 약 0.025%에 이른다. 2027년이 되면 세계 지디피의 10%가 블록체인에 보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