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Date 2020. 8. 16
Text 1Crth 7,20-24
(20)각 사람은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 (21)네가 종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았느냐 염려하지 말라 그러나 네가 자유롭게 될 수 있거든 그것을 이용하라 (22)주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자는 종이라도 주께 속한 자유인이요 또 그와 같이 자유인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은 자는 그리스도의 종이니라 (23)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 (24)형제들아 너희는 각각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
1. 일본의 지배로부터는 벗어났으나 남북이 분단된 반쪽짜리 광복을 얻은 광복절 75주년이 됐습니다. 75년이나 지났건만 우리는 여전히 일제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한 채 갈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갈등에는 남북분단이라는 암초가 있습니다. 기득권자였던 친일세력들은 대부분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에서 군사독재자들에 동조하거나 민주화투쟁에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는 쪽에 서서 반공프레임으로 자신들을 포장합니다. 그래서 친일분자는 아니었지만 6.25 한국전쟁을 통해 반공을 최우선이념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입니다. 북한에 의해 아픔을 겪은 사람들이 북한을 굴복시키는 것을 일본에게 사과를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친일세력들이 이용하여 자신들의 친일행적을 숨기거나 미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친일세력과 독립세력, 민주화세력과 반 민주화세력, 북한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절대반북세력과 통일을 위해서라면 과거의 전쟁도발에 대한 책임까지도 묻어둘 수 있어야 한다는 절대통일세력들이 얽히고설키어서 제각각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거나 얻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광복 75주년을 맞은 21세기 대한민국은 이 갈등을 합리적으로 풀어내야 할 숙제를 부여받고 있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골치가 아픈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갈등만 계속해서 겪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사는 한 이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우리는 기도해야 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여야 합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의 은혜가 이 나라와 백성들에게 풍성하게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 오늘 말씀은 독립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먼저 말씀하십니다. 20절에 “각 사람은 부르심을 받은 그 부르심 그대로 지내라”라고 하였고, 23-24절에서는, “(23)너희는 값으로 사신 것이니 사람들의 종이 되지 말라 (24)형제들아 너희는 각각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라고 하였습니다. 정리하면, 하나님의 사람들은 오직 하나님에게만 종이니 너희 각 사람이 부르심을 받은 대로, 불러주신 것을 지키며 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애국가를 부를 때,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그러지 않습니까? 대한 사람으로 부름을 받았으니 부르심을 받은 대로 우리는 대한 사람으로 길이길이 살겠노라는 것이 바로 그 뜻입니다. 일본 사람들이 조선은 미약하고 우둔한 나라이고 왕이 백성들을 위하지도 않는 나라이니 잘 사는 일본에 예속되어 일본의 통치를 받으며 일본 사람으로 사는 것이 더 좋다고 하는데 대해, ‘뭔 개소리냐? 아니다. 이 녀석들아. 우리는 대한 사람으로 부름 받았으니 그냥 쭉 대한 사람으로 사는 것이 더 좋다!’ 그런 얘기입니다.
식민지 사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세계의 열강들이 호시탐탐 집어삼키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차라리 일본의 한 현이 되든지, 아니면 중국의 한 성이 되어 강대국의 보호 아래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주장합니다. 독립하면 뭐하냐?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한 주가 되어 미국의 일부가 되면 아무도 우릴 못 건드리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나라는 어떤 나라가 되던 나하고 무슨 상관이냐? 우리 대한민국 없어지고 일본이 되던, 미국이 되던, 나하고 우리 식구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면 그것으로 그만이라고도 합니다.
이는 현대의 문제만은 아니었습니다. 조선조 때 평안감사에 임명되어 황진이의 무덤을 지나다가 "청초 우거진 골짜기에 자는가? 누웠는가? 홍안을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것을 슬퍼하노라"라는 시를 지은 백호(白湖) 임제(林悌/ 1549~1587)는 병이 들어 위독할 때 자식들의 울음을 그치게 한 후, "중국 사방의 오랑캐와 남쪽 지방의 여덟 오랑캐가 제각기 황제라고 일컫지 않은 자가 없고 중국 오제 시대에는 황제라고 자칭한 자의 수가 한이 없었건만 우리나라만은 홀로 황제란 칭호를 불러보지 못했으니, 이러한 나라에서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순교자 신석구 목사님은 재판을 받을 때, 백성들을 지켜주지도 못하는 나라가 뭐 좋다고 독립운동을 하느냐고 묻는 일본판사에게 ‘사천년 이어 온 나라를 내 대에 빼앗긴 죄도 큰데 나라를 되찾을 기회가 왔는데도 가만히 있다면 그것은 더 큰 죄가 아니냐?’라고 하신 대답은 독립에 대한 당위성을 모두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신 목사님과 같은 시대에 살았다면 뭐라 하시겠습니까?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저 어리석은 짓을 왜 해서 일제의 압박만 더 심하게 하여 고생하게 하냐며 핀잔을 하시겠습니까? 같이 못 하고 같이 옥살이를 못해서 미안하다며 고마워하시겠습니까?
여러분, 독립은 민족자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인류를 이 세상에 내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너희가 대한 사람으로 부르심을 받았으면 누구의 종도 되지 말고 부르심을 받은 것을 지켜 살라는 주님의 말씀이 마음에 들려지시길 축복합니다.
3. 두 번째로 독립은 자유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딘가에 예속되어 있으면 내 의사와는 반한 행동을 하라는 부당한 억압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런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그리스도인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종이니, 먼저는 염려하지 말라고 하였고, 둘째는 예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른 독립하여 자유인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21절입니다. “네가 종으로 있을 때에 부르심을 받았느냐 염려하지 말라 그러나 네가 자유롭게 될 수 있거든 그것을 이용하라” 아멘.
요8,32에서 주님은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형편과 처지가 어떠하든지 상관없이 이미 심령의 자유를 얻은 사람들입니다. ‘옥중에 갇힌 성도나 양심은 자유 얻었네’ 몸은 자유를 박탈당하여 강제되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그 심령이 주님께 속하여 주님과 함께 동행하고 있다면 육체의 속박으로 성도를 속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고 원수까지도 사랑할 것이며 인자한 언어와 행실로 도리어 그리스도의 빛을 비추어야 합니다.(찬송336장) 또한, 그렇게 양심의 자유를 구가하며 사는 복을 누린다하더라도 육체의 자유 또한 누리며 살기를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유롭게 될 수 있거든 그것을 이용하라” 이것은 명령입니다.
나이 고작 17살에 고향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서대문형무소 8호실에 투옥되고, 고문으로 고통 받다 이듬해 18살 나이로 순국한, 자랑스러운 감리교인 류관순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였지만 구속된 상황에서도 죽는 순간까지 그녀가 정의한 '자유'에 의해 생각하고, 강인하게 행동하였습니다. 그녀는 자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자유? 하나뿐인 목숨을 내가 바라는 대로 쓰는 거” 내 원하는 대로 누구의 제약도 받지 않고 성도의 본분을 행하며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 어린 나이이지만 확실히 류관순은 하나님의 종이였고 하나님의 종으로 충실하게 살았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주 옛날부터 주변 강대국들의 탐나는 먹잇감이었습니다. 대륙으로 들어가는 관문이 될 수도 있고 대양으로 진출하는 관문도 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제 식민사학자들은 이 사실에 주목해 반도사관(半島史觀)을 정립했습니다. 조선은 반도가 주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따라서 일제의 식민지가 됐다고 해도 운명으로 받아들인 채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이 반도사관에 적극적으로 도전한 대표적 국사학자로 이기백 교수가 있습니다. 그는 반도가 주는 지정학적 제약을 인정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우수한 두뇌와 진취적 기상은 우리 민족으로 하여금 반드시 그 제약을 벗어날 뿐만 아니라 뛰어넘어 세계사의 진운을 선도하게 될 것임을 역설했습니다. 그의 외침대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독립을 얻은 수많은 나라 가운데 대한민국 하나만 허허벌판 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일으켜 세웠으며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주의체제를 이루었습니다. 워렌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 거물 짐 로저스는 지난 2018년에 말하기를 앞으로 2030년이 되면 한국은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3대 부국이 될 수도 있다 예견하였습니다. 이에 자극 받은 일본은 한국의 부상을 막으려고 디지털 핵심기술 수출을 금지시키는 등 훼방질을 하였지만 되레 자기들만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건은 늘 어렵습니다만 기회의 문 또한 언제나 있습니다. 염려하지 말고 품격 있는 자유독립국가를 위한 기도를 다시 시작하는 광복절이 되게 하십시다.
4. 세 번째로 주신 말씀은 그리스도인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씀입니다. 24절, “형제들아 너희는 각각 부르심을 받은 그대로 하나님과 함께 거하라”입니다. 미국 워싱턴 한국전쟁기념공원에 가면 “자유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라는 말이 새겨져 있습니다. 성도가 원하는 자유와 독립은 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것이 목적이고 하나님과 함께 거하는 것은 최선의 방책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거하면 흥하고 하나님을 등지면 쇠하는 것이 변치 않는 진리입니다.
영국 의회에서 매우 중요한 심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상인 처칠이 앞 의자에 앉아 머리를 파묻고 졸고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자 국회의장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 일국의 수상이란 사람이 한 나라의 중대한 의제를 놓고 의논하는 마당에 어떻게 졸고 있습니까?” 그때 처칠이 갑자기 눈을 뜨더니 “졸다니오? 나는 지금 기도하고 있었답니다.” 의장은 다시 말하기를, “아니! 하필이면 이런 때에 기도를 하시는 겁니까?”라고 했답니다. 그러자 처칠은 벌떡 일어나서 큰소리로 “아니! 이렇게 중요한 심의를 할 때 기도하지 않으면 언제 기도하라는 말입니까?”라고 했답니다.
여러분, 광복절기념주일이 통일기념주일이 되고 세계 3강 부국 기념주일이 되게 하려면 하나님과 함께 거하여야 합니다. 오늘부터 나라를 위해 기도하기를 시작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