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바쁜 날이었다.
8시에 아이들 줌으로 이야기 하고
9시출발 10시에 대안학교 수업을 했다.
시골집으로 가야해서 점심을 먹으러 갔더니 낯선 분들이 몇 분 스님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불러서 가 인사를 하는데 하와이에서 오신 수녀님이란다.
수녀님의 이력이 특이했다.
하와이 사창가에서 박해 받는 사람들을 구해 사람답게 살게 해 주는 일을 하신다고 했다.
그래도 그 분들은 티나지 않게 한다.
세상에는 숨어 일하는 그런 분들이 많다.
점심을 먹고 문학관에서 차 한잔 함께 했다.
같이 온 분들은 해인수녀님 오셨을 때 다 구경했다며 차 한잔 하고 가겠다고 했다.
그 분들이 가시고 복내 집으로 향했다.
동국이 더 많이 피어서 활짝 반긴다.
차 만들기 위해 동국을 따고있는데 집안 아재가 찾아 왔다.
차를 대려고 보니 대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왔단다.
한참을 이야기하였다.
밖으로 나와서 시금치 캐서 한줌 담아 주었다.
마늘이 치여서 시금치를 얼른 캐 주어야 하기 마늘이 성장을 할 것이다.
시금치를 캐 담고 죽곡정사로 향했다.
시간은 널널하다.
들어가서 가져온 부산물 퇴비와 함께 섞어 덮어 두고 버섯 있는 곳으로 가니 몇 개 있었다.
다 피어버려서 맛은 없겠지만 달팽이가 먹고 남은 것 따 왔다.
오다가 화순 축협 들러 우유 사며 영수증 하나 찾아 왔다.
지난 10월 13일 물건 산 영수증이 필요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그래 다행이 찾아 은쇄해 오고 오다가 기름도 채워 왔다.
일을 다 보고 광주로 들어오니 시간이 참 애매했다.
집에 들려 오자니 들어갔다 바로 나와야 하겠고 그냥 회의 장소에서 기다리자니 한시간 30분정도를 있어야 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차에서 여유있게 기다리기로 했다.
이사회의라고 해 봐야 별 큰 일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집행부에서 숫자 채워주기 위해서다.
뭐 인사하고 저녁 먹고 정해진대로 시행하라하고 나왔다.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다.
서울에서 온 손님을 만나러 가자고. 뭐 나온 김에 그러면 그리하자고 하고 홀리데이로 행했다.
만나기로 한 분이 오지 않아 로비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8시가 훌쩍 지나서야 최선생이 나타났다.
다른 두 분과 같이 나타났다.
그 중 한분이 자기는 저녁 운전이 서투니 갈 때 모셔다 드리면 되겠다 하고 집에 가버렸다.
아 참!
로비에서 잠깐 인사만 하고 가자고 했더니 기어이 호텔 방까지 올라가잔다.
올라가서 두런 두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꼬막껍질 하나도 못 채울 소리들이다.
70 넘은 할매들의 이야기가 그렇고 그렇지 뭐 담을 것이 있겠는가?
이약를 하다보니 10시 30분이 되었다.
이제는 가자고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멀리 가셔야 하는 분께는 여기 주무시고 가면 어떠냐고 하니 젛대 안 한단다.
하는 수 없이 두분을 모시고 한분은 다행이 아파트 앞에 내려드리고 멀리 가실 분은 딸하고 연락을 하였다.
이미 버스도 끊긴 상황, 두어번 전화를 해서야 딸이 받았다.
딸집에서 자고 가면 안되냐고 하니 자기는 절대 딸 집에서 안 잔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그럼 나가시는 가까이 내려 드리고 집으로 들어 오는데 음주단속을 했다.
요즘 술은 아예 먹지를 못한다.
어쩌다 피곤하여 한잔을 하면 자다가 머리가 아프곤 한다.
집에서도 안 먹는 술을 차 가지고 나간 사람이 마셨을리 없다.
그리고 탈 없이 오늘도 무사히 들어 왔다.
어두운 도로가에 내려드리고 온 분이 걱정이 되었다.
집에 와서 국화차 뜨거운 물에 데처 널어 두고 걱정이 되어 전화를 했다.
하지 말았으면 좋았을 것을
우리 가끔은 모르고 넘어 가는 것이 편할 때도 있다.
모시러 나온 사위가 음주 단속에 걸렸다는 것이다.
일년 정지를 먹었다나.
이 일을 어찌 할 것인가?
내가 그 분집까지 다녀오기는 너무 멀고 시간이 늦어 그랬는데
일은 벌어진 것이다.
이틀 전에 일어난 일인데 차마 전화도 못하겠다.
카톡 편지도 썼는데 아프신 것인지 인 읽는다.
마음이 참 아프다.
그래서 또 기도한다.
내 발길 닿는 곳마다
내 손길 미치는 곳마다
내 음성 메아리 치는 곳마다
내 눈길 머무는 곳마다.
내 마음 가는 곳마다
모든 업장 소멸되고
모두 성불 하소서.
그래도 가슴은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