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다 기억하시겠지만 1987년에 다미선교회 이장림 목사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는 책을 통해 1992년 10월 28일 24시에 성도들의 휴거가 일어나고 1999년에 이 세상 종말이 온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래서 교회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시한부 종말론에 말려들어 몸살을 앓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장일 목사가 1992년 휴거, 1999년 우주적 종말을 주장한 배경이 무엇일가? 그것은 창조에서 예수님 초림까지 4,000년 그리고 신약시대 2,000년 그래서 6,000년에 이 세상의 종말과 함께 1,000년 왕국이 이루어 지고 그 후에 백보좌 심판이 있고 우주적인 종말이 올 것으로 생각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2000년 직전인 1999년에 예수님의 지상 재림이 일어나면 유대인의 남은 한 때인 7년 대환난 기간을 뺀 1992년에 예수님의 공중재림과 함께 성도들의 휴거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천년설에 근거하여 주장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1992년 10월 28일에 휴거가 일어나지도 않았고 2천년에 세계 종말이 오지도 않았고 그 여파로 교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 졌으며 그 이후 지금까지도 모든 교회 강단에서 종말론에 대한 설교가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그런데 만일 그 때 이 장림 목사가 예수님의 탄생 연도에 대한 분명한 지식만 가지고 있었다면 그런 무모한 주장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장림 목사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와 신학계도 예수님의 탄생 연도에 대한 분명한 지식이 없어서 그런 참담한 시한부 종말론사태를 막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어제 우리는 성탄절에 대한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부분을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연도에 대한 내용입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서기력의 연도를 표기할 때 보통 BC와 AD를 사용합니다. BC란 Before Christ의 약자로 "그리스도 이전"이란 뜻으로 주님 탄생이전을 의미하고 AD는 Anno Domini 의 약자로 라틴어로 주님의 해 (the Year of the Lord)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서기력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깃점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서기력이 만들어진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AD 525 년 당시 로마 교황 요한 1세는 스키티안 (Scythian) 수도승인 디오니시우스 (Dionysius)에게 서방 로마 교회를 위한 달력을 만들 것을 요청합니다. 디오니시우스는 당시 사용하던 로마 달력의 연호 AUC (Anno Urbis Conditae의 약자로 로마시의 기원을 깃점으로 만들어진 달력) 754년을 AD 1년으로 계산하여 서기력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데 상당 시간이 흐른 후에 예수님 탄생 당시 이스라엘 지역을 통치하던 헤롯 대왕의 사망 연도가 AUC 750년 즉 BC 4년으로 밝혀지면서 디오니시우스의 연도 계산에 착오가 있었음이 발견됩니다.
마태복음에 따르면 예수님은 헤롯 대왕의 생존시에 탄생하셨습니다. 그리고 헤롯은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 베들레헴의 2살이하의 아이들을 살해하였습니다 (마2:1-21).. 그리고 그 후 헤롯이 몇 년을 더 살았는지는 기록이 없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탄생 년도는 BC 4년 + 2년 + 베들레헴 유아 학살사건이후 헤롯의 생존 기간 (?) 이 되어 최소한 BC 6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런데 디오니시우스의 연도 계산에 착오가 발견되었을 때는 이미 서기력 사용이 보편화되어 있어서 연도를 다시 조정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그냥 사용하기로 합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최소한 BC 6년 이전에 탄생하신 것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탄생하신 정확한 연도는 언제인가? 다음은 누가의 증언입니다.
그 때에 가이사 아구스도(Augustus)가 영을 내려 천하로 다 호적하라 하였으니 이 호적은 구레뇨(Quirinius)가 수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처음 한 것이라. 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으로 돌아가매 요셉도 다윗의 집 족속인 고로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서 유대를 향하여 베들레헴이라 하는 다윗의 동네로 그 정혼한 마리아와 함께 호적하러 올라가니 마리아가 이미 잉태되었더라. 거기 있을 그 때에 해산할 날이 차서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눅2:1-7).
누가에 따르면 예수님은 아구스도 즉 아우구스투스 (Augustus) 로마 황제 당시 그례뇨 즉 퀴리니우스(Quirinius)가 시리아의 총독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에 로마 제국에 인구 조사가 있었으며 이 기간중에 예수님이 탄생하였다고 합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 즉 시저의 양자인 옥타비아누스는 BC 63년에 태어나 AD 14년에 죽었습니다.
로마에서 인구조사는 매 14년에 한번씩 이루어 졌으며 현재 기록으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인구 조사는 AD 20년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AD 20년, AD 6년, BC 8년, BC 22년에 각각 인구 조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누가에 따르면 퀴리니우스(Quirinius)가 시리아 총독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행한 인구조사라고 말합니다.
퀴리니우스(Quirinius)는 BC 10년에서 BC 4년까지 로마의 시리아 지방 장관으로 근무한 적은 있지만 시리아 총독이 된 것은 AD 6년이었습니다. 따라서 퀴리니우스의 시리아 총독 재임시기를 기준으로 보면 예수님의 탄생시기는 AD 6년 이후가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탄생 년도는 마태에 의하면 최소 BC6년 이전이고 누가에 의하면 AD6년 이후가 됩니다. 그러면 왜 서로 차이가 날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의견들이 제기 되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는 주장은 누가복음 2장 2절 본문의 번역상의 문제를 지적한 주장입니다.
즉 누가 복음 2장 2절에 쓰인 헬라어 “프로토스 (prwtos)”를 “첫번째 (at first)”로 해석한 성경학자들의 번역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프로토스 (prwtos)”는 “첫번째 (at first)”라는 의미도 있지만 “이전 (before)”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요한복음 1장 15절과 30절에서는 "프로토스 (prwtos)"를 "이전 (before)"의 의미로 해석하여 "그 분은 내가 있기 전(before)에 계신 분이다"라고 번역하였습니다.
따라서 누가복음 2장 2절의 "프로토스 (prwtos)"를 “첫번째 (first) ”로 해석하면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이 되었을 때에 "첫 번째 (at first)' 행한 인구조사다”라고 번역이 되지만 “이전 (before)”으로 해석하면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이 되기 '이전 (before)' 에 행한 인구조사다”라고 번역이 됩니다.
그러면 "프로토스 (prwtos)"를 "첫번째 (at first)"로 번역할 것이냐 아니면 "이전 (before)"으로 번역할 것이냐는 역사적인 사실을 감안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살펴본 역사적 사실들을 고려할 때 "첫번째 (first)" 보다는 "이전 (before)"으로 번역하는 것이 역사적인 사실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프로토스”를 “첫번째 (at first)”로 번역할 때는 쿠레니우스의 시리아 총독 재임시기가 문제로 등장하지만 “이전 (before)”으로 해석한다면 퀴리니우스의 재임시기와 예수님의 탄생 연도가 BC 6년 이전이라는 마태복음이 주장하는 역사적 사실과 전혀 충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일 “이전 (before)”의 해석을 받아드릴 경우 “그렇다면 누가는 왜? 굳이 예수님의 탄생으로부터 14년 후 즉 AD6년에 이루어진 퀴리니우스의 총독 재임시기를 언급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여기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하기는 어렵지만 누가 복음의 수신자인 “데오빌루스 (Theophilus)”와 누가와의 친분 관계를 감안할 때 충분히 설명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누가의 고향은 시리아 총독의 통치하에 있던 트로이 (Troy, 드로아)였습니다 (행 16:10). 그래서 누가와 친분이 있는 데오빌루스 역시 시리아 지역과 관련이 있는 로마 고위층 인사였다는 추측이 가능합니다.
더 나아가 데오빌루스와 퀴레니우스는 로마 지도층 인사들로서 서로 친분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전혀 무리한 추측이 아닙니다.
따라서 누가는 데오빌루스에게 그의 친구 퀴리니우스가 시리아 총독으로 재임하기 이전에 있었던 로마 인구 조사 때에 예수님이 탄생하셨다고 말함으로서 데오빌로스에게 정확한 연도를 가르쳐 준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점들을 감안할 때 예수님의 탄생 시기는 BC 8년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