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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어거북
이달 초 미국 정부가 악어거북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어요. 사람들이 식용으로 악어거북을 많이 잡아서 숫자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래요. 그런데 이 소식이 우리나라에서도 화제였어요. 이 거북은 우리나라에선 작년 말 토종 동물들을 위협하는 ' #생태계교란생물 '로 지정됐거든요. 같은 동물이 어느 곳에 사느냐에 따라 운명이 이렇게 달라집니다.
악어거북은 미국 남동부 지역이 원산지로, 세계에서 가장 큰 #민물거북 이에요. 등딱지 길이는 보통 66㎝까지 자라고 몸무게는 80㎏ 정도까지 나가요. 그런데 한번은 200㎏짜리 초대형 악어거북이 발견된 적도 있어요. 이름처럼 머리는 악어를 연상시킬 정도로 사납게 생겼고, 실제 성질도 포악해요. 머리가 몸집에 비해서 아주 커서 다른 민물거북들처럼 #등딱지 속에 쏙 집어넣을 수가 없어요.
악어거북은 굳이 몸을 숨겨야 할 필요가 없기도 해요. 물고기와 개구리·뱀은 물론 작은 포유동물, 심지어 같은 거북까지도 잡아먹는 무서운 사냥꾼이거든요. 우리나라에선 애완용으로 기르다 강에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 악어거북이 두 차례 발견됐어요. 자칫 강이나 호수에 자리를 잡으면 천적 없이 번성할 가능성이 우려돼 생태교란생물로 지정된 거예요.
악어거북은 #미끼 를 사용해 사냥해요. 물속에서 입을 가만히 벌리고 혓바닥에 있는 분홍색 돌기를 흔들면 물고기들이 지렁이로 착각해 다가와요. 이때를 기다렸다 입을 탁 닫아버리죠. 악어거북은 턱 힘이 아주 세기 때문에 사람이 손가락 등을 물리면 크게 다칠 수 있어요.
물 밖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다른 민물거북들과 달리 악어거북은 대부분 시간을 물속 바닥에서 꿈쩍도 않고 지낸답니다. 수면 위에서 한번 숨을 쉰 다음 한 번에 최대 50분까지 물속에서 버틸 수 있어요. 등딱지는 악어처럼 울퉁불퉁하고 딱딱하지만, 배딱지는 작고 가볍고 평평해요. 주로 물속에 가만히 엎드려 생활하는 습성에 알맞게 몸이 적응한 것이죠.
악어거북처럼 머리가 커다랗고 성질이 사나운 #육식성 민물거북들이 또 있어요. 미국이 원산지로 악어거북과 아주 비슷하게 생긴 늑대거북이 있어요. #늑대거북 은 등딱지 길이가 최대 47㎝로 덩치는 악어거북보다 훨씬 작아요. 늑대거북은 혓바닥에 물고기를 유인하는 돌기는 없지만 가만히 바닥에 매복하고 있다가 먹잇감이 다가오면 단번에 물어서 잡아요.
남아메리카에도 악어거북과 비슷한 생김새와 습성을 가진 '마타마타'라는 거북이 있어요. 목이 넓적하고 대롱처럼 길쭉하게 뻗어 있는 주둥이 끝을 물 위에 내놓고 호흡해요.
마타마타 거북
▲ #마타마타거북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