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보살행론13 참회는 도둑놈 심보를 기르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은 도둑놈을 싫어합니다!'
제가 자주 하는 표현입니다. 무엇을 도둑놈이라고 할까요? 법계의 기준은 인간과 다릅니다. 인간은 법에 위촉되는 도둑질을 하다가 잡히면 도둑이라고 하죠? 붓다는 주지 않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도둑질이라고 합니다. 법계의 기준은 후자와 결이 유사합니다. 인과율에 걸맞지 않는 존재를 도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인과율이란 무엇입니까? 신의 존재를 믿는 물리학자들 중 일부는 신의 뜻이 곧 '카르마의 법칙'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업의 법칙이 바로 인과율입니다. 선인선과악인악과善因善果惡因惡果라고 불리는 것이 인과율의 유명한 문장입니다. 이에 위배된다는 것은 씨앗을 심지 않고 열매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당하지 못한 욕심과 이에서 파생된 각종 어리석은 태도입니다. 정말 눈을 찌푸리는 망상과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자본주의식 비유를 해보겠습니다. 만원짜리 자동차가 있습니다. 너무 가지고 싶습니다. 이것은 탐욕입니까? 욕구입니까? 아직 판단이 어렵습니다. 그럼 후발 행위를 살펴보겠습니다. 만원짜리 자동차를 가지고 싶은 마음으로 만원을 벌고 지불합니다. 이것은 인과율에 걸맞습니다. 그렇기에 욕구입니다. 하지만 탐욕을 부리는 사람은 자동차를 더 간절히 가지고 싶어합니다. 돈은 안 법니다. 어떻게 하면 만원을 지불하지 않고 저것을 가질지 고민합니다. 그 시간에 만원 벌면 되는데... 이 비효율과 불공정의 마음이 탐욕이고, 도둑놈 심보입니다.
시장은 이런 불공정을 싫어합니다. 마찬가지로 세상은 이런 인과율을 어기는 것을 싫어합니다.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린 인과율 속 불순물 같은 존재거든요. 결국 세상은 이런 존재를 뱉어내고 싶어하죠.
'참회가 도둑놈 심보를 부추기면 안됩니다!'
참회는 빚을 갚지 않기 위한 도피가 아닙니다. 만약 대가를 치루지 않고 모든 악업을 깨끗하게 지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는 존재가 있다면? 기억하세요. 사이비입니다.
참회란 업력을 지우는 과정입니다. 일단 업과 업력을 구분해볼까요? 업이란 곧 행위입니다.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으로 하는 모든 행위입니다. 그런데 이 행위는 여력을 남깁니다. 이 행위가 반복되어 여력이 축적되면 그것이 강렬한 흔적이 됩니다. 두뇌에서는 가소성으로 인해 신경 회로가 형성되고, 마음에서는 습관이 형성됩니다. 세상과의 관계에도 흔적을 남깁니다. 이런 다양한 업력 중 하나가 바로 습관입니다.
업에도 악업과 선업이 있듯이 업력 즉, 습관에도 선습과 악습이 있습니다. 참회란 이미 형성된 업력과 습관을 지우는 방법입니다. 악업만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선업도 지워집니다. 대가를 충분히 치룬다면, 악습과 선습 모두 지워집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이미 이 참회를 충분히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참회의 핵심은 네 가지입니다. 자각과 후회 그리고 결단과 정화입니다. 요약하여 각회단정이라고 외우시면 됩니다. 자각은 참회코자 하는 업이 악업이라고 인지하는 것입니다. 그럼 악업의 결과물이 고통이 두려워집니다. 그래서 후회하게 됩니다. 이 후회의 감정이 충분해지면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결단합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이미 저질러 놓은 업력을 정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네 가지 과정의 끝인 정화를 거치지 않는다면 참회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천만원 빌린 빚쟁이가 있습니다. 빚을 지는 것은 큰 고통을 불러온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그럼 고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후회가 됩니다. 다시는 빚을 지지 않겠다고 결단하겠죠? 끝인가요? 마음은 변화했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죠? 천만원을 갚아가는 정화의 과정을 반드시 겪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과율에 공정한 참회입니다. 이해하셨나요?
가장 쉽게 빚을 갚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하면 안 갚을까를 고민하는 것? 세상이 싫어합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갚을까를 고민하는 것?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세요. 정말 괘씸하지 않나요? 안 갚고 도망갈 생각을 한다? 세상에나! 이 우주은행의 집요함을 너무 무시하는군요! 죽어도 쫓아가는 것이 바로 이 업력의 빚입니다.
자각하고 후회하여 결단을 내린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기꺼운 마음으로 정화하는 것, 이것이 가장 쉽게 빚을 갚는 방법입니다. 돈을 빌려도 이자가 있습니다. 빌린 돈을 가장 적게 갚는 법은 하루라도 빨리 기꺼이 갚는 것입니다. 악업의 이자는 사채업자를 뺨 치는 이율입니다. 오늘 갚으면 1이면 될 것을 1주일 미루면 2가 될지도 모릅니다. 한 달 미루면? 16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죠?
책임지지 않고 업의 빚을 갚지 않는 것은 이처럼 무섭습니다. 꼭 기억하세요. 나중에 청구서 날라온 뒤 '사기'라고 외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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