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화사한 앞뜰과 한껏 빛을 머금은 바다를 보며 잠시 대청마루에 앉았네요.
먼저 오신 두더지는 책을 펼치고 계시고.
그리고 차를 우려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난 예배때 읽어 오기로 한 입보리행론 2장 공양과 정화.
우선 1장 보리심의 이로움에 대한 말씀부터 들려주시네요.
" 보리심에는 열망과 실천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열망이란 단순히 모든 중생을 위해 깨달음을 얻겠다는 소망,
깨달음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이다. "
나는 어떤 발심으로 예배의 자리에, 공부의 자리에 머물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 계속되는 고통의 쳇바퀴를 이제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나에게서 나와 연결된 모든 생명들에게로, 고통에서 벗어남이 곧 깨달음의 길이라는 의지의 심지를 염원해 봅니다.
"모든 존재에 감사하라. 모든 수행자들을 청정한 눈으로 보라, 내면의 적을 잠재워라"
그리고 2장 공양과 정화의 이야기를 나눠주십니다.
" 만일 다른 생명들을 돕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들을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줄 수 있어야 하며, 그들의 무지를 쳐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 자신이 반드시 진정한 깨달음을 성취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오직 쉼 없는 노력, 즉 정진과 더불어 명징한 식견과 마음의 고요함의 닦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것이 보리심을 닦고 중생을 돕기 시작하는 방법이다."
12년 공부의 한달 살이를 나누었습니다.
doing, doing, doing 하며 사는 삶에서 doing을 being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알아차림하는 연습을 하는 이야기, 날마다 아침이면 달라이라마를 위시한 여러 스승들을 찾으며 마음모으는 정화의 자리를 연습하는 이야기, 게으른 몸을 일으켜 무조건 공부하는 자리에 있게 하겠다는 의지의 이야기, 우울 무기력함 등의 찌지에 휘둘리는 삶이 아닌 분별 판단의 삶에서 공성의 원리를 연습하는 삶의 이야기까지 여러 이야기들이 이어졌습니다.
바람 선선한 절집에서 울려나오는 '관자재보살~'의 선율이 우리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만트라의 역할을 해주셨네요.
그렇게 공부의 길, 학생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이들의 만남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날마다 입보리행론을 암송하는 일은 부리지런 하면 좋겠다는 목사님의 말씀을 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