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수 없는 약속

[피아노의 숲]

“아버지, 나 봐도 돼?”

“아니, ”

“멀리 떨어져 있을까?”

“그랴, ”

상상도, 생각도 해보지 않았지만,

현실은 우리에게 그렇게 너그럽지 않다.

거동을 할 수 없는 아버지는 침대에서 소변을 받아야 했다.

요즘은 기술이 워낙 좋아 의료기도 잘 찾아보면 우리의 편리에 많은 도움이 되는 제품이 다양도 하다.

처음 아버지의 신체를 마주하는 데에는 망설임의 용기가 필요했고

무엇보다,

아버지에게도 딸에게 당신의 신체를 노출하는 데에는 서글픈 용기가 필요했다.

우린 그렇게 어물쩡 잘 적응해 갔다.

며칠이 지나고

다시 시골을 찾았다. 아버지는 불편하다.

참 그게...

누워서 소변은 해결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얇아질 수 없어진 피부에는 고정을 위한 접착제가 그 피부에 상흔을 남기고 있었다.

“이게 편하다.”

다시, 조상 대대로 사용했을 법한 그 소변통이 유일한 방책이라니... 윤리만 아니면 사람이 사람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이런 세상에... 뭔가 불균형하다.

여행을 앞두고 월요일에 시골을 찾았다.

주말에 다녀간 딸이 다시 주초에 얼굴을 보이니 아버지가 어리둥절하다.

내내 일상복을 입으셨는데 환자복으로 바꿔 달라는 요청이 있어 시장을 다녀온 참이다.

“아버지, 옷 갈아입을게”

“그랴”

“기저귀도 갈게”

“그랴”

기저귀를 갈면서 사타구니를 포함해 이곳저곳을 물휴지로 닦아드렸다.

“아버지, 다음에 언니랑 와서 목욕시켜줄게”

“그랴”

.

.

.

주일 예배를 마치고 와서,

어찌나 나른하던지 한숨 푹 잤다.

화장실을 다녀오니 신랑이 저녁거리를 주섬주섬 다시 포장하고 있다.

눈을 껌뻑이며 눈으로 묻고 있는데...

“... 장인어른 돌아가셨대”

[G선상의 아리아]

아고, 집사님 ~;;;
울고 싶은 사람, 뺨때려준다고~ 덕분에 주루룩 주루룩~;;;

더 엷어지기도, 더 강해지기도 하는 게
육친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맘껏 그리워하고, 맘껏 울고, 맘껏 후회하고, 맘껏 안타까워하고, 맘껏 원망도 하고..... 그러면서 세월을 흘려보내는 거겠죠 ~

지키지 못 했지만, 맘으로는 버얼써 지킨 약속이니 아버지께서도 흐뭇해하실 거예요~

집사님도 어버이시니
넘치게 받은 아버지의 사랑을
진태, 현태에게 내려 주세요~

토요일, 진태 연주회,
진심 축하 해주고 박수 우렁차게 보내고 오세요~^-^

[피아노의 숲]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