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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지식 놀이터이자
무한한 꿈이 자라는 곳 ‘도서관’
하지만...
학원으로도 시간이 부족한 아이들은
도서관까지 굳이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서관이 먼저 아이들을 찾아가면 어떨까?
재미있고 특별한 콘텐츠와 함께!
꿈마루도서관은 2021 춘천소셜리빙랩을 통해
‘북캠핑’이라는 새로운 도서관에 도전한다.
“아이들의 꿈에 직접 찾아가 흠뻑 물을 주기 위해!”
# 어느 작은 도서관의 꿈
대부분의 도서관은 언덕 위나
대중교통과는 멀리 떨어진 저렴한 땅에 있죠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도서관에 부정적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도서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들여다보면 속상하기 그지없다.
「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도서관에 잘 가지 않는 이유 1위로 ‘집에서 멀어서(33.9%)’라고 대답했다. 학생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도서관, 서점에 함께 가기’가 무려 29.5%를 차지할 정도다. 이처럼 많은 아이들이 도서관에 가기를 원하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접근성’ 때문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도서관은 저렴한 땅, 불편한 곳에 자리하게 된다. 언덕 높은 곳이나, 산 중턱, 대중교통이 불편한 시내 외곽, 아파트 관리소 지하층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몇 시간을 비워두고 찾아가야 하는 곳 도서관. 이런 도서관의 아쉬운 위치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마을 곳곳에 ‘작은도서관’을 만들수 있도록 지원하고 주민들이 설립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도서관'을 찾아가는 것은 어린이, 청소년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 한 시간에 한 번쯤 오가는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도착하면 이미 책에 집중할 마음과 체력의 일부가 소모되어 있다. 마음먹고 어렵게 찾아온 도서관에서 그나마 원하는 책도 만나지 못한다면 심리적 접근성도 멀어져 아이들은 다시는 도서관을 찾지 않는다.
강원도 춘천 사농동 현대아파트에 위치한 ‘꿈마루도서관’. 방문객의 대부분이 아파트 주민인 이곳 역시 춘천의 어느 '작은도서관'이다. 이곳에서 인연을 맺은 김동윤 관장과 선생님들은 도서관에 찾아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가까운 도서관.
아이들 스스로 얼마든지 방문할 수 있는 몇 걸음 안에 있는 도서관.
어느 작은 도서관의 꿈은 그렇게 시작됐다.
# 사라지는 이동도서관의 부활
이동식 도서관은 많이 있었죠.
그러나 실패하여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왜일까요?
꿈마루도서관의 김동윤 관장과 이곳에서 강의, 자원봉사를 하는 최강미, 이서윤, 김지희, 박진영 선생님은 같은 목표를 위해 모임을 결성했다. 꿈마루도서관으로 배달 온 「2021 춘천소셜리빙랩」 홍보 포스터를 발견하고 그동안 고민했던 새로운 형식의 도서관을 운영해 보기로 한 것이다.
이동식 도서관 운영 모습 [출처 - 더스쿠프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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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찾아가는 도서관의 형태는 오래전부터 실행되고 있었다. ‘이동도서관’이라는 이름으로 버스에 책을 실어 아파트 단지 내, 마을 복지회관 등을 찾아가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동도서관은 실적 감소로 점점 없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새마을문고중앙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이동도서관 대출권 수가 118만 권 이상에서 2020년 약 61만 권으로 50%가 줄어들었다.이용자 수 또한 55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꿈마루도서관은 이동도서관의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꼽았다.
<기존 이동도서관의 문제점>
1. 하루에 여러 곳을 이동하기 때문에 체류 시간이 적다. (1~2시간)
2. 열람 공간이 없다.
3. 홍보가 부족하다.
4. 주 이용자(학생들)가 접하기 힘든 시간대에 체류한다.
5. 도서관 소외 지역, 농촌지역의 경우 근본적인 이용 대상자 수가 적다.
분석 결과 이동도서관의 대표적인 단점들을 보완해야만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꿈마루도서관은 아래와 같은 답을 도출했다.
<꿈마루도서관이 도출한 이동도서관 문제 해결방안>
1. 하루에 1곳만 체류할 것
2. 별도의 열람 공간을 만들 것
3. 아파트 게시판, 현수막, SNS 홍보를 병행할 것
4. 주 대상자(학생들)의 이용 가능 시간대를 포함할 것 (오후 4시~6시)
5. 대상자가 많은 아파트 내를 방문할 것
# 캠핑과 도서관의 만남
도서관에 대한 심리적 접근성도 해결해보죠.
캠핑장은 어떨까요?
소셜리빙랩 1단계(대상지 확정 및 협의 답사)에서 아파트로 찾아가는 방법으로 물리적 접근성을 해결할 수 있는 답안을 도출해낸 꿈마루도서관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심리적 접근성 해소를 위해 고민했다. 그저 정적인 독서의 공간 도서관이 아니라 돌봄, 평생학습(문화프로그램), 마을공동체형성의 역할을 접목시킨 즐거운 도서관. 그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야외 도서관은 어떨까? 그러다 문득 대표적인 야외활동 ‘캠핑’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책을 보러 오고 싶게 만드는 인테리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공간.' 아파트 놀이터 옆 텐트를 치고 열람공간을 캠핑장으로 꾸며 설치하면 어떨까? 아파트 공원 내에서 캠핑도 즐기고 책도 보고, 도서에 관심 없는 아이들도 한 번쯤 부모님의 손을 이끌고 방문하지 않을까? 그리고 도착한 곳이 도서관이라면 부모들도 흔쾌히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주지 않을까?
Book + Camping
‘북캠핑’이라는 새로운 체험공간을 구상한 꿈마루도서관은 실험 1단계를 통해 접근성을 높이고 책을 편히 읽을 수 있도록 간단히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에 대한 대상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훨씬 더 긍정적이었다. 새로운 체험 독서를 재미있어 했고 무엇보다 캠핑이 낯선 아이들은 신기함에 북캠핑 도서관을 떠나지 못했다. 초가을 화창한 날씨까지 도와주니 꿈마루도서관의 북캠핑장은 아이들의 새로운 야외 놀이터가 되었다.
해먹에 누워 꿈을 꾸듯 동화책에 푹 빠진 아이.
텐트에서 아빠와 다정히 책을 읽어 내려가는 아이.
함께 진행한 책 인형극 시간에는 분리수거 실천에 대해 교육했는데 야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집중력이 평소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 코로나19라는 복병
아이들이 만지는 모든 것을 소독!
방역과 체력과의 전쟁
1단계 실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도 파악됐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코로나19라는 복병. 방역을 위해 북캠핑장에 방문하는 모든 이들의 체온 체크, 방문기록이 필요했고 이를 전담할 인력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이책 저책 자유롭게 만져볼 수 있는 도서관의 특성상 수시로 소독과 관리가 필요함이 분명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옮기는 방법도 보완할 점으로 떠올랐다. 최초 계획은 기존 이동도서관처럼 책을 버스에 싣고 이동하는 것이었지만 실험 예산의 한계로 책버스를 포기하고 꿈마루도서관 팀원들이 직접 책을 날라 북캠핑장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시간과 체력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북캠핑장 시뮬레이션 운영은 2시간 정도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찾아와 열람실의 회전율이 상당히 빨랐다. 이에 선생님들은 빠른 책 정리를 반복해야 했고, 잠시도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다. 이용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계속됐지만 선생님들에겐 숨 쉴 틈 없이 가쁜 시뮬레이션 현장이었다. 이 같은 경험으로 다음 실험에서는 아래 사항들을 대폭 보완할 예정이다.
<북캠핑장 조성 시 개선할 점>
1. 책 나르는 방법 개선
2. 시간 날 때마다 자리에 앉아 쉴 수 있도록 운영 방법 개선
3. 마실 물과 칼로리 보충 거리(먹거리) 준비
4.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지 보완(더 이해하기 쉽게)
# 아파트에 펼쳐질 북캠핑 도서관
돌봄, 문화, 따듯한 마을, 독서
이 모든 것이 우리 집 앞으로 찾아온다면...
도서관의 물리적, 심리적 접근성을 뛰어넘고,
기존 이동도서관의 문제점을 극복하려 시작된
새로운 형태의 찾아가는 도서관.
돌봄, 평생교육, 마을공동체 형성이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따라올 것을 기대하며 꿈마루도서관은 힘찬 도전을 시작했다. 다행히 실험이 시작된 현재(한달 경과)까지는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문제들만 발견되었고,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인 상황. 앞으로 진행될 단계들이 더욱 설레고 기대되는 이유이다.
어느 작은 도서관의 꿈으로 시작된 북캠핑 도서관.
본격적으로 운영될 북캠핑장의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한껏 기대해 본다.
- 꿈마루도서관팀의 이야기는 총 4부작으로 계속됩니다.-
By. 에디터 이인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