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단기사회사업 합동연수 셋째 날 후기
전날 밤, 임영아 국장님과 이다연 선생님과 밤 산책을 하며 사회사업 하게 된 이야기 등을 나누었습니다.
구름에 가려 못 볼 줄 알았던 별까지 맘껏 보고 들어왔습니다. 늦은 밤까지 기획안을 작성하고 잠듭니다.
공부할 때 옆에서 열심히 필기하며 듣고 계신 임영아 국장님을 봅니다. 체력 단련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낍니다. 요깃거리를 건네며 졸지 않게끔 힘주신 노수민 님 감사합니다.
오전. 사회사업학을 공부합니다. 마음에 남은 것, 기억해야 할 것을 중점으로 씁니다.
먼저, 약자에 대한 개념입니다.
사회적 약자는 ‘그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겪기 쉬운 사람입니다. 고정적이지 않습니다. 그때 그 일에서, 그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할 뿐입니다.
서울장신대학교 강의인 ‘영화와 사회복지’에서 느꼈던 점이 떠오릅니다. 영화로 자신을 소개하며 자신의 약점, 과거의 아픔들을 꺼낸 이들이 있습니다. 저 또한 제 약점 일부를 드러냈습니다. “나도 어쩌면, 어려움을 겪던 그 당시에 누군가에게 도와달라 청하고 수면 위로 드러났다면 복지 당사자였겠다.”, “때때로, 어느 상황, 집단(사회) 속에서는 나도 약자다.”와 같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덕분에 다른 이를 바라볼 때 한 번, 두 번 살핍니다. 오해한 점, 편견에 매몰되어 섣불리 행동한 점은 없는지 매번 되돌아봅니다. ‘한 번 더 살필걸.’ 하며 이따금 반성합니다.
이를 기억하고 일반화를 주의해야 합니다. 같은 집단, 같은 사람이라도 강점과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은 다 다릅니다. 서로 다름을 알고 존중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어딘가에서 도움을 받고, 다른 곳, 다른 때에는 도움 주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간접 강점을 활용해 적극적 복지를 이루고 싶습니다. 문제보다는 그 사람의 강점에 초점을 두고 싶습니다. 희호 씨의 강점은 무엇일까. 사람살이 기록을 읽으며 찾아낸 것 외에 함께하며 발견할 강점은 무엇일까. 기대합니다. 방법은 이미 잘 압니다. 첫째, 묻습니다. 당신이 생각한 것, 느낀 것,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은 무엇인지 묻습니다. 둘째, 부탁합니다. 주인 되게, 주인 노릇 하게 거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을 알게 됩니다.
“현실은 인식의 산물이고 선택의 결과”라 합니다. 지금의 저는 무엇을 현실에 두고 살까요.
양심과 중요한 타자가 엄중한 현실입니다. 옳고 그름을 알고 선을 지키고 싶습니다. 신앙을 지키며 살고 싶습니다. 함께하는 이들에게, 나를 지지해 주는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참된 이가 되고 싶습니다. 거리낌 없이 응원받을 수 있는 이가 되고 싶습니다.
올해 들어서 끊임없이 궁금해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이가 지켜보지 않더라도 내가 계속해서 지키는 것은 무엇일까?’ 사회사업으로는 ‘무엇을, 무엇 때문에 사회사업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이상을 현실로 데려오겠다, 절실히 붙들어야 한다고 배웁니다.
‘장애인이나 시설 입주자를 도울 때 절실한 철학’을 머릿속에 새기고자 씁니다.
첫째, 보편적이게 합니다. 우선 또는 주로 일반 수단으로써 복지를 이루게 돕습니다.
둘째, 평범하게 합니다. 그 사회 그 연령대의 여느 사람처럼 복지를 이루게 돕습니다.
사회에서 배제, 외면당하지 않도록 여느 사람이 하는 것은 무엇일까. 희호 씨의 개성을 담되, 이상하지 않게 돕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 묻겠습니다.
이후에는 지난 이틀간 써낸 과업 기획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오후 1시 30분부터 3시 30분까지 쉬지 않고 발표합니다. 일일이 수를 세지 않아 정확하지 않지만, 붙여진 포스트잇으로 봤을 때 10명 이상의 동료가 저의 계획안을 들어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발표 시간이 예상보다 짧아져 아쉽습니다. 다른 이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종합복지관의 학생은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을 대할 때 어려움이 있지 않은지 물었습니다. 솔직하게 대답합니다. “제가 귀가 잘 안 들리는지 가끔 다른 이가 말하는 것을 단번에 듣지 못합니다. 이 부분이 우려됩니다. 다른 부분은 다 괜찮습니다. 그저 한 사람을 만나는 겁니다.” 옆에서 질문을 듣던 실무자 선생님도 “사람마다 각자 가진 특성이 있을 뿐, 장애인이라 하여 당연히 어려움이 있을 거라 여기지 않는다.”라고 답해주십니다.
저에게는 당사자에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입니다. 그러니 계속 물어보겠습니다.” 소개하라 하십니다. 잘 못 들었다면 넘어가지 말고 계속 물어보라 하십니다. 희호 씨와 대화하는 데 있어 오해가 쌓이지 않을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외에도 많은 의견과 응원이 있었습니다.
- 둘레 사람을 만나고, 자체 수료식까지 초대하는 게 어떤 연관과 의미가 있는지 한번 바로잡아보면 좋겠다. 이후에 어른에게 여행 소식을 알리고, 자체 수료식을 알릴 때 충분히 설명해 드리면 좋겠다.
- 부탁할 만한 일을 부탁하기. 둘레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 특히, 교회 분들에게 아버지 산소 같이 가자 부탁하는 것. 그럴만한 관계인지 먼저 생각하고, 살펴보면 좋겠다.
- 질문 리스트 만들기(이를 추천해 주신 선생님은 이전에 당사자와 함께 질문지를 만들 때 대신 글을 써주고, 그 학생이 원하는 순서에 맞게 배치하였다고 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 거들었던 예시를 덧붙여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교회 분들(둘레 사람)에게 직접 소개해 달라고 부탁드리기
초단기 주거, 여행을 갑니다.
묻고자 하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물어야 할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렙니다. 당장은 어떠한 한 가지를 하고자 한다면 사전에 많이, 구체적으로 상상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하나하나 할 수 있는 만큼을 물을 수 있습니다. 의논할 거리가 생깁니다. 해야 한다면, 할 수 있다면 이행할 방법은 무수히 많습니다. 그중 무엇을 택할지 신중히 하기를 바랍니다. 희호 씨 뜻이 앞서길 바랍니다.
연수에서 만난 많은 이들이 기대한다, 잘할 것이라 응원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잘하고 싶습니다. 사회사업, 바르게 하고 싶습니다. “기대 안 할게, 부담되니까.” 김제종합사회복지관의 박상빈 선생님 감사합니다. 부담은 덜고,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겠습니다. 제 것을 앞세우기보다 거드는 데 초점을 두겠습니다. 잘하려다, 완벽하려다 앞서가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단기사회사업의 과업 자체는 실패할 수 있으나 당사자의 삶과 지역사회 사람살이의 변화는 분명히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이를 기대합니다.
헤어질 때의 인사는 늘 아쉽고, 뭉클합니다. 어색함은 사라지고, 서로를 향한 관심과 격려가 남습니다. 연수 기간 내내 포옹하였지만, 마지막 포옹의 순간이 가장 따듯합니다. 실무자 선생님, 동료들과 쉴 새 없이 포옹합니다. 받은 따듯함, 응원, 사랑이 이 여름날, 함께하게 될 이들에게까지 넘쳐흐르기를 바랍니다.
2024. 6. 26. 수요일, 이다정
묻고 의논하라 하였으니 제가 앞서 생각하기를 멈추었습니다.
재생합니다. 어떻게 거들고 싶은지를 생각합니다.
잠시 행복한 상상을 합니다. 선행 사례로 만났던 뜨겁고, 아름다웠던 사람살이를 떠올립니다.
현실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기획안에는 저의 행복한 바람을 담았습니다. 희호 씨가 진정 원하는 행복은, 여행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글은 언제나, 어떻게든 멋들어지게 쓸 수 있습니다. 글로 다 담지 못할 정도로 현실이 더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여행, 단기 주거 과업이자 바람은 실패하더라도 희호 씨의 둘레 사람, 가족과의 관계는 흐트러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조금의 변화가 있기를, 가능하다면 미소 띨 수 있는 변화가 있기를 바랍니다. 희호 씨가 주인인 여행이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다정 님...
이다정 학생 합동연수 후기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합동연수가 끝나고 지금은 희호 씨와 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계시죠?
매일 하루를 마무리하며 이야기를 나눌 때 잘 돕고 계시다는 걸 느꼈는데, 그 바탕이 합동연수에서 배우신 점인 것 같네요.
공부하시고 느낀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신 기획안!
짧은 기간 동안 배운 내용을 잘 적용하며 작성하셨고, 발표도 잘 하시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물어야 할지 끝도 보이지 않았다고 하시지만 지금 학생 분께선 희호 씨의 뜻이 앞 설 수 있도록 잘 돕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 가는 여행 계획을 보면 희호 씨와 양어머님의 뜻이 앞섰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삼일 간의 기록을 이렇게 세세하게 적어주신 것, 지금 하고 계신 하루하루의 기록들, 분명 나중에 이다정 학생과 희호 씨, 그리고 다온빌 동료들에게 큰 자산이 될 겁니다.
합동연수 동안 받은 에너지를 남은 단기사회사업 기간 동안에도 충분히 발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따듯하고 예쁜 마음이 글에 잘 나타나네요. 이번 단기사회 사업이 이다정 학생의 인생에 디딤돌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