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때(구垢) 의 장 107. 푸줏간집 아들[게송 235~238]⁵⁹⁾ 사왓티 성 내에 55년 동안 푸줏간을 해온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평생을 두고 많은 짐승들을 죽여서 그 고기를 팔았고, 또 자기도 매일같이 고기반찬을 먹어 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고기를 잘라 아내에게 주면서 가족들이 먹을 반찬을 만들라고 한 다음 목욕을 하러 강가로 나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가 없는 사이에 그의 친구가 푸줏간에 찾아와 급히 고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푸줏간 집 아내는 지금은 고기가 없고 다만 자기들이 먹을 것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자기는 당신 남편의 친구인데 급한 일이 있으므로 이 고기를 가져가겠다고 졸랐다. 그러면서 아마도 이 일은 당신 남편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반찬을 만들려던 고기를 친구가 가져가 버려서 푸줏간 집사람들은 처음으로 고기반찬이 없는 밥을 먹게 되었다. 그런데 푸줏간 집주인은 지난 55년 동안 줄곤 고기하고만 밥을 먹어 온 사람이어서 도저히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참다못해 당장에 외양간으로 달려가 살아 있는 황소의 혀를 잘라다가 불 위에 구워 밥과 함께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식사도중 자기의 혀를 깨물어 혀가 잘리어 반 토막의 혀가 접시에 뚝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자기의 악행에 대해 즉시 혀가 잘리는 과보를 받았던 것이다. 그는 혀가 잘린 뒤 피를 뚝뚝 흘리며 무릎걸음으로 온 집안을 헤매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어서 아위찌니라야(아비지옥)에 태어났다. 한편 아내는 남편이 엄청난 고통 속에 죽는 것을 보고 큰 공포에 휩싸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는 자기 아들에게도 그런 불행이 닥칠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남편의 장례가 끝나자마자 아들을 교육도시인 탁실라로 보냈다. 탁실라에 간 아들은 금방에 들어가 연금술을 배웠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자기 선생의 딸과 결혼하여 아들까지 낳았다. 그는 얼마 동안 탁실라에서 살다가 자녀들이 나이가 들자 다시 사왓티로 돌아왔다. 그의 아들인 푸줏간 집 손자들은 부처님에 대한 신심이 대단해서 청정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자기 아버지가 늙어 가는 일에 두려움을 갖지 않고 세속적인 생활에만 빠져 있는 것을 매우 걱정했다. 그래서 그들은 어느 날 부처님과 여러 비구들을 자기네 집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법문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 공양이 끝났을 때 그들은 부처님께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희가 오늘 부처님께 이 같은 공양을 올린 것은 저희 아버지를 위해서입니다. 부디 저희 아버지를 위해 좋은 법문을 내려 주십시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부모에게 법문을 베푸시었다. “여래의 제자들이여, 너희는 점차 늙어 가고 있느니라. 그렇지만 너희는 젊었을 때 내생을 위해서 아무런 공덕도 짓지 아니하였고, 수행도 하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러니 이제라도 자기 스스로를 돕도록 해야 할 것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네 편을 읊으시었다. 18-1-235 그대는 시들어버린 나뭇잎과 같고 죽음의 전령이 네 가까이 있는데 죽음의 문 앞에 오래 있었으면서도 길 떠날 채비 하나 해둔 것이 없구나. 18-2-236 그대는 그대를 의지처로 삼아 부지런히 수행하여 지혜로워지고 허물과 번뇌 모두 몰아내어라 그러면 정거천⁶⁰⁾에 오를 수 있으리라. 18-3-237 그대는 수명이 거의 다 되어 곧 염마왕 앞에 서야 할 운명 그 길은 가다가 쉴 수조차 없는데 길 떠날 채비 하나 해둔 것이 없구나. 18-4-238 그대는 그대를 의지처로 삼아 부지런히 수행하여 지혜로워지고 허물과 번뇌 모두 몰아내거라 그러면 다시는 나고 죽지 않으리라. 59) 설법장소 : 제따와나 수도원 60) 정거천 : 색계 4천중 가장 높은 곳으로 아나함을 성취한 성자들이 나는 곳.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