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의 모든 중생들은
제각기 보리성(菩提性)의 번뇌를 지녔네.
무수한 아상(我相)과 습행(習行)과 소유욕을 지녔네.
붓다는 우둔한 이들을 위해
"만물은 존재한다"고 말씀하셨네.
하지만 지고한 진리의 세계에서는
붓다 자신도 존재하지 않나니,
거기에는 수행도 없고 수행자도 없네.
길도 없고 깨달음도 없고 경지도 없네.
붓다의 몸도 없고 지혜도 없고
열반(涅槃)도 없나니,
이는 다만 이름과 생각일 뿐이네.
물질과 존재들은 본래부터 존재하지 않기에
실재하지 않네.
진리도 없고 본생(本生)의 지혜도 없으며
까르마도 없고 과보도 없으며
윤회조차 없나니
지고의 진리는 이러하다네.
하지만 중생이 없다면,
삼세의 부처님이 어찌 태어났으리?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지 않은가.
때문에 붓다는 말씀하셨네.
"세속 진리[俗諦]에는
윤회계와 열반계가 존재한다"고.
하지만 지고한 진리 세계[眞諦]에는
나타난 세계와 공(空), 존재[有]와 비존재[非有]가
한결같은 '일미(一味)'이네.
이것이니 저것이니 차별이 없어
만법(萬法)은 위대함 속에서 '하나 속 둘[不二]'이라네.
깨달은 이들은 이렇게 아나니
의식을 초월하여 대지혜를 알며
중생을 초월하여 진리의 본질에 머무네.
대자비심을 가슴속에 지니고
능력과 덕을 행하며 서원(誓願)의 힘을 발하네.
[출처] 밀라레빠 113. 진제와 속제. 진제는 무차별, 만법불이....不二|작성자 마하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