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장 비수기라는 2월. 정확히 한달간 업계를 경험한
초보의 중간결산 입니다. 아는 것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주절주절
써 내려간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낯 뜨겁기도 합니다. 준비부터
지금까지 카페에 도움을 많이 받아 지난 한달간 성장한 내용을 알려
드리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적어 봅니다.
12월초에 하던 일을 정리하고 중순쯤에 한번 해볼까 생각했었습니다.
대리기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기능과 업계 구조 등등 이것
저것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1. 스틱
먼저 발목을 잡은것은 스틱. 운전경력 10년 무사고이지만 운전면허 시험
볼 때 스틱 해보고 한번도 해보지 않은 탓에 걱정이 되더군요. 후배차
빌려다 2-3일 연습해본 후, 5만원주고 운전강사 하고 4시간 몰아봤습니다.
대리기사 해도 되겠다고 하더군요. 스틱 경험 부족하신 분들은 반드시
나름대로 준비하고 시작하시길… 아는 기사 한 분은 언덕에서 밀려서 뒤에
있는 차를 받았다고 합니다. 뒷치기했다나… 대리비 안받았답니다. 너무
미안해서…
2. 장비
TRS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PDA로 엑셀이 된다는 것은 알아도 오다 받는
줄은 몰랐습니다. 핸드폰 쓰는 업체는 전화 걸어주든지 문자 날려주겠지
생각 했었습니다. 여러 업체에 문의해보니 PDA, TRS는 임대료, 지원비 등등
명목으로 적지않은 돈을 내야 되더군요. 내가 선수할 것도 아니고 코 꿰기
싫다라는 생각이 드니 자연히 초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곳을 찾게 되더군요.
결론은 핸드폰 업체. 하다가 말면 전화야 쓰면 되니까… 전화업체도 여러가지
방법으로 운영을 하더군요. 문자로 하는 곳. 전화로 하는 곳. 프로그램 깔아
주는 곳. 무선 인터넷으로 하는 곳. 이 곳 카페에서 미친척하고 여러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이름없는 영세업체와 시스템을 말씀 드리면 공통된 의견은 그런
곳은 가면 안 된다, 광역으로 가라! 였습니다.
3. 결정
그렇게 고민 때리다 보니 연말이 지났고 1월은 손님없다라는 이야기들을
무턱대고 믿고 1월도 그냥 할려나 말려나 이러다 푹 쉬었습니다. 결정은 내가
하는 건데 다른 사람이야기에 원점으로 되돌아 오기를 반복하다 보니 짜증이
나더군요. 구정 지나고 하라는 충고, 거기는 가지 말라는 충고 다 지워버리고
그냥 시작했습니다. 해보고 아니면 하지말자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가려는
업체에서 가장 좋다는 핸드폰 한대 마련하고 보험금 내고 2월2월 0시 그렇게
일을 시작했습니다. 시작하는 날 드는 생각이 역시 결정은 남이 해주지 않는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4. 지리
길을 모르면 자격지심, 쫄게 되지요. 살았던 동네나 지나다니던 지역이 아니면
눈 앞의 오더라도 피하게 되거나 갈등 때리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지리 레슨
받는다라고 생각하고 무조건 타자라고 덤볐습니다. 성수대교 남단에서 공항쪽
88을 탈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외곽 순환고속도로가 어떻게 돌아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한달 정도 지나니 동서남북은 뚜렷해진 것 같고 동네 이름
들으면 어느 지역이다. 이정도 수준이 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요령이 조금 생긴 3주차부터는 오더를 가리게 되더군요. 자신 있는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오더를 기다리게 되고, 어지간하면 절대 가지 않는 지역이 굳어지게
되더군요. 가끔씩 초심으로 돌아갈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 방식이다라고
생각하고 자신 있는 지역의 범위를 조금 넓혀보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5. 사고
운전이 어려운 사람이 대리운전 하겠습니까? 주행 시간은 휴식시간이지요. 오더 찍고,
픽업까지 숨막히는 10여분을 보낸 후 차에 타면 긴장이 풀리면서 편안해 지더군요.
제 경우에는 봉고 문짝을 긁어봤습니다. 지하 주차장 곡선으로 올라오는 곳. 그것도
지하 5층에서 급히 올라오다 그만 긁었습니다. 봉고, 트럭은 돌 때 크게 돌아야 되더군요.
승용차 몰듯이 몰았다가 당했습니다. 15만원 달라는 거 불쌍한 척해서 10만원에 쇼부
봤습니다. 기분 더럽더군요. 도저히 다음 오더 못 잡겠더군요. 그 날 정말 오랜만에
집에서 맥주한잔 하고 푹 잤습니다.
6. 택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면 무조건 이용해야겠지요. 장타가 아니라면 택시 타봐야
별로 도움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1주차에는 겁 없이 투자했습니다. 내가 자신 있는 지역으로 가는 오더라면 만원을
쏘더라도 질렀습니다. 물론, 손님하고 통화하고 기다린다는 보장아래. 그러다 보니
매출은 괜찮은데 수입이 그렇고…2주차에는 택시비를 극소화해봤습니다. 근거리 오더
위주로. 로스가 적은 대신 매출도 적더군요. 3주차부터는 3500원거리까지 오더의
범위를 넓혔습니다. 그랬더니 조금 나아지더군요. 그리고 대리기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택시 기사들이 일부 있더군요. 엉뚱한 곳에 내려주는…한 번
당했습니다. 장거리라면 상관없겠지만, 단거리 일 때는 대리기사 티 안 내는 것이 도움되는 것 같습니다.
7. 수입
시작할 때는 하루 3-4만원만 벌어도 초보자로서 성공이라고 생각하자고 했었습니다.
첫 주에 순수익 7만원을 이틀 찍었더니 욕심이 나더군요. 7시면 대기시작하고 10시간
정도 일했습니다. 낮에 준비하는 일이 있는 관계로 시간투자대비 손익 분기점을 잡아
내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일단, 한계가 어느 정도인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풀타임. 주말은 각각 4시간씩. 제가 다니는 업체는 시내, 시외 정액업체
입니다. 시내는 조금 괜찮고, 외곽은 2만원. 장타가 극히 제한된 업체라 대박을 기대
하긴 어렵지요. Km업체 인 경우에는 장타가 최고겠지만, 제 경우는 오히려 반대.
작전도 많이 바꿔 봤습니다. 단거리 오다만 집중적으로 노리다 타보자. 외곽은 초저녁과
1시반 이후에 타자. 아무 생각 없이 한번 해보자 등등. 전략은 업체 성격, 개인의 성향에 너무도 크게 좌우되는 것인지라 언급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여하간 순수익 10만원 이상 2회. 9만원 3회. 3-4만원 3-4회 주말 제외하고 하루 평균 6만원 정도 벌은 것 같습니다.
1달 총수입은 130만원. 사고로 10만원 안 날렸으면 140만원이네요. 저 스스로도
비수기에 참 열심히 나름대로 잘했다 싶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이것저것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종종 생각나는 대로 게시판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막 시작해서 배밀이 하고 있는 단계 인데요, 여러 선배님들의 아낌없는 지도편달 부탁 드리겠습니다.
안녕히!
첫댓글 님 너무 수고하셨습니다 참 열심히 하셨네요 전 지금도 오다 거의 안가립니다 걍 웬만한 거리는 오다잡이 쏘고 하면 일일 순수입 7~8만원은 되더군요 오늘같이 일 없는 날이야 어쩔 수 없지만....
참 성실하신분 같네요. 어떤일을 하셔도 성공하실겁니다.
크크.. 달력아우... 아우라고 해도 되겠지요? 이래서 온라인과 오프모임의 차이가 학씨리 나타난다니께...ㅋㅋ 처음 대리일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더 볼 것 없는 바이블이 될 것 같습니다...^^ 밤이슬님.. 이 글은 초보님들이 꼭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옮김이 옳을 듯 합니다... 달력아우.. 또 봅세다...^^
부라보~! 뭔 일을 해도 성공하실분입니다! 화이팅임다.
근데... 어디에 근무하세요. 같은 초보인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
허~ 대단 하시네요...님이 일 하시는곳이 어딘지..추천좀 바랍니다.님과 함께 배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