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면 나타나는 코골이, 술버릇 아닌 질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혼술·홈술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볍게 술 한 잔을 마시며 깊은 잠을 이루기 위함이다.
실제로 적당량의 음주는 잠에 빨리 빠져드는 효과를 일으킨다. 술을 마시면 뇌 신경전달물질 분비가 촉진되는데 이로 인해 신체 이완 및 진정 효과가 나타난다. 이때 신체 활동이 전반적으로 억제되면서 잠을 유도하는 게 주요 기전이다.
하지만 이같은 습관은 건강한 양질의 수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술을 마시고 잠들면 수면 중 알코올 분해 과정이 이뤄지는데, 이때 수시로 각성 효과가 나타나 깊은 잠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과음했다면 이뇨 작용이 촉진돼 탈수 증세에 따른 급박뇨를 초래할 수 있다. 소변을 보기 위해 수시로 새벽에 잠에서 깨어나 수면의 질 자체가 떨어진다.
더욱 큰 문제는 알코올이 호흡중추 기능을 떨어뜨리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호흡 근육의 근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되는데 음주 시 상기도 근육의 긴장도를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공기 저항 및 상기도 협착에 대한 각성 반응을 떨어뜨려 코골이가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술만 마시면 유독 코골이를 심하게 하는 이들이 많다. 코골이는 좁은 기도 때문에 나타나는 수면장애 증상이다. 기도가 좁은 상태에서 잠을 자는 도중 호흡을 할 때 연구개, 혀뿌리 등을 떨려 나타난다.
코골이 증상을 방치할 경우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주간졸림증, 기면증이 유발될 우려가 있다. 심지어 체내 산소 농도를 떨어뜨려 뇌졸중, 심혈관계 질환, 치매 등의 합병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잠을 자기 위해 무작정 술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만약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여전히 코골이가 나타난다면 수면클리닉에 내원해 원인 및 치료 계획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병원에서는 수면다원검사, 3D CT 검사 등을 시행한 후 환자 개개인의 기도 크기 및 수면 상태, 뇌파 등을 정밀 측정한다.
이로써 기도 크기를 객관적으로 파악한 다음, 상황에 따라 비수술 요법과 수술적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 시행한다.
이종우 숨수면클리닉 원장은 “금주 이후에도 코골이 증상이 여전히 나타나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이 많은데 이는 선천적인 기도 협소에 따른 수면장애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그는 “코골이를 치료하는 비수술 요법으로 마스크 형태의 기기를 착용해 수면 중 기도를 일시적으로 확장시키는 양압기 치료를 들 수 있다”며 “수술치료인 기도확장수술은 부분적인 상하악의 뼈를 이동하거나 설근을 일정량 이상을 줄여 기도를 직접적으로 확장시키는 원리를 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