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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두가 아니었다. 루키 이미림(24)이 둘째 날에도 선두를 지켰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다. 이미림은 2라운드에서 이글 하나와 버디 4,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 중간합계 13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8언더파를 친 첫날 “퍼트가 좋지 않아서 그렇지 퍼트가 좋았다면 11언더파도 칠 수 있었을 정도로 완벽한 경기를 했다”고 했던 이미림은 둘째날에도 아쉽게 놓친 버디 퍼트가 여럿 됐다. 대신 어려운 파 세이브를 한 것도 있었다. 전반엔 지루한 경기를 했다. 7개 홀 연속 파를 하다가 8번 홀에서 보기로 오히려 한 타를 잃었다. 이미림은 “안전하게 경기했더니 오히려 안 풀리더라. 그래서 어제처럼 공격적으로 경기했더니 상황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파 5인 11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분위기를 바꿨으며 13번 홀에서 다시 버디를 잡아 10언더파로 올라섰다. 역시 홀수 홀인 15번에서는 행운까지 따랐다. “파 5였는데 두번째 샷이 핀까지 하이브리드 거리가 남았더라. 최근 하이브리드가 잘 안 맞아서 불안했는데 역시 걱정대로 잘 안 맞았다. 그러나 운 좋게 공이 튕기면서 핀 쪽으로 굴러가 3m 이글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미림은 마지막 홀에서도 1.5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잡아내면서 13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이미림은 한국에서 최정상급 선수는 아니었다. 훨씬 더 어려운 LPGA 투어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갈 줄은 자신도 몰랐다고 한다. 그는 국제용 선수다. 이미림은 “한국에서는 코스가 좁고 OB가 많아서 장타를 치는 선수가 불리한 경향이 있다. 이 곳은 넓고 OB가 거의 없기 때문에 자신 있게 때릴 수 있다. 한국에서는 260야드 정도 치는 것 같았는데 여기선 280야드 정도 나갈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린 등 코스 컨디션도 좋기 때문에 변별력이 좋은 것도 이미림에겐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린의 빠르기와 잔디 깎은 정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잘 친 샷이 안 들어가고 잘 못 친 샷이 들어가기도 하는 운이 작용한다. 좋은 그린에서는 실력이 있는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낸다. 리디아 고가 바짝 뒤에서 그를 쫓는다. 리디아 고는 후반에만 6타를 줄이면서 중간합계 6언더파를 더해 11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는 “함께 경기한 박인비 언니와 제시카 코르다가 번갈아 버디를 하길래 나도 버디를 해야겠다고 해서 버디를 시작했는데 한 번 하니까 버디의 리듬이 생기면서 계속 버디가 나왔다. 찬스를 많이 만들었고 많이 넣었다”고 말했다. 파 5인 15번 홀이 인상적이었다. 함께 경기한 제시카 코르다가 풀 숲을 헤매다 먼 거리 칩샷을 넣어 버디를 잡았다. 박인비는 이글 퍼트를 쑥 넣었다. 리디아 고는 "나도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해 이글 퍼트를 넣었다. 이 홀에서 세 명이 합쳐 5언더파를 쳤는데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이미림과 리디아 고는 모두 루키다. 두 선수가 3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한다. 3위는 유선영이다. 그는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7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까지 도달했다. 한국 혹은 한국계 선수의 시즌 첫 우승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인비는 9언더파 공동 4위에 자리했다. 박인비는 3언더파 69타를 쳤지만 힘든 라운드였다.“전반 하도 퍼트가 안 들어가 아주 힘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샷까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8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했다. 그러나 털고 일어났다. 15번에서 이글을 했고 16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서 9언더파가 됐다. 박인비는 “경기가 잘 안 풀린 오늘 같은 날에도 60대 타수를 기록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퍼트감을 찾아서 주말 역전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우승에 목마른 유소연과 최운정도 9언더파 공동 4위다. 유소연은 “우승할 때가 진작 지났다”면서 “이번엔 꼭 챔피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운정은 “가장 멋진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들어 부쩍 성적이 좋아진 미셸 위는 8언더파 공동 8위다. 지난해 우승자인 스테이시 루이스와 카리 웹은 7언더파 공동 13위다. 대회 3, 4라운드는 JTBC와 J골프에서 오전 7시 30분부터 10시 15분까지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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