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효성교회 위임 청빙결의 무효판결 ‘눈길’

[백향목]

법원, 효성교회 위임 청빙결의 무효판결 ‘눈길’

목회자 허위경력 편만한 현실상 유사소송 줄 이을 듯

기독교한국신문 | webmaster@cknews.co.kr

목회자가 허위 경력으로 위임목사가 되었다면 그 교회의 청빙결의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민사부(재판장 박평균 판사)는 서울 서초구 소재 효성교회 이형규 외 39명의 교인이 효성교회(임시당회장 나영귀 목사)를 상대로 제기한 ‘위임목사 청빙결의 무효확인 소’와 관련 7월 24일 “(효성교회의)전중식 위임목사 청빙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

“허위경력으로 위임됐다면 청빙결의는 무효”

▲ 효성교회 전경(홈페이지 캡처).

전중식 목사는 효성교회가 청빙결의를 함에 따라 이 교회 위임목사로 확정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이력서에 작성된 전 목사의 경력에서 허위가 발견돼 갈등이 빚어졌고 급기야 소송으로까지 비화됐다.

지난 2010년 3월경 위임목사 청빙위원회를 구성한 효성교회는 이력서를 제출한 전 목사의 위임목사 여부를 묻는 공동의회를 9월26일 열어 청빙을 결의했다. 이 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서울남노회도 그해 10월 24일 효성교회의 결의를 승인함에 따라 전 목사는 효성교회의 새 위임목사로 취임했다.

그러나 이후 전 목사가 작성한 이력서의 일부 내용과 관련 허위 의혹이 제기됐다. 전 목사가 경력 부분에 ‘1997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미국 조지아주 아틀란타 광성장로교회 개척후 현재까지 담임목사’라고 기재했지만 뒤늦게 이 경력이 허위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효성교회 교인들로 구성된 원고들은 “전중식이 경력을 허위로 기재하여 서울남노회로부터 청빙승인을 받은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에 서울남노회장을 상대로 위임목사 청빙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총회재판국은 원고들의 주장이 일리 있다며 무효를 확인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효성교회의 이번 판결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비록 위임목사 청빙이 확정됐을지라도 그 목회자가 허위로 경력을 속였다면 ‘무효’라고 확인했기 때문이다. ‘목회자 허위경력’이 일반화돼 있는 한국교회 실정상, 효성교회 판결로 소송이 연달아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판부도 전중식 목사의 ‘허위 경력’ 논란에 대한 판단을 주근거로 잡아 청빙무효를 확정했다.

우선 재판부는 이 사건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고, 피고가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 항변은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청빙결의는 효성교회의 신도인 원고들의 교회 내에서의 법적 지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에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허위경력 논란과 관련 재판부는 5가지의 이유를 들어 청빙결의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100여명의 지원자 중 3명의 후보가 교회당회에 보고됐고, 그중 전중식 목사를 위임목사 단독후보로 결의한 후 공동의회에서 결의한 것과 관련 법원은 “선발과정에서 지원자들의 목회경력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력서에서)전중식이 광성장로교회에서 담임목사직 사임 없이 13년간 계속하여 담임목사로 시무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전중식이 이력서에 기재한 광성장로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시무한 기간은 1997. 1.경부터 2010. 3.경까지 약 13년에 이르는데 실제로 담임목사직 사임으로 시무하지 않은 기간은 2003. 1.경부터 2008. 3. 12.경까지로서 전체 기간의 약 40%에 이른다”고 보았다.

법원은 “효성교회에서 전중식의 사임사실을 알았더라면 위임목사로 청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전중식이 피고 교회에 제출한 이력서의 경력은 허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고교회가 2010. 9. 26.자 공동의회에서 전중식을 위임목사로 청빙한 이 사건 결의는 그 내용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할 것”이라며 “원고(효성교회 교인 40인)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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